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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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은 탄핵정국을 미리 알았던걸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4. 19. 09:14
‘역적’, 기꺼이 홍길동과 함께 역적이 되고픈 이유연산(김지석)의 폭정은 날이 갈수록 혹독해진다. 여악들이 아기를 낳자 그 아기를 엄마에게서 떼어낸 후 땅에 묻어버리라고 하고, 임금이 사냥을 나오는 곳에 들어오는 자는 목을 잘라 성문 앞에 내건다. 급기야 학정을 견디다 못한 백성들이 ‘익명서’를 붙인다. 지금으로 치면 대자보다. 그 익명서를 붙이다 잡힌 이들은 역시 죽을 때까지 두드려 맞는다. MBC 월화드라마 이 하필이면 연산군 시절의 그 암흑기를 사극의 소재로 삼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결국 사극이란 과거의 어느 시점을 현재로 가져오는 것이고, 따라서 그 시점이란 현재와 조우하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작가의 우리네 현재의 삶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이 연산군 시절의 그것과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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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역적', 사극이라고 굳이 30부작일 필요 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3. 25. 10:29
사극은 무조건 장편? 늘어뜨리기보단 더 압축할 필요 있다우리네 사극은 아직도 그 앞에 ‘대하’라는 수식어를 붙이길 좋아한다. 그래서 사극이라고 하면 적어도 30부작, 길게는 50부작 정도의 장편이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선입견 같은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하사극’의 시대가 여전히 유효할까. 최근 방영되었거나 방영되고 있는 사극들, 이를테면 KBS , MBC , SBS 를 보면 사극이라고 무조건 길게 늘어뜨리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든다. 종영한 의 경우 20부작이었지만 굵직한 이야기는 실종되고 대신 인물들의 멜로와 소소한 미션들이 매회 배치되면서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끝나버렸다. 이라고 하면 삼국통일을 이룬 그 인물들의 장중한 이야기가 있어야 했지만 이 사극은 화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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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은 '피고인'에, 호평은 '역적'에 쏟아지는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2. 16. 10:29
‘피고인’과 ‘역적’, 시청률과 호평 왜 따로따로 놀까SBS 월화드라마 의 시청률이 갈수록 치솟는다. 7회 만에 20%를 넘기더니 8회에는 22.2%(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압도적 시청률만큼의 호평은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매회 기억을 잃은 박정우(지성)가 그 망각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단서 하나씩을 얻어가는 이야기 구조는 고구마 전개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게다가 그 박정우를 제거하기 위해 쌍둥이 형을 죽인 살인자이자 그 사장 자리를 꿰찬 재벌3세 민호(엄기준)가 감옥, 그것도 박정우가 있는 방으로 들어온다는 설정은 현실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어째서 은 이런 개연성을 깨는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치솟는 걸까. 그건 박정우라는 인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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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어진 시작 ‘사임당’은 본래 의도를 회복할 것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2. 11. 09:55
사극 중심으로유턴 '사임당', 제작진의 안간힘 통할까SBS 수목드라마 는 그 시작이 뒤틀어졌다. 그건 이미 중국과의 동시방영을 목표로 해서 일찌감치 만들어졌지만 제 시기에 방영되지 못한 것이 그 첫 번째다. 이러는 사이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설정은 식상한 것이 되어버렸고, 신인 배우 박혜수는 을 찍을 당시만 해도 참신한 신인이었지만, 등에 먼저 출연하면서(그것도 주연급으로) 왜 역량과 달리 여기저기서 등장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만들었다. 게다가 은 제작발표회에서 크나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은 박은령 작가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블랙리스트’에 오를 이야기라는 발언과 ‘타임리프’에 대한 발언이 그것이다. 블랙리스트 발언은 이 갖고 있는 편견, 즉 ‘현모양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생각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