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클라라 논란 만든 재앙 수준의 관리

 

“본명이 Clara Lee이고, 스위스에서 나고, 미국에서 배우고, 국적이 영국이라서 여러분 말씀대로 한국 정서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건 앞으로 열심히 열심히 배우고 또 고쳐갈게요.” 이 정도면 재앙 수준이다. 해명이라고 내놓은 말들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한다. 국내 팬들에게 국적이 얼마나 뜨거운 감자인가를 알았다면 이런 식의 해명은 절대 할 수 없었을 게다.

 

'해피투게더3(사진출처:KBS)'

외국에서 나고 자랐고 한국인도 아니어서 한국 정서를 잘 몰라 생긴 오해라는 말에는 그러면 그렇게 준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왜 활동하고 있느냐는 논란이 내포되어 있다. 물론 국적 자체가 방송 활동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서는 안된다. 다만 국적이 달라 준비되지 않은 것이 진정성 없는 방송의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그렇다면 영국 정서로는 진정성 없는 방송을 해도 괜찮다는 말인가.

 

게다가 클라라가 활동한 것이 벌써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에 출연했던 2006년부터다. 그러니 무려 7년 간을 활동하면서 한국 정서를 몰랐다는 이야기는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심지어 실제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모든 걸 관리해야 하는 소속사가 있는 클라라로서 이런 식의 해명은 도저히 상식 밖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소속사가 외국계라서 한국 정서를 전혀 모른다면 모를까.

 

실로 논란이 터져 나왔을 때마다 소속사가 해온 대처방식은 과연 이게 관리가 맞다 싶을 정도다. <해피투게더3> 야간매점에서 이미 방송에도 소개되고 인터넷에도 올라있는 소시지 파스타를 자신이 창작한 요리라고 소개해 논란이 되었을 때 소속사는 절대 베끼기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단 몇 일만에 클라라는 자신의 트위터에 “죄송합니다. 변명, 해명할 여지가 없습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클라라가 진정성이 없다 여겨지는 것은 바로 소속사와 클라라가 이렇게 태도를 번복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치맥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좋아한다고 말했고 이것이 논란이 되자 소속사 마틴카일 측은 “클라라는 평소 치킨을 좋아하지만 맥주는 잘 먹지 않는다”고 하면서 “컬투쇼에서 넓은 의미로 치맥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이 오해를 낳았다. 방송에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치킨 좋아하지만 맥주 잘 마시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무에 그리 어려운 말인가.

 

요가를 배운 적 없다고 했지만 다른 프로그램에서 능숙하게 요가 동작을 보여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소속사는 “클라라는 정식으로 요가를 배운 적은 없다”면서 “현장에서 요가 전문가가 동작을 가르쳐주고 연습을 거친 뒤 이를 소화한 내용일 뿐이다. 클라라가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편이라 그런 운동에 능숙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 속에는 이미 그녀가 요가 전문가에게 요가를 배웠다는 사실이 들어있다.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에 가서 오랫동안 배워야 배운 것인가. 잠깐 배운 것도 배운 것은 사실이다.

 

또 tvN <환상 속의그대>에서는 연예인과 사귀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한 후에 <라디오스타>에서는 “톱스타가 된 남자친구가 스토킹했다”고 밝혀 앞뒤 안 맞는 이야기가 논란이 되자 소속사는 “<환상 속의 그대>가 첫 단독 게스트라 조심하고 싶은 마음에 열애 사실을 숨긴 것”이라면서 “<라디오스타>에서는 노련한 MC들의 질문에 말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사실 연애담은 토크쇼의 단골 질문이라 소속사가 있다면 당연히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그만한 가이드라인은 있었어야 했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은 ‘재미를 우선하는 예능’을 했을 뿐이지 ‘진실을 담보하는 다큐’를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예능을 했는데 재미가 없었다고 하시면 이해가 되지만, 진실되지 못했다고 하시면’ 억울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녀 말대로 이건 한국 정서를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지금 현재 우리네 예능은 진실을 담보로 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 단계에 들어서 있다. 그만큼 대중들이 방송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치맥 싫어하는데 좋은 친구들과 분위기가 좋아서 치맥 좋아한다고 말하면 거짓말인가요? 요가 배운 적 없는 데 잘 하면 거짓말인가요? 연예인 남친 사귄 적 있는데 굳이 그런 거 말하기 싫어서 사귄 적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가요?’ 페이스북에 남겨진 이 말은 액면 그대로는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다른 진술을 할 때마다 느껴지는 어떤 의도와 속내는 대중들에게 호감을 줄 수가 없다. 그녀는 ‘거짓말’이라는 표현에 집착하고 있지만 대중들이 요구하는 것은 아마도 100% 진실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의 일관성과 방송을 대하는 진심어린 태도를 요구하는 것이다.

 

만일 그녀 말대로 클라라가 한국 정서에 익숙하지 못하다면 최소한 소속사가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줬어야 했다. 하지만 심지어 논란에 대처하는 소속사의 방식을 보면 이 역시 대중정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 면이 많다. 그것이 논란이 됐건 어쨌건 클라라는 이미 화제의 중심이 된 것만은 사실이다. 방송 몇 개 더 하고 수익을 얼마 더 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좀 더 준비성 있는 태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소속사가 클라라를 반짝 스타로 보고 단기 수익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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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상영 중단 미스테리 왜 커질까

 

어쩌다 이런 촌스러운 일마저 벌어지게 됐을까. 이미 개봉된 영화이고 개봉 첫날부터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전체 박스오피스 1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적인 관심을 모은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프로젝트>는 상영 중이던 26개 메가박스 개봉관에서 내려지게 됐다. 상업적으로도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었던 것.

 

(사진출처 :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메가박스 측에 의하면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돼 일반 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상영 취소는 배급사와 협의 하에 이뤄졌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협박 내용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영화를 기획 제작한 정지영 감독은 메가박스의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첫째, 일부 단체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해도 즉각 영화 상영을 취소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식적인 행동은 그 압력을 행사한 단체를 오히려 고발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당한 말이다.

 

둘째, 제작 배급사와 협의 하에 상영 취소가 이뤄졌다고 발표했지만 정지영 감독측에서는 그 어떤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멀티플렉스 체인 영화관 중에서 상영관을 열어준 메가박스에 고마운 마음까지 갖고 있었다는 것. 이런 상황에 아무런 협의 없이 이뤄진 메가박스의 상영 취소 조치가 단순히 일부 단체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건 역시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셋째, 왜 이런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리는 일에 메가박스측은 그 단체가 어디인지 또 그 단체가 한 협박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느냐는 점이다. 만일 이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메가박스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뒤집어쓸 위험도 있다. 이것은 대중들을 상대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서는 치명적인 영업의 오점이 될 수 있다. 영화관이 가진 이미지는 그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천안함 프로젝트>는 이미 법원이 유족과 사회 일각에서 낸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영화다. 즉 사법부가 상영이 정당하다 판결한 영화가 일부 단체의 협박과 압력으로 뒤집혀진다는 것은 역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 일부 단체의 힘이 사법부보다 더 크다는 얘기일까.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이런 식의 영화 상영을 둘러싼 잡음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촌스러운가를 말해준다. TV라면 모를까 영화관은 각자 선택에 따라 돈을 내고 보는 곳이 아닌가. 즉 제 아무리 소수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또 어떤 사안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는 주어져야 한다.

 

9.11 테러를 음모론적인 시각으로 다루며 부시 정부를 맹공격했던 마이클 무어의 다큐 영화 <화씨 911>은 그 누구의 제동도 받지 않고 상영되었고 평단과 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라크 참전 유가족들에게는 민감한 문제일 수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그들은 관대했다. 심지어 지난 미국 대선 때는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는 <2016 오바마의 미국>이라는 다큐 영화가 개봉되었고 흥행에도 성공했지만 이 영화의 상영을 제지하려는 움직임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영화는 영화고 표현은 표현이며 정치는 정치라는 쿨한 이런 면모는 실로 부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영화 한 편 보는 게 실로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영화가 정치나 이념적인 이유로 상영 금지에 휘말리기도 하고 심지어 상영되던 영화가 일부 단체의 협박에 의해 내려지기도 한다. 그저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와도 진보냐 보수냐의 편 가르기의 시선을 느끼는 게 우리네 사회의 현실이다.

 

이것은 영화 한 편의 힘이 그렇게 대단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런 영화 한 편에도 화들짝 긴장하는 그 무언가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반증일까.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천안함을 둘러싼 공방들이 환기시키는 미스테리만큼,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영화 상영을 둘러싼 미스테리 또한 증폭되고 있다. 실로 안타깝고 촌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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