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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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8',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가 주는 감흥이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 14. 08:38
타란티노는 왜 에 아날로그를 고집했을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은 결코 일반 관객들에게 쉽지만은 않은 영화다. 그것은 영화가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껏 멀티플렉스관에 상영되곤 하던 빠르게 전개되는 자극적인 영상과 속도감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다는 뜻이다. 영화 시작에 눈 덮인 예수상에서 카메라가 천천히 빠져나오며 저 뒤편으로 펼쳐지는 새하얀 설원 위로 말들이 끄는 마차 한 대가 화면 앞까지 달려오는 롱테이크는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영화 속 카메라는 여러 공간과 시간 속 인물들을 넘나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상황들을 보려 하지 않는다. 대신 마치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한 공간에 붙박아 놓고 그 안에 담겨진 내밀한 이야기들을 반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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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이라는 복잡한 미로를 즐기는 방법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4. 16. 07:58
, 속도감과 복잡함을 풍부함으로 받아들여야 시작만 하면 누가 누구와 사랑하게 되고 또 누가 그들을 방해하게 될지 그리고 심지어는 결론이 어떻게 날 것인지를 바로 알게 되는 기성의 멜로드라마나 가족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은 하나의 복잡한 미로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는가 싶으면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하고, 믿었던 인물들은 계속 해서 용의선상으로 올라온다. 그것도 적당한 속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기동찬(조승우)의 옷을 입은 자가 수정을 살해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으로 그가 용의자로 몰리지만 그것은 곧 김수현(이보영)이 제시하는 알리바이에 의해 부정된다. 그러자 기동찬은 수정의 살인자로 지목한 자신의 형이 사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증언을 했음을 알게 된다. 결국 기동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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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같은 <유령>, 그 선전의 의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6. 16. 08:15
멜로, 가족 없이도 선전하고 있는 은 기존 우리네 드라마와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우리 드라마에 반드시 있기 마련인 멜로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같은 사이버 수사팀에 김우현(소지섭)과 유강미(이연희)가 있지만 이들 관계는 멜로라기보다는 서로 돕는 관계에 가깝다. 유강미는 김우현의 비밀(사실은 박기영(최다니엘)이라는)을 알고 그를 적극적으로 돕지만 두 사람 사이에 멜로 같은 화학반응은 없는 편이다.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주요 인물들의 가족 관계가 중요하게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우현의 아버지나 조현민(엄기준)의 아버지는 물론 이 드라마의 사건에 깊이 관계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우리 드라마의 가족관계와는 다르다. 유강미나 박기영의 가족관계는 다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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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꽃만이 아닌 뿌리가 튼튼한 사극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0. 19. 11:10
드라마라는 뿌리 중의 뿌리는 역시 스토리다 1시간이 너무 짧다. '뿌리 깊은 나무' 3회는 그 속도감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쏟아지는 화살비 속으로 걸어 들어간 세종(송중기)의 마지막 장면의 긴박감으로 시작한 드라마는 끊임없이 사건을 일으키며 흘러가고 어느새 마지막 장면을 마주하게 만든다. 이토록 빠른 속도감을 주는 드라마가 있었던가. '뿌리 깊은 나무'의 이 미친 속도감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이제 고작 4회가 진행됐지만 이 사극은 엄청나게 많은 연기자들이 투입되었다. 세종만 해도 어린 이도(강산), 젊은 이도(송중기)를 거쳐 이제 나이든 세종(한석규)까지 무려 세 명이다. 세종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는 채윤 역시 어린 채윤(채상우), 소년 채윤(여진구), 그리고 성장한 채윤(장혁)까지 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