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까탈레나방송부적격 판정 도대체 왜?

 

인명경시가 이유란다. 오렌지 캬라멜의 신곡 까탈레나의 뮤직비디오가 KBS의 방송부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MBCSBS가 심지어 전체 관람가판정을 냈던 뮤직비디오였다. 그런데 왜 KBS는 유독 심의에서 이런 판정을 내리게 된 걸까.

 

사진출처:카탈레나 뮤직비디오

인명경시라고 굳이 판정한 이유는 뮤직비디오가 오렌지 캬라멜이 초밥으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과정을 콘셉트로 삼았기 때문이란다. 뮤직비디오는 오렌지 캬라멜의 세 멤버들이 인어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들은 첫 장면부터 도마 위에서 노래를 부른다. 도마 위와 아래에는 젓가락이 놓여져 있다. 익숙한 생선초밥집의 광경이다.

 

뮤직비디오는 이들이 초밥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랩으로 싸여진 포장지에 담겨져 팔딱이는 인어들은 각각 가격표가 매겨져 있다. 못생겼지만 자연산인 문어로 분장한 개그맨의 가격은 78천원. 그런데 예쁘게 생긴 이들 인어들은 가격이 4천 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어 옆에는 가로치고 양식이라는 문구도 들어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는지 세일을 한다며 가격이 반값으로 매겨지는 과정도 보여준다.

 

노래는 까탈레나의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거의 의미 없는 가사들의 나열로 표현한다. 기막힌 건 맥락이 없어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경쾌한 리듬과 이들의 깜찍한 춤동작이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이런 노래에 맞춰 뮤직비디오는 이들이 생선초밥으로 탄생해 회전초밥집 진열대 접시 위에 올려져 팔려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나아가 초장에 찍히는 모습까지.

 

인명경시? 파격적인 콘셉트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인명경시라기보단 위트 있는 풍자에 가깝다. 아니 오히려 거꾸로 인명경시되고 있는 세상에 대한 풍자랄까. 초밥집의 인어로 표현되고 있지만 그건 우리가 사는 사회의 축소판 그대로가 아닌가. 우리는 그 사회의 도마 위에 올려지고 적당히 가공되어 상품 진열대에 전시되는 존재들이다. 가격이 매겨진 채로.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소비되기 마련이다.

 

까탈레나의 뮤직비디오는 따라서 이러한 스펙과 상품사회의 단면을 초밥집의 인어라는 설정을 통해 살짝 뒤틀어 보여준 것이다. 누군가의 젓가락이 우리를 소비하기 위해 저 편에서 드리워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그 진열대 위에서 심지어 소비되지 않는 것조차 불행으로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 이토록 명쾌한 현실인식을 담아낸 뮤직비디오가 있을까.

 

KBS는 도대체 이 뮤직비디오의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인명을 경시하는 풍조? 설마. 실상은 이 뮤직비디오가 통렬하게 드러내고 있는 우리네 현실의 진면목이 두려웠던 건 아닐까. 젓가락을 쥐고 있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이 뮤직비디오가 그간 목구멍에 밀어 넣었던 것들을 치밀어 오르게 만드는 불편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을 게다. 하지만 인명경시 현실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뮤직비디오에 인명경시라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판정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까탈레나뮤직비디오의 후반부에 가면 초밥을 소비하는 일단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개그맨 정태호는 조폭 두목처럼 앉아서 졸개들이 입에 넣어주는 초밥을 즐긴다. 서열사회의 일단이다. 마지막에는 오렌지 캬라멜 멤버들도 그 자리에 앉아 초밥을 입에 넣는다. 그리고 그들의 눈에는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굉장히 발랄하고 귀여움에 매료되는 음악과 뮤직비디오지만 그 밑바닥에 깔린 아련한 페이소스 같은 것이 느껴진다. 겉모습은 대단히 화려하고 발랄해보이지만 그 이면은 끔찍함을 드러내는 인명경시사회가 주는 우울. ‘까탈레나는 그런 곡이다.

격정 멜로 <밀회>, 이 불륜이 보여주려는 것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현실은 퀵서비스를 하며 살아가는 청춘 이선재(유아인). 한 때 피아노의 꿈을 포기한 후 결혼해 그럭저럭 꿈 언저리에서 살아가는 중년 오혜원(김희애). 두 사람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될까.

 

'밀회(사진출처:JTBC)'

격정 멜로라고 불리는 <밀회>지만 첫 방송의 느낌은 격하다기보다는 격조 있는 멜로의 인상이 짙다. 물론 금기된 사랑이 짙어지면 격조도 격정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청춘과 중년을 엮어주는 것이 피아노 선율이라는 것은 이 드라마가 단순히 불륜을 자극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증표다.

 

잠깐 예고편으로 등장한 것처럼 이선재와 오혜원이 나란히 앉아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은 이들의 사랑을 에둘러 표현해준다. 피아노를 치는 오혜원의 표정은 사랑하는 여인처럼 희열에 가득 차 있다. 오혜원에게 피아노란 자신의 식어버린 사랑 같은 존재다. 한 때는 불타올랐으나 이제는 그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재능은 있어도 스펙이 없어 피아노가 아닌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청춘 이선재가 처한 상황은, 숨겨둔 꿈과 열정은 있으나 성공을 위해 자신을 지운 채 친구의 가족회사 서한예술재단에서 마치 그 집안의 비서처럼 살아가는 오혜원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이선재가 사회라는 거대한 괴물의 아가리에서 신음하는 것처럼 오혜원은 서한예술재단이라는 사회의 축소판 속에서 자신의 열정을 지워간다.

 

그녀가 이선재의 재능을 아끼고 키워주려는 마음은 그래서 친구에게 뺨을 맞으면서도 수긍하며 살아오면서 잃어버린 자기애와도 닿아있다. 그녀의 사랑은 그래서 이선재라는 청춘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로 표상되는 자신의 잃어버린 청춘에 대한 회한과 위무에 가깝다. 이 점은 이 사랑이 격조에서 격정으로 나가는 기폭제가 된다.

 

따라서 <밀회>가 다루는 불륜은 단지 엇나간 사랑에 머물지 않는다. 그 속에는 청춘이든 꿈이든 사랑이든 예술이든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삼켜버리는 우리 사회의 밑바닥이 담겨져 있다. 서한예술재단은 그 밑바닥을 보여주는 곳이다. 수면 위에서는 클래식 음악 연주회 같은 예술을 즐기고 사교모임으로 마작을 즐기는 귀족적인 삶이 그려지지만 그 뒤편에서는 심지어 주먹질이 오가는 살풍경한 욕망들이 꿈틀댄다.

 

이 살풍경 속에서 가녀린 청춘과 허탈한 중년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모습은 그래서 그 지독한 현실에 대한 저항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들의 사랑은 또 어떤 현실의 장벽을 만나 파국으로 달려갈 것인가. 결국 <밀회>가 보여주는 불륜이란 태생적으로 비극을 예고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비극은 단지 개인적인 비극이 아니라 사회적인 비극으로 다뤄진다. 청춘, , 사랑, 예술 같은 것조차 돈과 현실의 이름으로 포획해버리는 세상의 파국.

 

마치 유려한 영화를 보는 듯한 안판석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멜로에 사회를 담아내는 정성주 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필력, 그리고 청춘의 갑갑함과 설렘 사이의 어느 지점을 연기해 보여주는 유아인과 무엇보다 우아함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숨겨진 열정을 꾹꾹 눌러 보여주는 꽃누나 김희애의 연기는 <밀회>라는 격이 다른 멜로의 탄생을 예감하게 만든다. 오랜만에 보는 격하면서도 격조 있는 멜로, 그것이 바로 <밀회>라는 작품의 진면목이다.

<미래>가 청춘들에게 던지는 작지 않은 질문

 

현재의 미래(윤은혜)가 이길 것인가 아니면 미래에서 온 미래(최명길)가 이길 것인가. <미래의 선택>이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관점은 사뭇 새롭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들이 주로 주인공이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 드라마는 그것이 그녀의 주체적인 선택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운명적으로 결정된 대로 이뤄진 것인지를 관전 포인트로 다룬다.

 

'미래의 선택(사진출처:KBS)'

그래서 <미래의 선택>이라는 제목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즉 현재의 주인공인 미래(윤은혜)가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의 의미와 말 그대로 ‘미래의 선택’ 즉 이미 결정된 운명에 수긍하며 살아갈 것인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자가 자기 삶을 개척해나가는 능동적인 입장을 말해준다면 후자는 운명론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을 말해준다.

 

어찌 보면 미래에서 온 미래(최명길)는 현재를 바꿔 미래 또한 바꾸려는 능동적 입장처럼 보이지만 이 판타지적인 설정에는 이미 운명론이 개입되어 있다. 즉 미래는 이미 결정된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이를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다. 이 미래에서 온 미래가 바꾸려는 선택이 남편감이라는 점은 그 운명론적인 입장을 잘 말해준다. 그녀는 한 여자의 앞날이란 어떤 남편을 만나는가에 달려 있다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현재의 미래(윤은혜)는 생각이 다르다. 그녀는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개척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는 서른두 살이 먹도록 꿈같은 건 접어둔 채 콜센터 직원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낸 그녀의 절박함이 들어있다. 늦은 나이지만 그녀는 방송작가로서 성공하고 싶어한다. 나이도 많고 학벌도 변변찮은데다 집안도 그저 그런 그녀의 스펙과 그녀가 맞닥뜨린 현실은 작금의 취업난을 겪는 청춘들을 고스란히 떠오르게 한다.

 

나이 먹고 앵커자리에서 좌천되어 아침방송 진행자가 된 김신(이동건)과 이 방송국을 소유한 이미란 회장의 손자이지만 이 아침방송의 막내 VJ로 일하는 박세주(정용화)라는 캐릭터 역시 이 운명론과 미래 개척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흥미로운 인물들이다. 김신은 과거에 얽매여 있어 여전히 자신이 앵커인 줄 착각하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방송을 위해 물벼락을 맞을 각오도 되어 있는 현실 개척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이것은 박세주도 마찬가지다. 그는 재벌2세라는 위치에 군림하려 하지 않고 방송 말단직을 하며 현실을 알려고 한다.

 

이들이 서로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은 그들의 현재를 바꾸고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단순한 멜로에 머물지 않는다. 미래에서 온 미래(최명길)는 운명론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현재의 미래(윤은혜)는 비로소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그럭저럭 버티며 살아가는 삶 대신 보다 나은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삶을 선택한다.

 

과거에 얽매여 있던 김신에게 미래는 현실을 알려준다. 아침방송의 진행자면 거기에 맞게 망가질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신은 그 말에 수긍하고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인다. 박세주는 팍팍한 방송 생활에 지친 미래를 위로해주고 도와주는 한편, 그녀를 통해 재벌가의 2세로 있을 때는 결코 알 수 없는 치열한 샐러리맨들의 삶을 이해하고 들여다보게 된다. 관계는 멜로로 엮여있지만 모두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어떤 변화를 만들어낸다.

 

잘 나가는 리포터인 서유경(한채아)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어떻게든 방송 하나라도 더 하기 위해 PD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인물. 하지만 그녀에게 박세주가 “당신은 이미 방송을 할 때 멋진 프로다”라고 말해주자 그녀는 괜스레 눈물을 흘린다. 윗선의 눈치만 보며 살아가던 그에게 박세주가 어떤 변화의 동인을 제공한 셈이다.

 

물론 <미래의 선택>은 잘 만들어진 로맨틱 코미디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부딪치고 가까워지는 과정은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의 정서를 충분히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것만이었다면 이 드라마는 어딘지 허허로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을 게다. 사실 요즘처럼 젊은 세대들에게 치열해진 현실 속에서 멜로니 결혼이니 하는 얘기는 때로는 사치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 <미래의 선택>이 괜찮은 드라마라는 건 바로 이 현실적인 문제를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속에 제대로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미래.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현실. 이 앞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태생적으로 이미 미래가 결정되는 사회가 주는 그 암담함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답답한 마음에 미래의 운명을 보기 위해 점집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결국 그 점집 문을 나서면서 다시 현실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미래가 어떻든 두려워하지 말고 현재를 실컷 살아보는 건 어떤가. 즉 미래란 결정된 어떤 것이 아니라 현재가 하나하나 쌓여 생기는 것이 아닐까. <미래의 선택>은 이 결코 작지 않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SBS 연기대상, <추적자>와 손현주의 의미

 

2012 SBS 연기대상의 두 주역은 <신사의 품격>과 <추적자>였다. <신사의 품격>은 최우수연기상을 장동건과 김하늘이 나란히 수상했고, 베스트 커플상(김민종, 윤진이), 시청자 인기상(김하늘), 10대 스타상(장동건, 김하늘), 주말 연속극 부문 우수연기상(김수로), 공로상(김은숙 작가), 주말 연속극 부문 특별연기상(김민종, 이종혁, 김정난), 뉴스타상(이종현, 윤진이)까지 거의 전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다.

 

'SBS연기대상'(사진출처:SBS)

하지만 <추적자>의 바람도 결코 작지 않았다. <추적자>는 10대 스타상과 영광의 대상을 거머쥔 손현주를 비롯해, 방송3사 PD가 주는 프로듀서상(박근형),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연기상(김상중, 김성령), 미니시리즈 부문 특별연기상(장신영), 뉴스타상(고준희, 박효주)을 거둬들였다. 사실상 2012년 최고의 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신사의 품격>과 <추적자>는 작품의 완성도도 높았고 당연히 그 정도의 상을 받을 만큼의 명품 연기들도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둘 다 좋은 작품이지만 그래도 대상으로 손현주의 손을 들어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손현주의 수상소감에 이미 다 들어가 있다. 그는 대상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처음 내뱉은 말은 “세상에 이런 일이 있군요.”였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그것은 손현주라는 연기자 개인으로도 그렇고, <추적자>라는 작품에게도 그렇다. 언제나 드라마에서 중견 연기자로서 굵직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늘 상은 젊고 잘생긴 주연들에게만 돌아가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추적자> 역시 스펙(?)만으로는 상과는 별로 상관없는 드라마처럼 보였다. 손현주는 거기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촬영하는 내내 우리 드라마에는 없는 게 너무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돌이 없고 스타가 없습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성패는 결코 스펙만으로 결정 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손현주는 보여줬다. 그는 드라마에서 진짜 연기의 중요성을, 함께 한 연기자들을 거론함으로써 드러냈다.

 

“우리 드라마에는 뭐가 있는지 아십니까? 박근형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함께 대립각을 세우며 열연을 펼쳤던 김상중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함으로써 <추적자>가 온전히 좋은 대본과 연출, 그리고 연기로 승부한 작품이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바로 이런 혼신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손현주가 표현한 대로 ‘변방’이었던 작품이 중심에 설 수 있게 되었던 것.

 

사실상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인지하듯 대본이다. <추적자>나 <신사의 품격>이 올해의 최고 드라마로 평가받고 또 연기대상을 거의 장악하다시피 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작품 모두 훌륭한 대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좋은 대본이 있어 훌륭한 연출이 세워질 수 있었고, 기억에 남을 명대사로 기억되는 캐릭터와 연기자들이 있을 수 있었다.

 

손현주의 수상소감은 전혀 능숙하지 않았고, 어떤 면에서는 지극히 소박해 보였다. 그래서 더 짠한 느낌을 주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노력해 왔으니 상에 대한 욕심 자체가 있을 리가 없었을 게다. 오로지 좋은 작품에 대한 노력만 있었을 테니 말이다. 손현주의 수상은 그래서 화려한 캐스팅과 어마어마한 규모의 제작비 같은 외관만 화려한 몇몇 드라마들에 시사하는 바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각자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개미들과 이 수상의 영광을 같이 하겠습니다.” 이 마지막 소감처럼 손현주의 수상은 스펙이 화려하지 않아도 뒤에서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힘이 되어주었다. <추적자>라는 작품이 그러했던 것처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