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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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가 되면, 우리는 고향에 간다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10. 30. 07:38
변화하는 시골정보프로그램 속 한결같은 '6시 내고향'의 가치 하루의 바쁜 일과가 끝나가는 저녁 6시. 뜨끈한 국물이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만 봐도 허기에 식욕이 도는 그 시간 우리의 눈은 자꾸만 TV 화면에 머문다. 오늘은 또 어느 곳의 구수한 이야기가 우리의 식욕을 돋울까. 저녁 상 차리는 주부와 밥상을 두고 둘러앉은 식구의 눈도, 고향 떠나와 타향에서 홀로 저녁 상 앞에 앉은 외로운 자취생의 눈도, 이제 막 퇴근해 돌아와 구수한 밥 냄새를 맡는 가장의 눈도 TV에 머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살맛 없는 세상, 살맛나는 고향의 이야기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회차만도 무려 4400회. '6시 내고향'은 18년 간이나 저녁 6시면 어김없이 우리를 고향으로 데려다준 프로그램이다. 그 정도면 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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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은 어떻게 쇼의 공간이 되었나옛글들/명랑TV 2009. 10. 26. 10:38
시골 버라이어티 전성시대, 그 의미는? 이른바 ‘시골 버라이어티’의 시대가 되었나. ‘무한도전’은 일찍이 2006년 농촌체험을 소재로 그 시골이라는 공간이 주는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2007년에는 ‘비(?) 특집’을 통해 비 내리는 논에서의 한바탕 몸 개그를 선보이며 농촌을 버라이어티쇼의 장으로 변모시켰다. 그리고 2009년 ‘무한도전’의 벼농사 특집은 1년이라는 긴 기간으로 기획되어 실제로 농사를 짓는 그 과정을 보여주었다. ‘6시 내고향’의 예능 버전이라고 불리는 ‘1박2일’은 전국 각지의 농촌과 어촌을 찾아다니며 벌어지는 하룻밤의 해프닝을 리얼로 다룬다. 이 프로그램을 ‘6시 내고향’과 비교하는 것은 그 방영 시간대가 주중에 하는 ‘6시 내고향’과 같은 6시대이면서, 동시에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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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과 '패떴', 현지인들에 대한 예의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5. 11. 09:51
'1박2일'과 '패떴'은 모두 여행을 컨셉트로 삼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과의 접촉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접촉에 대한 이 두 프로그램의 방향은 사뭇 다르죠. '1박2일'은 '집으로'편에서 볼 수 있었듯, 현지인들과의 보다 긴밀한 관계를 지향합니다. 반면 '패떴'은 정반대입니다. 도착하는 순간, 그 집 주인분들을 여행보내드리고, 하루를 온전히 자신들만의 세상에서 즐깁니다. 집 주인조차 도착했을 때와 떠날 때 잠깐 만날 지경이니 현지인들과의 접촉은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패떴'이 지금껏 단 한번도 현지인들과 만나지 않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음식을 만들어 주민들과 나눈 적도 있고, 지역주민들을 모셔놓고 미니 공연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벤트는 어딘지 인위적인 느낌이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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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촬영지 관광과 증발되는 시골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3. 4. 08:37
촬영지 관광, 노동마저 상품화되는 세상 인디언들은 사진에 찍히면 영혼을 잃는다고 생각했다. 비합리적이라 생각될 수 있는 이 말은 그러나 지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경상북도가 관광상품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워낭소리’의 촬영지는 그 다큐멘터리 영화가 보여주었던 노동을 증발시키고, 전시되는 상품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노동마저 상품화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워낭소리’가 대중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그 영화가 주목했던 이제는 실종되어버린 진정한 노동의 발견 때문이었다. 소를 부려 짓는 농사를 고집하는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와 함께 묵묵히 일생을 살아온 소는 그 노동을 증명해온 끊이지 않는 워낭소리만을 여운처럼 남긴 채 사라져 갔다. 그 워낭소리는 현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