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100회, 길거리는 못나가지만 낮은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100회를 맞았다. 하지만 100회라고 해서 대단한 특집을 마련한 건 없었다. 유재석의 말대로 늘 하던 대로 정성스레 한 회를 준비했다는 것이 100회를 맞이한 <유퀴즈>의 자세였다.

 

사실 많은 시청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길거리로 나가지 못하게 된 <유퀴즈>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초창기 어설프긴 했지만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시민들과 소탈하게 나누던 인생 이야기들과, 이를 통해 세상에 저마다의 모든 삶이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작지 않은 위로를 전해준 면이 있다.

 

결국 코로나19 이후로 길거리가 아닌 특정 공간을 선택하고, 인물들도 특정 카테고리(예를 들면 특정 직업이라든가, 특정 유사 사례 같은)에 맞는 섭외로 이뤄지게 됐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유퀴즈>는 이른바 <유퀴즈> 다움을 저버리지는 않았다.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하면 과거 길거리에서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한 '낮은 시선' 덕분이다.

 

100회 특집으로 '○○의 현실판'이라는 카테고리를 세운 것도 그냥 붙여 놓은 게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의 현실판으로 출연한 최연소 체스 국가대표 김유빈양이나, 18년 간 뽀통령의 목소리를 해온 '뽀로로의 현실판 성우' 이선, 영화 <협상>의 현실판으로 국내 1호 위기협상전문가인 이종화 대표를 통해 '○○의 현실판'을 굳이 보여주려 한 건 그 지향점이 이 프로그램에 그간 출연했던 분들을 위한 헌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재심 전문 안준영 변호사가 출연했을 때 재심 결과를 기다리던 피해자 장동익씨가 무죄 판결을 실제로 받아 그 이야기가 현실화됐고, 판다 번식을 시켜서 우리 국민들에게 아기 판다를 보여드리고 싶다 했던 강철원 판다 사육사의 이야기 역시 잘 자라고 있는 아기판다 '푸바오'로 인해 현실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또 '미생'편에 나와 만년부장이 될 걸 걱정했던 자동차 판매왕 박광주씨는 영업이사가 되었으며, 코로나19로 여행사 폐업 결정한 후 사비를 들여 고객들을 무사귀환시킨 일로 화제가 됐던 여주희씨는 다시 여행사를 열고 관광의 날 장관 표창을 받았다. 무려 700만 원어치의 껌을 승객들에게 나눠줘 온 명품택시기사분은 제과업체로부터 껌을 지원받게 되었다고 했다. 100회 특집으로 '○○의 현실판'을 선택한 건 결국 <유퀴즈>의 현재를 '현실화'한 건 이 방송에 나와 주셨던 위대한 보통서민들이라는 걸 말하기 위함이었다.

 

<유퀴즈>는 이제 BTS 전 멤버가 먼저 원해서 출연하고, 아이유 같은 시대의 아이콘이 찾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물론 이들을 보게 되는 일은 즐겁고 반가운 일이지만, 적어도 서민들이 주인공이어서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던 <유퀴즈>에서도 이들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 여겨질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BTS나 아이유가 등장해도 괜찮다 여겨지는 건, 이런 유명인들이 등장해도 여전한 <유퀴즈>의 낮은 시선이 변함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BTS 편에서는 그들의 화려한 무대 위 이야기가 아니라, 어찌 보면 그 나이 또래에 고민을 공유하는 평범한 청춘들로서의 BTS를 볼 수 있어서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다. 아이유도 마찬가지다. '나이 시리즈'의 노래에 따라 성장해온 아이유의 이야기 역시 그 나이 또래의 불안과 혼란을 겪는 청춘들과 공유되는 지점이 많았다.

 

물론 <유퀴즈>는 역시 길거리를 나섰을 때 진짜 이 프로그램만의 맛이 우러나는 게 사실이다. 그런 아쉬움과 그리움은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낮은 시선'을 고수하며 유지해가고 있다는 건 <유퀴즈>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싶다. BTS나 아이유가 등장해도 그들이 나온 그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보기 힘든 진솔함이 <유퀴즈>에서 묻어나는 건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니 말이다.(사진:tvN)

'바퀴', 이 집이 잘 굴러가는 건 누가 뭐래도 성동일 덕분이다

 

사실 tvN 예능 <바퀴 달린 집>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먼저 잡아 끈 건 바다나 숲 같은 대자연을 앞마당으로 두고 즐거운 망중한을 보낸다는 그 콘셉트의 힘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 콕콕 박혀 하루를 보내야 하는 시청자들에게 자연 속으로 집을 갖고 들어간다니. 단순해보이지만 그 발상은 대중들의 욕망을 정곡으로 찌른 면이 있다.

 

하지만 그런 적절한 콘셉트가 프로그램의 성공을 반드시 담보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그 좋은 콘셉트 속에서도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몰입하고 주목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예를 들어 tvN <여름방학>은 그 '한 달 살기' 콘셉트가 지금의 대중들을 사로잡는 면이 분명했지만 계속해서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적어 시청자들이 이탈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바퀴 달린 집>에서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건 출연자들이 가진 힘이다. 성동일과 김희원 그리고 여진구는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세워 두어도 이제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지는 인물 간의 케미를 보여준다. 성동일과 김희원이 확실한 선후배의 위계 속에서도 이를 무시로 무너뜨리는 말과 행동들로 웃음을 준다면 김희원과 여진구는 점점 돈독해지는 관계의 끈끈함을 보여준다. 성동일과 여진구는 마치 아빠와 아들 같은 편안한 부자관계가 연출된다.

 

이 관계가 만들어내는 재미 속에서 성동일은 구심점 역할을 확실히 해준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시켜먹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챙겨주기 위해 마음을 쓰는 모습을 더해주고, 특히 게스트들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일단 섭외에서부터 성동일은 선배답게 폭넓은 인간관계를 프로그램 속으로 끌어오게 해준다. 첫 회에 등장한 혜리가 <응답하라 1988>에서 인연을 맺은 부녀 케미를 프로그램으로 가져온다면, 공효진, 이성경과는 <괜찮아 사랑이야>로, 아이유와는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로 또 정은지와는 <응답하라 1997>로 인연이 있다. 사실상 섭외의 대부분에 성동일이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인연들은 <바퀴 달린 집>의 이야기를 성동일이 자연 속에 마련한 집(?)으로 그들을 초대해 그 때의 이야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들로 채워지게 해준다. 아마도 해당 드라마의 팬이거나 게스트들의 팬이라면 이들이 함께 하는 시간 자체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게다.

 

<바퀴 달린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방이다. 특정 지역에서 나는 요리들을 캠핑 콘셉트로 소개하고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성동일은 확실히 '먹어 본 사람'과 '요리 좀 해본 사람'의 관록을 보여준다. 정은지에게 닭갈비를 해주기 위해 뼈를 슥슥 발라내는 그 모습은 그가 평소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그 요리을 통해 보여지는 손님을 위한 마음이 더 훈훈함을 더해주지만.

 

또 <바퀴 달린 집>이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웃음을 줘야 하는 포인트에 있어서도 성동일은 그 중심을 잡아준다. 김희원과의 티격태격하는 선후배 케미는 프로그램을 꽉 채워주고 또 손님들과 나누는 다소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도 성동일은 자기 역할을 확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게스트들과도 편안한 관계를 보여주고, 여진구와 젊은 게스트가 서 있는 청춘의 풋풋함을 흐뭇하게 바라볼 때는 아버지의 시선조차 느껴진다.

 

사실 <바퀴 달린 집>은 굉장한 이야깃거리나 재미 포인트가 매회 쏟아지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저 편안하게 특정 지역에 가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걸 보여주는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프로그램이 식상해지지 않게 해주는 건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케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동일은 <바퀴 달린 집>의 중심에 서서 재미와 의미의 균형을 잡고, 선후배 사이에서 편안하고 훈훈한 시간들을 만들어주는 인물이 아닐 수 없다.(사진:tvN)

‘호텔 델루나’에 겹쳐지는 꽤 많은 작품들, 그리고 내용물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호불호가 완전히 나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겹쳐지는 작품들이 꽤 많아서다. 떠오르는 작품이 많은 분들은 비교하며 볼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신기한 세계로 보일 것이다. 그 차이는 극명한 호불호를 만들 수밖에 없다.

 

우선 시청자들이 단박에 떠올린 작품은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다. 영원히 죽지 못하는 도깨비와 그 천형 같은 영생으로부터 그를 구원해주는 도깨비 신부의 이야기. <호텔 델루나>의 죽지 않는 존재 장만월(아이유)은 그래서 여자 ‘도깨비’처럼 보인다. 그의 앞에 새 지배인으로 나타난 구찬성(여진구)은 그래서 전생의 어떤 인연으로 장만월과 연결된 존재일 것이라는 기시감이 든다. 전생에 잇지 못한 사랑을 호텔 델루나에서 이어가는.

 

죽지 않는 존재 장만월이 지내온 그토록 긴 세월이 담겨진 사진들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떠올리게 한다. 우주인으로 조선 땅에 들어와 죽지 않고 살아가며 엄청난 부와 지식을 동시에 갖게 된 인물의 역사가 사진 속 달라진 배경 속에 여전한 젊음을 가진 모습으로 담아지던 장면들. 그래서 총지배인 노준석(정동환)의 죽음은 죽지 않는 신적 존재와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대비를 담은 <하이랜더> 이후의 많은 작품들을 연상하게 만든다.

 

또 갑자기 기사가 귀신에 의해 깨어나 구찬성을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언뜻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떠오른다. 물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게임 캐릭터들이 마치 좀비처럼 공격하는 장면들이지만, <호텔 델루나>의 기사와의 대결 장면만 떼고 보면 비슷한 느낌을 준다. 파란 눈을 갖고 깨어나 공격하는 귀신의 형상은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의 대결을 담았던 <왕좌의 게임>의 한 대목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호텔 델루나>에서 더 많이 연상되는 작품은 홍자매의 2013년 작품이었던 <주군의 태양>이다. 죽은 귀신들이 눈에 보이고 그 공격에 깜짝 깜짝 놀라는 모습으로 주는 코미디적 요소들이 그렇다. 매니저가 되지 않으려 거부하는 구찬성을 되돌리기 위해 장만월이 무수히 많은 귀신들을 깨워내 그를 공포에 질리게 만드는 장면도 많은 좀비물의 한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호텔 델루나>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나무도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왕좌의 게임>이 철왕좌와 대비시켜 상징으로 그려내는 나무의 ‘영생’과 ‘기억’의 이미지가 그 나무에서도 떠오르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작품들이 떠오르는 건, <호텔 델루나>가 그리고 있는 판타지적 세계의 레퍼런스들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기 때문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해지는 건 이러한 다양한 레퍼런스들 자체가 아니라, 이것들을 갖고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갈 것인가다.

 

생각해보면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도 그렇게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그것을 갖고 우리네 삶이 죽음과 겹쳐져 있어 때론 쓸쓸하지만 또한 그래서 찬란하다는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호텔 델루나>는 이런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세계관을 가져와 무슨 다른 이야기를 건넬 것인가. 여기에 이 작품의 관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화려하고 신기한 외관은 충분하니 더 중요해진 건 그 안을 무엇이 채우고 있는가다.(사진:tvN)

‘나저씨가’ 던진 화두, 당신은 편안한가 괜찮은 사람인가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오랜 만에 서울에서 다시 이지안(이지은)을 만난 박동훈(이선균)은 그렇게 물었다. 그건 마치 선문선답 같았고, 이 드라마가 질문하려 했던 화두 같았다. 많은 드라마들이 그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해피엔딩을 그려내듯, <나의 아저씨>도 그 절절함이 늘 어두운 밤거리와 골목길로 그려질 만큼 어두웠지만 그 끝은 ‘편안함’에 이르렀다. 

박동훈은 회사를 차려 대표가 됐고, 이지안은 장회장(신구)의 소개로 부산에서 취업한 회사에서 인정받아 다시 서울 본사로 오게 됐다. 박상훈(박호산)은 이지안의 할머니 봉애(손숙)의 장례식을 통해 자신이 하려던 ‘기똥찬’ 계획들을 실행할 수 있었고 별거했던 아내 조애련(정영주)과 다시 합치려 하고 있었고, 박기훈(송새벽)은 진짜로 유명해져 이제는 영화 <노팅힐>의 줄리아 로버츠 같은 배우가 된 최유라(나라)와 헤어졌지만 포기했던 영화 시나리오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도준영(김영민)과 윤상무(정재성)는 회사를 떠났고, 그 빈자리에 박상무(정해균)가 복귀했다. 정희(오나라)는 이지안과 상처를 나누고 또 출가한 겸덕(박해준)이 찾아와 꽃을 선물해주면서 그간 마음에 쌓였던 아픔들을 치유해나갔고, 박동훈의 아내 강윤희(이지아)는 유학하고 있는 아들에게 가 자신도 공부를 했고 그렇게 떨어져 지내며 부서질 뻔 했던 가족의 고리를 다시 붙여나갔다. 모든 것들이 말 그대로 ‘편안함’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러한 편안함은 과연 드라마가 엔딩에 이르러 늘상 하던 그 방식 때문에 그렇게 그려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사실 죽을 것처럼 아프던 상처들도 시간이 흐르고 지나다 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사라지는 게 우리네 삶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 많은 욕망들이 스스로를 들볶아 상처를 더 긁게 만들고 그래서 가만 내버려두었다면 더 빨리 아물었을 상처가 계속 덧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회에 <나의 아저씨>가 봉애의 장례식을 담은 장면은 그래서 꽤 의미심장하고 인상적이다. 그것은 끝이지만 그 끝에서 사람들은 한 자리에 모여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삶을 기뻐한다. 우리네 장례식의 특징이지만 이 드라마에서도 조기축구회 아저씨들은 그 곳에서도 축구를 한다. 죽음은 완전한 ‘편안함’에 이르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니 아파할 일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일이다. 

장례식이라는 비극에 더해지는 희망 같은 걸 <나의 아저씨>는 그 엔딩에 담아 넣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해지는 건 그 끝을 대하는 ‘괜찮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지나쳤을 수도 있는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모여 고인을 애도해주고 남은 이를 위로해주던 사람들. 그들을 스스로를 “그렇게 괜찮은 사람 아니야”라고 말하곤 했지만, 이지안이 박동훈에게 단호하게 말했듯, 그들은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엄청.

<나의 아저씨>는 굉장한 성공 혹은 굉장한 행복을 담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행한 이들을 담았고, 그 불행으로부터 ‘편안함’에 이르는 과정을 담았다. 아픈 그들에게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것. 겸덕 같은 출가한 인물이 등장해 구도하는 모습을 보여준 건 어쩌면 이 드라마가 담으려는 이야기가 바로 그런 삶의 자세이기 때문이었을 게다. 굉장한 성취를 하려 애쓰거나, 그것을 하지 못해 좌절하는 그런 것은 진짜가 아니다. 그것보다 ‘편안해지는 것’이 진정한 삶의 행복이라는 것. 

늘 어두운 밤거리와 골목길만을 주로 보여준 드라마지만, 그 어둠 때문에 오히려 더 돋보인 건 그 안에서 힘겨워하면서도 따뜻한 온기를 보여준 사람의 흔적들이었다. 어느 햇볕 좋은 밝은 대낮에 우연히 도심의 카페에서 다시 만나 미소를 나누는 이지안과 박동훈처럼, 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온 이들은 그렇게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충분함을 느낀다.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이 드라마의 질문은 이제 우리들에게 던져진다. 당신은 편안한가. 편안해질 수 있을 만큼 괜찮은 사람인가. 아마도. 엄청.(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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