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완벽한 무대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건

 

사실 JTBC 오디션 <싱어게인> 팀 대항전에서 1호 가수 벤티와 45호 가수 윤설하가 한 팀이 됐다는 사실은 기대와 더불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무려 30년의 나이 차가 나는 데다 두 사람의 음악적 성향도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벤티가 걸 그룹의 곡들까지 망라해 춤과 노래가 가능한 끼를 가진 아이돌의 색깔이 짙다면, 윤설하는 과거 김창완과 꾸러기들에서 활동했던 모습 그대로 포크 가수의 면모를 갖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합을 맞출 지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생길밖에.

 

게다가 이들이 뽑은 카드는 2010년대 곡이었다. 윤설하에게는 더더욱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벤티의 아이디어는 돋보였다. 첫 무대에서 외모 차별을 겪은 일화를 들려준 윤설하의 이야기를 떠올린 그는 2NE1의 '어글리'를 선곡했다. 윤설하 역시 젊은 세대들의 노래라고 해도 자신이 몰입하고 감정이입할 수 있는 곡이라면 소화할 수 있을 거라 했다.

 

실제로 이 선곡은 주효했다. 송민호 심사위원의 말대로 윤설하의 목소리로 다시 들려지는 '어글리'는 2NE1이 부르던 노래와는 다른 느낌으로 전달됐다. 오롯이 윤설하의 이야기로 재해석되었던 것. 음정이나 박자 같은 노래의 기술적인 측면들은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래는 그런 기술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윤설하는 실제로 증명해보이고 있었다. 심지어 중간에 박자를 놓쳐 노래가 잠시 이어지지 못하는 큰 실수가 벌어졌지만, 벤티가 옆에서 도와주는 모습조차 무대를 더욱 감동으로 만들어줄 정도였다.

 

이런 일은 이들 팀과 대결한 '여자 양준일'로 자신을 소개했던 50호 가수 윤영아와 양준일의 '리베카'를 재해석한 무대로 호평 받았던 37호 가수 임팩트 태호 팀에서도 벌어졌다. 역시 나이 차이가 나는 이 팀은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를 선곡했지만 빠른 노래의 템포를 따라가기 힘들어했던 윤영아를 태호가 도와줌으로써 노래는 물론이고 춤까지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본 무대에서 가사를 놓치는 실수를 했지만 윤영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대를 마무리 짓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다.

 

두 팀 모두 완벽한 무대라고 할 수는 없었다. 실수가 있었고 노래도 완벽하다 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완벽하지 않은 무대가 주는 감동은 분명히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보여주는 무대의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결국 윤설하와 벤티 팀이 대항전에서 졌고 두 사람 모두 탈락하게 됐지만 그들의 무대는 이 날 최고의 무대로 기억됐다.

 

물론 팀 조합을 심사위원들이 함으로써 다소 무리한 방식으로 팀이 이뤄졌다는 비판은 공감 가는 면이 있다. 윤설하와 벤티의 조합도 그랬지만, 이날 방송에 나온 러브홀릭 지선과 유미 팀은 19년 지기 우정을 이어온 친구였지만 음악적인 성향은 너무나 달라 두 사람이 모두 돋보이는 무대를 보이기가 어려웠다. 이선희의 '불꽃처럼'을 선곡했지만 초고음을 뽑아내야 하는 그 곡은 감성보컬 지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지선의 탈락은 그래서 조합과 선곡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일 수 있었다.

 

<싱어게인>은 이처럼 다소 이질적인 팀 조합으로 보다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기 어려운 팀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거나, 완전히 색다른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했고, 나아가 본 무대에서 실수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쉽지 않은 무대가 주는 감동은 분명히 있었다.

 

한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실수는 곧바로 탈락으로 이어지는 게 다반사였다. 특히 팀 대항전에서 한 팀원의 실수는 모두에게 민폐가 되는 일로 비판받기도 했다. 하지만 <싱어게인>은 실수를 해도 또 탈락을 해도 어딘가 훈훈한 감동을 주는 이상한 오디션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혹 우리는 완벽한 무대만이 최고의 무대라고 착각했던 건 아닐까. 완벽하지 않아도 그 노래하는 이들의 진정성이 묻어난 그런 무대가 최고의 무대라는 것. <싱어게인>은 그걸 보여주고 있다.(사진:JTBC)

'포커스'·'싱어게인', 오디션 이젠 유무명을 가리지 않는 건

 

tvN의 포크 오디션 프로그램 <포커스>에 유승우가 나왔을 때 그 오디션에 참가한 다른 출연자는 "혹시 이거... 축하무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럴 법한 상황이다. 이미 <슈퍼스타K4>에서 톱6에 들었던 가수고, 정규 앨범 2장과 4장의 미니 앨범, 12장의 싱글앨범은 물론이고 다양한 OST로도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가수가 아닌가.

 

그런 그가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아 당락이 결정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건 포크라는 통기타 하나 들고 노래하는 그 장르를 통해 초심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아마도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유승우 같은 출연자가 나오면 "반칙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올 법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오히려 반색하는 분위기다.

 

<포커스>에는 유승우 말고도 이미 유명한 가수들이 다수 그 무대에 올랐다. 인디나 다운타운가에서 이미 유명한 가수들이 그들이다. 무소속프로젝트에서 우승한 밴드 동네, JTBC <슈퍼밴드>에 나와 독특한 보이스컬러로 유명해진 기프트, 카더가든의 피처링부터 <미스터 션샤인> OST에도 참여했던 오존, 3년 간 앨범 8장을 발매하며 무수히 많은 아티스트들의 지지를 받는 김수영 등등. 이렇게 이미 유명한 가수들이 오디션 무대에 오르는 이유는 뭘까.

 

이런 분위기는 JTBC <싱어게인>에서도 발견된다. '무명가수전'이라고 기치를 내걸고 있고 그래서 가수 이름이 아니라 '몇 호 가수'로 불리며 무대에 올라오는 이들은 그러나 노래를 듣고 나면 무릎을 칠 정도의 유명가수들인 경우가 적지 않다. 러브홀릭의 메인보컬이었던 지선이 그렇고 재주소년 박경환, JTBC <팬텀싱어3>에 나왔던 연어장인 이정권, 자전거를 탄 풍경의 김형섭, SBS <K팝스타> 출신 최예근, 뮤지컬 배우 쏘냐, <SKY 캐슬> OST로 유명한 하진, 크레용팝 초아 등등. 얼굴은 낯설지만 노래만 들으면 단박에 떠오르는 출연자들이 줄줄이 무대를 잇는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무명가수들 중에 독보적인 보이스와 매력으로 주목을 끄는 이들이 등장한다. <싱어게인>에서 통기타 하나로 한영애의 '여보세요'를 자기만의 스타일과 편곡으로 소화해낸 63호 가수나 박진영의 'Honey'를 마치 밀당하듯 맛깔나게 부른 30호 가수가 그렇고, <포커스>에서 레드벨벳의 '배드 보이'를 편곡해 부른 송예린이나 밴드 양반들의 보컬로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록 버전으로 부른 전범선 같은 가수가 그렇다.

 

하지만 이들 무명가수들과 더불어 이미 잘 알려준 유명가수들까지 오디션에 함께 올라오는 건 작금의 달라진 가요계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코로나19 때문에 설 무대가 없어진 것도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해 유명해졌다고 해도 무명가수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현실에 처한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게 이 변화된 분위기 속에는 녹아 있다.

 

나아가 무명과 유명 혹은 아마추어와 프로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현실 또한 여기에는 들어가 있다. 이제 유튜브 등을 통해 아마추어라고는 하지만 프로 뺨치는 이들이 나오고 있는 시대다. 그러니 아마추어들의 무대로 여겨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프로들이라고 할 수 있는 가수들이 서는 일이 그다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저 경쟁만을 내세우고 그래서 누가 1등을 하느냐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그 형식을 차용해 음악에 집중하려는 경향은 유무명을 가리지 않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 음악은 어쩌면 더더욱 필요해졌지만, 실제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어졌고 그래서 이를 접할 관객들의 기회도 사라진 현실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래서 그 형식을 빌어 다양한 음악들이 설 자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유무명 가수들을 구분하지 않고.(사진:tvN)

'트롯신이 떴다2', 오디션이라기보다는 무대 설 기회의 장

 

"정말 잘하는 친구야."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이하 트롯신이 떴다2)>에서는 무대에 참가자가 오르기 전 이런 트롯신들의 멘트가 여지없이 들어간다. 그런 멘트를 굳이 그 순간에 집어넣는 이유는 이어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면 또 여지없이 붙는 영상이 첫 소절에 깜짝 놀라는 트롯신들의 반응이다. 목소리가 너무 좋다. 표현이 좋다. 비슷한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목소리를 가진 건 가수로서는 무기다 등등 트롯신들의 칭찬이 쏟아진다.

 

눈물도 빠지지 않는다. 참가자들 중 첫 회에 가장 주목받았던 박군이 '가지 마'를 불렀을 때 그가 들었던 팀을 맡았던 장윤정은 그가 아픈 홀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특전사에 들어갔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군을 나와 트로트가수로 전향한 사연을 전하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가진 진성은 눈물을 흘리며 박군의 노래를 칭찬했다.

 

작곡가 김정호의 아들인 김태욱은 아버지에게 받지 못한 인정을 랜선 심사위원들이 93%라는 최고수치로 대신 해준 것에 대해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16년 동안 트로트가수로 활동했지만 아이들 앞에 가수라고 이야기하지 못할 정도로 무명으로 살았다는 정일송 역시 랜선 심사위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눈물을 흘렸다.

 

랜선 오디션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트롯신이 떴다2>는 오디션이라기보다는 지금껏 활동을 해왔지만 알려지지 않은 무명 트로트가수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물론 겉으로 보면 심사위원처럼 보이는 트롯신들이 여섯 명이나 앉아있고 노래가 끝나고 나면 거기에 대한 저마다의 감상평을 더해주기도 하며, 결과적으로 랜선으로 연결된 심사위원들(사실상 관객)의 투표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오디션의 형태를 분명히 갖고 있다.

 

하지만 트롯신들은 심사를 하기 보다는 여기 나온 가수들을 응원하고 있고, 랜선 심사위원들도 정교한 평가를 한다기보다는 그 무대에 마음이 얼마나 움직였고 그래서 그 참가자의 다음 무대가 보고 싶으면 버튼을 눌러주는 또 다른 형태의 응원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노래 실력에 버튼을 누르는 경우도 많지만, 참가자의 남다른 사연에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냉정한 심사나 작은 실력 차이에 의해 갈라지는 당락 같은 오디션의 긴장감은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김연자의 팀 참가자들에서 한여름과 배아현 같은 이제 겨우 25살이지만 남다른 실력을 가진 이들이나, 최예진, 김태욱, 정일송까지 모두 랜선 심사위원들의 80% 이상의 선택을 받아 룰대로 김연자가 한 사람을 탈락시켜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도 생각보다 긴장감이 높지는 않았다.

 

이런 분위기라면 당연히 와일드카드가 나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정일송이 탈락자로 지목되긴 했지만 김연자가 내놓은 와일드카드로 팀 전원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이 지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트롯신이 떴다2>는 누군가를 탈락시키고 누군가를 우승자로 뽑느냐에 집중하기보다는 기회가 없던 무대에 오른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무게가 더해진 노래를 듣는 순간에 더 집중하고 있다.

 

트롯신들의 평가가 칭찬일색인 이유는 그 무명가수들의 어려운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식은 오디션이지만 내용은 이들이 보여주는 무대가 된다. 물론 누군가는 오르고 누군가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한 번이라도 선 무대가 남기는 강한 여운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작지 않은 위로와 도움이 되지 않을까.

 

TV조선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오디션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거기서 발굴된 트로트 가수들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열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래도록 무명으로 활동해온 트로트 가수들은 더더욱 무대에 설 기회가 없어졌다. 이들에게는 현실 그 자체가 오디션인 셈이다. <트롯신이 떴다2>의 칭찬 일색 무대가 다소 단조로운 느낌을 주지만 그래도 마음이 가는 건 그래서일 게다.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눈물 흘리는 저들을 응원하고픈 마음이 생기는 건.(사진:SBS)

‘팬텀싱어3’, 감동을 넘어 충격적인 출연자들이라니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3>의 첫 회가 감동이었다면 2회는 충격이다. 어디서 이런 놀라운 기량의 출연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놨을까 싶을 정도다. 최고의 무대를 보고 다음 참가자가 걱정될 때, 그 다음 참가자는 이전 무대를 싹 잊게 만드는 또 다른 놀라운 무대를 보여준다. 심사평을 해야 할 프로듀서들은 본연의 역할을 잊고 무대에 빠져버렸다. 놀라고 감탄하다 눈물 흘린다. 이러니 시청자들은 오죽할까. 한번 본 무대 영상을 다시보기로 보고 또 보게 된다. 요즘처럼 퍽퍽한 시국에 귀 호강을 넘어 마음까지 정화시켜주는 듯한 무대를 보다보면 웬만한 콘서트를 보는 듯한 감흥에 빠져드니 말이다.

 

‘피아노 치는 소리꾼’이라는 소개 글에서도 느껴지듯이 고영열이 부르는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는 재즈와 판소리의 크로스오버가 만들어내는 절묘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며 그 위에 얹어 넣는 판소리 가락은 우리네 소리의 창법이 그러하듯이 때론 잔잔했다가 때론 폭풍처럼 몰아치다가 또 애잔하기도 한 그 밀고 당기는 힘이 자유자재로 느껴졌다.

 

지용 프로듀서가 말한 것처럼, 그는 혼자 서양과 우리의 음악을 섞어낸 크로스오버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었다. 남성사중창단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의 목표를 두고 보면 이런 판소리 창법과 이를 재즈로 엮어내는 프로듀싱 능력은 향후 그가 들어갈 팀이 어떤 크로스오버를 선보일지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죽음의 조를 넘어 가희 신(神)계 조”라고 표현된 해외파들로 구성된 4조 참가자들은 탄탄한 성악 실력을 바탕으로 하는 노래로 프로듀서들과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뉴욕 예일대 오페라단에서 활동하는 테너 존 노는 안드레아 보첼리와 셀리 디온이 듀엣으로 부른 ‘The Prayer’를 팝적인 목소리와 성악적인 발성을 오가며 불러 그가 얼마나 크로스오버에 준비된 참가자인가를 보여줬다. 전혀 힘을 주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불러내는 그의 노래에 김문정 프로듀서는 “천재성”이 느껴진다고 했고, 노래 내내 따라 불렀던 옥주현은 “함께 불러보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서로 색깔이 다르게 느껴진 두 명의 카운터테너도 주목할 만한 출연자들이었다. 정통 카운터테너인 윤진태는 가요를 선택해서 부르며 그 절절한 가사로 프로듀서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듣는 이들을 순식간에 유럽의 궁정으로 옮겨 놓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 카운터테너 최성훈은 손혜수 프로듀서가 말하듯 영화 <파리넬리>의 카스트라토가 관객을 기절시키는 정도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큰 감동을 주었다.

 

첫 회에 나와 주목받았던 길병민과 늘 콩쿠르에서 만나 지곤 했다는 독일 바이마르 유학생 구본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Music of the night’을 불러 낮은 저음의 매력에서부터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성의 고음을 통해 소름돋는 무대를 선사했다. 김문정 프로듀서는 그의 무대에 “그 어떤 참가자보다 너무나 섹시했다”고 극찬했다.

 

전반적으로 성악을 하는 출연자들이 주목을 받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잘 보이지 않던 뮤지컬 배우에 대한 갈증은 영화 <알라딘> 더빙판 노래를 했던 떠오르는 신예 신재범이 채워주었다. 뮤지컬 <피맛골연가>의 ‘푸른 학은 구름 속에 우는데’라는 곡을 갖고 나온 신재범은 뮤지컬 배우다운 몰입과 연기를 더해 그 절절한 가사의 진심을 전해주었다. 특히 ‘잊기 위해 꿈을 꾸고 꿈을 팔아 돈을 사고 혼을 팔아 술을 사고 취하려고 꿈을 파네-’라는 대목에서는 프로듀서들도 먹먹해하는 표정이었다.

 

흔히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프로듀서로 불리던 마스터로 불리던 심사평이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팬텀싱어3>는 심사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과 충격을 전하는 프로듀서들의 평이 이어졌다. 그것은 워낙 출중한 출연자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애초 목표 자체를 오디션의 경쟁이라는 자극적인 틀보다는 ‘귀호강 무대의 힐링’에 더 집중했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기도 하다. 합격자들 중심으로 편집해 보여주고, 탈락자들의 무대는 최소화하는 방식은 그래서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오디션이라기보다는 마치 좋은 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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