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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하녀', 그녀는 여전히 밑에 있었다 1960년 '하녀'와 2010년 '하녀', 뭐가 달라졌을까 '하녀'라는 말은 이제 우리의 일상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아래 하(下)자와 계집 녀(女)자를 쓰는 이 단어는 다분히 계급적으로 읽힌다. 즉 신분제도가 있던 시대에 사용되었던 이 '하녀'라는 단어는 지금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것은 동일한 제목의 원작 영화인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개봉되던 1960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대에 사용되던 말로 제목을 바꾼다면 '식모'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왜 이 '하녀'라는 단어가 1960년에도 또 50년이 지난 2010년에도 그대로 제목의 자리에 앉아있을까. 아마도 김기영 감독은 '하녀', 즉 새롭게 등장하는 식모라는 직업군(?)에서, 당대 산업사회의 태동기에 물질주의가 가져올 욕망의 표상을 발.. 더보기
'자이언트', 왜 시대착오란 생각이 들까 '자이언트'하면 떠오르는 건 제임스딘과 록허드슨,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으로 나왔던 동명의 영화입니다. 텍사스의 목장에서 석유왕이 되는 제임스딘, 그러나 그 성공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그의 욕망과 좌절의 드라마죠. 당시 이 영화는 5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여한 블록버스터였습니다. 다분히 미국의 성장을 아련한 노스탤지어로 그려내는 시대극이었죠. SBS에서 '자이언트'라는 드라마가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제목이 거대해서인지 예고편만봐도 이건 저 영화 '자이언트'를 그대로 떠올리게 만듭니다. 기획의도를 읽어보면 이 드라마가 전형적인 시대극이 가지는 코드들을 모두 버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공에 대한 욕망과 그 욕망 속에서 벌어지는 비극, 복.. 더보기
'개인의 취향'이 말하는 취향의 개인 '개인의 취향', 그들의 취향이 매력적인 이유 '개인의 취향'의 '개인'에는 세 가지 의미가 들어있다. '맑게 개였다'고 할 때의 그 '개인', 집단과 대비되는 측면으로서의 '개인', 그리고 극 중 여성 캐릭터의 이름으로서의 '개인(손예진)'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의미는 한 가지로 귀결된다. 바로 '취향'이다. 따라서 이 드라마는 박개인이라는 여 주인공이 취향이라는 화두를 쥐고 겪는 이야기이며, 그 이야기를 통해 개인들이 집단 속에서 갖는 취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말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이 드라마는 각자의 취향을 선택하는 개인(중의적 의미로)의 일기가 '맑게 개는' 행복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저런 게이 남자친구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이 드라마를 보는 여성들의 한결같.. 더보기
‘행복’, 도시의 욕망과 자연의 사랑 욕망과 사랑 사이, 당신은 행복한가 고단한 도시생활에 지쳐 며칠 쉬러 내려간 시골집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나. 시간이 멈춰버린 듯 늘 그 자리에 앉아 언젠가는 돌아올 줄 알았다는 듯, 묵묵히 한 때의 밥을 차려주시던 어머니에게서 당신은 무엇을 느꼈나. 허진호 감독의 영화 ‘행복’은 바로 그 때 느꼈던 포근함, 피폐해진 몸을 다시 되살려놓던 창조적인 힘, 잔뜩 중독된 생활 속에서 날카로워진 신경을 보듬는 해독의 손길, 그런 것들로 인해 충만해지는 생명감 같은 걸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클럽이 망하고, 술 담배에 몸도 망가진(간경변이다) 영수(황정민)는 도시생활에 지쳐 시골 요양원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거기서 자연을 닮은 은희(임수정)를 만난다. 그녀는 폐 질환 환자로 8년 째 요양원에서 살아왔다. 그리.. 더보기
멜로는 안되도 불륜은 된다? ‘히트’의 멜로 vs ‘내 남자의 여자’의 불륜 월화 드라마 대전에 새롭게 등장한 김수현 작가의 ‘내 남자의 여자’ 바람이 거세다. ‘주몽’의 후속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만 생각됐던 ‘히트’가 계속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는 사이, 단 4회만에 ‘내 남자의 여자’가 파죽지세로 거의 ‘히트’를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드라마는 단순한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단지 월화에 방영된다는 점에서 그 시청률이 비교될 뿐이다. 그런데 이 ‘월화의 경쟁’은 지금 우리나라 드라마가 겪고 있는 성장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장 고전적인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불륜’은 여전히 되지만, 변화의 바람 속에서 시도되었으나 지나치게 ‘멜로’가 강조된 전문직 드라마, 범죄수사물의 경우는 특히 더 안 된다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