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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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맛>, 그 멘탈 붕괴의 현장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2. 5. 29. 07:22
, 어떤 맛일까 "이 맛에 우리가 이거 하는 거예요." 한쪽에서는 사람이 죽었는데, 돈을 건네며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이 맛'이란 다름 아닌 '돈의 맛'이다. 도대체 이 '돈의 맛'이란 어떤 맛일까. 물론 돈에 맛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그 뉘앙스에서 우리가 느끼는 맛은 분명 있다.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탐하게 되는(혹은 탐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맛이다. 온통 지폐다발로 쌓여진 방에 윤회장(백윤식)과 그의 비서인 영작(김강우)이 들어오는, 영화 의 첫 장면에는 사실 이 영화가 맛보여주려는 '돈의 맛'의 대부분이 들어 있다. 그저 종잇조각의 더미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영작은 이 돈 더미에 압도된다. 튼실한 가방에 누군가에게 뇌물로 전해줄 돈을 챙겨 넣는 영작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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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그들은 왜 편히 사랑할 수 없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5. 10. 08:41
그럼에도 에 빠지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불안한 청춘들의 끝없는 방황이 못내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가영(신세경)을 사랑하면서도 끝내 그녀를 밀어내고 최안나(유리)의 접근을 허용하는 강영걸(유아인)을 이해할 수 없다가도, 그 성공에 대한 뜨거운 욕망과 사랑하면서도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는 강영걸의 트라우마는 이 모든 걸 이해하기 해준다. "무서웠어. 누가 날 사랑한다는 게 무서웠어. 너한테 상처주고 너한테 상처받을까봐." 뉴욕출장에서 만나 뜨거운 키스로 마음을 확인한 이가영이 왜 자신을 돌아오지 말라고 했냐고 묻자 강영걸은 그렇게 답한다. 어린 시절 바람난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고 여동생도 죽게 된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그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사랑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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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모가비라는 한국 사회의 위악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3. 15. 11:27
'초한지', 우리가 모가비에 열광한 이유 '샐러리맨 초한지'는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이 모든 걸 덮어줄만한 한 가지를 얻었다. 바로 모가비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서형이라는 연기자다.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모가비라는 캐릭터는 도대체 뭘까. 악역이면서도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존재감을 차지했던 캐릭터. 이 캐릭터의 무엇이 대중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만든 걸까. 유방(이범수)이 "모가지"라고 비아냥대는 이 인물 속에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모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내적인 성취를 하지 못한 채 어떻게든 빠르게 성공하려는 욕망과, 그래서 속 빈 강정처럼 허하기만 한 천민자본주의의 소비적인 성향,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자신의 끝없는 욕망을 위해 타인을 불행하게 하고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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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불꽃', 신은경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0. 10. 08:29
'욕망의 불꽃', 욕망에 대한 탐구, 한 시대를 그리다 무엇이 그토록 그녀가 돈을 욕망하게 만들었을까. 대신 감옥에 간 부채감 때문에 친구 태진(이순재)이 놓고 간 돈다발을 아버지가 집어던지자, 그녀는 그 흩어진 돈을 주우려 아귀처럼 달겨든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는 아버지보다 돈이 더 좋다!" '욕망의 불꽃'의 이 한 장면은 이 드라마가 그려내려는 이야기들의 많은 단서들을 제공한다. 먼저 불꽃 욕망을 품고 있는 이 여자, 윤나영(신은경)이라는 캐릭터.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부자와 결혼해 팔자를 고치려는 그녀의 뜨거운 욕망은 이 드라마의 시작점이다. 그녀의 욕망은 가족조차 불태워버릴 만큼 뜨겁다. 본래 태진의 아들 영민(조민기)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착하디 착한 언니 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