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머

칸느가 주목한 우리 영화, 그 절망에 대한 세 시선 ‘하녀’의 냉소, ‘시’의 관조, ‘하하하’의 유머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처럼,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의 절망 앞에서 우리는 어떤 몸부림을 하고 있을까. 칸느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 영화 세 작품, 임상수 감독의 ‘하녀’, 이창동 감독의 ‘시’, 그리고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이 절망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하녀’가 5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견고한 시스템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면, ‘시’는 그 도저한 시간의 흐름 위에 가뭇없이 사라지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관조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시로 승화해냈고, ‘하하하’는 본래는 무의미한 절망적인 세상에서 어떻게든 의미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우리의 실존을 과거와 현재를 병치함으로써 홍상수 특유의 유머로 그.. 더보기
'하하하'가 우스운가? 슬프다 사실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를 본 지 시간이 조금 흘렀습니다. 제목이 '하하하'이고 그래서 여름처럼 밝은 웃음을 연상시키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저도 꽤 유쾌하게 웃었더랬습니다. 홍상수 특유의 냉소적 시선이 거둬지고 어떤 세상에 도통한 듯한 허허로움이 거기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유쾌함은 영화를 보고 일주일 정도가 흐르면서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웃었던 그 순간적인 유쾌함이 조금씩 기억에서 상쇄되어갈 즈음, 그 웃음 뒤편에 숨겨져 있던 허무가 조금씩 얼굴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영화감독 문경(김상경)과 영화평론가 중식(유준상)이 만나 막걸리를 마시면서 지난 여름 다녀온 통영에서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현재의 장면들은 영화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더보기
'동이'의 저력, 유머의 힘 '동이'의 유머가 만드는 사극의 새로움 숙종(지진희)이 뒤늦게 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동이(한효주)는 과거를 회상한다. 어설프게 칼을 휘두르며 "나는 이 나라의 왕이다"하고 소리치는 숙종. 동이와 주식(이희도), 영달(이광수)과 함께 돼지껍데기에 술을 마시며 "내 특별히 어주를 하사하지"하고 너스레를 떠는 숙종. "그런데 전하께서 그리 미남자십니까?"하는 동이의 질문에 입을 다물지 못하며 "그 말을 내 입으로 어떻게 하겠느냐"고 웃는 숙종. 그가 왕이란 걸 미처 깨닫지 못한 동이는 스스로를 바보라고 자책하지만, 그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 유쾌함은 '자나깨나 동이 걱정'을 하는 두 캐릭터, 주식과 영달이 그가 숙종이란 걸 깨닫고 이제 죽게 생겼다며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도 이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