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유희열 (31)
주간 정덕현
'알쓸신잡2', 아는 이야기도 특별해지는 이 여행의 묘미는어둑해진 저녁, 아마도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살아낸 그들은 이런 대폿집에 앉아 삼겹살을 구우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까. 영월에서 tvN 의 지식수다 한 판이 벌이지는 그 대폿집의 풍경이 정겹다. 연탄불에 삼겹살이 익어가고 조금 찌그러져야 더 멋있을 주전자에 담긴 술을 돌리며 고기 한 점을 안주 삼고 그 날의 여행을 안주삼아 벌어지는 지식수다의 시간. 유시민과 유희열은 그 날 들렀던 정선 사북 탄광문화관광촌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지금은 시대의 유적이 되어 멈춰버린 탄광. 2004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그 곳이 우리나라 에너지의 대부분을 생산했고, 그로 인해 산업화가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당시 ‘사북사태’라 불렸던 불행했던..
'비긴' 이소라·윤도현·유희열이 남긴 음악의 진짜 얼굴과연 우리네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은 음악의 진짜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걸까. 무수히 많은 오디션들이 쏟아져 나오며 음악 예능의 트렌드가 되면서 음악에 또 하나 수식어로 붙는 건 ‘경쟁’이었다. 서로 누가 더 잘 불렀는가를 뽐내고, 누군가는 합격하고 누군가는 탈락한다. 그래서 음악이 더 절실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과연 음악의 본질이었을까.프랑스의 몽블랑이 보이는 샤모니에서 마지막 버스킹을 끝으로 종영한 JTBC 이 남다른 음악 예능으로 느껴진 건 바로 그런 이유들 때문이었다. 이소라와 윤도현, 유희열 그리고 노홍철이 모여 결성된 프로젝트 밴드 ‘비긴 어스’는 아일랜드, 영국, 스위스를 거쳐 프랑스까지 함께 하며 길거리에서 공연을 했다. 낯..
이소라의 무엇이 ‘비긴어게인’의 음악들을 달리 들리게 할까이소라는 음악이 ‘생각’이라고 했다. 그저 목소리를 아름답게 내는 것이 아니고 그 자체가 되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아무렇게나 함부로 노래를 불러버리는 것은 결코 그녀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는 이유나 존재가치가 노래 말고는 없기 때문에 노래를 대충 해버리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는 말 속에 모든 게 들어 있었다. 왜 그녀의 음악이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가에 대한 이유가. JTBC 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음악이 달리 들리는 건 마치 음악영화 속을 여행하듯 다른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어서다. 하지만 여기에도 전제조건이 있다. 진심을 다해 노래 부르는 아티스트들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 제 아무리 좋은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다고..
‘비긴 어게인’이 보여준 음악을 듣는 새로운 방법의 성공 이후, 우리의 음악 프로그램들은 거의 대부분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스토리텔링을 반복해왔다. 이나 같은 프로그램들은 그나마 아이돌, 힙합 같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그 명맥을 잇고 있지만, 대부분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그 수명을 거의 다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이 무슨 죄가 있으랴. 음악 프로그램이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을 찾지 않은 것이 죄라면 죄일 뿐. JTBC 은 그런 점에서 이러한 오디션 형식이 아닌 여행과 버스킹이라는 형식 속에 음악을 담아내려 한 시도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런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과거 MBC 가 성공을 거둔 후 임재범을 주인공으로 시도했던 같은 음악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미국을 여행하며 즉석에서..
‘알쓸신잡’, 무엇이 이렇게 신비한 느낌을 줄까‘알아두면 쓸데없는’ 이야기 같다. 경주로 간 tvN 예능 프로그램 . 거대한 능들이 밀집되어 있는 대릉원에서 화려한 금관을 보며 그 많은 금들이 어디서 왔을까를 상상하다, 당시 실크로드의 종착지가 경주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무역을 통해 들어온 금이라는 것. 그러더니 불쑥 박물관의 우물 관련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유물들 속에서 소의 흔적은 찾을 길 없고 말의 흔적만 있더라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이야기가 나오고 박물관 유물들은 지배계급의 것밖에 없다는 이야기로 흐르더니 천마총의 천마장식은 지금으로 치면 페라리의 엠블렘 같은 것이 아니었겠냐는 의미심장한 농담이 덧붙여진다. 경주가 고향인 유시민은 예전에는 그 유적들에서 뛰어 놀았다는 이야기를 건네고..
‘알쓸신잡’에 화자 아닌 청자 유희열이 필요했던 까닭사실 누군가가 가르치는 이야기를 듣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때로는 그런 가르침의 분위기는 ‘꼰대’의 이미지로 연결될 수 있고, 때로는 권위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 인문학이 예능의 새로운 소재로 트렌드화되면서도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바로 이런 이미지와 느낌을 어떻게 상쇄시킬까 하는 점이다. 나영석 사단의 새 예능 프로그램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즉 작가 유시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그리고 물리학자 정재승 같은 쟁쟁한 전문가들을 섭외하고 그 안에 유희열이라는 ‘재담꾼’을 투입한 건 그래서다. 은 첫 회가 방영되고 대체로 반응이 괜찮았다. 나영석 PD표 예능에 대한 여전한 지지가 있었고, 유시민 작가처럼..
‘더 라스트 찬스’를 선택한 의 속내 사실 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들해질 즈음 다시금 불을 붙여 놓았던 프로그램이다. 가 시즌2에 정점을 찍고 시즌3에서부터 조금씩 하향세를 보이던 시점에 가 시작됐고 국내의 3대 기획사가 직접 참여한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오디션을 부활시켰다. 그리고 어언 5년이 흘렀다. 그 5년 동안 예능 환경도 또 가요계의 환경도 변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너무 많은 음악 예능들 속에서 대중들에게 피로감을 주었다. 그나마 가 신선하게 다가왔던 건 심사위원들의 멘트 하나하나가 화제가 될 정도로 힘이 있었고, 참가자들이 기획사에 최적화되면서 연령대가 낮아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신선함도 세월을 이기지는 못했다. 시즌5는 괜찮은 시청률을 냈지만 화제성은 예전만 하지 못했다. 시즌6의 제..
, 파일럿 프로그램의 진화란 이런 것 사실 JTBC 이 파일럿으로 방영됐을 때만 해도 실망감이 컸었다. 무엇보다 유재석이 처음 비지상파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일럿에서 은 저 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또 다른 버전처럼 여겨졌고, 너무 많은 의욕으로 슈가맨을 찾아가는 VCR은 의 한 대목 같다는 평가마저 받았다. 하지만 정규로 돌아온 은 이런 VCR 도입 부분을 과감히 없앴고 온전히 스튜디오 버라이어티에 집중시킴으로써 웃음과 공감의 폭을 넓혔다. 가장 눈에 띄고 효과적으로 보이는 변화는 방청객과 방청석이다. 방청객을 20대부터 50대까지 나누어 방청객에게 각각 이른바 ‘공감의 등’을 세워 놓은 건 노래는 물론이고 이야기의 공감을 즉석에서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