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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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혁명? '녹두꽃'이 담아낸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가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7. 1. 10:33
‘녹두꽃’, 죽을 걸 알면서도 나선 의병들, 그건 전쟁 아닌 사랑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일본군들이 지키고 있는 우금티 고개. 도적이 출몰해 소가 지나는 걸 금했다는데서 이름 붙여진 우금티는 공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서 뚫고 들어가기가 결코 쉽지 않은 요지다. 일본군들이 기관포로 쏴대면 속수무책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그 길.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도 그랬고 그걸 재연해낸 SBS 금토드라마 에서도 그러하듯이 그들은 죽을 줄 알면서도 그 고개를 넘기 위해 뛰어든다. 전투가 아니라 학살에 가까웠다는 우금티 전투. 그 처절한 의병들의 사투가 이제 에서 서막을 올렸다. 도대체 이들은 왜 그 죽음이 예고된 길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나아갔을까. 아마도 이라는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가 담으려 했던 건 이 혁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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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꽃' 거시기 죽인 조정석과 도채비 버리는 윤시윤의 속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6. 4. 12:49
‘녹두꽃’, 조정석과 윤시윤이 그리는 동학혁명의 진면목 “니 안의 도채비 내가 죽여줄텐게, 니 안의 백이현으로 다시 살더라고.” SBS 금토드라마 에서 백이강(조정석)은 백이현을 때려눕히고 그가 총을 쏘던 오른손을 돌로 내려치려 하며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는 망설인다. 그 돌을 들고 있는 자신의 오른손이 전봉준(최무성)의 칼에 찍혀 못쓰게 된 그 상황을 마음속으로는 사랑하는 동생이 겪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백이현은 마치 도와달라는 것처럼 “그냥 망설이지 말고 그냥 찍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연모하고 혼인을 약속했던 황명심(박규영)의 오라비 황석주(최원영)가 신분이 낮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전장으로 내보냈다는 사실을 알고는 통제할 수 없는 분노와 욕망에 휘둘린다.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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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한 감동 주는 '녹두꽃'에 아쉬운 딱 한 가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20. 11:07
'녹두꽃', 동학군의 적을 좀 더 명쾌하게 세우지 않는다면 SBS 금토드라마 은 이런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뭉클한 면이 있다. 대포와 회전포까지 갖고 온 경군들을 상대로 싸운 황룡강 전투 장면은 그 스케일만으로도 압도되고,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오는 데는 솜을 채운 장태를 밀며 적진을 향해 전진하는 동학군의 모습에서 먹먹함마저 느껴진다. 무엇이 이들을 죽음을 감수하고라도 이렇게 전장에 나서게 했을까. 백이강(조정석)이 그의 이복동생 백이현(윤시윤)에 의해 위기에 빠진 버들(노행하)과 번개(병헌)를 구해 도망칠 때, 그들을 따르던 일련의 거지들이 동학군에 합류해 한 끼 밥을 먹고는 전장의 최전선에서 목숨을 던져 대포를 무력화시키는 장면이 그렇다. 그들이 그렇게 해서 얻고자 한 건 뭐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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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혁명일에 '녹두꽃'이 125년 전 황토현 전투 재연한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13. 11:18
동학혁명 다룬 ‘녹두꽃’, 어째서 민초의 역사 외면 받았나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다. 이 날을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정하게 된 건, 이 날이 125년 전 동학농민군이 관군을 크게 이긴 황토현 전투 전승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소외되어 왔던 동학농민혁명이 법정기념일로 선정된 건 지난해였다. 무려 125년 만에 기념일로 제정된 것. 무엇이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평가를 이토록 늦게 만들었던 걸까. 이 날 SBS 금토드라마 은 바로 그 황토현 전투를 다뤘다. 이라는 드라마의 탄생에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이런 재조명의 움직임이 전제되어 있었다는 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마침 그 기념일인데다, 황토현 전투 전승일이 5월 11일에 맞춰 그 전투를 재연해낸 건 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