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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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기사회생한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9. 1. 07:56
'동이'의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 왕재를 키워라 물론 여름휴가철의 여파가 컸겠지만 '동이'는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도 지지부진함을 보임으로써 사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이 떨어지는 비운을 맞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이'가 기사회생하고 있다. 단지 시청률 반등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조금은 상투적으로 느껴지던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다시 팽팽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도대체 무엇이 '동이'를 다시 일으켜 세웠을까. 무엇보다 큰 것은 훗날 영조가 되는 동이(한효주)의 아들 연잉군(이형석)의 등장이다. 연잉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달라진 것은 이제 '동이'의 이야기가 동이 자신에게 부여되는 미션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위험에 빠진 동이가 그것을 헤쳐나오며 새로운 등급으로 올라가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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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사극, 더 이상 정통은 없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2. 16. 10:10
퓨전사극, 팩션... 상상력이 역사를 앞지르다 사극은 이제 역사책을 들춰보기보다는 역사의 빈 자리를 찾아다닐 지도 모르겠다. 2008년도에도 여전히 퓨전사극의 바람은 거셌다. 상반기를 주도한 ‘이산’과 ‘왕과 나’는 기존 왕 중심의 사극에서 ‘나’ 중심의 사극으로 위치이동을 실험했다. ‘이산’은 정조를 다루되, 왕으로서의 정조가 아닌 이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의 정조를 다루었고 ‘왕과 나’는 왕 중심이 아닌 김처선이라는 내시의 눈을 빌어 역사를 바라보았다. 이러한 시점의 위치이동은 대중들의 달라진 역사에 대한 의식을 반영한 것이었다. 왕조중심의 역사만이 정사로서 인정받는 시선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진 탓이다. 확실히 달라진 점은 과거라면 사극의 역사왜곡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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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드라마, 왜 용두사미가 주류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2. 10. 16:04
2008년도 드라마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용두사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청률에서 성공하면 완성도에서 떨어졌고, 완성도에서 어느 정도 성공하면 시청률이 난항을 겪었다. 또 시청률도 괜찮고 완성도도 괜찮다 싶은 드라마는 초반의 모양새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중반 이후부터 어그러지기 일쑤였다. 물론 최근 들어 시청률과 완성도가 반비례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해도 이처럼 극과 극으로 치닫는 것은 올해 드라마들의 한 특징이 될 것이다. 먼저 완성도에서 성공적이었지만 시청률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한 드라마로 최근 종영한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을 들 수 있다. 그나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김명민 파워를 통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거두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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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과 스포츠가 닮은 점, 다른 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0. 30. 16:15
사극, 왜 경합에 빠질까 ‘바람의 화원’에는 그림 경합이 매번 등장한다. 신윤복(문근영)이 화원 승급을 두고 ‘단오풍정’을 그릴 때도 경합이 등장하고, 청국에 보낼 그림을 두고 ‘군선도’를 그릴 때도 김홍도(박신양)와 장벽수(김응수)의 경합코드가 등장한다. 또 동제각화의 명을 받고 김홍도와 신윤복이 주막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며 이것은 어진화사 경합을 통해서도 이어진다. 어진화사 경합의 풍경을 보면 하나의 스포츠가 연상된다. 화제를 내린 왕이 있고, 그 시험을 진행하는 예조판서가 있으며, 감독관으로 홍국영이 있다. 그리고 선수들로 김홍도-신윤복팀과 이명기(임호)-장효원(박진우)팀이 있다. 예조판서가 등장해 “이번 경합은-”하고 말하는 장면은 마치 시합의 시작을 알리는 스포츠의 그것과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