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의 이순재, '그대 웃어요'의 최불암

많은 연기자들이 있지만 지금 우리네 아버지를 대변하는 연기자 둘을 찾으라면 단연 이들을 떠올릴 것이다. 이순재와 최불암. 이 둘은 지금 시대의 아버지들이 겪는 두 가지 양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들의 캐릭터 이미지에 공감하는 대중들의 마음 속의 아버지를 가늠하게 한다.

먼저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를 통해 전 세대로 그 공감대를 넓힌 이후, '지붕 뚫고 하이킥'의 멜로순재로 돌아와 여전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기자, 이순재. 그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이 시대에 어떻게 아버지들이 적응해 나가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야동순재'에서 중요한 것은 '야동'이 의미하는 '야한 동영상'이 아니라, '야동'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젊은이들의 인터넷 문화이다.

이순재는 단지 야한 걸 봤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게 아니라, 어색하지만 바로 그 인터넷 문화로 파고들어온 아버지와의 공감대가 순식간에 세대의 벽을 넘어섰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그는 '지붕 뚫고 하이킥'에 와서는 이제 잠깐 젊은이들의 문화를 어깨 너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 문화를 노년에도 똑같이 누리려 한다. 로맨스 그레이를 연기하는 그가 김자옥을 위해 각종 이벤트를 하고, 줄리엔의 김자옥에 대한 호의에 질투하는 모습은 나이와 상관없이 똑같은 연애 감정을 표현한다.

이순재라는 아버지가 보여주는 핵심적인 것은 이처럼 젊은이들의 문화와 소통하기 위해 과거 고압적이었던 아버지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김자옥 앞에서 방귀를 참다가 결국 장례식장에서 그가 폭발하듯 방귀를 꾸는 순간, 우리는 권위적인 아버지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순재는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여전히 사위와 딸에게 고압적인 아버지지만 그것은 늘 시트콤이라는 틀 속에서 그 이면을 드러내며 무너져 내린다.

반면 '그대 웃어요'의 최불암은 정반대의 위치에서 우리네 아버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 드라마에서 최불암이 연기하는 강만복이라는 캐릭터는 지나간 아버지 시대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아침에 일어나 국민체조를 하는 이 아버지는 '돈보다 귀한 것은 인연'이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쥐고 달라진 현 세태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 '귀한 인연' 때문에 과거 자신과 가족들을 살 수 있게 해주었던 회장님의 아들, 서정길(강석우)이 흥청망청 사업에 실패하자, 그를 거두어 사람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달라진 세태 속에서 아버지의 이 안간힘은 쓸모없는 일처럼 여겨진다. 서정길은 '인연보다는 돈'에 휘둘려 자식까지도 거래하는 파렴치한 인물이다. 이 한 세대를 거쳐 강만복이라는 아버지와 작금의 서정길이라는 아버지가 보여주는 달라진 모습은, 이 드라마가 풍자하려는 세태를 잘 보여준다.

강만복이라는 아버지는 그래서 혼자 남은 듯한 쓸쓸함에 노년을 보내지만 그래도 이 부족한 이들을 모두 가족이라 생각하며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돈 때문에 평생의 인연이 끊어지는 그 과정을 목도하면서 혼자 책상에 머리를 숙이고 눈물을 삼키는 강만복의 모습은 우리 시대 아버지의 또 다른 면을 보게 한다. 달라진 세태 속에서 자꾸만 잊혀져가는 아버지의 자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 강만복이고, 최불암은 어쩌면 허허 웃은 그 웃음 속에 담긴 수만 가지 뉘앙스로 그걸 가장 잘 연기해내고 있는 연기자라고 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는 이제 이 권위 없는 시대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다. 시대는 늘 젊은이들의 것이고, 아버지는 그들과의 소통을 위해 그 세계를 기웃거리거나, 달라진 세태를 안타까워하며 과거의 가치를 향수하며 잊혀져 간다. 이순재와 최불암은 바로 그 아버지들의 모습을 대변해내는 연기자로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이순재에서 해리까지, 망가질수록 빛나는 그들

연기자가 가장 빛나는 지점은 언제일까. 그것은 연기자 자신이 아닌 캐릭터에 몰두할 때이다. 그래서일까. 연기자들이 여지없이 망가지는 바로 그 순간, 그들이 가장 빛나게 되는 것은. ‘지붕 뚫고 하이킥’은 시트콤이 가진 특성상 연기자들의 망가짐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시트콤 같은 코믹 장르가 가진 웃음은 기존 이미지의 전복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혀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 정반대의 행동을 했을 때, 시트콤은 드디어 큰 웃음을 주게 된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이 ‘망가짐의 미학’을 솔선수범해 보여주는 인물은 이순재다. 칠순의 나이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멜로 연기에 어찌 창피함이 없었을까. 하지만 그는 김자옥을 위한 이벤트를 하기 위해 ‘네버 엔딩 스토리’를 열창하다 쓰러지기도 하고, 연실 북북 나오는 방귀를 그녀 앞에서 참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기도 한다. 그의 연인 김자옥과 원어민 강사인 줄리엔이 가깝게 지내는 것에 대해 질투를 할 때는 심지어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망가짐의 끝에 그러나 이순재가 얻은 것은 역시 진정한 연기자라는 호평이다.

이순재의 아낌없는 망가짐의 솔선수범, 그 결과일까. ‘지붕 뚫고 하이킥’의 다른 연기자들도 자연스럽게 그 미학(?) 속으로 들어간다. 황정음은 술에 떡이 돼 해변에 쓰러져 잠든 ‘떡실신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준혁에게 누나 소리를 듣기 위해 남장을 하고 연기를 하는 ‘황정남’에서 뻥 터졌으며, 술에 취해 세경과 함께 웃음과 눈물의 이중주를 보여줌으로써 연기자로서의 확고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한없이 망가지지만 여전히 귀엽고 발랄해 보이는 건 그녀만의 매력.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황정음은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굴욕 연기에도 명품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정보석의 것이다. 김병욱 PD가 늘 시트콤을 통해 그려왔던 굴욕당하는 가장의 모습은 ‘순풍산부인과’와 ‘똑바로 살아라’의 박영규에서부터 ‘거침없이 하이킥’의 정준하를 거쳐 ‘지붕 뚫고 하이킥’의 정보석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늘 구박을 받는 존재로서 가부장제의 해체가 주는 통쾌한 웃음은 물론이고, 현 시대가 그려내는 가장들의 쓸쓸함까지 잡아내는 존재들이었다. 정보석은 완벽해 보이는 외관(외모는 물론 지위까지)과는 상반되게 덜떨어진 모습을 진지하게 보여줌으로써 명품 굴욕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꼬마 악역 정해리를 연기하는 진지희다. 지금껏 이처럼 독한 아역을 본 적이 있을까. 하지만 ‘아내의 유혹’을 패러디한 ‘해리의 유혹’편에서 민소희로 변신한 모습은 그 독한 설정을 과장되게 볼 수 있으면서도, 역시 아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늘 신애의 물건을 “내거야”하면서 빼앗던 해리가 신애가 쓴 동화를 끝까지 읽기 위해 갖은 일을 해내는 장면은 독함과 귀여움이 교차하는 해리만의 아우라를 만들어냈다.

이밖에도 ‘지붕 뚫고 하이킥’에는 호감 가는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이현경 역할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오현경이 그렇고, 이순재와 멜로 연기를 보여주는 김자옥이 그러하며, 한없이 불쌍한 신파적 존재로서 보여지다가도 꽤 엉뚱하고 예쁜 면모를 드러내는 신세경이 그렇다. 신세경을 중심으로 다층적인 멜로를 이루는 이지훈(최다니엘)과 정준혁(윤시윤)도 까칠함과 세심함을 왔다 갔다 하며 매력을 드러내고 있고, 원어민 강사로 나오는 줄리엔의 따뜻함과 거꾸로 말하는 반어법 교장선생님도 짧지만 큰 웃음을 주는 존재다.

이처럼 ‘지붕 뚫고 하이킥’에 포진한 연기자들은 저마다 자신을 망가뜨려 큰 웃음을 주는 연기자들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지점에서 이들 연기자들은 지금 이른바 ‘재발견’되는 기회를 얻고 있다. 이 작품 전과 이 작품 후의 이들 연기자들이 가지게 될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지금 이 작품이 주는 기회의 크기를 새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망가질수록 빛나는 그들. ‘지붕 뚫고 하이킥’이 보여주는 망가짐의 미학의 실체다.

야동에서 방귀까지, 이순재의 변신 어디까지?

도대체 이순재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야동을 보다 가족들에게 들키는 연기를 할 때 어찌 이마에 흐르던 식은 땀 같은 당혹감이 없었을까. 그가 말 그대로 자신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면서까지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었을 때, 이른바 '야동순재'는 뻥 터졌고, 그것은 '거침없이 하이킥'을 거침없이 빵빵 터지는 시트콤으로 만들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다시 돌아온 그. 이번엔 칠순의 나이에도 가슴 설레는 사랑을 하는 이른바 '멜로순재'다. 그는 학교 교감인 김자옥과 과학실에서 밀회를 즐기다, 학생들에게 들킬 위기에 몰리자, 방독면을 뒤집어쓰고 이층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액션을 선보이기도 하고, 만나주지 않는 김자옥의 집 앞에서 비를 맞으며 밤새워 기다리며 아픈 몸에도 그녀를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약속장소로 달려가는 정통 멜로를 보여주기도 한다.

틈만 나면 방귀를 북북 뀌어대는 그. 그녀 앞에서 방귀를 참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결국 참지 못하고 상갓집에서 절을 하며 대폭발(?)을 일으키는 순간 또 한 번 뻥 터졌다. 야동순재가 멜로순재를 거쳐 방귀순재가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는 그녀와 만난 지 100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이벤트에서 '네버엔딩 스토리'를 부르다 고음에서 결국 쓰러지고 마는 포복절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조의 여왕'에서 윤상현이 했던 장면을 패러디한 것. 데뷔 53년 만의 세레나데는 실패로 끝났지만, 그 아낌없이 무너지는 모습은 보는 이를 빵빵 터지게 만들었다.

이 같은 이순재의 네버엔딩 변신 스토리는 심지어 뭉클하기까지 하다. 칠순의 나이에도 젊은이들이 갖지 못한 연기열정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기본적으로 웃음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연령과 기존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매번 새로운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그 모습이 진정한 '연기자'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추석특집극으로 방영되었던 '아버지 당신의 자리'에서 이제 사라질 위기에 몰린 간이역에서 아들을 잃고, 아내마저 잃은 후 외롭게 자리를 지키며 살아온 아버지 역할을 하는 이순재의 모습은 보는 이를 눈물짓게 만들었다. 한 편에서는 가슴시린 아버지의 상을 보여주고, 다른 한 편에는 아낌없이 무너지며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마치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아버지의 상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것은 그가 가진 연기의 스펙트럼을 가늠하게 만든다.

이순재의 솔선수범 때문일까.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폼 잡는 연기자를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기존 이미지를 거꾸로 뒤집는 것으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그것이 어찌 말처럼 쉬울까. 폼 나는 분위기를 갖고 있던 정보석이 어리버리 한 정보석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고, 상큼 발랄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황정음이 심지어 떡실신녀가 되는 모습에서 이순재가 솔선해 보여주는 연기자의 길을 엿보게 되는 것은 과장된 것일까. 심지어 감동마저 주는 연기자 이순재의 네버엔딩 변신스토리는 작금의 연기자들에게 어떤 하나의 길을 제시해 보인다. 그것은 바로 연기자의 길이다.

‘특별대우’ 의식이 드라마를 망친다

‘무릎팍 도사’의 신년 첫 게스트로 출연한 이순재는 우리네 드라마의 산 증인답게 거침없이 우리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75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롱런 비결로 그는 “특별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찍던 시절에 베테랑 연기자이면서도 나문희와 늦게까지 대사의 톤을 맞췄던 일들을 회고하며, 각자 밴을 따로 타고 와서는 대사도 맞춰보지 않고 연기를 하고 또 끝나면 먼저 내빼버리는 작금의 젊은 연기자들을 꼬집었다. 그가 한 감동적이기까지 한 몇 마디는 그러나 그저 감동으로만 머물기에는 현 우리 드라마가 처한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크다.

제작사와 배우의 특별대우
이순재는 ‘이산’ 촬영 당시 통상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스케줄로 밤샘촬영을 하면서도 특별대우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작년 드라마 제작사 협회가 박신양 제재를 통해 불거져 나왔던, ‘쩐의 전쟁’ 번외편 촬영에 대한 박신양의 요구조건들과는 상반되는 이야기다. 박신양은 당시 시간을 나눠놓고 밤 촬영이 될 때는 프리미엄을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배우의 최상 컨디션을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 엄청난 프리미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본래 박신양이 늘 주장하는 배우가 가져야 하는 최상의 조건에 대한 요구사항과 제작사들과는 늘 마찰이 있어왔던 게 사실. 드라마 제작사 협회의 박신양 제재는 그저 현 드라마의 침체가 고액 출연료를 받는 몇몇 배우들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제작사 협회의 내부문건에서 드러난 한류스타들에 대한 ‘특별대우’를 보면 이러한 박신양과의 불편한 관계와 한류스타가 아닌 점 등이 작용했다는 혐의를 지우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결국 이 특별대우의 문제는 어느 한 쪽의 문제가 아니라 배우와 제작사가 공조한 것이란 점이다.

특별대우 의식이 망치는 드라마 팀웍
이순재는 “대사도 맞춰보지 않고 촬영하고 끝나면 먼저 내빼버리는” 젊은 연기자들을 나무라면서 “드라마는 팀웍”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작금에 벌어진 ‘에덴의 동쪽’ 이다해 하차의 문제를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이다해 스스로 이 문제는 송승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지금도 ‘송승헌을 위한 드라마’라는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이동철(송승헌)이란 캐릭터를 위해 연기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다해 하차는 이렇게 한 인물에 집중된 드라마에서 불거져 나온 문제의 하나다.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의 변화는 연기자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 문제 역시 이순재가 언급한 ‘특별대우’의 문제로 연결된다. 배우가 요구하고 제작사가 용인하는 이 특별대우 속에서 드라마 제작의 팀웍은 만들어지기가 어렵다. 이처럼 팀웍을 깨는 특별대우의 문제는 함께 일하는 배우들을 맥 빠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또한 작품 자체를 망가뜨리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밀어주기식 시상식의 문제
한편 이순재는 그토록 오랜 세월 우리 드라마의 중심에 있었으면서도 대상 한 번 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보다는 “자신은 이미 작품을 통해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우리 드라마계의 기둥이랄 수 있는 이순재가 연기대상 하나를 타지 못한 현실은 작년 연말 연기대상에서 벌어진 '에덴의 동쪽' 밀어주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또 다른 특별대우의 시상식 버전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김명민과 함께 송승헌을 공동수상자로 넣은 것에 대해서 한류스타에 대한 특별대우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드라마 제작사 협회가 문건을 통해 보여준 한류스타에 프리미엄을 허용하는 상황은 그 시상식 대상의 공동수상 장면이 그대로 재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건에 따르면 김명민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없는 반면, 송승헌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있다. 이순재의 대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한 치의 아쉬움도 없다”는 말은 거꾸로 시상식의 무의미함을 의미한 것처럼 들린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이순재의 말들은 이처럼 현재 우리네 드라마가 처한 문제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한류의 부상 이후에 드러난 특별대우로 생겨난 거품의 문제다. 이 특별대우는 그러나 배우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그것을 허용한 제작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순재의 일침은 작금의 드라마 종사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