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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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비즈니스, 그런데 이 드라마엔 사람이 보인다이주의 드라마 2025. 3. 24. 11:12
‘협상의 기술’,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에도 순애보가 담긴다는 건망한 게임 택배왕을 만든 회사 차차게임즈는 망하기 일보직전이다. 이 회사를 산인그룹 M&A 팀장 윤주노(이제훈)는 사려고 한다. 택배왕이라는 게임 때문이다. 워낙 게임의 차원을 넘어서는 디테일 때문에 그 시스템(지도나 물류 시스템 등)을 활용해 쉽게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전통적인 유통과 물류를 해온 산인그룹은 이커머스에 일찍이 뛰어들지 않아 한계에 봉착했다. 차차게임즈를 사는 일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됐다. JTBC 토일드라마 은 이처럼 M&A라는 치열하고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다. 지금껏 직장을 다룬 작품들이 적지 않았지만, 은 본격 기업극화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그 디테일이 다르다. 실제로 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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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허용되는 삶이주의 영화 대사 2024. 7. 20. 11:28
“가라, 가서 마음껏 실패하라.” 이종필 ‘탈주’북한의 최전방 군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는 규남(이제훈)은 탈북을 꿈꾼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제대 후에도 그의 출신성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급 노동’뿐이다. 이미 미래가 결정되어 그 어떤 선택들도 가능하지 않은 삶. 규남이 철책을 넘어 지뢰지대를 뚫고 남으로 가려는 이유다. 하지만 규남의 탈북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현상(구교환) 역시 그 상황이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귀족에 해당하는 출신성분으로 러시아 유학까지 다녀와 보위부 소좌로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그 역시 피아노에 대한 꿈을 접었다. 무엇 하나 선택할 수 없고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 이종필 감독의 ‘탈주’는 그 감옥 같은 삶으로부터 탈주하려는 청춘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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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의 탈북에서 우리네 청춘들의 탈주가 읽히는 까닭(‘탈주’)이 영화는 봐야해 2024. 7. 14. 11:20
‘탈주’, 이제훈과 구교환 그리고 홍사빈이 담아낸 처절한 청춘들의 상황극(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종필 감독의 영화 ‘탈주’는 우리네 청춘들의 상황극에 가깝다. 군사분계선 너머의 북한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곳을 탈출해 남한으로 넘어오려 하는 규남(이제훈)의 처절한 사투를 그리고 있지만, 이를 통해 정작 하려는 이야기는 우리네 청춘들이 처한 감옥 같은 속박과 그 곳에서 탈주해 뭐든 스스로 선택하는 삶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라는 배경은 일종의 상황이고, 그 곳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규남이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하나의 상황극처럼 보인다. 치밀하게 지뢰지대에 매설된 지뢰 위치를 밤마다 일일이 표시해놓고 탈주의 거사를 치를 계획을 짜는 규남이 왜 그토록 탈북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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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1958’, 불의의 시대와 싸운 낭만 형사들의 수사활극이주의 드라마 2024. 5. 6. 11:32
‘낭만닥터 김사부’ 이전에 낭만 형사 박반장이 있었다. 1971년부터 18년 간 방영되며 최불암을 국민반장으로 만들었던 레전드 수사물 ‘수사반장’의 주인공 박영한이 바로 그다. 경찰 재직 기간 동안 1300여명의 범죄자를 체포해 ‘수사의 전설’이자 ‘포도왕’으로 불렸던 실존인물 고 최중락 총경을 모델로 한 박영한 형사는 당대를 살았던 이들이라면 그 인간적인 면모가 여전한 여운으로 남을만큼 낭만적이고 휴머니즘 가득한 형사였다. 오죽하면 ‘수사반장’이 수사극이 아니라 휴먼드라마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지금이야 범죄자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면 서사를 제공한다며 비난받기 마련이지만, 당대에는 극악범죄보다 생계형범죄가 많아 때로는 그 눈물겨운 사연을 들어주는 박반장의 따뜻함이 오히려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