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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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마우스', 이승기는 먹구렁이일까 쥐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3. 15. 20:05
'마우스'가 흥미진진한 미궁 속으로 시청자들을 빠뜨리는 방식 누가 먹구렁이이고 누가 쥐일까. 그리고 과연 이 먹구렁이와 쥐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날까. tvN 수목드라마 는 화두처럼 한 아이가 먹구렁이가 들어 있는 상자 속에 쥐를 넣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연히 아이들은 그 광경을 보고 기겁해 도망친다. 하지만 쥐를 넣은 아이는 도망치지 않고 그 광경을 흥미롭게 바라본다. 보통 먹구렁이가 포식자이고 그래서 당연히 쥐를 꿀꺽 삼켜버릴 거라 예상했지만, 는 전혀 다른 광경을 보여준다. 공격하는 먹구렁이를 피해 오히려 쥐가 그 먹구렁이를 물어뜯는 광경이다. 이 화두 같은 장면이 말해주는 건, 가 앞으로 그려나갈 세계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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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박유천은 언제부터 이런 연기자가 됐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4. 8. 17. 09:30
, 부족한 스토리도 채워 넣는 미친 연기들 “우린 이제 한 배를 탄 거여.” 영화 에서 전진호의 갑판장 호영(김상호)은 동요하는 선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대사는 이 영화의 상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 배를 탄 사람들’이라는 상징을 는 영화적 상황을 통해 재연해낸다. IMF라는 시대적 설정과 전진호는 그래서 당대의 우리 사회의 축소판처럼 그려진다. 감척사업 대상이 되어 배를 잃게 될 선장과 선원들. 그래서 고기로 채워져야 할 배가 조선족 밀항자들로 채워지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영화의 시작부분은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심성보 감독의 세세하고도 다이내믹한 연출이 돋보인다. 전진호 선장과 선원들의 노동과 일상을 카메라는 거칠고 녹이 슬어버린 갑판의 풍경과 그것을 그대로 닮아버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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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깨는 '유나의 거리'의 낮은 시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6. 25. 10:00
의 서민적 멜로, 왜 특별하게 느껴질까 “너 왜 이렇게 사냐? 마음잡고 착하게 살 수 있잖아.” 창만(이희준)이 유나(김옥빈)에게 던지는 이 멘트는 일반적인 멜로의 대사는 아니다. 유나는 소매치기다. 전설적인 소매치기였던 아버지 때문에 그 길로 들어섰다. 죽어가던 아버지가 제 손가락까지 자르며 소매치기를 그만두라고 만류했지만 유나는 마치 중독된 사람마냥 거리로 나와 행인들의 가방을 노린다. 그녀를 좋아하게 된 창만은 지금 유나를 그 거리로부터 구해내려 하는 중이다. JTBC 가 그리는 멜로는 우리가 늘상 드라마에서 봐오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거기에는 대기업 회장님 아들도 없고, 잘 나가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나 보기에도 멋진 커리어 우먼 따위는 없다. 창만(이희준)은 건실한 청년이지만 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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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서울의 달'에서 20년이 흘러도 서민들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5. 22. 09:20
다른 듯 같은 94년 과 2014년 1994년 김운경 작가가 쓴 은 파격적인 드라마였다. 상류층의 삶을 주로 다루던 당시 드라마 분위기에서 달동네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했다. 드라마가 상류층 삶의 선망에 머물던 것을 서민들의 현실 공감으로 바꾸어주었던 것이 에 시청자들이 열광한 이유. 당시 이 드라마는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14년, 김운경 작가는 또다시 서민들의 이야기, 로 돌아왔다. 이 달동네 하숙집을 배경으로 했다면, 는 다세대주택이 배경이다. 각자 떠돌다가 어찌 어찌 흘러들어와 한 공간에 머물게 된 이들이 엮어가는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20년 차를 가진 두 드라마의 공통된 주요 스토리다. 김운경 작가 스타일 그대로, 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