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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공주, 둘 다 하면 안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4. 21. 06:31
‘검사 프린세스’가 일과 사랑을 다루는 방식 "나처럼 예쁘고 젊고 날씬한 여자가 좋다는데 왜 그렇게 튕겨요. 기분 나쁘게. 아니. 진짜로 진짜로 나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 마혜리(김소연)는 순수하지만 개념이 조금 없다. 자식 딸린 홀아비인 윤세준(한정수)이 자신을 밀어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한다. 거기에 대고 윤세준이 한 마디 쏘아댄다. "한번 자고 싶단 생각은 들어. 그런 생각 들라고 이러고 다니는 거 아냐?" 늘 공주처럼 차려입고 다니는 마혜리를 에프엠 검사 윤세준이 이해할리 만무다. 거기에 대해 마혜리는 말한다. "나는 소중하니까요. 내 몸이, 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아니까요. 남이 뭐라든 남이 어떻게 보든 그따위 거 개나 물어가라고 그래요." 1백 킬로에 육박하는 몸으로 세상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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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그 남자의 주방에서 살아남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 25. 23:32
‘파스타’가 일과 사랑을 엮는 방식 ‘파스타’와 ‘커피 프린스 1호점’은 여러 모로 닮았다. 먼저 음식점이 배경이라는 점이다. 커피 전문점과 파스타 전문점은 이 드라마들에 묘한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들다. 그 공간에 포진한 꽃미남들과 그 속에 유일하게 서 있는 홍일점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그렇다. 여기서 가능해지는 것은 일과 사랑의 공존이다. 일터라는 공간 속의 남과 여. 그것도 여러 명의 남자들과 여자 한 명이라는 설정은 이 여자 주인공의 일과 사랑이 가진 난관을 더 첨예하게 만든다.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고, 또 그 남자들 중 하나와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파스타’와 ‘커피 프린스 1호점’은 다르다. 가장 다른 점은 남자 주인공이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의 한결(공유)이나 한성(이선균)은 모두 한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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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해피엔딩이 불편한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19. 09:37
워킹맘은 없고 불량남편만 활약하는 ‘워킹맘’ ‘워킹맘’에는 ‘불량남편 길들이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언뜻 보면 이 제목과 부제는 어떤 상관관계를 가진 것인다. 워킹맘, 최가영(염정아)이 불량남편 박재성(봉태규)에 의해 번번이 발목을 잡히는 상황은 실제로 이 상관관계가 더욱 신빙성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드라마가 그려놓은 상관관계일 뿐이다. 현실에서 워킹맘의 문제와 불량한 남편의 문제가 겹쳐지는 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 땅에 살아가는 워킹맘들의 고민은 남편이 불량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회적인 시스템의 부재와 아줌마 직장인을 바라보는 편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 드라마가 워킹맘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점은 기획의도를 들여다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