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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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어버이는 진정 어떠해야 어버이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5. 1. 06:41
벌레로 살아갈 것인가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 “나 아주 나쁜 놈이야. 당신 말대로 쓰레기고. 동우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지옥 같아서 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아서 무섭고 두려웠어. 그래서 도망쳤어. 상처를 마주볼 용기가 없어서 있는 힘껏 도망쳤어. 기껏 도망친 곳이 진짜 지옥인지도 모르고 썩은 권력에 기생하면서 그들이 던져준 돈과 권력에 취해서 벌레처럼 살았어. 참 어리석었어. 매순간 진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매순간 그걸 놓치고 더 큰 죄를 지었거든. 그들도 나도 그렇게 살았어.” tvN 금토드라마 에서 태석(이성민)은 전처이자 뺑소니사고로 죽은 동우의 엄마인 은선(박진희)을 찾아와 참회한다. 그는 자신이 지옥 같은 고통 때문에 기억으로부터 도망쳤지만 그 도망친 곳이 진짜 지옥이라는 걸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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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이 정도로 괜찮은 배우였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2. 17. 09:25
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유아인의 이방원 SBS 에서 가장 변화가 많은 인물을 꼽으라면 누가 될까. 단연 이방원(유아인)이다. 아버지 이성계(천호진)가 이인겸(최종원)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을 본 후, 대의에는 그것을 실행할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은 이방원은 그렇게 절망적인 성장기를 거친 후 정도전(김명민)의 동굴에서 가슴 떨리는 희망을 찾아낸다. 신조선을 세우려는 그 웅지. 이 시기 이방원의 모습은 비로소 꿈을 찾아낸 자의 설렘으로 가득 했다. 생각을 깊이 하기 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그는 아버지 이성계가 머뭇거리는 일을 저질러버리는 과감한 성격을 보여준다. 어딘지 불안한 청년기의 그는 그러나 홍인방(전노민)에게 붙잡혀 고신을 당할 때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결코 꺾어지지 않겠다고 버텨냄으로써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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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김명민과 전미선의 자본주의 논쟁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2. 10. 09:53
, 무명이 추구하는 건 결국 자본주의? “그것이 우리의 신념입니다. 헌데 새 나라는 이에 대한 인간의 위대한 욕망을 부정합니다.” 지금껏 SBS 에서 봤던 그 어떤 대결이 이만큼 첨예할까. 정도전(김명민)과 무명의 수장인 연향(전미선)이 벌이는 설전은 이들이 가진 서로 다른 신념의 갈등을 보여줬다. 무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조직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가는 이 사극의 가장 큰 궁금증이 되었다. 이미 조선 건국의 역사적 사실이야 누구나 다 아는 일일 게다. 그러니 만의 새로운 동력이란 바로 이 무명과 육룡이 부딪치는 그 지점에서 나오게 된다. 정도전과 연향의 설전은 이 두 세력이 추구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연향은 ‘인간의 욕망’이 위대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도전은 그 욕망이란 것이 “고려를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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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의 박혁권 활용, 끝나도 끝난 게 아니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 6. 09:25
의 놀라운 캐릭터 활용법 에 박혁권이란 배우가 없었다면 어쩔 뻔 했을까. 이 사극이 박혁권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의 초반부의 힘은 다름 아닌 백성들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없이 개인적인 권력과 치부에만 몰두하는 도당 3인방, 이인겸(최종원), 길태미(박혁권), 홍인방(전노민)이라는 인물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공적을 세워두자 ‘육룡들(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이방지, 무휼, 분이)’이 행동하는 대의명분이 생겨났다. 그 속에서 길태미는 ‘삼한제일검’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자못 여성적인 느낌이 드는 짙은 화장과 행동거지는 칼을 집어 들면 돌변하는 그 잔혹함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반전을 이루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