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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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 바다, 기억, 약속이 떠올리는 것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1. 25. 10:41
인어의 바다와 대비되는 인간의 바다 왜 하필 바다일까. 또 기억, 약속 같은 것들이 떠올리는 것은. 시국이 시국이어서인지 어떤 장면이나 대사들마저 그저 드라마의 한 대목으로 여겨지지가 않는다. 물론 드라마 제작자들이 이 모든 것들을 의도해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나라에서 똑같이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이 시대의 공기는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작품에 스며들지 않았을까. SBS 수목드라마 을 보다보면 세월호 참사로 인해 남다르게 다가오는 바다와 기억 그리고 약속 같은 단어들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SBS 수목드라마 은 어우야담의 인어이야기를 가져온 것처럼 담령과 인어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알게 되어 사랑하게 된 담령과 인어지만 사람은 뭍에서 살아야 하고 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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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푸른바다' 인어의 순수가 주는 감흥이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1. 19. 08:45
, 왜 하필 어우야담의 인어이야기일까 “넌 좋은 사람이야. 내 손 놓고 갈 수 있었는데 잡았잖아 여러 번.” 인어 심청(전지현)의 한 마디에 순간 허준재(이민호)의 눈빛이 흔들린다. 늘 입만 열면 거짓말만 늘어놓는 머리 좋은 사기꾼 허준재는 여자에게도 진심보다는 허세와 너스레만 늘어놨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달콤한 거짓말에 넘어가던 여자들과는 달리, 심청의 말은 너무 진심이라 오히려 그를 뜨끔하게 만든다. SBS 수목드라마 이 굳이 ‘어우야담’에 수록된 담령과 인어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이런 ‘전설’과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현재에 새로운 인어이야기를 이어가려한 이유는 뭘까. 그건 어째서 동서양을 망라해 어디서든 인어의 전설이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왔고 그 전설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가와 무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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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중국행, 백두산과 하얼빈의 차이옛글들/명랑TV 2016. 2. 14. 06:47
동북공정에서 항일로, 일본 버리고 중국 향하는 한류 KBS 이 3.1절 특집으로 중국 하얼빈을 간다고 한다. 3.1절이라는 의미도 그렇고 하얼빈이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라는 점은 이 특집이 갖고 있는 방향성을 확실히 보여준다. ‘항일’의 의미로서 하얼빈이라는 장소는 우리와 중국의 뜻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이른바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우리와 민감했던 시기에 이 떠났던 백두산행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다. 당시 외교적인 갈등 상황 때문에 촬영 자체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독도, 가거도, 우도, 백령도에서 가져온 물을 백두산 천지에 붓는 장면은 나름 의 방식으로 백두산을 생각하는 우리네 정서를 표현했던 것이라 말할 수 있다. 8년 전 중국과의 대립에서 마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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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일제강점기를 오락물로 풀어내는 건 가능한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8. 1. 07:46
, 상업성과 역사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 일제강점기를 오락물로 풀어내는 건 가능한가. 사실 영화는 어떤 시기든 소재로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즉 이 시기를 다루는 방식은 대부분 민족주의적인 입장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일감정을 자극하고 애국주의적인 시선을 담아내는 방식. 그러니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는 비장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은 일제강점기라는 시기를 가져오지만 그것을 암울하고 비장하게만 다루지는 않는다. 나아가 이 영화는 케이퍼 무비(Caper movie. 범죄 영화의 하위 장르 중 하나로, 무언가를 강탈 또는 절도 행위를 하는 모습과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의 장르적 성격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을 통해 케이퍼 무비의 성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