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썸네일형 리스트형 밀양 같은 존재 “비밀의 햇볕. 허허 좋네예.” - 이창동 ‘밀양’“아저씨, 밀양이란 이름의 뜻이 뭔지 알아요?” 남편을 잃고 밀양에 정착하려 아들과 함께 내려온 신애(전도연)는 고장난 차를 고쳐준 종찬(송강호)에게 밀양의 뜻을 묻는다. 하지만 종찬에게 밀양은 ‘경기가 엉망이고, 한나라당 도시고, 부산이 가깝고, 인구는 많이 준’ 그런 동네다. 그에게 이름의 뜻 같은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냥 사는 동네일 뿐. 신애가 그 뜻을 종찬에게 알려준다. “한자로 비밀 밀, 볕 양. 비밀의 햇볕. 좋죠?” 그러자 종찬은 그제야 자신이 살던 동네의 이름이 그런 뜻이였다는 걸 알았다는 듯 허허 웃으며 말한다. “비밀의 햇볕. 좋네예.”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 앞부분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앞으로 벌어질 신애의 비극과 그 .. 더보기 ‘알쓸신잡3’의 잡다한 수다가 신비롭고 가치 있게 느껴지는 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유시민 모습 통해 본 '알쓸3'의 진가‘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심훈이 쓴 시 ‘그 날이 오면’을 읽던 유시민은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고통을 절절히 담아낸 그 시의 표현을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해방이 되는 날을 상상하면서 쓴 그 시는 우리가 심훈 하면 먼저 떠올리는 소설 의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 tvN 가 찾아간 서산, 당진에서 유시민은 심훈문학관을 찾았다. 유시민이 안타까워한 건 심훈의 에 대해서 ‘순진한, 지식인류의 계몽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소설로 많이 읽혀졌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심훈의 살아온 삶을 들여다보면 어째서 를 그렇게 ‘야들야들한’ 연애소설의 틀로 썼는가를 공감할.. 더보기 '독전' 소름끼치는 연기 뒤 남은 종교적 구원에 대한 속삭임 ‘독전’, 마약 범죄 느와르에 숨겨놓은 우리네 삶의 풍경들영화 은 제목처럼 독하다. 이야기가 독하고 폭력적인 장면들이 독하며 그걸 연기해내는 배우들은 더더욱 독해 보인다. 한 마디로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들, 조진웅, 故 김주혁, 류준열, 차승원, 김성령, 박해준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진서연까지 모두가 소름끼치는 연기 몰입을 보여준다. 관객으로서는 그들의 연기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에 어떻게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마약을 두고 벌어지는 느와르 영화의 전형처럼 강렬한 장면들이 관객의 시선을 온통 집중시키는 바람에 이해영 감독이 이 느와르를 통해 담아놓은 많은 종교적 뉘앙스들이 슬쩍슬쩍 뒤로 숨겨진다. 이건 이라는 영화 제목의 영문명이 조금은 엉뚱하.. 더보기 '마더', 그냥 이보영과 허율을 모녀로 살게 해줄 순 없나 ‘마더’가 사회에 던지는 딜레마, 친모라고 엄마인가그냥 이 엄마와 딸을 진짜 모녀 관계로 살게 해줄 순 없을까. 아마도 tvN 수목드라마 시청자라면 수진(이보영)과 윤복(허율)이 그렇게 편하게 엄마와 딸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은 어떨까. 수진은 경찰에 쫓기는 유괴범이다. 그것도 딸 같은 윤복을 유괴한 인물. 물론 수진이 윤복과 함께 도망치게 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만일 수진이 방치했다면 윤복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의 엄마 자영(고성희)은 비정하게도 자신의 동거남 설악(손석구)이 윤복을 학대하는 걸 방치했다. 그리고 아이가 사라지자 찾아보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한다. 윤복을 납치한 설악이 ‘눈물을 보이면 죽인다’는 자신.. 더보기 문제작 '세 번째 살인', 그 누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는가 ‘세 번째 살인’,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그리는 ‘죄와 벌’(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은 미스미(샤쿠쇼 코지)가 공장 사장을 살해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이미 젊은 시절 살인을 저질러 30년 간 감옥에서 지낸 바 있다. 출소한 후 다시 살인을 저질렀으니 그것이 미스미의 두 번째 살인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미스미는 순순히 붙잡혀 자신이 공장 사장을 살해했다는 걸 시인한다. 그러니 더 이상의 살인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세 번째 살인’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은 해석할 여지가 많은 문제작이다. 살인과 재판 그리고 그 사이에 드러나는 진실들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법정극의 틀을 갖고 있지만, 그 안에서 벌..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