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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와 포켓몬 고, 이미 가상 깊숙이 들어온 우리들 오연주(한효주)는 현대판 피그말리온인가. MBC 수목드라마 가 보여주는 웹툰 속 신세계는 자신이 만든 여인상을 사랑하게 된 피그말리온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오연주는 웹툰 속 가상인물인 강철(이종석)을 애초에 꿈꾸고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어느 날 웹툰 속으로 쑥 빨려들어 간 그녀가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러자 의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신세계가 펼쳐진다. 의 웹툰 속 가상 세계가 흥미로운 건 그것이 단지 현실을 모사했지만 허상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그 세계는 현실과는 다른 그 자체의 세계관과 동력이 작동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콘텐츠라 부르는 세계의 작동법이다. 캐릭터는 응당 어떤 목적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목적이 다하는 어느 ..
류화영의 , 어째서 공감될까 JTBC 금토드라마 에서 강이나(류화영)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에서 그녀는 다른 청춘들과는 삶 자체가 다르다. 일단 대학생이 아니고 그래서인지 연애와 일에 있어서도 다른 청춘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그녀는 좋게 표현하면 연애를 일로서 하고 있고(스폰서를 받는다), 나쁘게 표현하면 그녀 스스로도 말하듯 몸을 팔아 살아간다. 그러니 청춘의 연애가 갖는 아픔이나 상처 같은 것이 있을 리 없고, 또 미래의 일자리를 위한 고군분투도 없다. 다만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가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다. 그녀가 벨 에포크에서 일종의 왕따를 겪게 되는 건 대학생이 아니라는 걸 숨겼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쁜 남자라는 걸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예은(한승..
작가, 캐릭터, 독자, 작품은 누구의 것인가 작품은 진정 작가의 것인가. 몇 십 년 전만 해도 질문거리가 되지도 않을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지금 현재 예술의 영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요한 물음이 되고 있다. 작품은 당연히 작가가 쓰는 것이라며 저자에게 신적 지위를 주던 시대는 조금씩 저물고 있다. 작가가 써낸 작품은 어떤 의미로는 작품의 내적인 동인에 의해(개연성 같은) 움직인다. 그리고 독자들의 욕망에 영향을 받는다. 이제 독자들의 요구는 작품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또 작가가 애초에 써낸 작품도 온전히 작가의 창작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무수히 많은 참조들과 정보들이 거기에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드라마 제작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집단 창작으로 들어가면 저자의 개념은 애매..
, 전도연 없어도 충분히 가치 있는 까닭 JTBC 에는 전도연, 유지태가 없다? 사실이고 현실이다. 에는 이렇게 표현하기 좀 그렇지만 이른바 ‘A급 캐스팅’이 없다. 첫 회를 이끌어나간 유은재라는 막내 새내기 대학생 역할의 박혜수는 SBS 에 잠깐 출연했을 뿐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드라마보다는 에 나왔던 이력이 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 첫 회에서 박혜수는 확실히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다. 대학 새내기가 가질 수 있는 낯설음과 두려움 같은 것들을 때론 귀엽고 때론 안쓰럽게 잘 표현해줬고 후반부에 이르러 누르고 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도 꽤 임팩트있게 소화해냈다. 누가 봐도 딱 대학 새내기 같은 이미지를 보여줬고, 그녀의 시선을 통해 이 드라마의 다른 출연자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
, 인물의 매력 없이 이야기는 의미 없다 tvN 는 어째서 갈수록 힘이 빠질까. 이야기의 흥미로움이 없는 건 아니다. 귀신 보는 남자와 귀신의 썸이란 설정 또한 독특하다. 게다가 매 회 귀신과 육박전을 방불케 하는 액션도 볼거리다. 귀신 보는 남자와 귀신이 짝을 이뤄 귀신을 물리치고, 둘 사이에 밀고 당기는 청춘 멜로도 있으며, 또 귀신보다 더 소름끼치는 인물의 미스테리하고 공포스러운 행적이 깔려 있어 그와의 일전 또한 기대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런데 는 이상하게도 끌리지는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첫 회 시청률 4.055%(닐슨 코리아)로 시작하며 잔뜩 기대감을 줬던 는 지금 3.4%로 떨어졌다. 물론 시청률이 모든 걸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의 경우 시청자들이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마동석 전성시대의 비밀 영화 이 칸느에서 상영됐을 때, 마동석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고 한다. 그가 나올 때마다 관객들이 빵빵 터졌다는 것. 이런 사정은 국내 팬들도 마찬가지다. 이라는 영화에서 마동석을 빼놓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 그는 주인공 그 이상의 존재감으로 을 압도했다. 그가 에서 주목될 수 있었던 건 그에게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카리스마 덕분이다. 좀비들이 쏟아져 나오는 열차 속에서 그 두려움을 한 순간에 일소해 버리고 때로는 피식 웃음이 나오게도 만드는 그런 존재. 그래서 의 상화라는 캐릭터는 마동석이라는 배우에 의해 압도된다. 영화가 캐릭터를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저 마동석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관객들은 어떤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이른바 마동석 전성시대..
한효주, 이종석만큼 흥미진진한 의 세계 역시 송재정 작가의 판타지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을 통해 독특한 타임워프의 세계를 보여줬던 그녀가 이제는 라는 판타지의 세계를 들고 왔다. 그 세계는 웹툰과 현실이 교차되는 세계다. 풋내기 의사인 현실 세계의 오연주(한효주)와 웹툰 속 주인공인 강철(이종석)의 만남. 혹은 가상 세계인 웹툰 ‘W’와 그 웹툰을 그리는 현실세계의 부딪침. 어찌 보면 너무 만화 같은 설정이지만 송재정 작가는 그 판타지를 실감나는 흥미진진한 세계로 바꿔 놓았다. 송재정 작가는 어떻게 이 만화적인 세계를 실감나는 몰입감으로 바꿔 놓을 수 있었을까. 그 첫 번째는 오연주라는 캐릭터의 성공이다. 결국 현실과 웹툰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는 인물로서 오연주라는 캐릭터가 그 과정을 제대..
, 멜로-공포-액션에서 길을 잃다 tvN 월화드라마 는 도대체 장르의 정체가 뭘까. 귀신과 인간 사이의 멜로? 공포? 퇴마 액션? 그것도 아니면 코미디? 물론 요즘처럼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른바 복합장르의 시대에 이런 질문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멜로와 공포와 액션 그리고 코미디가 엮어지는 복합장르라면 그 모든 장르적 요소들이 살아나야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는 그런 복합적인 장르들을 성공적으로 결합시키고 있을까. 이질적인 요소들로 보여도 공포는 멜로와도 또 코미디나 액션과도 잘 어울리는 장르다. 같은 작품은 대표적이다. 공포가 주는 긴장감은 남녀 주인공 사이의 사랑이야기를 더 절절하고 쫄깃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때론 귀곡성 특집이 보여주듯 공포에 절절 매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