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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의 흥행 보증수표, 신박기획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

 

지난 17일 MBC <쇼! 음악중심>에 환불원정대가 드디어 첫 무대를 선보였다. 오프닝으로 등장부터 남다른 포스를 보여준 환불원정대는 무대 중앙으로 나와 멋진 군무가 더해진 'Don't touch me'를 들려줬다. 한 마디로 "무대를 찢었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고 4인4색의 개성이 살아나면서도 함께 맞춘 안무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무대의 맛이라니.

 

그런데 이 무대가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오는 건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먼저 선보였던 멤버들이 만나고 함께 소통하며 그 경험들이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서다. 'Don't touch me'는 그냥 나온 그런 곡이 아니라는 느낌이랄까.

 

지난주 <놀면 뭐하니?>가 보여줬던 'Don't touch me'의 녹음 과정이 이 무대에 자연스럽게 오버랩 됐다. 갑상샘암 수술로 한쪽 성대의 신경이 마비되어 파솔라 구간의 소리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던 만옥(엄정화)을 위해 지미유(유재석)가 보컬 코치 노영주를 소개해주고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지만 막상 녹음실에 들어가자 긴장 때문에 소리가 나오지 않던 그 안타까운 순간들. 다시 노영주를 불러 만옥을 안정시키는 걸 문밖에서 들으며 안도하던 지미유의 모습. 그리고 결국 녹음실 안에서 마음껏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큰 감동을 줬던 만옥의 모습이 그 무대의 노래와 겹쳐진다.

 

만옥 언니를 옆에서 걱정해주고 또 응원해주며 녹음실에 들어가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천옥(이효리)과 너무나 매력적인 보이스로 녹음실 사람들이 "미쳤다"며 감탄사만을 연발하게 만들었던 제시와 화사의 녹음 과정들이 <쇼! 음악중심> 무대의 노래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남다른 감흥을 만든다.

 

<쇼! 음악중심>에서 첫 무대를 통해 먼저 선보인 블랙 가죽 느낌의 의상과 합을 맞춘 안무는 몇 시간 뒤에 방영된 <놀면 뭐하니?>를 통해 그것이 어떻게 선택되고 만들어졌는가가 소개됐다. 신박기획의 의상을 맡게 된 비주얼 디렉터 스봉(정재형, 스타일리스트 봉원)은 멤버들이 과거에 입던 의상들을 서로 바꿔 입어보기도 하고, 에이핑크의 옷을 공수해와 같은 콘셉트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인연을 맺은 세계적인 댄서 올레디 아이키가 만든 'Don't touch me'의 안무가 소개됐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과 특색이 묻어난 동작들이 더해졌고 또 함께 하는 동작에서는 환불원정대 특유의 멋진 언니 포스가 담겨졌다. 방송 내용을 보고 다시 <쇼! 음악중심>의 무대 영상을 보면 그 블랙 가죽 의상과 안무가 훨씬 더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이미 지난 10일 'Don't touch me'의 음원이 발표됐고 발표되자마자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그 후 <쇼! 음악중심>을 시작으로 이들의 음악프로그램 무대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이 발표한 곡의 결과와 이들의 행보를 이미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놀면 뭐하니?>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 그 곡과 안무, 의상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본다. 그리고 다시 음악을 들어보면 음악은 또 새롭게 들린다.

 

<놀면 뭐하니?>가 지난번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각종 음원들을 차트 정상에 올려놓은 것처럼 이번 환불원정대도 거의 예상된(?) 대박을 선보이고 있다. 이것이 가능해진 건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과 음원 그리고 이들의 활동이 담겨지는 음악 프로그램 무대 등이 더해지면서 강력한 삼박자의 시너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놀면 뭐하니?>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음악에 더해주고, 음원과 무대는 <놀면 뭐하니?>를 통해 보여지는 그 과정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생시키는 이 구조 속에서 캐릭터들이 탄생하고 음원이 탄생하며 방송이 주목을 받는다. 음원 수익이 모두 기부되는 구조는 이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즐거운 소비'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신박기획이 다소 허름해 보이는 사무실을 갖추고 본격적인 기획들을 펼칠 거라는 즐거운 예감이 드는 건 이 강력한 시너지의 결과들을 이미 우리가 봐왔기 때문이다. 다소 소외됐거나 어쩌면 남다른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아이템들이 만일 이 신박기획이라는 '성공 보증수표'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과연 어떤 '좋은 영향력'을 발견하게 될까. 앞으로 신박기획의 행보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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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의외로 잘 챙겨서 더 훈훈한 환불원정대와 신박기획

 

완벽한 창과 방패의 조합이 이럴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이효리와 김종민의 조합이 그렇다. 환불원정대 프로젝트에서 각각 천옥과 김지섭으로 아티스트와 매니저 관계로 만난 두 사람. 천옥은 센 언니 캐릭터 그대로 처음 김지섭을 봤을 때부터 "뭘 봐?"하며 세게 밀어붙였지만 희한하게도 김지섭에게는 타격감 제로였다. 어떤 공격이든 척척 받아내는 튼튼한 방패 같은 김지섭의 리액션에 오히려 천옥이 당황하며 실소를 지을 정도였으니.

 

그래서 공항에 마중 나온 매니저 김지섭과 천옥이 한 차를 타고 이동하며 나누는 대화는 흥미진진했다. 누군가를 "이기고 싶은 생각 없냐"는 질문에 "이길 수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맨날 지니까 그런 생각이 없다"며 '지는 습관'을 얘기하는 김지섭 앞에 천옥은 웃음을 터트렸다. 노래 발표하고 1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만일 못하면 어떻냐고 묻는 질문에도 김지섭은 그저 "못하는 구나" 한다고 한다. 그 말에 천옥은 김지섭에게 "최고"라며 "너한테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한다. 뭔가 내려놓은 듯한 편안함이 거기서 느껴졌기 때문일 게다.

 

압권은 그래도 김지섭이 할 말은 다 한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천옥이 "공부는 안했어?"라고 다소 난감한 질문을 던지자, 김지섭은 거꾸로 "너 했어?"하고 되묻는다. 그러자 "안했지"라는 천옥의 답변에 "나도"라고 맞장구를 치며 의외의 동질감에 훈훈한 웃음이 터진다.

 

사람에게는 악한 마음도 착한 마음도 공존한다며 누군가 지나가다 "이 바보야"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김지섭에게 묻자 "아 예" 할 거라는 말에 빵 터지고, 누군가 길가다가 뒤통수를 치면 화가 나도 '더 맞을까봐' 그냥 간다는 말에 웃기면서도 천옥은 스스로 느끼는 게 많아진다. 하기 싫은 걸 시키는 PD앞에서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사냐"는 김지섭의 답변 앞에서는 천옥이 결국 "스승님"이라며 배울 점이 많다는 걸 인정한다.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는 센 언니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하고 때론 언성이 높아지기 일쑤다. 그래서 이들을 이끄는 신박기획 대표 지미유(유재석)는 "미쳐 버리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의외로 이들은 서로를 챙겨주는 훈훈한 면모를 보인다. 공항에서 김지섭의 생일선물을 챙겨주는 천옥처럼, 지미유는 만옥(엄정화)이 갑상샘암 수술 후 한쪽 성대의 신경이 마비되어 파솔라 구간이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친한 후배이자 유명한 보컬 코치 노영주를 소개해줬다.

 

사비를 들여 10회 분 코치 비용까지 지불한 지미유 덕분에 만옥은 조금씩 목소리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고, 데뷔곡 '돈 터치 미(Don't touch me)'의 녹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 녹음 당일 스트레스 때문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자 급하게 노영주 코치를 불러 컨디션을 회복시켰고 결국 눈물과 감동의 녹음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처음 만나서는 툭탁거리며 불협화음을 내던 환불원정대와 신박기획 사람들이지만, 차츰 익숙해져가며 은근히 드러내지 않고 진심을 담아 서로를 챙기면서 만들어가는 하모니. "스승님"이라고 김지섭을 인정하게 된 천옥이나, "지미 덕분에 녹음을 한다"며 기뻐하는 만옥이나 이렇게 어우러지는 과정들이 있어 데뷔곡 '돈 터치 미'라는 멋진 노래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공개되자마자 음원 차트를 올킬 해버린 이 곡의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고 한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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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캐릭터, 아이템의 비결

 

"앨범 낼 거 같은데? 트로트 앨범." "그러니까 저쪽이 가수 아니야?" "너무 잘 어울린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그리고 실비(화사)의 프로필 및 단체사진을 찍는 와중에, 지미 유(유재석)와 매니저로 뽑힌 김지섭(김종민)과 정봉원(정재형)의 신박기획이 단체 사진을 찍자 그런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환불원정대의 그 말대로 신박기획 3인방은 그대로 트로트 그룹을 짜서 활동해도 될 만큼 캐릭터가 확실하다. '동물의 왕국'을 연상시키는 호랑이 무늬 셔츠를 통일해 입은 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때 붙는 자막이 그래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신입 트로트 그룹 신박입니다.' 혹시 환불원정대 다음은 신박일까.

 

물론 <무한도전> 시절부터 말 한 마디 툭 던진 것이 엄청나게 일을 크게 만들던 경험을 해왔지만, <놀면 뭐하니?> 역시 프로그램 과정 중에 나온 몇 마디가 실제 빅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유재석이 유르페우스라는 부캐로 하프에 도전하게 된 건 유희열이 던진 한 마디 때문이었고, 라섹이라는 부캐로 라면집을 하게 됐던 것도 라면은 좀 끓일 줄 안다고 유산슬로 활동할 때 했던 말이 빌미가 됐다.

 

환불원정대도 싹쓰리 활동 중 이효리가 걸그룹을 거론하며 엄정화, 제시, 화사를 지목했던 게 현실이 됐다. 그러니 환불원정대에서 별 생각 없이 이렇게 툭툭 던져지는 멘트들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환불원정대 때문에 만들어진 '신박기획'은 그 캐릭터나 조합만을 봐도 이번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트로트 그룹에 도전하든 아니면 연예기획사로서 새로운 아이템에 도전하든 이 조합을 활용하는 건 향후에도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를 보면 싹쓰리 때와는 사뭇 다른 콩트 코미디적인 캐릭터와 상황극이 들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싹쓰리는 캐릭터는 있었지만 말 그대로 음악을 준비하고 앨범을 내는 과정에 집중했고, 환불원정대는 10월 10일 음원 발표를 못 박았지만 음악만큼 이들의 캐릭터 상황극의 재미 또한 극대화했다.

 

지미 유는 싹쓰리의 유두래곤과는 너무나 다른 하나의 색다른 캐릭터가 됐고, 신박기획에 합류한 김지섭과 정봉원 역시 '웃상'과 '울상'으로 웃기는 캐릭터로 세워졌다. 이제 이들이 모여 무슨 이야기만 해도 빵빵 터질 만큼 캐릭터는 확실해졌다. 물론 이들 캐릭터가 이렇게 세워지게 된 건 환불원정대의 센 언니들 캐릭터들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보면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그려가는 <놀면 뭐하니?>의 세계가 갈수록 풍부해지고 흥미진진해지는 것이 바로 이들의 놀라울 정도로 쏟아내는 다양한 캐릭터와 아이템 덕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센 언니들 앞에서 맞서는(?) 캐릭터로 지미 유가 서 있다면 그들을 맞춰주는 캐릭터들로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김지섭과 정봉원이 있다.

 

여기에 이번 환불원정대의 타이틀곡으로 결정된 'Don't touch me'를 작곡한 블랙 아이드 필승 라도가 주지훈을 닮았다며 곧바로 '툭지훈(주지훈이 툭 치고 간 것 같이 닮았다는 의미)'이라는 캐릭터로 세워진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단 몇 분 간의 방송 분량 속이지만 환불원정대와 함께 사진을 찍을 때 어딘가 검거된 범인처럼 금세 캐릭터로 세워진 툭지훈은 '신박기획'이 혹여나 향후 어떤 활동을 할 때 또 다시 참여해도 충분할 인상을 남겼다.

 

<놀면 뭐하니?>는 계속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 다름 아닌 캐릭터 창출이다. 프로젝트를 하나 할 때마다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그 각각의 캐릭터들의 색깔에 맞는 신박한 아이템들까지 의외로 생겨나면서 이 유니버스는 풍요로워진다. <놀면 뭐하니?>의 세계가 <무한도전>보다 흥미로워지는 건 바로 이 열린 유니버스에 갈수록 많아지는 캐릭터들의 향연 덕분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놀면 뭐하니?>의 유니버스 속으로 들어와 색다른 캐릭터(부캐)를 입게 될까. 끝없이 이어지는 기대감과 화수분 같은 재미는 바로 이런 독보적인 세계관 덕분이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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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김종민과 정재형, 어째서 환불원정대에 맞춤일까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 해주세요."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매니저로 뽑힌 김지섭(김종민)이 그렇게 묻자 이효리는 대놓고 "너 가!"라고 답한다. 소지섭을 기대했는데 김지섭이 나타난 불만을 터트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 다소 센 멘트에도 김지섭은 특유의 웃상으로 이게 무슨 뜻일까 못 알아듣는 얼굴이다. 그리고 그의 입에 아예 붙어버린 듯한 "예?"하는 되물음이 이어진다.

 

그 모습에 깔깔 웃으며 "못 알아 들었다"는 은비(제시)의 말에 천옥(이효리)은 의외로 "좋다"며 만족한다. "못 알아 들으니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는 것. 천옥과 김지섭의 조합은 그 첫 대면(?)만으로도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조금 반응이 느리고 '말 귀를 못 알아듣는' 그 캐릭터는 천옥을 위시한 환불원정대의 다소 센 언니들 매니저로는 너무 잘 맞기 때문이다. 뭐든 거침없이 센 이야기를 쏟아내도 마치 '토크 방탄복'이라도 입은 듯 웃음으로 받아내는 캐릭터. 이 만큼 환불원정대에 딱 어울리는 매니저가 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김지섭이 주눅들거나 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는 건 천옥과 반말, 존댓말을 오가는 대화를 통해 드러난다. "종민아" 그러면 "어" 그러고 "종민씨" 하면 "얘"라고 한다는 것. 오는 대로 맞춰 돌려주는 김지섭은 당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이 대목에서 보여준다. 천옥이 "동갑내기끼리 반말 쓰는 게 뭐가 어때서 그래?"하고 다소 따지듯이 말해도 김지섭은 웃으며 "맞아"하고 선선히 받아줌으로써 천옥을 오히려 웃게 만들었다.

 

이들의 부캐 놀이가 큰 웃음을 주는 건 아티스트와 매니저라는 낯선 관계로 만나고 있지만 이들은 본래 가까운 인연이 있는 사이기 때문이다. 김종민은 엄정화의 백댄서로 활동했던 시절의 추억이 있었고, 정재형은 이효리와 이상순을 만나게 해준 인물이면서 엄정화와는 절친이었다. 엄정화는 뭐든 챙겨줘야만 하는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이 바로 정재형이라고 했다. 하지만 엄정화와 정재형이 아닌 만옥과 정봉원으로 만난 두 사람은 이제 그 관계가 역전되었다. 그간 엄정화가 신경 썼던 것들을 이제 정재형이 해야만 하는 상황. 엄정화가 드러내는 '복수(?)'가 흥미로워지는 상황이다.

 

갑자기 매니저가 뭔지 아냐고 묻는 천옥의 압박질문에 김지섭이 "매니지먼트 회사 사원"이라 당황하며 말하고 하는 일이 "뒷일 봐주는 거"라는 엉뚱한 말에 한국말이 서툰 은비가 그걸 육체적인 의미로 오해하는 장면은 이들의 토크 방향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지만 웃음만큼은 확실하게 만들어낸다는 걸 보여준다. 은비와 김지섭이 어딘가 '잘 못 알아듣는' 캐릭터로 닮아있어 의외로 두 사람이 잘 통한다는 점도 향후 이들의 관계가 어떤 웃음을 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운전을 못하는 매니저 정봉원은 그러나 천옥이 슬쩍 꺼내놓은 만옥에 대한 그의 진심에 눈물을 보이는 감성을 드러냈다. 만옥이 암 투병을 할 때 정봉원이 막 울었다는 이야기를 천옥이 꺼내놓자 갑자기 그 자리는 울음바다가 되었다. 울컥해진 만옥과 정봉원이 갑자기 흘리는 눈물은 그들이 얼마나 서로를 아끼는 친구사이인가를 잘 드러내줬다. 그런데 그 상황이 도대체 뭔가 하며 어떤 리액션을 취해야 할지 알 수 없어하는 은비의 모습은 또 웃음을 줬다.

 

이제 김지섭과 정봉원의 매니저 부캐를 갖게 된 김종민과 정재형이 환불원정대에 맞춤인 건 이들이 본래부터 친분이 있어 편한 관계라는 것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캐릭터들이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센 캐릭터들 앞에서 엉뚱한 리액션으로 그걸 척척 받아내는 김종민과 의외로 감성적이고 그래서 오히려 환불원정대가 챙겨줘야 할 것만 같은 정재형은 그 캐릭터들이 환불원정대 프로젝트의 큰 웃음을 주면서 동시에 이들의 매력을 더욱 끄집어낼 수 있는 요소들을 갖고 있어서다. 아직 본격적인 음악활동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종민과 정재형의 합류는 벌써부터 이 환불원정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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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환불원정대를 보면 유재석의 부캐놀이가 새롭게 보인다

 

"재석 오빠 지미 유 캐릭터 맡고서 눈빛마저 차가운 거 알아? 완전 진짜 다른 사람처럼." 엄정화의 집에 모여 함께 즐거운 식사를 나누던 환불원정대. 이효리가 유재석의 지미유 부캐 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툭 꺼내놓는다. 그러자 엄정화 역시 똑같이 느꼈다며 자신만 그렇게 느껴진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유재석의 연기를 이야기한다. "완전히 눈빛 자체가 달라. 연기자야 연기자. 연기자들은 원래 연기 들어가면 사람이 다른 사람처럼 변하잖아요." 이렇게 일종의 '부캐 놀이'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맞장구를 치는 환불원정대. 유재석이 몰입이 심해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려면 꽤 오래 걸릴 것 같다며 '몰입병', '부캐병'이라는 농담까지 더해 넣는다.

 

사실 별거 아닌 농담처럼 슥 지나가는 이야기 속에 나온 연기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대목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하는 부캐 놀이에 점점 몰입이 더해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지미 유 캐릭터는 이전에 싹쓰리 프로젝트에서 그가 꺼내놨던 유두래곤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유두래곤이 어딘지 젊은 날 좀 놀았을 법한 캐릭터로 그 때의 열정을 다시 불태우는 그런 인물로 이효리가 분했던 린다 G에게 늘 주눅 드는 캐릭터였다면, 지미 유는 어딘지 사기 캐릭터의 냄새가 솔솔 풍기고, 할 말은 하는 의외로 강한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톱100귀를 갖고 있다며 노래에는 절대 터치하지 말라는 환불원정대의 이구동성에도 그는 자신의 선택이 더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단발에 하와이안 셔츠 그리고 일수가방처럼 들고 다니는 백 같은 스타일로 마치 옛날 분위기를 풍기는 대부업체 사람 같은 캐릭터를 꺼내놓은 지미 유. 그런데 왜 유재석은 이번 부캐에서 이렇게 색다른 캐릭터를 세워놓고 좀 더 그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는 걸까.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첫 번째 이유는 '환불원정대'가 가진 센 언니들 캐릭터에 적당한 대립구도를 만들어야 그들의 팀워크도 단단해지고 또 센 느낌 역시 적당히 중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싹쓰리에서는 이효리에게 주눅 드는 모습을 보여도 비가 막내로서 적절히 툴툴 대고 앙탈을 부리는 모습으로 균형 잡힌 케미가 완성됐다. 하지만 '환불원정대'에서 유두래곤 같은 '당하는 캐릭터'를 고수하면 자칫 센 언니 캐릭터가 과잉되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지미 유가 절대 밀리지 않고 이들의 센 기세에 자신도 할 말을 하는 건 그런 이유다. 물론 그렇다고 밀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지미 유가 이런 캐릭터를 세워두고 남달리 몰입하는 두 번째 이유는 '환불원정대'가 출범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이 캐릭터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만들어내는 색다른 재미와 웃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제작자로서 이상민이나 송은이 같은 이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 이야기나, 매니저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지미 유의 이런 다소 우스꽝스러운 사기 캐릭터는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어낸 바 있다. 이상민으로부터 "매니저는 말귀를 못 알아들어야 제작자가 빛난다" 같은 다소 엉뚱한 조언들을 듣는 모습이나, 그래서 만난 김종민이 "예?"라고 묻기만 해도 웃음이 터졌던 상황들은 지미 유라는 과하게 몰입해 유재석이라는 본캐와 선을 그은 부캐가 있어서다.

 

개그맨이라고 하면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 그 직업을 생각하곤 하지만 사실 그전에 코미디언이라고 불렸을 때만 해도 이들은 모두 연기자였다. 웃음을 주는 캐릭터에 몰입하고 특정한 상황극에 진짜처럼 빠져야 보는 이들에게 더 큰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 유재석의 부캐 놀이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소속사 사장님(?) 김태호 PD의 강제에 의해 주어졌지만, 차츰 유재석 스스로 그 새로운 캐릭터에 몰입해 빠져드는 면모로 진화하고 있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목표에 대해 묻는 청년들에게 유재석은 자신이 특별히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거였다. 다만 자신의 성격이 무언가 맡겨지면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 그렇게 되면 최선을 다해 한다고 했다. 애초 유재석에게 부캐놀이는 자신이 생각한 목표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태호 PD에 의해 맡겨진 그 목표 속에서 유재석은 최선을 다하면서 점점 그 일에 몰입해가고 있다. '환불원정대'에서 유재석이 이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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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이 이렇게 웃겼나? '놀면'이 만들면 찐 캐릭터가 되는 건

 

김종민이 이렇게 웃겼던가. 물론 그간 KBS 예능 <1박2일>에서 그가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게 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리액션과 답변으로 바보인가 천재인가를 알 수 없는 그 캐릭터가 늘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훈훈한 웃음을 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의 김종민은 그 웃음의 밀도 자체가 달랐다. 말 한 마디, 표정 하나만으로도 빵빵 터졌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놀면 뭐하니?>는 새로 시작한 '환불원정대'의 매니저 면접을 하면서 유재석에게 쓰던 방식을 그대로 썼다. 당사자들에게 매니저 면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그 장소로 오게 한 것. 갑자기 매니저 면접을 받게 된 양세찬, 조세호는 지난주 그래서 유재석이 자신들을 모른 체 하며 '지미 유'라고 소개하고 다짜고짜 면접을 하는 그 상황극 속에 들어와 당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그런데 매니저 면접을 하다 갑자기 이번 회에서는 이상민을 초대해 제작자로서 조언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이상민은 어떤 매니저가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말 귀를 못 알아듣는 매니저'가 제작자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기상천외한 조언을 해줬다. 그리고 추천한 인물이 바로 김종민이다. 이상민은 빨리 그를 잡으라는 조언을 남긴 채 떠났다.

 

바로 이렇게 일종의 '밑밥(?)'을 깔아 둬서일까. 2차 매니저 면접을 하기 위해 온 김종민은 지미 유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터졌다. 들어서면서부터 너무 황당한 표정으로 "예?"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모습은, 이상민이 조언했던 '말 귀를 못 알아듣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다.

 

편견이나 무언가를 잘 보이려는 모습 그런 것들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순수함으로 무장한 김종민은 매니저 면접으로 그를 불렀다는 질문에도 "왜요?"라고 말하고, 어떤 일 하다 오셨냐는 질문에도 더듬대며 "집에 있다 왔다"고 말하고는 그것이 '매니저의 덕목'이라고 했다. 질문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 "예?"를 반복하는 김종민의 모습에 지미 유는 면접을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음소거 웃음을 터트릴 정도였으니.

 

스스로의 단점이 이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솔직히 말하는 김종민은 웃음을 주면서도 순수한 모습으로 호감을 줬다. 나라의 수도를 잘 안다고 자신했지만 네 문제 중 세 문제를 모두 틀리고 나자 금세 "잘 모른다"고 태세를 전환하는 모습에서도 지미 유는 "신선함"을 느꼈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지원한 적이 있다는 프로필에 '무대 위의 고충'을 묻자, "무대 위의 고충요?"라고 되묻는 것만으로도 김종민은 큰 웃음을 주는 캐릭터였다.

 

중요한 건 그것이 설정이라기보다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찐 캐릭터'라는 점이었다. 결국 지미 유는 그에 대한 평가로 "김종민 이 사람은 찐이다"라고 썼다. 사실 김종민의 이런 캐릭터가 완전히 처음인 건 아니었다. 이미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왔던 모습을 매니저 면접이라는 상황 속에서 보여줬을 뿐이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는 그의 캐릭터를 매니저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이상민의 이야기를 더해줌으로써 제대로 끌어올렸다. 조금 답답해 보이는 그의 어눌한 말투가 모두 웃음으로 바뀌게 된 이유였다.

 

이것은 어쩌면 <놀면 뭐하니?>가 그 많은 캐릭터 놀이들을 그토록 재미있게 만들어내는 힘이 아닐까 싶다. 똑같은 캐릭터도 앞뒤 스토리텔링을 달리하거나 유재석의 쥐락펴락하는 유도에 의해 보다 빵빵 터지는 캐릭터로 부각시키는 것. 환불원정대의 매니저로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김종민을 단 몇 분 만에 기대하게 만든 그 힘이 바로 이런 데서 나오는 게 아닐까.(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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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센스', 컴온! 게임보다 유재석과 제시의 케미가 더 돋보인 건

 

tvN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는 진짜들 속에 가짜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첫 회에는 세 군데의 특이한 식당에서 가짜 식당을 찾아내는 게 미션이었다. 마트에서 구입한 재료를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식당, 하루 한 시간만 영업하는 닭볶음 라면집, 한 끼에 1인당 100만원인 한식 레스토랑이 제시된 식당들로 출연자들은 저마다의 추리와 촉, 감을 발휘해 가짜 식당이 무엇인가를 찾아나갔다.

 

사실 가짜를 찾아낸다는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생각만큼 아직은 특별한 재미를 만들어내진 못하고 있다. 진짜인 줄 알았는데 가짜였다는 반전이 주는 재미라고 하지만 그건 준비한 노력에 비해 방송 효과가 그다지 크다고 보긴 어렵다. 예를 들어 첫 회에 가짜로 등장한 집의 경우 이를 꾸미기 위해 폐가를 장장 3주에 걸쳐 공사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짧게 소개된다. 들인 비용과 시간을 생각해보면 가성비가 있는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스센스>의 첫 방송을 재밌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출연자들 덕분이다. 특히 제시는 정철민 PD가 얘기한 것처럼 유재석이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이유를 충분히 보여줬다. 그는 등장부터가 남달랐다. 조금 늦는 제시에게 유재석이 전화를 걸자 엉뚱하게도 "공사 중"이라며 1분만 기다려 달라 하고 "나 식은 땀 나"라고 하는 말의 그 특유의 센 소리 발음을 유재석이 콕 집어 "식은 땀 발음을 왜 이렇게 해? 욕하는 줄 알고 놀랐잖아!"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두 사람의 케미가 돋보였다.

 

초면인 다른 출연자들과 대놓고 뜬금없이 '가슴' 이야기를 꺼내고 그 날의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준 이상엽의 이름을 몰라 "민정 오빠"라고 부르는 제시의 엉뚱한 말과 실수는 특유의 천진 솔직한 캐릭터로 인해 빵빵 터트리는 웃음을 선사했다. 유재석이 웃으며 '망나니'라고 표현할 정도.

 

제사는 또 뜬금없이 사귄 남자가 다섯이라는 TMI를 꺼내놓고 모두가 "예스"라 말할 때 혼자 "노"라고 말하는 '토크 방지턱'으로 웃음을 줬다. 세 번째 집을 방문했을 때 사장님의 연기가 송강호 선배만큼 자연스럽다며 연기자인 출연자들도 따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제시는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브레이크를 걸었고, 음식이 입에서 녹는다고 말할 때도 "하나는 안 녹았어"라고 해맑게 말해 웃음을 줬다.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에서도 이효리까지 당황하게 만드는 엉뚱하지만 솔직한 토크를 하는 제시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껏 주목되고 있는 여성 출연자들 중 한 명이다. 제시가 가진 매력은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지만 그런 것 상관없이 할 이야기는 하고, 때론 당황스런 이야기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천진하게 꺼내놓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제시의 토크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때론 세게 느껴지지만 전혀 악의가 없다는 점에서 웃음을 준다.

 

유재석은 최근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이효리에게 짓눌리는 캐릭터의 재미를 선사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식스센스>에서의 제시는 유재석을 당황하게 만드는 케미로 프로그램에 재미를 만들어낸다. 제시와 함께 있을 때 유재석의 유행어가 되어 버린 "컴온!"은 그 케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물론 <식스센스>는 출연자들의 케미 만이 아닌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주는 재미를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 진짜들 속에 가짜를 찾아내는 그 추리요소를 재미로 추구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것보다 오히려 유재석이 홀로 다른 여성 출연자들에 둘러싸여 겪는 당황스러운 상황들이 더 큰 재미로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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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의 메시지, 먼저 나를 세우고 연대하라

 

MBC 예능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의 제목은 "놀면 뭐하니?"하고 툭 던진 말에서 시작한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갈수록 이 제목에 담긴 '논다'는 의미는 우리의 가슴을 툭툭 건드리며 묵직한 울림이 더해지고 있다. 똑같은 단어 하나도 어떤 말과 행동이 이어지고 겹쳐지면서 그 의미가 깊어지는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던진 작은 '놀이'에서 시작됐다.

 

카메라 하나 툭 던져놓고 '놀아보라' 했던 김태호 PD의 제안이 엉뚱하게도 유재석의 '부캐 놀이'로 이어졌고, 유고스타(드럼), 유산슬(트로트), 라섹(라면집), 유르페우스(하프), 유DJ뽕디스파뤼(라디오DJ), 닭터유(치킨집)를 거치며 성장, 확장됐다. 다양한 부캐 놀이가 가능하다는 건 그간 유재석이라는 하나의 아이덴티티 안에 머물던 더 많은 가능성들이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게 됐다는 뜻이다. 그것은 '나의 확장'이었고, 그 확장은 지금껏 '일 중심 사회'에서 하나의 명함으로만 존재가 증명되길 강요받던 시대에 틈입을 만들었다. '놀이'는 그 틈을 찢고 더 많은 나를 꺼내놓는 새로운 시대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의 확장'은 이제 비슷한 뜻을 가진 이들과의 연대를 통한 다른 이들의 확장으로도 이어졌다. '싹쓰리 프로젝트'가 그것이었다. 여름 시장을 겨냥한 1990년대 혼성그룹에 대한 꿈은 유두래곤과 더불어 린다G(이효리) 그리고 비룡(비)을 이 세계관 속으로 끌어들였다. 일 바깥의 놀이를 통한 유재석의 확장으로 이제 워라밸을 꿈꾸게 된 수많은 대중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지지해주었던 그 힘은 이제 같은 꿈을 가진 이들과의 연대로 나가게 됐다.

 

싹쓰리 프로젝트에서 제주도 소길댁으로 불리던 이효리가 린다G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자신을 확장시켜 많은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로망을 대리충족시켰고, 그는 또 그 자리에서 '센 언니'들을 모아 걸 그룹 활동을 하겠다는 이른바 '환불원정대'의 욕망을 잉태시켰다. 엄정화, 제시 그리고 화사가 더해진 '환불원정대'는 '센 언니'라는 일관된 캐릭터들의 집합으로 시작됐지만 그 이면에 담긴 건 여성과 나이에 대한 현실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건 엄정화다. 이효리의 부름에 선뜻 참여한 엄정화는 이효리 스스로도 말했듯 모든 여성 아티스트들의 롤 모델 같은 인물이 아닐 수 없었다.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왕성히 활동하고 그것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호흡하려 늘 도전하는 모습이 그 이유다. 이효리는 엄정화를 보면서 그가 간 길을 따라가려 했다고 했고, 아마도 이런 선배들의 길 뒤로 제시가 그리고 화사가 걸어갈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환불원정대'는 그 자체로 나이에 의해 특히 배척받던 여성 아티스트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함께 활동하는 모습으로 이 편견과 차별의 틀을 깨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게다.

 

엄정화에 대한 '리스펙트'를 가지면서도 그렇다고 박제된 신화로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현업 아티스트로서 그를 대하는 '환불원정대' 멤버들의 모습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도 기분 좋은 위로를 전해준다. 리더가 된 이효리와 티격태격하고, 또 엄정화의 옛 영상 때문에 피식 웃게 된 제시에게 "제시 지금 웃은 거야?"라고 묻자 "네"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런 관계, 그리고 그 와중에도 전혀 긴장한 티 없이 습관성 하품을 해서 웃음을 주는 화사의 모습 등등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런 관계 속에서 환하게 웃음 짓는 엄정화에게서는 나이 들어 대접 받기보다는 나이와 상관없이 같은 웃고 떠들고 호흡하고픈 욕망을 건드리는 면이 있어서다.

 

<놀면 뭐하니?>는 누군가의 작은 변화 하나가 얼마나 큰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다. 유재석 개인의 확장을 통해 그 누구나 갇혀진 하나의 정체성을 깨고 또 다른 가능성의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했다면, 이제 그는 비슷한 꿈과 뜻을 가진 이들과 연대하고, 거기서 탄생한 또 다른 인물이 꿈꾸는 또 다른 연대로 끊임없이 펼쳐져 가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들은 시청자들 역시 그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보고 위로받은 만큼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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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재석이 끄집어낸 환불원정대의 4인4색 케미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싹쓰리가 가고 환불원정대가 왔다. 유재석은 멤버가 아닌 제작자 지미유라는 새로운 부캐로 환불원정대 멤버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1차 회동을 통해 드러난 건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가 '환불원정대'라는 이름과는 사뭇 달리 환불을 잘 하지 못하는 인물들이라는 사실이다. 엄정화는 환불 요구는커녕 부족한 반찬도 더 달라고 하지 못해 그냥 안 먹는 스타일이었고, 화사는 사이즈가 안 맞거나 하면 환불하기보다는 한숨 한 번 쉬고 포기하는 마는 스타일이었고 제시는 귀찮아서 환불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물론 '환불원정대'라는 이름이 꼭 환불 때문에 붙은 건 아니다. 그만큼 세 보인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 하지만 이들은 겉보기에는 강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여리다고 말하고 있었다. 보이는 이미지와 실제는 다를 수 있겠지만, '환불원정대'를 소환시킨 이효리의 싹쓰리에서와는 다른 모습은 그들이 만만찮은 기운(?)의 인물들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유재석이 모니터를 통해 그 첫 회동을 보면서 말했듯, 이효리는 꽤 고분고분하고 크게 마음껏 웃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직 무엇 하나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이지만 그 첫 회동에서 이미 이들의 캐릭터들은 분명해보였다. 엄정화는 맏언니로서 든든하게 서 있는 팀의 상징적인 인물이면서 "이게 내 마지막 무대일 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짠함을 더하는 캐릭터였고, 제시는 이효리마저 당황하게 만드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화사는 그 센 언니들 속에서도 혼자 '먹방'을 할 정도로 담대한 막내였고, 이효리는 어쩌다 환불원정대의 분위기를 조율하고 맞춰야 하는 인물로 싹쓰리 린다G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를 보여줬다.

 

유재석은 지미유라는 제작자 부캐로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 대화 속에서 유재석 특유의 캐릭터 살리기는 돋보인다. 먼저 지미유라는 제작자 부캐 자체가 그렇다. 싹쓰리의 유두래곤과는 사뭇 달라진 조금은 강단 있고 고집 있는(?) 캐릭터의 면모를 끄집어낸 지미유는 여러모로 '환불원정대'라는 다소 센 조합을 살리기 위한 캐릭터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일방적으로 당하기보다는 밀리더라도 팽팽하게 대결해보는(?) 캐릭터여야 환불원정대의 센 면모들이 매력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미유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갖고 온 유재석의 진가는 환불원정대 멤버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들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끄집어내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드러났다. 화사에게 둥굴레차 한 잔을 대접하면서 그걸 계속 마시는 모습에서조차 웃음의 포인트를 만들었고, 250만원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을 수 있다는 제안을 던졌을 때는 "아끼다 똥 된다"는 화사의 거침없는 멘트를 이끌어냈다. 환불원정대의 막내지만 결코 주눅 들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이 캐릭터는 나이 서열을 훌쩍 뛰어넘는 색다른 막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제시와 만난 지미유는 "컴온-"을 연발하며 영어와 우리말을 오가는 토크를 주도해냈고, 그러자 제시 특유의 어색한 우리말 구사가 주는 의외의 재미 포인트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계약서에 요구조건을 쓰는 과정에서 마치 학습지 선생처럼 도와주는 모습으로 거침없는 제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어린이 같은 순수한 면들을 끄집어냈다.

 

엄정화를 만난 지미유는 레전드로서의 그가 해왔던 활동들을 되짚으며 함께 잠깐 그 때의 노래와 안무를 보여주기도 했다. 유재석에게 이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엄정화에게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지금도 할 수 있다는 열정이 엿보였다. 맏언니지만 의외로 귀여운 소녀감성을 보여주는 엄정화가 다른 멤버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습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노력하겠다는 그 의지도 묻어났다.

 

하지만 역시 유재석의 캐릭터를 끄집어내는 그 능력이 돋보인 건 싹쓰리 린다G에서 아직까지는 이름이 없어 '아무개'라 스스로를 밝힌 이효리와의 면담이었다. 지미유와 아무개로서 마주한 두 사람은 같이 활동했었던 걸 애써 숨기며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큰 웃음을 줬다. 여기서 이효리는 앞으로 환불원정대 속 자신의 부캐가 미혼이며 남자친구와 제주도에서 산다는 설정을 꺼내놓았고, 갑자기 지미유에게 작업(?)을 거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아직 환불원정대가 어떤 노래를 갖고 올 지는 알 수 없지만, 먼저 유재석이 지미유라는 부캐로 이들을 만나 면담을 나누는 과정은 사실상 그들의 부캐를 끄집어내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 부캐들이 향후 <놀면 뭐하니?>가 보여줄 환불원정대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고, 그것은 또한 이들이 발표한 노래의 스토리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어딘지 거침없고 파격적인 환불원정대의 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대를 갖게 만들지만, 여기 투입된 지미유는 그 캐릭터를 보다 확실하게 드러내는 촉매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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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가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확장해놓은 것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프로젝트가 일단락됐다. 워낙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이별의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비룡(비)은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를 위해 직접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요리왕 비룡'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장난기 많은 형과 누나인 유두래곤과 린다G는 다소 감성적으로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빠져들어가는 비룡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일부러 쿨한 이별을 하려는 모습이 역력했고 그래서 비룡이 준비한 편지나 선물 그리고 요리에 '타임캡슐'까지 일부러 진저리를 치는 모습을 보여줘 큰 웃음을 줬다.

 

하지만 갑자기 끝난 것 같은 이별에 대해 이들은 그것이 다시 만나는 날을 기다리게 하는 '여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린다G의 말대로 모든 걸 다 쏟아 부었다면 굳이 다음을 기약할 일이 없을 수도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이들은 헤어지는 와중에도 겨울에 다시 만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제작진이 마련한 마지막 선물은 팬들이 보내 준 응원의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적어 방 한 가득 붙여 이들에게 보여준 것이었다. 쿨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별을 하려 했던 이들이지만, 그 방에 들어가서는 울컥하는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유재석은 무언가 한 가지 허전함이 느껴진 이유를 거기서 발견했다. 그 팬분들과 직접 만났어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한 게 그 허전함의 이유였다.

 

싹쓰리 열풍은 방송은 물론이고 가요계 그리고 연예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무엇보다 '놀면 뭐하니?'의 새로운 문 하나를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지금까지 유재석이 홀로 도전하는 다양한 '부캐'들로 채워졌던 프로젝트가 비룡과 린다G 같은 참여자 이상의 캐릭터들과 함께 진행됐다는 점이 그렇다.

 

그래서 이제 '놀면 뭐하니?'의 공식적인 출연자에 유재석 이외에 비룡과 린다G가 오르게 됐다. 비룡이 팬분들이 올린 '어벤져스'를 패러디한 유두언맨, 비토르용, 린다위도우를 이야기하며 또 다른 캐릭터들을 물음표로 해놓은 부분을 콕 집어 얘기한 부분은 '무한도전' 시절부터 김태호 PD가 꿈꾸던 '유니버스'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마블 유니버스처럼 자신이 기획하는 프로그램이 하나의 유니버스로 확장되게 하고픈 욕망이 그것이었다.

 

린다G와 비룡이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그 유니버스에 들어오고, 이제 린다G가 거론함으로써 성사된 엄정화, 제시, 화사와 함께 하는 '환불원정대'도 그 유니버스(Yooniverse)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유재석 홀로 서 있던 '놀면 뭐하니?'의 유니버스는 다른 멤버들이 프로젝트별로 합류해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확장되게 됐다.

 

물론 유재석은 이 세계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고, 향후에도 다양한 부캐의 확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하는 새로운 부캐 도전에 더 다양한 인물들이 부캐로서 유니버스에 합류할 거라는 건 '놀면 뭐하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 놓는다. 과연 어떤 인물들이 유재석과 함께 색다른 부캐를 갖고 시청자들을 찾아와 줄까. 올 여름을 꽉 채워준 싹쓰리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향후 프로젝트들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는 이유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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