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공개, 연예인 사생활의 아킬레스건 되나

 

한때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열리지 않는 문이었다.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어 그 이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도 대중들의 편에 서 있다기보다는 연예인들과 공조하는 면이 강했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이제 언론은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끄집어내 공개하는 것이 하나의 알 권리라고까지 주장한다. 사생활이라도 민감한 사안이 나오게 되면 일단 터트리는 것이 언론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사진출처:키이스트

언론의 이런 변화가 야기한 건 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에 벌어지는 스캔들에서 으레 갑과 을의 관계였던 것이 이제 역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현중과 전 여자 친구 최모씨와의 지루한 법정공방과 소송 그리고 그토록 많이 쏟아진 이야기들을 떠올려보라. 김현중이 최씨에게 여러 차례 폭력을 행사했고 이로 인해 최씨가 전치 2주의 타박상과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이 언론에 의해 공개되면서 시작된 스캔들은 임신과 친자 확인 그리고 임신 중 유산 이야기로까지 일파만파 커져나갔다.

 

결국 유전자 검사에 의해 김현중의 친자가 맞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친자임을 확인했고 그래서 책임지겠다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최씨측이 주장하는 모든 혐의들, 이를 테면 폭력에 의한 유산 같은 것들은 끝까지 법정 투쟁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김현중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는 어쨌든 최씨에게 자신의 아이를 임신시켰고 그 아이의 엄마를 상대로 싸우는 중이다. 이건 대중들로서는 상식 이하의 행동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김현중 스캔들에서 보여지는 건 언론 공개라는 방식이 과거 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에 벌어지는 스캔들의 향방을 상당부분 바꿔놓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 공개자체가 원천적으로 막혀 있거나 상대적으로 힘이 있는 연예인 측에 언론이 호의적인 관계를 갖고 있었다면 결코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 지금 현재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 연예인들의 베일에 싸여 있던 치부가 사생활 스캔들에서 그들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

 

이병헌 스캔들에서는 사생활이 드러나게 되면서 오히려 협박을 당한 이병헌이 마치 가해자처럼 대중의 지탄을 받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결혼까지 한 그가 젊은 여자들과 지극히 사적인 관계를 해왔다는 사실은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가진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멜로드라마에서 순애보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던 그는 하루 아침에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인물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것 역시 스캔들이 언론에 공개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이다.

 

연예인이라는 위치는 이래서 어떤 경우에는 사생활 공개로 고통 받는 입장에 처하기도 한다. 장윤정의 어머니 육흥복씨는 사적으로 편지를 보내면 될 일을 언론사에 뿌리는 것으로 장윤정에게 고통을 가하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부모와 자식이 그런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이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연예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육씨의 언론을 통한 폭로 방식은 그것이 이제 연예인들에게는 하나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을 제대로 확인시켜주는 사건이다.

 

물론 이 같은 언론공개가 가진 순기능이 있다. 그것은 과거 절대 갑이었던 연예인들이 이제는 일반인들과의 스캔들에서 결코 갑일 수만은 없는 위치 이동을 시켰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기능 또한 만만찮다. 만일 이 연예인들의 아킬레스건을 악용하려 한다면 오히려 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의 갑을관계가 역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언론공개라는 힘 앞에 사실이 어떻든 연예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일반인들과의 합의를 해야 되는 입장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역기능은 언론공개라고는 되어 있지만 이렇게 드러난 사생활들을 굳이 낱낱이 봐야하는 대중들의 피해다. 스캔들에서는 으레 진위 공방이 이어지지만 올해 벌어졌던 그것들을 되새겨보면 거의 막장드라마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아내가 있는데 다른 여자들을 은밀히 만나고,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와 법정싸움을 벌이고, 심지어 부모가 자식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그 막장의 이야기들이 대중들에게 미칠 여파는 절대 가볍다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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