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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강마에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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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사진출처:SBS)

‘강심장’이 처음 기획 될 때만 해도 관계자들은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하고 의문을 표했다고 한다. 게스트만 스무 명이라면 섭외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그들을 한 자리에 앉혀 놓고 토크쇼를 진행한다는 게 만만찮은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실로도 드러났다. 초기 ‘강심장’은 이른바 ‘병풍 게스트’로 논란이 일어났다. 아무리 바쁘게 카메라가 움직이고 이야기를 이쪽저쪽으로 토스한다고 해도 그 많은 인원을 모두 비춰낸다는 건 실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츰 ‘강심장’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병렬적으로 저마다의 주제를 하나씩 피켓에 적어놓고 순서에 따라 얘기하는 방식으로는 ‘병풍 게스트’는 피할 수 없는 한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 ‘강심장’은 ‘스타킹’식의 ‘조연 시스템’을 도입한다. 즉 한 명이 주연(?)으로서 자기의 이야기를 할 때, 주변에서 몇몇이 조연으로서 그것을 받쳐주는 형식이다.

이것은 ‘스타킹’에서는 일반인이 출연할 때 그들을 중심에 세워두고 연예인들이 조연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스타킹’에서는 그 조연역할이 주로 몸개그에 가까운 것인 반면, ‘강심장’은 토크를 통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 주연을 받쳐주는 ‘조연시스템’을 운용하는 MC, 강호동이다. ‘스타킹’에서 그는 일반인을 주연으로 세우기 위해 무대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해 보여준다. 무릎을 꿇거나 바닥에 드러눕는 것은 보통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강호동의 솔선수범(?)을 보는 게스트로 출연한 다른 연예인들도 적극적으로 리액션에 가담할 수밖에 없다. ‘스타킹’은 사실상 ‘리액션의 예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기에는 이러한 일반인을 주연으로 세워두고 강호동의 진두지휘에 따라 조연역할을 자처하는 연예인들이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 ‘강심장’은 기본적으로 토크쇼이기 때문에 ‘스타킹’처럼 몸으로 보여주는 리액션보다 좀 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강호동은 마에스트로 같은 강력한 토크의 지휘자 역할을 자처한다. ‘강심장’에는 다양한 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즉 김영철 같은 개인기로 똘똘 뭉쳐 있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김효진처럼 이승기를 추종하는 뒷배(?)를 갖고 강호동에게 호통치는 목소리도 있다. 정주리처럼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조건 들이대는 목소리도 있고, 데니안처럼 옛 아이돌로서 지금의 아이돌과의 비교점을 세워주는 목소리도 있다. 물론 강호동 옆에 자리한 이승기는 마치 오케스트라 협연에서 지휘자 옆에 서는 메인 악기 연주자 같은 듣기만 해도 기분좋은 목소리를 낸다.

이들은 반고정된 출연자들인데, 새로 들어온 게스트들의 목소리를 하나의 합주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낸다. 강호동은 게스트의 이야기가 조금 재미없다 싶으면 확실하게 웃음을 보장하는 김영철 같은 개그맨에게 바톤을 넘기고 잠깐 한숨을 돌리고 나서 다시 게스트에게로 돌아온다. 그러면 이야기가 좀 더 매끄러워지기 때문이다. 게스트의 이야기가 좀 밋밋하다 싶으면 ‘야심만만’ 시절에 했던 것처럼 슬쩍 슬쩍 넘겨짚기로 게스트의 숨겨진 비밀을 캐내기도 하는 데, 그것이 좀 부담스러운 아이템이라면 자신이 하지 않고 좀 더 편안한 질문자(?)를 내세운다. 과거에 붐은 바로 이 역할을 하는 목소리였다. 이렇게 하면 수위가 좀 높은 질문도 질문자의 캐릭터로 인해 부드럽게 넘어가게 된다.

자신이 좀 오버했다 싶으면 김효진의 일침을 허용하고, 때로는 바른생활 청년 같은 이승기에게 자신을 내어줘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이승기는 박상혁 PD의 말대로 “미소가 좋은 청년”이다. 그 기분 좋은 리액션 한 방이면 조금 썰렁해진 분위기도 금세 일소된다. 물론 이러한 다양한 소리들의 조합은 어느 정도의 가이드 라인으로서의 대본이 역할을 하게 마련이지만, 순간순간 치고 빠지는 토크의 조화는 MC인 강호동이 만들어간다. 박상혁 PD는 “강호동의 진행을 보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며 게스트의 토크 중간 중간에 카메라 밖에서 손짓 발짓으로 출연자들의 리액션을 요구하는 강호동의 진두지휘를 보는 건 흔한 일이라고 말한다.

버라이어티 쇼가 집단 체제화 되면서 그 많은 인원들의 행동이나 말을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역할은 이제 MC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스타킹’에서는 일반인을 상대로, ‘강심장’에서는 연예인을 상대로 거기에 맞는 ‘리액션의 예능’을 선보이는 강호동이 이 시대의 대표적인 MC로 부상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그는 그 범주를 넓혀, 예능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진두지휘하는 강마에가 되어가고 있다. 그가 메인MC로 자리한 버라이어티 쇼가 하나의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을 주는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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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유재석, 강호동은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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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대상에 올해도 역시 변화는 없었다. 강호동과 유재석의 아성은 굳건했다. 2005년 유재석이 KBS와 MBC의 연예대상을 거머쥐면서 유재석의 시대가 열렸고, 2007년 MBC 연예대상을 '무한도전' 팀원으로 유재석이, 그리고 SBS 연예대상을 강호동이 양분하면서 유재석-강호동의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2008년과 2009년은 아예 연예대상이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강호동, 유재석 둘 중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에 관심이 쏠릴 정도가 되었다.

사실이 그렇다. 현 예능 프로그램에 있어서 강호동과 유재석만큼의 맨파워를 갖고 있는 인물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지상파 방송3사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이들의 마력적인 손아귀 안에 들어가 있다. MBC의 대표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과 대표 토크쇼인 '황금어장'에 각각 유재석과 강호동이 포진해 있고, KBS의 대표 버라이어티인 '1박2일'과 대표 토크쇼인 '해피투게더'에 각각 강호동과 유재석이, 또 SBS의 대표 버라이어티인 '패밀리가 떴다'와 '스타킹'에 유재석과 강호동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이건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이들이 대표 예능 프로그램에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이들 예능 프로그램들을 대표로 만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예능 PD들이 밝히듯 유재석과 강호동은 예능 프로그램의 '희망이자 절망'이다. 그들이 있어야 예능이 빛을 발한다는 현실은 PD 입장에서는 희망이면서 절망인 셈이다. 이들의 맨파워는 방송3사의 주말 버라이어티 대전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는 '일밤'을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물론 프로그램의 성패가 모두 MC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이 양대산맥이 경쟁자로 있다는 것은 분명 넘기 어려운 산을 만들어내는 것이 사실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스타일은 다르지만 모두 상대방의 끼와 재능을 끄집어내는 재주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리얼화되어가는 예능에 가장 필요한 존재들이다. 이들의 연예대상 독식이 시작된 시점이 리얼 예능이 막 태동하던 시점과 맞닿는다는 점은, 이들이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얼마나 부응했는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이들은 때로는 경쟁구도로 때로는 친형제처럼 서로를 지지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철옹성 같은 굳건한 아성을 구축했다.

"재석아. 이 상 내가 받아도 되나?" 이런 강호동의 멘트에 "상은 방송국에서 주는데 왜 유재석씨에게 그걸 묻느냐"는 한 개그맨의 질문에는 묘한 뉘앙스가 깔려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이미 서로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자신 아니면 상대방이 연예대상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전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연말이 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응당 그런 것인 양, 강호동과 유재석 둘 중 한 명이 선택되는 것을 보아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예능의 체질에 그다지 좋은 현상은 아니다. 한두 명에게만 집중되는 구조는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과도한 노동의 집중은 당사자들에게도 육체적, 정신적 소비를 빠르게 가져와 결국 예능인으로서의 수명 또한 단축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렇게 몇 년이 지속되다보면 새로운 예능인들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적체되는 현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몇몇 예능인에 집중되는 구조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것은 또한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도 다양성을 제한한다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분명 유재석과 강호동은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발군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니 이들이 상을 모두 가져간다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연말 방송3사 연예대상 시상식을 통해서 우리네 방송 환경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는 것은 못내 아쉬운 일이다. 제2의 유재석, 제2의 강호동은 언제 나타날까. 2010년에는 좀 더 다양한 예능인들이 다양한 캐릭터로 군웅할거하는 시대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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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요. 물론 시각에 따라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토크쇼의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토크쇼의 일반적 구성이 MC와 게스트의 만남이라고 할 때, 그 특정한 형식 속에는 사실 그 토크쇼가 가진 개성적인 면이 집약되어 있죠. '무릎팍 도사'는 점집이라는 상황 설정이 그 개성적인 형식을 만듭니다. 고민을 상담하러온 게스트와 고민을 해결해주기위해 게스트의 속내를 낱낱이 들어보는 도사의 심리적 대결구도가 그 형식에서 나오죠.

'해피투게더'는 여러 번 형식을 바꾸었는데, 처음 주목되었던 것은 노래방 형식(노래도 하고 게임도 하며 토크도 하는)이었고, 다음에 나온 것이 동창회 형식(동기동창 모임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 목욕탕 형식(좀더 편안한 장소에서의 토크, 혹은 사우나에서의 게임 같은)이었죠. 각각 그 형식들은 '해피투게더'만이 갖는 함께 모여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렇게 형식이 제시된 후에 주목되는 것은 그 형식을 더욱 빛내주는 MC들의 존재입니다. 강호동은 특유의 기선제압으로 '무릎팍 도사'에서 게스트를 쥐락펴락하는 도사의 역할을 120% 하고 있죠. 유재석은 특유의 포용력으로 세대와 장르를 넘어선 게스트들 조차 편안하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산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MC들이 있고, 뛰어난 형식이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빠지게 되는 매너리즘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무릎팍 도사'가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황금어장' 이선희편 시청률은 13%(AGB 닐슨)였죠. 연초에 고현정이 나왔을 때 17.7%에서 김승우(15.1%), 이미숙(15.4%) 그리고 권상우(13.5%)로 하락하다가 장서희가 나왔을 때 예외적으로 17.4%를 기록했지만, 다시 본래의 시청률로 돌아간 것입니다.

'무릎팍 도사'의 형식상 게스트에 따라 그 편차가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널띄기 시청률이 말해주는 것은 지나친 게스트 의존도이기도 합니다. 다른 한 편으로 이것은 올 들어 거의 연예인 중심으로 게스트를 구성하면서 서서히 토크쇼가 가지기 마련인 홍보의 매너리즘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강호동이 혼자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넘어지는 리액션을 보여줘도 소소한 게스트로는 이 형식이 가진 매너리즘을 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참신한 비연예인 게스트를 출연시키거나 형식상의 변화가 필요해진 시점입니다.

한편 '해피투게더'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체로 14%에서 15% 정도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 토크쇼는 비슷한 형식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피투게더'가 목욕탕 형식을 처음 가져왔을 때 했던 도전 암기송은 사라진 지 오래고, 노래를 통한 새로운 게임(그것이 무슨 게임인지 제목조차 기억이 나지 않네요)이 시도됐지만 그것 역시 코너 뒤로 밀리더니 거의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제 '해피투게더'는 오로지 토크쇼의 기본형식만 남게 된 셈이죠. 역시 새로운 형식이 필요해진 시점이죠.

이런 형식이 피곤해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들 프로그램들이 1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은 아마도 유재석과 강호동의 능력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그들이라도 변화없는 매너리즘에 빠진 토크쇼를 짊어지고 나갈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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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국 FHM 2009 최종 10선 [FHM Thailand 2009 Final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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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FHM 2009 최종 10선 FHM Thailand 2009 Final Top 10   Journal by Joon H. Park Photos and Video Clips by Media Thai Post   대한민국에서도 이러한 성인 잡지가 배포되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짐작상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는데, 이 FHM 은 Maxim 과 함께 “소프트 코어(Soft Core)” 성인..

    2009/04/02 17:34
  2. 가족오락관 폐지와 KBS의 공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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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오락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이 KBS 봄 개편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1984년부터 녹화를 시작해 26년이라는 세월을 국민들의 웃음을 책임져준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개편때마다 '전국노래자랑'과 더불어 폐지 논의 프로그램중에 단골로 거론되곤 했죠. 하지만 말초적 웃음만 존재하는 방송가에서 공익성과 웃음을 동반한 프로그램은 많지 않아서 유지되곤 했습니다.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른들이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라고도 볼..

    2009/04/02 20:33
  3. 최고의 국민 MC 유재석움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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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국민 MC 유재석움짤~

    2009/04/12 22:17

'라디오스타'의 멤버들은 서로 한 마디라도 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심지어 남의 말허리를 자르고 들어와 자기 얘기를 하거나, 상대방의 얘기를 재미없다며 면박을 줘 말 꺼내기가 무색하게 만들어버리죠. '무릎팍 도사'의 강호동은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가며 게스트의 혼을 빼고, 어리둥절한 틈을 건방진 도사 유세윤이 차고 들어와 연실 깐죽대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토크를 끌어갑니다.

리얼 바람을 타고온 강호동의 입
이것은 작년 리얼 바람을 타고 온 토크쇼의 새로운 경향이죠. 토크쇼가 가진 홍보적 성향에 식상한 시청자들은 게스트가 하고픈 얘기를 하는 걸 보는 것보다는 시청자들이 듣고싶은 걸 얘기해주는 토크쇼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토크쇼에서 MC는 그냥 듣는 귀로만 앉아있어서는 안되었죠. 게스트가 하려는 말을 막거나 시청자들이 듣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트는 임무가 부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토크쇼의 본질이랄 수 있는 '듣는 귀'가 사라졌을까요. 게스트와 MC의 관계가 달라졌다 뿐이지, 게스트는 얘기하고 MC는 듣는 이 토크쇼의 기본 형태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가끔 '무릎팍 도사'에서 홍보 논란이 나오는 것은 이 토크쇼가 포장하고 있는 '상대방의 치부 드러내기'의 천막이 들쳐지고 그 안에 결국 보여지는 토크쇼의 속살(홍보 성향)이 간간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게스트를 발가벗기는 토크쇼라도 그 속에는 여전히 듣는 귀가 있게 마련입니다.

복고바람을 타고 다시 뜨는 유재석의 귀
강호동이 무릎팍 도사의 밀어부치기식, 혹은 씨름의 변용 같은 대결구도식으로 토크쇼가 가진 홍보의 식상함을 넘어서려했다면, 유재석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합니다. 굳이 상대방의 치부를 파헤치려 하지 않고 철저히 귀를 열어둔 상태에서 그 얘기를 듣는 귀가 되어주죠. 게스트는 그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신도 모르게 속내를 드러내게 되죠.

'놀러와'와 '해피투게더'에는 유재석 자신을 비롯해 입을 다물고 철저히 게스트들을 위한 귀가 되어주는 MC들이 존재합니다. '놀러와'의 은지원이나 노홍철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보여주던 수다스런 모습이 아닌 기꺼이 게스트의 병풍이 되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해피투게더'의 박명수가 당하는 캐릭터로 말수가 적은 것도 마찬가지 이유죠.

'놀러와'가 취하고 있는 게스트의 카테고리화는 게스트들이 더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양희은, 김장훈, 컬투 같은 라이브의 제왕들이 모인 자리라면 자연스럽게 그 라이브 하며 겪었었던 저마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가 용이해집니다. 게스트들은 그 주제 하에 나와 있는 것이기에(그것이 토크의 주종목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폭도 넓어지게 마련이죠.

토크쇼의 두 입장, 힘을 발하는 게스트들
강호동과 유재석은 토크쇼의 두 입장을 잘 보여줍니다. 강호동이 이야기를 주도하는 입의 역할을 자임한다면 유재석은 이야기를 듣고 끌어내는 귀의 역할을 담당하죠. 따라서 이 두 가지 다른 스타일이 강점을 발하게 되는 게스트들도 다릅니다. 강호동은 상대적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톱스타들이나 신비주의가 여전한 스타들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 힘을 발합니다. 강호동의 강한 스타일이 강한 카리스마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어떤 대결구도를 이룰 때 토크쇼는 흥미진진해집니다.

반면 유재석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게스트나, 그다지 화려함에서는 멀어진(물론 과거에는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겠죠) 게스트들이 출연했을 때 힘을 발합니다. 유재석의 토크쇼에서 유난히 줌마테이너나 저씨돌이 많이 나왔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수많은 경륜과 경험을 가진 그들의 화수분처럼 넘치는 이야깃거리들은 유재석을 만나자 비로소 듣는 귀를 얻게 된 것이죠. 잘 듣는 귀는 말하는 입을 더욱 주목시키게 하죠. 유재석의 귀는 최근 복고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등장하는 옛스타들과 잘 어우러집니다.

강호동의 입과 유재석의 귀. 지금 우리네 토크쇼가 보여주는 두 가지 특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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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디어악법(방송악법) 반대" 배너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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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악법(방송악법) 반대" 배너 달기 <참조> 미디어법 알아보기 MB악법 바로보기 릴레이 카툰 - 제7화 방송법개악(2) [방송악법] 방송의 사적 지배로 '공정한 여론환경'을 차단하는 것이 목표 미디어악법에 반대하고 바른 언론을 만들기 위한 배너 달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블러그나 개인홈페이지에 상업광고만이 아니라 이런 공공을 위한 배너를 달아보면 어떨까요? 빨간색 주소를 클릭하시면 노출될 광고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구글애드센스를 블러그에 다셨..

    2009/04/06 07:40

예능 속에서 보이는 달라진 시대의 화법

1인 토크쇼의 부활을 알리며 화려한 게스트로 기대를 모았던 ‘박중훈쇼’는 기대만큼 쉽게 허물어져 버렸다. 1인 토크쇼가 일종의 복고주의 토크쇼라면, 그저 과거의 토크쇼를 답습하는 형태에 머물러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중훈쇼’는 전형적인 1인 토크쇼의 예상 가능한 ‘친절한 질문들’과 어색하기 이를 데 없는 짜여진 핑퐁식 대화로 장동건, 정우성, 김태희 같은 초특급 게스트를 모셔놓고도 지루한 시간만을 연출했다.

박중훈의 ‘친절한 질문들’에 게스트들도 정답에 가까운 얘기만을 반복했다. 그나마 정우성은 그 틀을 깨려고 꽤나 노력한 면이 있지만 다른 게스트들의 답변은 거의 예상 가능한 것들뿐이었다. 그 게스트들이 ‘박중훈쇼’에 출연한다는 것이 화제가 된 것은 바로 그들이 자의든 타의든 갖고 있는 신비주의의 속살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쇼는 평범한 그들의 모습을 비춰주려고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담화는 아침 토크쇼의 수준을 넘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그 신비주의를 더욱 공고하게 했다.

‘박중훈쇼’의 초특급 게스트들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갑자기 언급된 프로그램이 있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릎팍 도사’다. ‘무릎팍 도사’가 그토록 섭외하려고 했으나 끝내 고사한 장동건이 ‘박중훈쇼’에 등장했다는 것이 그 표면적이 이유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이유는 이 초특급 게스트들이 ‘박중훈쇼’보다는 차라리 ‘무릎팍 도사’에 나와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깔려 있다.

가정이지만 만일 이들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면 상황은 꽤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강호동의 탐문식 질문들 속에서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도 꽤 버거워하는 그 신비주의의 틀을 일부 깨뜨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박중훈쇼’에 출연한 이들은 모두 하나 같이 자신들도 똑같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신비주의의 껍질은 그런 강변 하나로 깨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좀더 본질적인 상황이나 그런 상황에 대한 질문들을 통해 조금씩 허물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1박2일’에 출연해 강호동의 리드 하에 신비주의의 탈출에 성공한 박찬호의 경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1박2일’박찬호 특집은 ‘무릎팍 도사’의 버라이어티쇼 버전과 같다. 강호동은 스포츠 선수로서의 선후배를 들먹이면서 조금씩 분위기를 잡아나갔고, 게임을 통해 때론 박찬호를 자극했다. 거기에 화답하듯 박찬호는 강호동을 업고 산을 오르기도 하고, 서슴없이 옷을 벗고 차가운 계곡 물에 몸을 담그기도 했다. 이 둘이 함께 계곡 물 속에서 자존심 대결을 하는 장면은 강호동과 박찬호의 성공적인 만남을 예시하는 것이었다. 박찬호는 ‘1박2일’을 만나 동네형 같은 이미지를 얻었다. 그리고 그것을 끌어낸 것은 다름 아닌 강호동 속에 꿈틀대는 ‘무릎팍 도사’의 근성이었다.

‘박중훈쇼’의 화법과 장동건 같은 게스트들의 화답에 대한 대중들의 냉담함은 거꾸로 ‘1박2일’과 ‘무릎팍 도사’의 강호동의 화법과 박찬호 같은 게스트들의 화답에 대한 대중들의 열광과 정확히 대조된다. 말로 아무리 자신이 보통사람임을 얘기한다고 해서 대중들이 갖고 있는 그에 대한 이미지는 좀체 깨지지 않는다. 그것은 의도되지 않은 어떤 틈입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보여졌을 때 깨지는 것이다. 늘 그렇게 의외성을 갖고 있는 강호동의 화법이 왜 지금 시대에 통하는 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장동건-박중훈식의 토크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은 강호동-박찬호식의 토크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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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브랜드화 되어가는 예능인들, 그 숙제

올해 방송3사의 연예대상은 강호동 유재석 투맨쇼의 연속이었다. 비록 강호동은 KBS와 MBC, 두 방송사에서 대상을 받았고, 유재석은 SBS에서 대상을 받았지만 이 두 인물은 방송3사 연예대상에서 늘 중심에 앉아 있었다. 시상식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마지막 대상 시상을 할 때면 누가 상을 타게 되든 서로 박수를 쳐주고 상대방이 상을 타는 것을 진정으로 기뻐해 주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경쟁자이면서 진정한 동료였고, 친구이자 스스로 말하듯 스승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올해 연예대상을 거머쥔 강호동, 유재석의 투맨쇼는 여러모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이제 예능의 트렌드에 있어서 방송사가 가지던 변별력을 이제는 한 개그맨에 의해 나눠질 수도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매년 각 방송사마다 흔히 말해 미는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이것은 올해도 다르지 않다. 방송3사가 강호동과 유재석을 연예대상에 앉힌 것은 각 방송사들의 미는 프로그램을 이들이 쥐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MBC의 ‘황금어장’, KBS의 ‘1박2일’, SBS의 ‘패밀리가 떴다’가 그것.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과연 강호동과 유재석 없이 가능했을까 하는 점이다. ‘무릎팍 도사’는 면전에서도 상대방의 곤란한 질문을 천연덕스레 던질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강호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프로그램이었고, ‘1박2일’ 역시 강호동의 강한 리더십 없이는 불가능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패밀리가 떴다’는 모든 제작진들이 인정하듯이 늘 든든한 유재석이라는 개그맨이 있어 비로소 빛을 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상황은 이제 거꾸로 되었다. 한 개그맨의 능력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고 때론 한 방송사의 예능을 웃기고 울리기도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유재석과 강호동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방송3사의 연예대상을 통해 볼 수 있었듯이 이제 한 방송사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예능인들은 바로 다른 방송사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만큼 개인기량이 뛰어난 예능인들, 예를 들면 유재석, 강호동을 비롯한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 박미선, 신봉선 등등은 방송사를 넘나들며 활약을 했다. 예능인 개개인들의 브랜드가 방송사의 차원을 넘어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프로그램이든 이들이 투여되면 모두 성공을 장담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연예대상을 탄 ‘1박2일’, ‘무릎팍 도사’ 그리고 ‘패밀리가 떴다’는 모두 형식실험이 가지는 파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그램들이다. ‘1박2일’은 리얼 버라이어티쇼에 여행이라는 코드를 가져와 야생 버라이어티로 거듭나게 한 프로그램이며, ‘무릎팍 도사’는 리얼 토크쇼로서 게스트의 지평을 넓혔으며, ‘패밀리가 떴다’는 리얼 버라이어티쇼와 여행이라는 코드에 판타지 설정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캐릭터쇼를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실험적인 형식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전적으로 유재석, 강호동 같은 스스로를 브랜드화 시킬 정도의 능력을 가진 예능인들의 기량에 힘입은 바가 크다. 프로그램들은 점점 캐릭터쇼와 리얼리티쇼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캐릭터를 프로그램마다 바꾸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다. 고정된 캐릭터 속에서 조금씩의 변주가 가능할 뿐이다. 따라서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예능인 개개인의 브랜드는 그만큼 중요해졌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방송사의 차원을 넘어서 올 한 해 예능의 트렌드이자, 지표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함께 한 인물들을 새로운 브랜드가 되게 끌어준 것은 더 중요한 공로가 될 것이다. 그러니 이 걸출한 두 예능 영웅들의 연예대상 수상은 반갑고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바로 한 예능인의 기량이 한 프로그램, 나아가 한 방송사의 예능을 살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연예대상을 통해 보여준 이들의 수상은 하나의 숙제를 던져준다.

유재석과 강호동만큼 그 뒤를 이어줄 새 예능인들의 발굴이 그것이다. 당장의 유재석과 강호동이 그렇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역시 언젠가는 이경규의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브랜드화된 예능인들의 방송사를 넘나드는 활약은 그만큼 캐릭터 소비를 빠르게 만든다. 따라서 그들은 지금 이 최정상에 섰을 때가 오히려 위기가 될 위험성도 있다. 새로운 모습을 늘 준비해야 할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올해를 빛내주었던 가수들이나 배우들 같은 새로운 예능인들을 끄집어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어야 할 것이다. 최고의 순간에 이 같은 걱정이 앞서는 것은 이들의 롱런을 기대하는 마음에서 드는 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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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우들 틈에서 빛난 그들의 개그

올 한 해 개그계는 유난히 힘겨웠던 걸로 기억된다. 하반기에 와서 ‘개그콘서트’가 겨우 힘을 발휘할 뿐, 무대개그는 여전히 어렵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들도 개그맨들보다는 가수들과 배우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두 개그맨이 있다. 바로 ‘1박2일’의 이수근과 ‘무릎팍 도사’의 유세윤이다.

지옥을 천국으로 만든 이수근의 상황극
사실 이수근에게 올 한해는 가장 어려웠으면서 동시에 가장 보람된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개콘’에서 고음불가의 인기에 힘입어 ‘1박2일’에 (메인 MC인 강호동을 빼고) 유일한 개그맨으로 투입되었지만 처음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 내내 운전대만 잡고 조용히 일만 하는 그에게 ‘국민일꾼’이라는 캐릭터는 그다지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었을 터이다. 심지어 ‘1박2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서는 그런 이수근에게 ‘수근신’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여기서 신은 개그맨이면서 웃기지 못하는 ‘병신’을 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병신이라는 폄하의 의미의 ‘신’은 몇 달 후 진정한 웃음을 주는 웃음‘神’이라는 의미로 격상된다. 어느 날 한가한 틈에 갑자기 던져본 상황극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이수근은 점차 ‘빈자리 개그’의 주인이 되었다. ‘1박2일’ 특성상 이동을 하거나 할 때 지루해지는 시간들이 생기는데 이럴 때 이수근은 없는 상황을 만들어 팀원들에게 웃음을 주었고 그 웃음은 바로 시청자들에게도 전이가 되었다. 매번 운전대만 잡고 있다는 한탄 역시 성실함의 이미지로 바뀌었다. 이수근은 자신이 직접 버스를 몰고 ‘1박2일’팬들을 모시겠다는 뜻으로 1종대형면허를 따서 거꾸로 국민드라이버로의 적극적인 변신까지 시도했다.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 유세윤의 건방진 캐릭터
한편 ‘무릎팍 도사’의 옆자리에 앉아 사정없이 건방을 떠는 캐릭터로 자리잡은 유세윤은 올해가 주목한 또 한 명의 개그맨이다. 건방진 도사는 건방진 프로필을 통해 시대의 지성이건 예술가이건 할 것 없이 거침없는 입담을 보여주었다. 특유의 깐죽대는 개그는 올 한해 개그의 트렌드이기도 했고, 그것을 완벽하게 캐릭터화한 유세윤은 서태지 앞에서도, 황석영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각종 토크쇼에서 그 캐릭터를 강화하고 확장해나갔고, 고향이랄 수 있는 ‘개콘’에서는 ‘할매가 뿔났다’ 같은 코너를 통해 재수 없는 캐릭터를 통한 웃음을 새로운 상황 속으로 확장시켜 나갔다. 이 ‘미워할 수 없는 재수 없음’이라는 캐릭터는 자칫 억지춘향이 되기 쉬운 프로그램 속의 감동 모드를 삭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릎팍 도사’가 어떤 진지함 속에서 감동의 순간을 포착할 때, 본연의 모습인 가벼운 토크쇼로 다시 돌려주는 것은 유세윤의 이 건방진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이 두 개그맨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강호동의 남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콘’이 배출한 스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우연처럼 보이는 것이 과연 우연일까. 이들은 그만큼 ‘개콘’이라는 공간에서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몸에 체득해왔고, 그것이 어떤 어려움이나 어떤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또 물론 강호동이 올 한 해 두 마리 토끼, 즉 리얼 버라이어티로서의 ‘1박2일’과 새로운 토크쇼로서의 ‘무릎팍 도사’를 잡았지만 그 뒤에는 바로 이 그림자 같은 두 개그맨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다. 이수근과 유세윤은 올 한해 어려웠던 개그맨들에게 어떤 희망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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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그리고 강호동

지난 '야심만만-예능선수촌'에서는 독특한 대결이 벌어졌다. 이른바 '예능과 태능'의 대결!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스타로 자리매김한 이용대, 이배영, 남현희, 왕기춘이 게스트로 출연해 예능 MC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것이었다. 물론 이 기획은 스포츠스타들의 끼를 마음껏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기에 '태능'의 일방적인 우세승이었지만, 실제로 그들이 보여준 예능감은 손을 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강호동, 스포츠에 예능을 접목하는 무릎팍 도사이자 스타킹
MC를 방불케 하는 수사력을 보인 이배영 선수와 귀여우면서도 자신만만한 이용대 선수, 그와 묘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정반대의 캐릭터로 큰 웃음을 준 왕기춘 선수, 그리고 솔직 대담한 발언으로 눈길을 끈 남현희 선수까지 토크에서 춤, 노래까지 거침이 없었다. 그런 그들 뒤에 든든히 자리 잡고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열광적인 리액션으로 흥을 돋우는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강호동이었다. 그는 같은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갖고 있는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능의 성격을 접목시키는 무릎팍 도사이자 스타킹이었다.

까칠하다 싶을 정도로 파고들면서 슬쩍 상대방이 감추고픈 비밀을 드러내게 만드는(예를 들면 이용대 선수의 여성편력(?) 같은) 질문들은 그대로 '무릎팍 도사'의 강호동이었고, 이배영 선수와 난데없이 시작된 제자리높이뛰기 대결에서는 '스타킹'의 강호동이었다. 은근슬쩍 왕기춘 선수의 들이대는 끼를 부추기면서 상대방의 캐릭터를 순식간에 구축해놓는 것 또한 '스타킹'에서 무대에 올라온 일반인들에서 짧은 순간에 웃음의 요소를 끄집어내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추성훈의 최고 명승부는 강호동과 벌인 말씨름
특히 강호동이 스포츠스타들과 인연이 많은 것은 바로 그 예능과 스포츠 양단의 이해도가 남다른 그의 능력 때문이기도 하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종격투기의 추성훈 선수와 강호동의 말씨름은 지금도 명승부(?) 중의 명승부로 꼽힌다. 강호동은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추성훈 선수의 아픈 과거는 물론이고, 그가 가진 끼와 유머감각을 모조리 끄집어냈다. 팽팽한 긴장감은 스포츠 선수들로서 갖는 본능적인 대결의식을 프로그램 바탕에 깔아주었고, 그 위에서 치열한 신경전, 그리고 상대방의 빈틈을 파고드는 질문 공세와 역공이 마치 씨름과 유도의 이종격투기를 보는 듯 했다. 이 명승부는 아마도 추성훈이 지금껏 벌인 어떤 경기보다 값진 것이었음에 분명하다.

'무릎팍 도사'에 장미란 선수가 출연했을 때도 강호동의 감각은 여전했다. 세계를 들어 올린 역사를 앞에 놓고 강호동의 섬세한 멘트는 그녀 속에 수줍게 숨겨진 여성성을 끄집어내게 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장미란 선수 또한 특유의 여유를 갖고 이야기를 받아쳤다는 점이다. 스포츠 스타로서 갖고 있는 경기에서의 익숙한 긴장감과 그 속에서도 발휘되는 순발력은 어쩌면 예능이라는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요소들을 끄집어내준 것이 강호동이라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스포츠와 예능을 접목한 최초의 MC, 강호동
강호동이 운동선수로서 가졌던 경험치들은 '1박2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서도 예외  이 발견된다. 그가 제안하는 게임들이 스포츠와 맞닿은 것들이 많으며 그 게임 속에서 웃음과 감동의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은 분명 운동선수 출신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백령도에서 해병대원들과 벌인 씨름대회가 강호동의 진가를 보여준 건 우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 들어 이러한 강호동의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장점이 지나치게 전면에 내세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씨름선수로서의 강호동이 장점이긴 하지만 그것을 너무 드러내다 보면 그만큼 강호동이 가진 다른 장점들이 묻히게 된다. 강호동은 운동선수가 아닌 예능인으로서 만으로도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드러낸 씨름선수로서의 이미지 소비는 강호동에게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 씨름선수 이미지가 숨겨진 상태에서의 그 능력 발휘가 강호동에게는 더욱 이득이라는 말이다.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에는 분명 어떤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밤낮없이 몸 사리지 않고 뛰어들어야 하는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고, 그러면서도 쇼에 들어가면 끊임없는 긴장감 속에서 섬세한 기술(유머감각)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 승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특유의 신경전에서도 유연해져야 한다는 것도 그 유사한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누구나 강호동처럼 스포츠에 요구되는 능력을 특유의 예능감과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강호동은 스포츠의 재미요소를 예능과 접목시킨 최초의 MC가 아닐까. 이것이 스포테이너 시대에 강호동이 주목받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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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떻게 방송3사 모두의 대표MC가 됐을까

현재 예능 프로그램의 대표MC를 말하라면 누구나 유재석과 강호동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이미 방송3사의 대표적 예능 프로그램을 장악했다. 강호동이 MBC ‘무릎팍 도사’, KBS ‘1박2일’, SBS ‘스타킹’의 메인MC라면,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 KBS ‘해피투게더’ 그리고 SBS ‘패밀리가 떴다’의 메인MC로 둘 다 방송3사 예능의 그랜드 슬럼을 달성한 셈이다. 이들의 이런 놀라운 성공비결을 알고싶다면 먼저 이 방송3사의 예능 프로그램 별로 이들의 캐릭터 설정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

뚝심의 강호동, 까칠하게, 친형처럼, 머슴처럼
강호동이 가진 기본 캐릭터는 거의 대개가 씨름선수 시절에서부터 가져온 것들로 그것은 힘과 순발력이다. 때론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힘의 승부사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대단히 섬세한 순발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무릎팍 도사’가 극대화시킨 부분은 ‘까칠함’이다. 이 도발적인 토크쇼에서 강호동은 특유의 힘있는 말을 구사하면서 섬세하게 상대방의 허점(?)을 노리는 캐릭터로 자신을 설정한다.

반면 ‘1박2일’에서 극대화된 것은 ‘친형 같은’ 이미지다. 여기서는 순발력보다는 힘이 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활용된다. 때론 무모하리 만치 바보스럽게 고집을 피우지만 그로 인해 저 스스로 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직하게 동생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편 ‘스타킹’에서는 노련하지만 ‘머슴처럼’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이미지를 구사한다.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한 일반인들의 재미요소를 순발력 있게 잡아내면서, 그 재미요소에 대해 힘있는 리액션을 보여주는 모습은 이 프로그램에서의 강호동의 입지를 공고히 하게 만든다.

균형감각의 유재석, 1인자, 2인자, 3인자
탁월한 순발력의 소유자이자 프로그램 전체를 조율하는 특별한 균형감각을 지닌 유재석은 바로 그 빠른 상황판단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특징을 잘 살리는 MC다. ‘무한도전’에서 그가 구축한 이미지는 1인자다. 물론 여기서 이 1인자는 흔히 생각하는 수직적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1인자가 아니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보여준 탁월한 점은 수평적 카리스마를 구사하면서 1인자 같지 않은 1인자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해피투게더’에서의 유재석은 2인자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이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은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출연진들의 재미요소를 잡아내고 극대화시키는 버팀목 역할에 더 치중한다. ‘해피투게더’가 한때 고전하다 최근 다시 정상의 궤도에 오른 것은 바로 이 유재석의 버팀목 역할로 주변인물들, 예를 들면 박미선이나 신봉선 같은 고정 출연자나 게스트들의 캐릭터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 시작한 ‘패밀리가 떴다’에서 유재석은 3인자의 이미지를 자처한다. 늘 지고 깨지는 역할을 자청하는 이유는 대개의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초반부가 그러하듯이 그 힘든 과정 속에서 캐릭터가 더 잘 구축된다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라고 해도 방송3사의 그것도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동시다발적으로 해나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중 가장 어려운 점은 아마도 이미지 관리일 것이다.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활용한다면 그만큼 빠르게 캐릭터가 소진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니 이 도전에 맞서 이들이 구사하는 것은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캐릭터의 변신이다. 이제 우후죽순 많아지는 예능 프로그램들 속에서 연기자의 연기변신처럼 예능인의 캐릭터변신(혹은 설정 변신)은 필수적인 것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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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대화의 시대, 토크쇼에서 살아남기

‘투나잇쇼’로 잘 알려진 자니 카슨이나, 그 계보를 이어받은 제이 레노, 그리고 역시 토크쇼의 귀재로 동명의 쇼를 진행하는 데이비드 레터맨 같은 이들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1인 MC 체제를 꽤 오랜 세월 동안(‘투나잇쇼’는 거의 50년 가까운 전통이 있다) 유지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1인 MC체제의 쇼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자니윤쇼’, ‘주병진쇼’, ‘이홍렬쇼’, ‘이주일쇼’, ‘서세원쇼’, ‘김형곤쇼’ 등등이 그것이다. 그 이름만 봐도 한 시대를 풍미한 개그맨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토크쇼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대세는 집단 토크쇼다. 한 명의 MC가 아닌 여러 MC들이 나와 말들을 쏟아낸다.

인터넷 환경을 닮은 집단 토크쇼
이것은 정확히 쏟아낸다는 표현이 맞다. 과거의 1인 MC 체제의 토크쇼에는 기본적으로 질문-답변이라는 순서가 있었다. 하지만 집단 MC 체제에는 이러한 순서는 거의 무시된다. ‘명랑히어로’에서 김성주가 좀 진지하게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 김구라는 아예 그 이야기 자체를 끊어버리고 자신의 이야기로 방향을 돌린다. 그리고 김구라의 이야기 도중에도 신정환은 계속 엉뚱한 이야기로 맥을 끊으려 노력한다. 심지어 카메라가 신정환을 잡고 있는 와중에도 말들을 계속 튀어나온다. 그것은 자막의 형태로 마치 만화를 보는 것처럼 화면 속에 들어온다.

집단 토크쇼의 묘미는 비록 글자로서라도 화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고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말의 상찬에 있다. 아마도 과거의 토크쇼에 더 익숙한 분들이라면 이 정신산란한 말과 글자가 범람하는 화면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의 홍수와 그 홍수 속에서의 순간적인 집중에 대한 훈련을 늘 디지털 사회 속에서 해오고 있는 요즘의 시청자들이라면 말이 다르다. 그것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일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정보가 너무나 일목요연한 1인 체제의 토크쇼를 보며 그 단순함에 하품을 할 지도 모른다.

과거의 중앙 집중식 토크쇼 형식이 점점 사라지고, 중앙이 없이 서로 주장들이 난무하는 집단 토크쇼로의 변화는 작금의 인터넷 환경을 닮아있다. ‘라디오스타’에서 서로 자신이 메인 MC라고 주장하는 것은 고스란히 인터넷에서의 대화방식을 닮았다. 인터넷에서의 대화 방식이란 중앙이 없고 대신 무수한 중앙들이 서로의 주장을 하며 부딪치는 형태다. 이처럼 수직적인 대화구조가 수평적인 형태로 변모하면서, 어느 한 사람의 주도 하에 끌려가는 1인 MC체제의 토크쇼는 점점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집단 토크쇼, 달라지는 MC들
이렇게 대화방식이 달라지고 그 방식을 수용한 집단 토크쇼들이 등장하자 MC들도 달라졌다. 물론 집단 토크쇼에서도 메인 MC는 존재하지만 그 힘은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해피투게더’의 유재석은 메인 MC임이 분명하지만, 프로그램에서 너무 전면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적당한 선에서 그 날 출연한 게스트들의 웃음 포인트를 콕콕 집어내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것은 유재석이 이 시대에 어떻게 예능 프로그램 MC 0순위의 자리에 올랐는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것은 최근 주목받는 MC로서 강호동도 마찬가지다. 강호동의 스타일이 좀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유재석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그 역할은 그렇지 않다. 강호동은 좀 공격적인 방법으로 게스트들의 웃음 포인트를 끄집어 내주고 있을 뿐이다. 공격적인 질문만큼 답변에 대한 과장된 리액션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은, 씨름을 했던 선수라면 당연할 ‘천부적인 균형감각’을 토크쇼에 있어서도 강호동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호동의 장점은 좀더 강한 토크의 세계 속에서도 유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초창기 ‘무릎팍 도사’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원인이다.

집단 MC 체제는 그 형태가 기본적으로 이야기 배틀의 구조를 가져가기 때문에 그 상황 속에서 특유의 재능을 가진 MC들을 주목시킨다. 그 대표적인 MC가 신정환이다. 신정환은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로 TV에 등장하자마자 토크쇼의 강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물론 탁재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탁재훈은 메인 MC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생기면서 오히려 초창기의 이미지를 아쉽게 만들고 있다. 지금은 옆자리에 앉아서 툭툭 던지는 촌철살인의 말들이 가장 중심에 서서 하는 말보다 더 주목받게 되는 시대다.

옆자리 토크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바로 이 ‘옆자리 토크’가 우세한 시대가 낳은 스타가 김구라다. 그는 누군가 하는 말을 받아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세울 수 있었다. 받아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강렬한 인상을 줘 독한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지만 김구라는 그 부분을 솔직함과 공감으로 넘어선다. 실제로 가끔씩 던지는 사회에 대한 쓴 소리는 그것이 의미가 있든 없든 간에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구석이 있다.

오랫동안 메인 MC로서의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해온 이경규는 이렇게 달라진 환경 속에 스스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랑히어로’에 나온 이경규가 박미선에게 “너랑 같이 했어야 했다”고 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미선은 메인의 입장에서 한참 동안의 공백을 통해 변방으로 내려와 집단 토크쇼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해피투게더’에서 후배 박명수를 웃기기 위해 굴욕을 거듭하며 한없이 낮아지는 것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박미선은 편안한 아줌마의 이미지로 집단 토크쇼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 돌아온 김국진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시대의 대화방식을 차용한 집단 토크쇼는 거기에 걸맞은 MC들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 변화는 바로 수직적 체계에서 수평적 체계로의 이행이다. 라인 문화가 공공연히 프로그램 속에서 회자되던 적이 있었다. 그것이 실제로 수직적인 체계인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지금은 라인 문화(일단 이 용어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보다는 팀 문화가 더 어울리는 시대다. 옆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이 변화된 토크쇼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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