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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간 ‘무한도전’, 남극 도전하는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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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이 알래스카로 날아갔다. ‘1박2일’의 남극행을 염두에 두었던 행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미션 자체는 지극히 ‘무한도전’다웠다. ‘알래스카에서 김상덕씨 찾기’라는 지극히 사소한 선택. 반면 ‘1박2일’이 남극에 가는 데는 그 프로그램 성격상 명분이라는 게 필요했다. ‘1박2일’의 취지 자체가 국내의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을 구석구석 찾아가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박2일’이 남극에 가는 것은 물론 여행에 있어서 극점이라는 의미로서 어떤 로망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남극에 우리의 세종기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확장해서 바라보면 남극의 세종기지는 국내의 오지 섬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반면 ‘무한도전’의 알래스카행은 ‘무한도전’답게 의미가 아닌 재미를 위한 것이었다. 일단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김상덕씨를 찾아 알래스카까지 간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설정이었다. 거기서 김상덕씨를 찾느냐 못 찾느냐는 애초부터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말이 씨가 되는 상황’. 그것을 찬찬히 목도하면서 그 속에서 생고생을 하는 그들의 모습 자체가 ‘무한도전’이 알래스카편에서 겨냥한 웃음과 재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건 로망이 있기 때문에 남극을 선택한 ‘1박2일’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들은 벌칙 수행을 하기 위해 알래스카에 갔다.

목적 없이 떠난 벌칙 여행에서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이 겪을 일은 대체로 예상 가능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좌충우돌하는 상황. 의미가 아닌 재미를 위한 선택이었기에 가중되는 웃음에 대한 강박.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는 상황. 유재석은 가평 번지점프대 위에서 역시 벌칙을 수행하며 하룻밤을 지내는 박명수, 정준하, 길에게 전화를 해서 “거기는 어떠냐?”고 묻는다. 그러자 길이 “완전 망했어요”라고 말하는 그 상황. 웃음을 주려고 극한 상황에 자신을 몰아넣었지만 웃음을 못주는 상황이 오히려 이번 미션의 재미 포인트가 된다.

따라서 알래스카까지 가서 얼음낚시를 하겠다고 몇 시간 동안 빙판에 구멍을 뚫기 위해 낑낑대는 모습이나, 난데없는 동계올림픽을 흉내 내다가 피까지 보는 상황은 분명 이 의도된 재미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것은 개그맨으로서의 이들에게 새롭게 부여된 도전 상황으로서 ‘무한도전’의 취지와도 잘 어울린다. 웃음을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웃음을 주는 것. 늘 그렇듯이 ‘무한도전’은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서 재미를 주지는 않는다. 그저 그렇게 무모한 듯 도전 상황에 내던져졌다는 것 자체로 재미를 준다. 즉 아이러니한 얘기지만 이번 상황은 웃음을 주었던 주지 못했던 그 도전 자체가 재미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흔히 ‘1박2일’에서 발견한다. 즉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전제 하에 어떤 미션 속에서 웃음을 주지 못하고 지나치게 진지하게 되었을 때, ‘1박2일’에서는 누군가 이런 얘길 한다. “이게 다큐지, 예능 맞아?” 예능이 다큐를 할 때 오히려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1박2일’은 일찌감치 알아차렸다. 그것은 지나친 진지함, 어찌 보면 사소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웃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즉 ‘1박2일’은 늘 스스로가 다큐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것은 쉽게 웃음으로 전화된다. 반면 ‘무한도전’은 재미를 모토로 하기 때문에 새롭게 시도된 다큐적 재미는 낯설게 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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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사진출처:KBS)

하지만 “이거 다큐 아냐?”하고 늘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1박2일’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어떤 한계가 지워진다. 그것은 ‘의미에 대한 강박’이다. 무엇을 하건 의미가 무엇인가에 합당하지 않으면 비판받기가 쉬워진다. 재미를 위해 알래스카로 훌쩍 떠나는 것이 가능한 ‘무한도전’과는 달리 ‘1박2일’은 그 남극행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꽤 많은 의미부여가 필요해진다. ‘무한도전’이 주창하는 ‘재미를 위한 재미’는 ‘1박2일’에서는 부러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무한도전’이 거의 매번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과도한 의미부여를 피하고 재미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의미부여는 따라서 스스로가 아니라, 시청자들에 의해 부여되곤 한다. 하지만 ‘1박2일’은 의미를 떼어낼 수가 없다. 만약 ‘1박2일’에서 ‘무한도전’이 벌칙으로 수행한 알래스카 같은 오지로의 목적 없는 여행을 했다면, 거기서도 ‘1박2일’은 어떤 의미를 끄집어내려 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목적 없는 여행’ 그 자체가 주는 의미 같은 것 말이다.

‘1박2일’은 그 프로그램 형식상 그 의미를 벗어날 수 없다. 여행이라는 사뭇 다큐적인 상황을 예능으로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1박2일’은 어쩌면 지금껏 이 의미로만 점철된 여행의 공간을 재미로 바꿔나가는 도전을 해온 셈이다. 교과서에서나 봐왔던 오지 속으로 들어가 게임을 하고 미션을 수행하면서 의미는 재미로 자연스럽게 전화된다. 그렇다고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의미만 있던 공간에 재미가 부가되는 것이다. 이것은 여행이 과거 가이드가 붙는 관광여행에서 이제는 스스로 떠나는 체험여행으로 바뀌는 시대적 추세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1박2일’이 남극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마치 의미로만 점철된 그래서 딱딱하게 다큐적 의미만으로 고형화된 공간의 표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남극하면 떠오르는 것은 다름 아닌 ‘다큐멘터리’다. 그 다큐멘터리의 영역 속으로 들어가 의미와 함께 그것을 뛰어 넘는 재미를 찾아내려는 무한도전, 그것이 ‘1박2일’의 남극 도전 속에 숨겨진 것들이다.

‘무한도전’의 알래스카행과 ‘1박2일’의 남극도전이 모두 똑같이 말해주는 메시지가 있다. 그것은 아직까지는 판타지라고 말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현실이 될 ‘즐거운 삶에 대한 자유’에 대한 것이다. 알래스카와 남극은 더 이상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공간, 즉 특정인들만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여행을 꿈꾸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한도전’의 알래스카행을 보면서 어떤 로망을 느꼈다면 그것은 생각만 하면 알래스카라도 쉬 달려갈 수 있다는 그 상상의 자유로움 때문일 것이다. 목적도 없이 생각하는 대로. 이것은 ‘1박2일’이 꿈꾸는 남극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능이 다큐의 영역을 넘어가는 시대, 즉 어떤 기능적인 목적이 아니라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는 시대를 이 두 프로그램은 지금도 매주 우리 눈앞에 펼쳐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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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떴'의 창조적 해체가 바람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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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사진출처:SBS)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가 1기의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새로운 '패떴'은 오는 25일 첫 촬영에 나선다고 한다. 지난 2008년 6월1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한때 30%가 넘는 시청률로 일요 버라이어티의 수위를 지켜왔으나 거듭된 악재와 패턴의 식상한 반복으로 내리막을 걷던 '패떴'은 이제 20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2기로 재정비되는 시점이다. 과연 '패떴1'의 해체와 '패떴2'의 시작은 바람직한 것일까.

먼저 왜 '패떴'이 이런 결과에 봉착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패떴'에 쏟아졌던 많은 논란들과 그 논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제작진들, 그리고 캐릭터 운용의 실패 등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1박2일'과 비교해 '패떴'은 위기대처능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패떴'은 '1박2일'과 같은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형식은 극히 다르다. 먼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형식이 가진 특징을 이해한다면 이 두 프로그램이 왜 이다지도 다른 길로 갔는가를 알 수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가진 강점에서 빼놓은 수 없는 것이 바로 캐릭터의 성장 스토리다. 여타의 예능과 달리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캐릭터가 서고, 그 캐릭터가 매번 미션을 수행하면서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의 몰입성을 높인다.

그런데 성장 스토리에는 조건이 있다. 시작하는 캐릭터들이 낮은 위치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낮은 곳에 있어야 성장 가능성이 많아지고 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적인 시청을 유도해낼 수 있다. '무한도전'의 캐릭터들이 평균이하에서 시작해서 작금의 위치에까지 올라온 것과, 이제 성장해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캐릭터의 성장스토리로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는 이유도 그것이다. '무한도전'은 이제 프로그램 형식 실험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1박2일' 역시 시작 지점에서 그 출연진들은 그다지 최고의 위치에 서 있는 인물들이 아니었다. 강호동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상태였지만, 김C나 은지원, 이수근, MC몽, 그리고 이승기까지 탑의 위치에 서 있는 인물들은 아니었다. 그들이 첫 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장소가 '톨케이트'였고 첫 회부터 먹을 것까지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패떴'이 시작한 마치 시상식 같은 화려함은 사뭇 비교되는 지점이다.

'패떴'은 이들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방향 자체가 달랐다고 달라야만 했다. 즉 출연진들이 레드카펫 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정도로 모두 탑 연예인들이었다. 유재석, 이효리는 물론이고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김수로, 아이돌 대성, 예능감이 살아나고 있던 윤종신이 그들이다. 여기에 초창기 멤버였던 이천희와 박예진은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즉 '패떴'은 '1박2일'이 낮은 위치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그 스토리와는 정반대로, 높은 위치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전략을 취했고, 그것은 주효했다.

요정 같던 이효리가 몸빼를 입고, 아이돌 대성이 유재석과 함께 덤 앤 더머가 되며, 김수로는 이천희와 짝을 맞춰 김계모와 천데렐라가 되고, 박예진은 수수해보이는 이미지에 살벌함을 더했다. '패떴'은 탑의 위치에 서 있는 이들을 차츰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전략으로 큰 웃음을 주었다. 이것은 '1박2일'의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서도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1박2일'과 비교하면서 '패떴'은 왜 그렇게 못하냐고 비판하지만, 사실 그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1박2일' 같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초창기 이천희와 박예진에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타 멤버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덜 기대하게 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차별화에 성공한 형식은 또한 내적인 문제도 갖고 있었다. 그것은 탑 연예인이라는 지점에서 생겨날 수밖에 없는 형식의 폐쇄성에서 비롯된다. '패떴'은 '1박2일'과 달리 외부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이 패밀리들간의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그 이유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자리한다. 즉 대외적인 인물들과 공공연히 접촉하는 것이 탑 연예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패떴'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아예 프로그램을 찍을 수 없을 정도"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이 폐쇄성은 고정 멤버들의 이미지 소비를 빨리 가져오게 만든다. 저들끼리 밥 해먹고 게임하는 형식의 반복은 그것이 늘 같은 멤버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쉬 식상해진다. 만일 현지인들이나 제작진과의 대결구도 같은 것을 끌어들여 변수를 만들어낸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지만 '패떴'은 그것이 여의치 않았다. 따라서 '패떴'이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게스트의 활용이다. 게스트를 변수로 끼워 넣어 상수의 식상함을 넘어서려 했던 것.

이렇게 보면 지금껏 '패떴'이 걸어온 길이 애초 형식 속에서 어느 정도는 결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1박2일'이나 '무한도전' 같은 성장 스토리형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위기가 그 성장의 정점에 설 때 오는 것처럼, '패떴' 같은 정점에서 추락하는 스토리를 가진 쇼의 위기는 한 치의 신비감 없이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준 지점에서 오게 된다. 즉 어떤 프로그램이나 이야기 구조를 갖는 한, 언젠가는 위기가 오고 결국은 사라져가는 운명을 갖게 된다. 다만 '패떴'은 그 형식의 폐쇄성 때문에 캐릭터 소비가 그만큼 빨라 그 사라지는 운명도 빨리 오게 되었던 것뿐이다.

그러니 '패떴'이 가진 이런 형식적인 특징을 감안했을 때, '패떴1'의 해체와 '패떴2'의 시작은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패떴'은 그 형식적 특성상 새로운 신비감을 가진 캐릭터들이 계속 투여되어야 지속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멤버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패떴2'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패떴'이라는 형식 자체가 힘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힘을 극대화해낼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의 투입은 그만큼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새로운 인물들이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프로그램의 폐쇄성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이나 리얼 버라이어티로서의 진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숙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인물로 시작하는 '패떴2'가 주는 기대감이 결코 작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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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가 꾼 꿈, 어떻게 현실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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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사진출처:MBC)

그 누가 쇼는 그저 쇼일 뿐이라고 했던가. ‘무한도전’이 말도 안 되는 포크레인과 삽질의 대결을 벌이던 시절에, 쇼는 그저 쇼일 뿐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무런 맥락도 의미도 없이 그저 쇼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볼거리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몇 해가 지나면서 우리는 ‘무한도전’이라는 쇼 프로그램이 실제로 현실을 바꿔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봅슬레이를 빌려서 경기에 출전하던 국내 봅슬레이의 열악한 상황을 감동적인 도전을 통해 순식간에 바꿔버렸다. 현재 올해 벤쿠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놓은 한국 봅슬레이팀은 그 누구보다 관심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그들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뉴욕으로 날아가 한 레스토랑에서 메뉴 런칭을 선보이기도 하고, 불황에 힘겨워하는 음식점들을 기습공격(?)해 무한 매출을 올려주기도 한다. 그들에게 도전은 이제 쇼이면서 동시에 현실이 되기도 한다.

‘1박2일’은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여행 버라이어티를 통해서 국내에 숨겨진 여행지들을 발굴해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여행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으며, 캠핑 열풍 같은 여행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해외 관광객들 중에는 ‘1박2일’을 보고 국내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 ‘1박2일’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도시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시골에 대한 따뜻한 향수와 정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 연장선 상에 있는 ‘청춘불패’ 역시 마찬가지. 강원도 홍천의 유치리라는 동네에 정착해가는 걸 그룹 아이돌들의 모습을 통해 도-농 간의 소통의 과정이 훈훈한 감동까지 전해주는 이 버라이어티는, 실제로 이 자그마한 동네에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시청자들은 유치리라는 동네에 사는 이장님이나 로드리(동네 이장님 친구 분의 애칭)를 마치 우리 동네 어르신처럼 가깝게 느끼게 됐다. 걸 그룹 아이돌들이 찾아간 상점에는 일부러 찾는 관광객들이 생길 정도. 한쪽 벽에 붙여진 그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은 쇼와 현실의 공존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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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야구단'(사진출처:KBS)

‘천하무적 야구단’은 보다 실제적인 꿈을 꾸며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인들을 위한 ‘꿈의 구장’을 건립하는 것이 그것. 이들은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먼저 5개 지역을 찾아가 야구장 부지를 타진했다. 야구장 건립은 100억 대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천하무적 야구단’이 꾸고 있는 그 꿈에 대해 많은 이들이 지지하고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터테이너들이 광대로 딴따라로 폄하되던 시대, 쇼는 여흥의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펀(fun)이 사회를 움직이는 하나의 추동력이 되어가는 이 시대에 쇼는 여흥을 넘어서 현실을 바꾸는 힘이 되고 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이제 국회나 상아탑에서의 심각한 고민과 진지한 토론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꿈을 꾸고 그 꿈이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을 때, 사회는 어떤 변화를 허락한다. 스튜디오의 폐쇄된 공간 속에서 여흥거리만을 고민하던 버라이어티쇼들. 이제 스튜디오를 벗어나면서 이들은 현실 속에서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은 조금씩 현실을 바꿔가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꿈들을 버라이어티 속에서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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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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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라이어티가 꾼 꿈, 어떻게 현실이 됐나> 엔터테이너들이 광대로 딴따라로 폄하되던 시대, 쇼는 여흥의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펀(fun)이 사회를 움직이는 하나의 추동력이 되어가는 이 시대에 쇼는 여흥을 넘어서 현실을 바꾸는 힘이 되고 있다.

    2010/01/04 22:43

스토리를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만든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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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힘은 스토리텔링에서 나옵니다." '1박2일'의 이명한 PD는 그 힘을 스토리에서 찾았다. 파편적으로 뚝뚝 끊어지는 몇몇 재미들만으로는 '1박2일' 같은 파괴력은 나올 수 없다는 것. 이것은 2009년 들어와 소재적으로도 세대적으로도 폭이 넓어진 예능 프로그램의 한 특징이다. 이야기를 추구하는 버라이어티쇼들은 이제 전통적으로 웃음에만 천착하던 틀을 벗어나 이야기 자체가 주는 다양한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무한도전'의 '여드름 브레이크' 같은 경우, 만일 웃음이라는 포인트로만 본다면 그다지 재미있는 소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 소재는 버라이어티쇼가 이제는 웃음을 넘어서 서스펜스 같은 새로운 영역의 재미를 끌어 들였다고 볼 수 있다. '1박2일'은 여행이라는 큰 소재가 있지만 각각의 편에 들어가면 말 그대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거기에는 예능의 본분인 웃음은 기본이고 그 위에 감동도 있고, 때로는 추격전이나 심리전이 주는 긴박감도 있다.

이른바 이들 버라이어티쇼들은 모든 극적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먼저 이 쇼들에는 주인공들인 캐릭터들이 있다. 캐릭터란 저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 캐릭터들이 매번 다른 상황을 만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 이야기들은 중첩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여기에는 캐릭터 간의 얽혀져가는 관계가 주는 극적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은 쇼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또한 한 편의 드라마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이야기성을 내재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쇼가 이야기를 추구하면서 2009년 예능에 등장한 쇼들은 저마다 각각의 이야기가 가진 재미들을 내세워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다이내믹한 이야기, 각본 없는 드라마가 가장 큰 매력이다. "예능 좀 하란 말이오. 야구만 하지 말고." 이 구호는 이 쇼가 추구하는 것이 단지 이전 예능들이 추구하던 웃음만이 아니라는 것을 거꾸로 말해준다. 특별히 웃긴 상황을 연출하지 않고 담담히 이 야구단의 면면을 따라가며 때론 웃고 때론 우는 모습들을 담아내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진정성 있는 즐거움을 준다.

'청춘불패'는 도시의 첨단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을 대변하는 아이돌 걸 그룹들이 유치리라는 작은 시골마을에 들어가 정착해 살아가며 아날로그적인 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쇼 역시 웃음이라는 포인트에 그다지 천착하지 않는다. 남희석이 "그래도 예능인데 이렇게 일만 해도 되는 거야?"하고 묻는 지점에 이 쇼가 가진 이야기성이 드러난다. 이 쇼는 유치리 주민들과 점점 가까워지는 아이돌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고,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우리의 이웃처럼 느껴지는 유치리 주민들로 인해 그 힘을 더욱 얻어갈 수 있다.

'남자의 자격'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끌어들임으로써 중년 세대들의 공감을 얻어냄은 물론이고, 여성들과 젊은 세대까지 소통의 즐거움을 제공했다. 아저씨들의 꿈이나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은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누군가의 남편인 그들의 이야기가 타인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하프 마라톤 대회 같은 소재에서는 전편에서는 웃음을, 후편에서는 감동을 전해주는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세대와 성별을 넘는 소통은 이 쇼가 가진 남다른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야기를 중심에 둔 예능의 변화는 새로운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이른바 '남들 웃기려 할 때, 다큐를 함으로써' 호평을 받는 신 예능형 캐릭터의 탄생이다. '1박2일'의 김C나 '남자의 자격'의 김성민은 웃기기보다는 열심히 프로그램에 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개그맨들이 그다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이유는 이처럼 예능의 환경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9년 예능의 뉴 트렌드로 자리한 '이야기에 대한 추구'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의 층위를 다양하게 해주었다. 이제 예능은 웃음에 집착하기 보다는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가는 중이다. 이 이야기, 즉 스토리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예능의 외연을 넓혀놓았고, 작금의 콘텐츠들의 특징이 퓨전과 융복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다가올 2010년. 예능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넘쳐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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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의 새 판도, 땀은 웃음보다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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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사진출처:KBS)

21.0975km. 꼴찌로 다리를 절룩거리며 들어오는 이경규와 이윤석을 보던 김성민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 얼굴을 본 이경규 역시 눈물을 흘렸다. 애초에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대회 참가 자체가 무리라고 했던 이윤석은 수차례 멈추고 쓰러지기를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넘어섰다. "뭐 하나 끝까지 한 게 없다"는 자책감에 "이번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고 이윤석은 말했다. 전편에 마라톤을 준비하며 큰 웃음을 주었던 '남자의 자격-마라톤 도전'편은 후편에 웃음에 대한 강박이 없었다. 그저 진정성이 깃든 값진 땀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쇼는 웃음 그 이상의 힘을 발휘했다.

예능의 새로운 판도로서 땀이 주는 진실된 이야기가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1박2일'은 거문도 등대로 가기 위해 손수 스텝과 출연진들이 무려 8톤에 달하는 무거운 장비를 나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마고도'를 패러디한 '예능고도'라는 자막이 붙은 그 장면 속에서 출연진들은 '이건 말도 안돼'를 연발하며 진실된 땀을 흘렸다. 이것은 그간 '1박2일'이 개척해온 생고생 버라이어티의 한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 예능 프로그램이 주말 밤을 장악하게 된 것은 바로 그 출연진들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전하는 진한 진정성에서 비롯된다.

새롭게 김영희 PD 체제로 선보인 '일밤'의 '단비' 역시 땀 냄새 나는 예능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단비'는 아프리카 잠비아까지 무려 25시간을 날아가 현지 주민들을 위해 모래를 파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 코너는 심각한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이곳에 우물을 파서 희망을 나눠준다는 컨셉트를 갖고 있다.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출연진들은 고생스런 일정을 소화해내야 한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전국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경기를 갖는 강행군을 해야 했다. 출연진 중 맏형에 해당하는 이하늘은 거의 하루의 일정이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끝날 정도로 야구 연습을 했고, 이것은 다른 출연진들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일까. 부상 투혼까지 발휘하며 경기에 임하는 '천하무적 야구단'은 별다른 예능적인 설정을 하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들의 땀 냄새가 시청자들에게까지 물씬 전해진 탓이다.

이것은 아이돌 걸 그룹 버전의 예능으로 자리한 '청춘불패'도 예외는 없다. 무대 위에서는 섹시함과 귀여움의 대명사로 깜찍한 춤과 노래를 선사하던 그들이지만, '청춘불패'에 오면 삽자루 들고 땅을 파거나 엄청난 양의 김장을 담그고, 소똥을 치우는 일을 하기가 다반사다. 그 열심히 일하는 모습 때문일까. 이 프로그램에서는 무대 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걸 그룹들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들이 보여진다. 유치리라는 작은 마을에 화려한 이미지로 포장되어있던 아이돌들이 그 껍질을 하나하나 벗고 동화되고 친화되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예능 프로그램의 새 트렌드로 어떤 의도된 몸짓이나 말보다, 진실된 땀이 자리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진정성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리얼이냐 아니냐는 것은 이제 해묵은 식상한 리얼 논쟁에 해당하지만, 그 담겨진 이야기에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땀 냄새 물씬 풍기는 예능이 생고생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그 속에 진정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진정성이 통할 때, 우리는 감동이 있는 웃음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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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무엇이 공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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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공익 예능프로그램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1박2일’은 애초 기획의도에서부터 일정부분 공익성을 담고 있었다. 바로 우리네 관광자원의 발굴과 오지에 대한 조명 등이 그것이다. ‘무한도전’은 초기 도전을 통한 성장 버라이어티로 시작해서 점점 성장의 정점에 이르자, 그 도전의 공익적 성격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도전하는 국내 봅슬레이팀들을 위해 그 스포츠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이나,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뉴욕으로 달려가는 것, 혹은 각종 사회적 이슈들은 소재 속에 녹여내는 방식은 ‘무한도전’ 특유의 공익을 보여준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전형적인 스포츠 버라이어티지만 사회체육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야구라는 스포츠의 저변을 알리는 측면에서도 그 공익적인 성격을 무시할 수 없다. 야구협회측에서 이 예능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청춘불패’ 같은 신생 버라이어티쇼 역시 대단히 공익적이다. 아이돌 걸 그룹이 유치리라는 작은 동네에 정착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이 동네 분들을 위해 일하고 봉사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 체제로 다시 돌아오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도 거의 전면에 공익을 내세웠다.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는 개체수가 늘어난 멧돼지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지만 결국 주창하고 있는 것은 생태 살리기라는 공익이다. 이것은 고개 숙인 우리 시대의 아버지 기 살리기라는 미션을 통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는 '우리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또한 '단비'는 여기서 한 차원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다른 나라에서 봉사하는 공익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익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또한 만만찮다. 도대체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엇이 공익인가 하는 점이 그 질문이다. 무언가 출연진들이 감동적인 일을 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공익일까. 혹자들은 이러한 공익이 전면에 포진한 예능 프로그램에 진저리를 치기도 한다. 예능에서의 이른바 억지 춘향식의 감동은 때때로 역풍을 맞기도 한다. 한 마디로 웃기기나 잘 하라는 얘기다. 이러한 관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이 줄 수 있는 최대의 공익은 웃음”이라는 것이 이 관점을 대변해주는 문구가 된다.

그런데 이 말은 언뜻 보기에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한 번 더 깊게 생각해보면 또 다른 관점으로도 읽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예능의 최대 공익이 웃음’인 것은 맞지만, 그 웃음에도 다양한 층위가 있다는 점이다. 그저 웃기기만 하려고 갖은 자극적인 방법들만 끌어 모은 예능을 가지고 우리는 공익을 운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때론 진정성이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주는 훈훈한 웃음이라는 층위는 분명 인정해줘야 할 대목이다. 그러니 ‘예능의 최대 공익이 웃음’이라 주장한다면, 그 웃음이 과연 공익에 맞는 진정성을 담고 있는가를 들여다 봐야할 것이다.

혹자는 과거 공익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가져왔던 부작용들을 언급하면서 섣부르게 예능이 공익을 추구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무책임한 짓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예능의 목적이 결국에는 공익이 아니라 웃음이기 때문에, 어떤 도움을 주었다고 해도 그것이 결국에는 일회적인 것에 머물러 오히려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는 시선이 담겨있다. 즉 감동적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처음에는 뭐든 다 줄 것처럼 포장되어 방송이 되지만, 방송이 끝나고 나면, 일정한 웃음과 감동을 가져간 프로그램들은 다시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사후관리가 되지 않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게 된다. 감동이 주는 카메라 앞과 뒤의 온도차는 이처럼 크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에도 또 다른 시각은 존재한다. 즉 초창기 공익을 주창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그 낯선 시도 위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디지털 혁명으로 열려진 매체 환경 속에서, 그것도 리얼을 주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공익의 사후관리를 등한시 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1박2일’ 같은 경우, 한 번 방문해 인연을 맺은 지역주민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기도 하고, ‘청춘불패’ 같은 프로그램은 아예 한 곳에 정착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아예 발생할 수가 없다.

진정성이 있는 웃음을 주는 것인가, 아니면 그 웃음 속에 사회 참여적인 부분들을 포함시켜야 하는 것인가. 예능 프로그램의 어떤 것이 공익인가 하는 문제는 제작자들이 갖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정답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대중들이 어느 쪽에 더 공감하느냐가 이 공익 예능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을 열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확실한 것은 예능이 공익을 얘기할 정도로 과거와 그 위치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 공익이 어떤 것인지는 차치하고라도, 프로그램이 공익적인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이제 예능 또한 가져야 하는 책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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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공익예능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 공익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또한 만만찮다. 도대체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엇이 공익인가 하는 점이 그 질문이다. 무언가 출연진들이 감동적인 일을 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공익일까.

    2009/12/04 14:39

'1박2일', 예능의 판타지와 현실을 모두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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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사진출처:KBS)

비행기를 타고 또 배를 타고 그것도 모자라 버스를 타고 들어간 거문도. 실로 걷던 이를 멈추게 할 만큼 아름다운 거문도 등대에서 바라보는 풍광. 그 풍광 아래서 한바탕 포복절도의 복불복을 하는 멤버들. 아마도 이 카메라 앞에서의 장면만을 보여주었다면 그들의 '1박2일'이 어쩌면 일반인들을 꿈꾸게 만드는 판타지로 다가왔을 지도 모른다. "저렇게 놀면서 돈 벌면 참 좋겠다." 혹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이라면, 이렇게 말했을 지도 모른다. "저희들끼리 웃고 떠드는 걸 왜 우리가 보고 있어야 하지?"

하지만 적어도 '1박2일-거문도 등대'편을 본 시청자라면 적어도 이런 얘기는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차가 들어가지 않는 거문도 등대에서의 촬영을 위해 8톤이 넘는 짐을 손수 이고 지고 나르는 그 장면이 카메라 앞의 판타지에 숨겨진 뒤편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광경에서 '예능고도'라는 자막은 꽤 적절하다. '차마고도'의 이국적인 그 풍광들 뒤에는 그 아름다운 장면을 잡아내기 위해 때론 목숨을 거는 제작진들의 지독한 현실이 있다.

"이건 말도 안돼." 그들이 무거운 짐을 낑낑 짊어지고 가면서 쏟아내는 이 말이 아마도 대부분의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현실일 것이다. 이것은 '1박2일'처럼 야생을 표방하며 전면에 생고생을 내세우거나 '무한도전'처럼 매번 힘겨운 도전에 직면해야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물론이고, '패밀리가 떴다'처럼 가족적이고 즐거운 여행을 표방하는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대부분의 현장으로 나가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들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왜 그들은 이렇게 생고생을 하는 걸까. 그들이 하는 이른바 미션이라고 하는 것들은 물론 실제적인 것도 있지만, 때로는 허무맹랑한 것들도 있게 마련이다. '1박2일'이 오지로 여행을 떠나고 그 곳의 풍광을 소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심지어 끼니를 거르거나 하룻밤 노숙을 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복불복은 그 자체가 어떤 실제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목적은 단 하나, 재미다.

과거적인 노동의 가치관이라면 이 재미와 즐거움에 목숨을 거는 프로그램이 이해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1박2일'이 보여주는 세계는 이른바 '드림 소사이어티'의 징후를 그대로 그려낸다. 우리는 무형적인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니 이것은 기본적으로 즐거움과 웃음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갖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이다. 그 앞에서는 웃음이 넘치지만 그 뒤편을 보면 땀과 눈물이 배어있다.

하지만 그 괴리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종종 우리는 앞면이 전부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리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기 때문에, 앞면 그 자체만이 실제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 앞면의 즐거움은 때론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논란의 심정적인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1박2일-거문도 등대'편이 의미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예능의 뒤편을 프로그램 속으로 잘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복불복이라는 예능적인 재미와 그 재미의 결과로서 그 즐거움을 만들어내기 위한 "말도 안되는" 제작진들의 노고를 직접 체험하게 한 점은 그래서 실로 절묘하다 할 수 있다.

'1박2일'이 리얼 예능으로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은 그저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리얼 예능이란, 리얼이 갖는 고통과 예능이 갖는 즐거움이 모두 공존하는 형식이다. 리얼 없는 예능은 진정성의 비판을 받기 마련이고, 예능 없는 리얼은 재미라는 예능의 근본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게 마련이다. '1박2일'은 바로 이 리얼과 예능, 즉 예능의 앞면과 뒷면의 모든 모습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 1인자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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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C와 김성민, 예능에 리얼을 입히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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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김C(사진출처:KBS)

확실히 예능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남들은 웃기려고 안달복달 예능을 하려 할 때, 오히려 진지한 얼굴로 다큐해서 호평을 받는 시대니 말이다. 그 새로운 시대의 징후처럼 서 있는 인물이 바로 김C다.

그는 강호동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가며 "시베리아 야생 수컷 호랑이~"를 연발할 때도, MC몽이 발군의 예능감을 살려 몸 개그를 날릴 때도, 은초딩이 눈을 깜박깜박하며 또 무슨 장난을 쳐서 웃음을 줄까 고민할 때도, 이승기가 안되는 요리 실력으로 요리를 하겠다며 난리 블루스를 출 때도, 이수근이 예능의 빈 공간에 불쑥불쑥 초절정의 개그를 선보일 때도 그저 묵묵히 무표정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다.

아니 무표정이 아니라 오히려 인상을 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1박2일'이라는 야생의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지나치게 진지하게 "사는 건 고행"이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런데 그 진지함이 예능 속으로 들어오자 놀라운 마력을 발휘한다. 그것은 이 새로운 조류로 만들어진 리얼 예능에 진짜 리얼을 입히는 존재로서 김C가 부각되는 것이다. 그는 지지리도 운 없는 사나이로 한 겨울에는 속옷 차림으로, 한 여름에는 털 잠바로 그 생생한 계절감을 전한다.

재수 없게도 복불복에 져서 홀로 도보로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여정에서도 그는 진지함의 극을 보여주었다. 방송분량은 아예 포기했고, 어두컴컴한 밤길을 묵언수행하듯 걷는 김C는 말 그대로 이 예능 프로그램을 다큐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진짜 다큐일까. 그렇지 않다. 이 예능 속의 다큐는 오히려 웃음을 만들어내는 포인트가 된다. 모두가 웃기려 노력하고 웃음을 터뜨릴 때, 혼자 그 옆에 서 있는 진지한 인물은 그 대비효과를 통해 웃음이 만들어진다. 이 '1박2일'의 이 '예능 속의 다큐'가 준 웃음은 사실상 김C라는 캐릭터가 '1박2일'이라는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주는 웃음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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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사진출처:KBS)

'1박2일'에 김C가 있다면 '남자의 자격'에는 김성민이 있다. 김C가 주어진 야생의 상황을 버티는 것으로 그 예능에 리얼과 웃음을 선사한다면, 김성민은 여기서 한 발작 더 나가 적극적으로 힘겨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그 속에서 즐거움을 얻는 모습을 통해 리얼과 웃음을 선사한다. 그의 입에 붙은 말, "나 그거 꼭 해보고 싶었는데"는 다른 멤버들의 한숨과 묘한 대조를 이루며 양측의 웃음을 강화한다.

일일 직장 체험에서도 그는 주어진 여행사 직원의 일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하고 싶은 것을 더 하려는 자세를 보였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전투기 조종에서도 그는 즐기는 자세로 하늘을 날았으며, 모두 힘겨워 하는 2PM의 UCC 만들기에서도 "한번 더"를 외쳐 주변사람들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게 만들었고, 모두 귀찮아하는 가사일에서 조차 마치 주부가 된 것처럼 열심히 임하는 자세를 보였다.

김성민의 이런 예능에 대한 '열혈'의 자세는 리얼과 웃음을 넘어서 어떤 감동마저 주는 이유가 된다. 나이 든 아저씨들의 도전기로 이루어진 '남자의 자격'에서 고개 숙인 아저씨들과는 상반되게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땅의 아저씨들에게 어떤 힘을 부여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능에 리얼을 입히는 그들. 예능이 아니라 다큐를 하는 그들. 김C와 김성민이라는 존재는 이제 우리네 예능 프로그램이 서 있는 위치를 잘 말해준다. 설정이 아닌 리얼한 웃음은 어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제 예능 프로그램의 베이스가 되고 있고, 김C와 김성민은 바로 그 베이스로서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의 전면에 부각되어 있는 유재석, 강호동의 존재만큼, 이 시대의 예능을 잘 알려주는 인물로서 이들 만한 존재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예능에서 웃음만큼 중요해진 것이 진정성이 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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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버라이어티 전성시대, 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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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시골 버라이어티’의 시대가 되었나. ‘무한도전’은 일찍이 2006년 농촌체험을 소재로 그 시골이라는 공간이 주는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2007년에는 ‘비(?) 특집’을 통해 비 내리는 논에서의 한바탕 몸 개그를 선보이며 농촌을 버라이어티쇼의 장으로 변모시켰다. 그리고 2009년 ‘무한도전’의 벼농사 특집은 1년이라는 긴 기간으로 기획되어 실제로 농사를 짓는 그 과정을 보여주었다.

‘6시 내고향’의 예능 버전이라고 불리는 ‘1박2일’은 전국 각지의 농촌과 어촌을 찾아다니며 벌어지는 하룻밤의 해프닝을 리얼로 다룬다. 이 프로그램을 ‘6시 내고향’과 비교하는 것은 그 방영 시간대가 주중에 하는 ‘6시 내고향’과 같은 6시대이면서, 동시에 프로그램 속에 담기는 것들도 그 시골의 특산품이나 명물, 명소들이기 때문이다.

시골에 대한 주목은 이후 등장한 ‘패밀리가 떴다’의 본격적인 시골 버라이어티쇼로 이어진다. ‘패밀리가 떴다’는 시골이라는 공간을 쇼의 공간으로 바꾸면서 다양한 게임들을 마당에서 펼쳐 보여주었다. 스튜디오를 벗어난 공간으로서의 시골은 현장의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새로운 게임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시골에서 리얼로 벌어지는 1박2일 간의 해프닝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들 ‘시골 버라이어티쇼’는 주로 남성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에서 여성 멤버를 투입하면서 독특한 심리관계가 주는 재미를 선보이자, 이제는 더 이상 ‘시골 버라이어티’에 성별은 중요한 것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들의 아낌없이 무너지는 그 모습은 ‘시골 버라이어티’ 특유의 시골스런 모습과 대비되면서 주목되었다. 이효리가 몸빼바지를 입고 눈곱 낀 생얼을 카메라에 가감 없이 보여주고, 박예진이 그 가녀린(?) 손으로 거침없이 닭을 잡는 모습은 시청자를 열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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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신비로운 소녀 이미지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걸 그룹들이 시골에 가지 말란 법이 있을까. 새로이 시작된 ‘청춘불패’는 소녀시대의 유리, 써니, 카라의 구하라, 포미닛의 현아,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나르샤, 티아라의 효민, 시크릿의 선화가 시골의 집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일종의 생존(?) 버라이어티쇼라고 볼 수 있다. 화장실조차 없어 스스로 화장실을 만들던 이들이 구덩이의 간격을 맞춰보기 위해 자세를 잡는(?) 장면은 ‘청춘불패’가 보여주는 시골 버라이어티의 지점을 정확히 그려낸다.

이처럼 버라이어티쇼가 시골로 가게 된 것에는 먼저 연예인 리얼리티쇼가 대세가 된 지점과 시골이라는 공간이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연예인들이 몸빼 바지를 입고 시골에서 노동을 하는 모습은 그들의 불편한 모습 자체로 날 것의 웃음을 준다. 이른바 세련됨과 인공적인 치장을 걷어낸 뒤, 신비주의가 무너지는 그 지점에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시골이라는 야외공간이 갖는 장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리얼리티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다수의 카메라의 동원을 통한 리얼한 순간의 포착은 이처럼 넓은 야외공간 속에서 빛을 발한다. 스튜디오가 갖는 좁은 공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이다. ‘1박2일’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시골의 야생 속으로 뛰어드는 강한 리얼리티를 선보인다. 즉 계곡이나 바닷물로 입수하거나 갯벌 속에서 진창에 뒹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골이라는 공간은 의미를 창출하는데 있어서 유리하다. 버라이어티쇼는 점점 어떤 스토리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도달해있고, 그 스토리는 이제 웃음의 차원을 넘어서 어떤 의미까지를 요구하고 있다. 시골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체험을 통한 조명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게다가 시골의 때 묻지 않은 환경(자연환경은 물론이고 그 곳을 사는 분들의 순박함까지)이 때 묻은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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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골이라는 공간이 너무 쇼의 공간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소지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이들 버라이어티쇼들은 쇼가 갖는 재미의 측면과 함께 늘 이 시골이라는 공간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모습을 연출한다. 그것이 이 공간에 빚져 인기를 얻고 있는 버라이어티쇼가 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버라이어티쇼가 주목하는 시골에 대한 가능성을 관계부처들은 얼마나 인식하고 있으며, 또 실제로 어떤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시골 버라이어티쇼가 물론 그 프로그램의 성격상 시골의 사정들을 모두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대중들에게 시골이라는 공간이 주는 날것의 순박함이 넘치는 자연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어쩌면 시골 버라이어티쇼는 그 쇼적인 기능 이상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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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패떴 하지원 이효리의 한판 승부 장관의 바다 낚시(제주도 우도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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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주말은 참 행복하다. 무한도전에서 패밀리가 떴다 그리고 열혈 장사꾼에 이르기 까지 다들 너무 재미있는 시간들을 베풀어 (?) 주신다.^^ 열혈 장사꾼에 대한 블로깅이 자꾸만 미뤄져서 조금은 찝찝하지만 ...

    2009/10/26 17:05
  2. 라이벌 패떴이 사라진다면 1박은 좋기만 할까?

    Tracked from 노천카페에서 상상을 즐기며  삭제

    요즈음 패밀리가 떴다 에 대한 각종 기사나 일부 블로그 기사 들을 보면 전부 다 는 아니지만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치우쳐진 편향성과 함께 나아 가서는 섬뜩함 까지 느껴지게 하는 일종의 끔찍한 살기 마저 엿...

    2009/10/26 17:05
  3. 패떴 문경의 아름다움 교귀정 소나무 조령 약수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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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6 17:06

'1박2일'이 넓혀놓은 출연진의 외연, 그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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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으로 떠난 '1박2일'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 연출되었다. PD는 물론이고 매니저, 코디까지 포함한 80여 명의 스텝들이 비가 오는 와중에 야외에서 취침을 하게 된 것. 80명의 스텝들과 6명의 멤버들이 잠자리를 두고 벌인 복불복 때문이었다. 이 와중에서 큰 웃음을 준 것은 지금껏 복불복으로 야생의 삶(?)을 살아왔던 6명의 멤버가 아니라, 80명의 스텝들이었다. 여기저기 비가 새는 천막 아래서 스텝들은 마치 이산가족처럼 아비규환(?)을 연출했고, 심지어 이명한 PD는 개들이 지냈었다는 헛간 같은 곳에서 자리를 펴고 잠을 자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

이 날 6:80의 대결을 통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결과정에서 등장한 스텝들이 전혀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MC몽의 매니저인 훈석은 이미 예능인처럼 보였고, 간간이 얼굴을 드러내는 묵찌빠의 달인 지상렬 카메라 감독 역시 반가운 얼굴이었다. 막내 작가인 김대주는 탁구경기에 출전해 역전극을 보여주었고, 뒤늦게 도착한 신입PD 유호진은 벌어진 사태에 넋이 나간 얼굴로 또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의혹을 품기도 했다.

'1박2일'은 경기 중에도 즉석에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족구 경기에 나온 한 진행팀 요원은 '1박2일' 글로벌 특집에서 출연했던 와프와 닮았다는 이유로 와프로 불렸다. 와프(?)는 다음날 아침 기상미션에서 강호동을 속임으로써 자신이 진 경기에 대한 복수전을 펼쳤다. 나영석 PD는 경기에 진 이후 꽁한 모습을 보여 폭소를 자아내게 했고, 눈 오는 날 복수전을 기약함으로써 겨울에 또 한 번 펼쳐질 스텝들과 멤버들간의 대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모든 스텝들이 프로그램 속을 넘나들며 어떤 캐릭터를 형성하는 것은 '1박2일'만이 가진 독특한 힘이 아닐 수 없다. '1박2일'은 친구를 초대해놓고, 또 시청자분들을 초대해놓고 스스로 그들이 놀 수 있는 마당을 제공해준다. 멤버들이 억지로 끌고 나가려하지 않고 출연자의 끼를 끄집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가진 미덕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단순한 게스트의 차원을 넘어선다. 찾아간 오지마을에서 보낸 하룻밤만으로 거기 지냈던 분들은 정감 있고 재미있는 캐릭터로 우리들 가슴 속에 각인되곤 한다. 이것은 여행이라는 소재가 가진 힘이기도 하지만, '1박2일'이 유지하고 있는 오픈된 마인드가 가져오는 이 프로그램만의 힘이기도 하다.

시골 어르신들에게서 의외의 정감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하고, 권위를 벗겨버린 PD의 모습을 통해 웃음을 만들어내고, 늘 카메라 뒤편에 서서 고생하는 스텝들이 가진 독특한 캐릭터를 발산하게 하며, 시청자들과 동행하며 멤버들 못지않은 끼를 끄집어내주는 것. 이러한 출연진의 외연을 넓히고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은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왜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일반인, 스텝, PD까지 그 속에 들어가면 웃음이 되는 곳. 바로 '1박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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