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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의 풍자개그, 그 현실공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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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대학등록금이 무슨 우리 아빠 혈압이야?" 이 한 마디면 충분했다. 마치 마당놀이에서 광대들이 세상사를 그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요리를 할 때 십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그 경험. 장동혁은 그렇게 '동혁이형'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지자체의 호화청사에 대해 "거기가 무슨 베르사이유 궁전이야?"라고 비판하고, 고층 시청사에 대해 "수익을 낼 거라는데 시청이 무슨 복덕방이야?"하고 꼬집었을 때는 국민의 세금 받아 정작 국민을 위한 일은 좀체 하지 않는 그 답답한 행태에 대한 신랄함에 속이 다 후련해졌다.

물론 이것은 개그다. 우리는 '동혁이형'의 샤우팅을 보면서 억울함에 부들부들 떨거나, 그 말에 선동 당하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는 말 그대로 빵 터진다. 그것은 이 개그가 웃음의 장치를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본은 촌철살인의 적절한 비유에서 나온다. '대학등록금'이 '아빠 혈압'과 만날 때, '호화청사'가 '베르사이유 궁전'이 될 때, '고층 시청사'가 '복덕방'이 될 때, 명절 고속도로 정체 속에서 하루 종일 운전해야 하는 귀향객이 "하루 종일 운전하는 이수근"이 될 때, 웃음은 빵 터진다.

게다가 이렇게 세상에 쓴 소리를 던지는 존재가 깔깔이에 교련복을 차려 입은 후줄근한 모습의 낮은 인생이기 때문에, 웃음이 터진다. 즉 정치인들이나 경제인들 같은 엘리트들이 하지 않는 이야기를 전혀 그런 얘기하고는 상관없을 것만 같은 불만투성이 청년이 '저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마구 쏟아내기 때문에 웃음이 나온다. 게다가 이 쓴 소리는 '동혁이형'이 스스로 말하듯, "애정이 있어서 하는 말"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 그저 분노를 폭발시키기 위한 헐뜯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억눌렸던 감정이 터지며 그 분노가 웃음으로 전화된다는 점에서 '동혁이형'은 그 말을 입증하는 셈이다.

'동혁이형'이 부조리한 세상을 직설어법으로 풍자해낸다면, '남성인권보장위원회(이하 남보원)'와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은 그 형식이 갖는 간접어법을 사용한다. '남보원'은 남성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갖지만 이것만으로 이 개그는 웃음을 주지 못한다. 여기에 시위처럼 붙여진 과장된 형식이 붙으면서 웃음을 만들어낸다. 문제제기-구호-사연설명-상황반전. 이것이 '남보원'의 간단한 형식이지만 이 형식은 많은 현실의 부분들을 공감으로 끌어안는다. 즉 남성들의 공감대는 물론이고 시위조차 하나의 통상적인 것이 되어버린 정치권에 대한 풍자까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한편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으로 잘 알려진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은 취객의 목소리라는 희극의 단골소재를 통해 알 수 없는 그 더러운 세상을 풍자해낸다.

방송개혁시민연대(방개혁)는 '동혁이형'이나 '남보원' 같은 풍자개그가 선동을 함으로써 '개그를 개그로 볼 수 없게 만든다'고 하지만, 바로 그 풍자 속에 담겨진 현실 공감이 있기 때문에 이 풍자개그는 개그가 된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풍자개그는 '개그콘서트'의 오랜 전통이기도 하다.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세상에 대한 하소연을 담아낸 안상태 기자가 그렇고, 잘못된 상흔에 대해 꼬집는 황현희 PD가 그렇다. 또 '분장실의 강 선생님' 같은 코너에서 늘 당하면서도 "행복한 줄 알아야 하는" 신참들은 88만원 세대들의 고충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현실공감은 '개그콘서트'가 꾸준히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방개혁은 심지어 이 개그를 보고 있으면 "국민이 천민(賤民) 혹은 폭민(暴民)화"된다고까지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풍자개그를 개그로 보지 못하고 선동으로 보는 그 과잉된 시선 때문이다. 개그가 선동으로 매도되는 세상. 아마도 '동혁이형'이 불만을 개그에 담아 풍자한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바로 이런 세상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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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선데이-솔약국집 아들들-개그콘서트', 최강의 편성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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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의 질만큼 중요한 것이 편성이다. 그래서 혹자들은 "편성이 만사"라고까지 말한다. 한 프로그램의 성공은 다음 시간대 프로그램의 성공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각각 하나로 떼어보는 것보다는 한 덩어리, 즉 라인으로 생각하면 거기서 편성의 묘가 보인다. 이것은 한 주간의 시청률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면 현재 최강의 편성라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요일 밤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이어지는 KBS2의 프로그램 편성라인이다. 5시20분에 시작하는 '해피선데이'에 이어서 '솔약국집 아들들', '개그콘서트', 그리고 '천추태후'가 끝나는 11시30분까지 일련의 프로그램들이 저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AGB닐슨의 지난 30일자 시청률표를 보면 1위의 '솔약국집 아들들'이 35.6%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2위가 '개그콘서트(20.1%)', 3위가 '해피선데이(19.1%), 그리고 '천추태후'는 4위인 '스타일(18.9%)'에 약간 뒤진 18%로 시청률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주간시청률을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주간 시청률에서 '솔약국집 아들들',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덕여왕' 다음으로 2,3,4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각각의 프로그램이 갖는 높은 대중적인 지지도를 말해주는 것이지만, 라인을 형성한 편성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주말 시청률에서 KBS2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SBS의 '스타일'과 '천만번 사랑해' 역시 하나의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점치게 만든다. 한편 일요일 시청률에서 참담한 결과에 머물고 있는 MBC는 어떤 라인은커녕 중심을 잡아주는 프로그램조차 형성되지 않음으로써 점점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일요일 시청률표에서 20위 권에 들어간 MBC프로그램은 14위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19위의 '해피타임' 두 프로그램뿐이다. 즉 저녁 시간대의 라인이 무너져버린 형국이다. '일밤'을 중심으로 주말드라마까지 이어지는 황금의 편성라인은 이제 옛 얘기가 되어버렸다.

TV라는 매체는 집중적으로 보기보다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그저 틀어놓고 슬쩍슬쩍 보는 시청행태가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틀어져 있는 채널은 그만큼 유리한 면이 있다. 하나의 좋은 프로그램이 따라서 이어지는 다른 프로그램을 살리기도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일요일 밤 KBS2로 고정되는 채널은 라인을 형성한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힘을 발휘하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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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예능 시청률의 격전지가 된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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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약국집 아들들'과 '스타일'. 사진출처 : KBS, SBS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던 시기, 주말은 시청률의 무덤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도 그랬다. 주말이면(금요일 저녁부터) 야외로 나가는 대중들의 새로운 문화는 주말 시청률을 반 토막 내곤 했다. 특히 봄에 찾아오는 상춘객들의 급증이나 여름 바캉스 시즌에,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독한 불황의 여파일까. 아니면 점점 여가로 정착되어가는 영상문화의 영향일까. 이제 주말은 계절을 불문하고 시청률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먼저 드라마 시청률 경쟁의 불을 댕긴 것은 시청률 47%라는 괴력을 보인 ‘찬란한 유산’이다. 주말 드라마들이 주로 고정적인 시청층에 소구하는 가족드라마를 내세우며 평균적으로 20%대에 머물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보면 ‘찬란한 유산’이 남긴 유산은 실로 찬란하다고 할 수 있다. 47%라는 수치는 좋은 작품에 그만한 시청자층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찬란한 유산’은 가족드라마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미니시리즈적인 특징을 끌어안는 것으로 오히려 시청률 상승에 기폭제를 만들었다. 이것은 주말드라마하면 가족드라마라는 공식의 균열을 의미한다. ‘친구’나 ‘탐나는도다’ 같은 지금까지 주말에는 보기 어려웠던 드라마들이 주말에 포진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감지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찬란한 유산’의 종영 후 전체 드라마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선덕여왕’으로 그 바톤을 월화로 넘겨주었지만, 여전히 주말은 드라마 시청률의 밭이라고 할 수 있다. KBS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이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찬란한 유산’의 후속으로 들어온 ‘스타일’은 3회 만에 20% 시청률에 도달하고 있다. SBS 주말극장 ‘사랑은 아무나하나’ 역시 15% 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는 떨어진 시청률에도 12%대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20위 권에 들어있는 주말드라마가 총 네 편으로 전체 순위에 있는 아홉 편 중 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예능 프로그램의 주말 시청률 경쟁은 점점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격전지는 일요일 저녁 시간대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개그콘서트’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전체 예능프로그램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KBS의 ‘해피선데이’가 따르고 있다. SBS의 ‘패밀리가 떴다’가 그 다음이고, MBC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는 한 때 이 경쟁의 대열에 있었지만 현재는 주춤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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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 일요일에 집중되던 시청률 경쟁은 이제 토요일로 번져갈 조짐이다. 토요일 예능의 절대 강자인 ‘무한도전’이 20%에 육박하는 시청률 상승을 맛보고 있으며, 토요일 저녁으로 자리를 옮긴 MBC의 ‘세바퀴’ 역시 16%대의 시청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KBS의 ‘천하무적 토요일’은 아직 9%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지만 잠재력이 있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때 ‘무한도전’의 시청률을 위협하던 ‘스타킹’은 조작과 표절 시비로 가라앉고 있지만 절치부심 재기의 발판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MBC가 ‘무한도전’ 앞자리에 ‘스친소’를 폐지하고 대신 ‘우리 결혼했어요’를 포진시킨 점이다. 타 프로그램과의 경쟁 때문에 약화되긴 했지만 ‘우리 결혼했어요’의 시간대 변경은 어쩌면 토요 예능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할 지도 모른다.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들의 시청률 경쟁은 이로써 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주간의 시청률 성적표를 말해주는 주중시청률 표를 들여다보면 분야를 막론하고 20위권에 들어있는 프로그램이 무려 9편에 이른다. 만일 주말의 의미를 금요일 저녁부터 계산한다면 ‘절친노트2’를 포함해 전체 주중시청률 20위 권에 든 프로그램의 반이 주말에 포진한 셈이다. 주5일 근무제 도입과 함께 주말이 시청률의 무덤이 될 것이라 예측되었던 것과는 달리, 주말은 오히려 시청률의 밭이 되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그만큼 경쟁적이고 피곤해진 주중의 사회 풍경을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주말의 TV는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진 지친 현대인들의 여가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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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개그의 한민관, 분장 개그의 안영미

건드리면 툭 부러질 것 같은 개그맨 한민관의 부실해 보이는 몸은 그 자체가 개그의 강력한 소재다. ‘대포동 예술극단’은 남한 상황을 역으로 패러디 하는 북한인 역할로 한민관을 주목받게 해준 코너였다. 본격적인 불황의 실감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에 맞춰 나왔던 ‘로열 패밀리’에서 한민관은 거지 가장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난을 달고 살지만 그 와중에도 허세에 가까운 당당함으로 웃음을 주는 모습은 한민관의 가난한(?) 외모와 그럼에도 꼿꼿한(?) 태도를 그대로 캐릭터화 했다.

바로 이 점은 한민관이 부실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꽃보다 남자’를 패러디한 동명의 코너에서 윤지후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된 이유다. 한민관이 패러디하는 ‘부실한 몸에도 도도함을 가진 윤지후’는 그 상반된 성격 때문에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처음에는 앙상한 몸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웃음을 주더니 이제는 아예 이동침대에 누워 출연하고, 온풍기에 오징어가 오그라들 듯 몸이 배배 꼬이는 다양한 부실 개그로 점점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봉숭아 학당’에서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해!”를 외치는 매니저 역할 역시 이 부실한 몸 개그의 연장으로 읽을 수도 있다. 매니저라면 어딘지 연예인 지망생을 보호해줄 만큼 듬직해야 하는데, 이건 거꾸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몸이라니. 게다가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개그맨인 그가 명함을 던지는 인물들은 이미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연예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이것 역시 그의 몸 개그가 가진 역발상의 확장판으로 읽을 수 있겠다.

한민관 같은 개그맨들과 마찬가지로 개그우먼들에게 있어서도 자신의 몸을 개그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꽤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못생긴 얼굴과 뚱뚱한 몸을 가진 개그우먼들은 그래서 박지선이 하듯, “참 쉽죠 잉”하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물론 어찌 그게 그리 쉬운 일 일까마는). 그런 면에서 보면 안영미는 꽤 불리한 입장이다. 초창기에 강유미와 함께 나왔을 때 강유미의 포스(?)에 안영미가 밀려 보였던 것은 상대적으로 개그우먼답지 않은(?) 그 평범한 외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안영미는 분장을 선택함으로써 이 상황을 역전시켰다. ‘분장실의 강 선생님’은 코너명에서 알 수 있듯이 강유미를 중심으로 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안영미가 더 주목을 받는다. 물론 강유미도 여전히 큰 웃음을 주지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 망가졌을 때 그 효과가 두 배라는 것을 안영미는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그맨 분장실이라는 상황이다. 만일 이 상황이 설정되지 않고 그저 분장으로 망가진 몸을 보여주기만 했다면 안영미는 그만큼의 주목을 받기가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아무리 개그 코너지만 여자로서 골룸 분장을 한다는 것은 어떤 합당한 의미가 없다면 자칫 지나친 의욕으로만 보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그맨 분장실이 갖는 웃겨야 한다는 강박과, 그 강박 속에 긴장감을 주는 선후배 관계 속에서 안영미의 골룸 분장은 맥락을 갖는다. 아프다는 후배에게 “너 허락 받고 아팠어? 행복한 줄 알아 이것들아!”하고 던지는 안영미의 멘트는 웃음을 주면서도, 그 맥락의 처절함을 공감하게 만든다.

물론 한민관과 안영미는 이런 몸 개그가 아닌 스토리 텔링 개그에도 분명 능수능란한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불황을 맞이해 그들이 주목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 몸이 주는 처절한 공감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민관의 부실 개그, 안영미의 분장 개그에 대한 주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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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의 두 직업 기자와 PD, 그 의미

‘개그콘서트’의 두 직업으로 기자와 PD가 떴다. 황당한 현실을 전달하는 안상태 기자와 소비자를 우롱(?)하는 과장 과대 광고를 가차없이 고발하는 황현희 PD가 그들이다. 물론 이건 개그일 뿐이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것이 그저 개그에 머물지만은 않는 모양이다. 황현희가 실제 소비자들을 위해 잘못된 상흔을 고발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소비자 고발’에 고정출연하고, 안상태가 케이블 경제 전문 뉴스 채널 mbn에서 ‘안상태의 거꾸로 뉴스’ 진행을 맡게 된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개그 코너에서 실제상황으로 까지 끌어오게 한 것일까.

일단 제일 먼저 주목해야할 것은 이들이 코너에서 갖고 있는 기자와 PD라는 직업이다. 현재처럼 다변화된 복잡한 사회 속에서 매체가 갖는 힘을 생각해보면 이들이 선택한 직업군의 무게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현 상황 속에서 이 직업군이 갖는 의미는 신뢰와 불신을 동반한다. 복잡한 상황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는 신뢰하지 않으면 아무런 정보도 얻기가 어려워지는 직업군인 반면, 그 실망감, 즉 불신에 대한 배반감도 큰 직업군이다. 같은 경제상황을 가지고 서로 다른 입장차가 난무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어쩌면 기자와 PD는 믿음과 불신을 동반하는 가장 핫한 직업인지도 모른다.

‘개콘’의 코너들은 이 직업군이 갖는 상황을 뒤집으며 웃음을 주었다. 안상태 기자는 기자로서의 본분에서 벗어나는 감정 섞인 말투로 자신의 처지와 신세를 한탄한다. 세상을 바라보고 그 사건을 전달해줘야 할 기자가 오히려 그 세상의 황당함에 포로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웃음을 주는 식이다. 한편 황현희 PD는 믿지 못할 세상에 대한 조금은 병적인 집착을 드러낸다. 이것은 흔히들 예술작품에서 활용되는 ‘미친 자의 목소리’다. 조금은 엇나간 지적들을 하는 미친 자의 목소리를 통해서 오히려 세상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내는 식이다. 황현희 PD가 하는 지적은 병적이지만, 그 지적하게 되는 상황(믿지 못할 세상)은 현실이다.

하지만 안상태 기자와 황현희 PD라는 조금은 엇나간 캐릭터가 가진 의미는 단지 잘못된 세상에 대한 대응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매체에 대한 불신 또한 들어가 있다. 기자와 PD가 전달하는 세상의 이야기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것인가, 하는 의문 제기. 물론 모든 뉴스와 고발 프로그램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이제 TV가 전달하는 뉴스나 정보란 이제 하나의 진실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해석으로 읽힌다. 진실 자체가 쉽게 왜곡되는 매체적 상황 속에서 기자와 PD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개그라는 테두리를 안전장치로 가진 안상태 기자와 황현희 PD는 오히려 더 쉽게 진실에 접근하는 힘을 보인다. 즉 내용(거기서 하는 말)보다는 형식(토로하는 형식과 다그치는 형식)이 오히려 진실에 쉽게 접근시킨다는 말이다.

안상태 기자와 황현희 PD가 개그 코너를 넘어서 실제 뉴스나 시사교양 프로그램까지 나오는 이 상황은 물론 이 캐릭터들이 가진 재미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상황이 말해주는 것은 뉴스나 시사교양 같은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가진 말에 대한 신뢰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말 그 자체보다는 그 말이 가진 형식이 때론 더 신뢰가 가고, 또 공감이 갈 수도 있다는 것을 ‘개콘’의 이 두 직업을 캐릭터로 가진 개그맨들은 보여준다. 말이 아닌 온 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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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새해 방송3사가 미는 드라마, 예능들

연말이면 방송3사가 그 해의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시상식을 펼친다. 하지만 시상식은 단지 그 해의 프로그램만을 정리하는 자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3사는 다음 해에도 똑같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야 할 터, 시상식은 한편 다음 해를 위한 포석을 깔아놓기도 한다. 올해 연말 각종 시상식들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연초 방송사들의 주력 프로그램들은 무얼까.

예능, KBS ‘개콘’, MBC ‘일밤’, SBS ‘골미다’
2008년 KBS가 선정한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은 ‘1박2일’이었다. 하지만 KBS가 시상식을 통해 당장의 주력으로 밀어준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였다. 시상식의 형식 자체가 ‘개그콘서트’에서 따온 것들이 많았고, 그 시상식을 전적으로 이끌어간 것도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이었다. 이것은 불황을 맞아 시간대를 저녁 9시로 변경하고 급부상하고 있는 ‘개그콘서트’를 의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MBC는 2008년도 ‘황금어장’에 상을 주었지만, 올 2009년도를 맞이해 시상식을 통해 주목시킨 것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였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들은 시상식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베스트 브랜드 상으로 모든 커플에게 상이 돌아갔다. 또 ‘세바퀴’의 늦둥이 예능인들을 조명해줌으로써 올해 아줌마돌, 아저씨돌의 인기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다분히 1000회의 저력을 가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활을 기대하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한편 SBS는 2008년도 ‘패밀리가 떴다’에 상을 주었다. 하지만 신봉선을 위시한 ‘골드미스 다이어리’의 멤버들은 시상식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면서 이 코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패밀리가 떴다’로 주말의 최강자 예능을 이미 차지한 SBS가 ‘골드미스 다이어리’의 라인업을 통한 명실상부한 일요일의 강자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드라마, KBS ‘천추태후’, MBC ‘에덴의 동쪽’, SBS ‘스타의 연인’
2008년도 KBS가 상을 준 드라마는 ‘엄마가 뿔났다’였다. 연기대상 시상식을 통해 느낄 수 있듯이 2009년을 맞아 KBS가 미는 프로그램은 ‘천추태후’. 신년을 맞아 시작하는 이 주말 사극은 지금까지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사극으로, 2008년 주춤했던 KBS의 주말사극의 전성기를 되돌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작품이다.

한편 MBC는 심지어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에덴의 동쪽’에 거의 일방적인 상을 몰아주었다. 현 시청률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드라마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상식의 이 포석은 다분히 의도가 드러난다. 하지만 공동수상으로 점철된 시상식 문제가 가져온 후폭풍 또한 거셌다. ‘에덴의 동쪽’이 2009년도 MBC 드라마의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인지 그 향방이 자못 궁금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SBS는 상대적으로 밀어주는 대작의 느낌은 아직까지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연초에 시작될 ‘카인과 아벨’그리고 ‘왕녀 자명고’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지만 현재 하고 있는 작품 중, 시상식을 통해 주목시킨 것은 ‘스타의 연인’이다. 이 작품은 물론 그간 백안시되던 멜로를 장르로 두고 있지만, 한류의 부활을 꿈꾸는 드라마로서 연출과 연기, 대본에서 잘 만들어진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그만큼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다.

각 방송사의 연예, 연기대상 시상식을 통해 현재 방송사가 관심을 두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것이 시청자들에게도 그만큼의 만족감을 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부디 이 프로그램들이 방송사가 기대하는 것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어떤 반향을 주길 기대한다. 새해에는 방송3사의 모든 프로그램에 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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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예대상’, 그 바탕에 ‘개콘’이 있다

‘KBS 연예대상’의 선택은 ‘1박2일’이었다. 강호동-유재석의 대결이 예고되었던 MC부분 대상은 ‘1박2일’의 강호동에게 돌아갔고, 시청자가 뽑은 최고 프로그램상 역시 ‘1박2일’이 포진한 ‘해피선데이’로 돌아갔다. 한편 이수근은 쇼오락 부문 신인상을 받았고 ‘1박2일’의 이우정 작가는 방송작가상을 받았으며, 이승기는 최고 인기상을 받아, 결과적으로 2008년도 ‘KBS 연예대상’은 5개 부문을 석권한 ‘1박2일’의 잔치처럼 보였다. 하지만 ‘1박2일’만큼 돋보인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것은 ‘개그콘서트’다.

‘달인’으로 아이디어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김병만, MC부문 우수상의 신봉선, 여자 우수상 박지선, 남자 우수상 황현희, 여자 신인상의 김경아, 남자 신인상의 박성광 등 거의 대부분이 ‘개콘’에서 활동하는 개그맨들이다. 게다가 메인MC인 강호동을 빼고 ‘1박2일’의 유일한 개그맨인 이수근은, ‘개콘’에서 잔뼈가 굵은 개그맨으로 현재도 ‘개콘’을 이끌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이렇게 보면 KBS가 거의 전적으로 ‘개콘’의 손을 들어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시상자들의 면면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시상식 자체가 ‘개콘’에 전적으로 의지했다. 손담비를 의자춤을 보여준 신봉선, 비의 레이니즘의 멋진 춤을 보여준 한민관 등 ‘개콘’의 개그맨들은 저마다 숨을 끼를 보여주었고, 마치 ‘개콘’의 끝을 패러디하듯 마지막에는 왕비호가 출연해 시상식에 참석한 이들에게 유쾌한 독설을 날려주었다.

시상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 역시 ‘개콘’의 연장선처럼 보였다. 늘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관객들을 웃겨온 박지선은 피부트러블 때문에 화장을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말하면서 “신부화장보다는 바보분장하고 싶다”고 밝혀 많은 개그맨들의 공감을 샀다. 한편 시상소감에서 황현희는 마치 자신이 하고 있는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을 연상케 하는 까칠한 지적을 했다. 그는 민언련에서 ‘개콘’을 올해의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것에 유감을 표하면서 “어려운 시기에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의 가치”를 얘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 영혼을 팔아서라도 웃겨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해 비장하기까지 한 개그맨들의 노력을 에둘러 알려주었다.

이렇게 ‘개콘’이 KBS 연예 프로그램의 핵으로 등장한 것은 어떤 면에서는 무대개그로서의 ‘개콘’이 이제는 개그맨들의 산실이 되고 있고, 또 거기서 탄생한 개그맨들이 다른 여러 프로그램 속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개그맨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개콘’이 가진 무대개그 시스템은 큰 힘을 발휘한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남은 숙제가 있었다. 그것은 그렇게 발굴된 개그맨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타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아야 비로소 그 시스템이 완성된다는 것이었다.

2008 ‘KBS 연예대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개콘’의 시스템이 더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개그맨들의 울음이 자연스러운 유일한 무대, 그 한 해를 결산하는 자리인 ‘KBS 연예대상’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1박2일’의 영광만큼, 늘 바탕이 되어주고 어떤 산파가 되어주는 ‘개콘’이 유독 돋보이는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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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우들 틈에서 빛난 그들의 개그

올 한 해 개그계는 유난히 힘겨웠던 걸로 기억된다. 하반기에 와서 ‘개그콘서트’가 겨우 힘을 발휘할 뿐, 무대개그는 여전히 어렵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들도 개그맨들보다는 가수들과 배우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두 개그맨이 있다. 바로 ‘1박2일’의 이수근과 ‘무릎팍 도사’의 유세윤이다.

지옥을 천국으로 만든 이수근의 상황극
사실 이수근에게 올 한해는 가장 어려웠으면서 동시에 가장 보람된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개콘’에서 고음불가의 인기에 힘입어 ‘1박2일’에 (메인 MC인 강호동을 빼고) 유일한 개그맨으로 투입되었지만 처음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 내내 운전대만 잡고 조용히 일만 하는 그에게 ‘국민일꾼’이라는 캐릭터는 그다지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었을 터이다. 심지어 ‘1박2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서는 그런 이수근에게 ‘수근신’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여기서 신은 개그맨이면서 웃기지 못하는 ‘병신’을 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병신이라는 폄하의 의미의 ‘신’은 몇 달 후 진정한 웃음을 주는 웃음‘神’이라는 의미로 격상된다. 어느 날 한가한 틈에 갑자기 던져본 상황극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이수근은 점차 ‘빈자리 개그’의 주인이 되었다. ‘1박2일’ 특성상 이동을 하거나 할 때 지루해지는 시간들이 생기는데 이럴 때 이수근은 없는 상황을 만들어 팀원들에게 웃음을 주었고 그 웃음은 바로 시청자들에게도 전이가 되었다. 매번 운전대만 잡고 있다는 한탄 역시 성실함의 이미지로 바뀌었다. 이수근은 자신이 직접 버스를 몰고 ‘1박2일’팬들을 모시겠다는 뜻으로 1종대형면허를 따서 거꾸로 국민드라이버로의 적극적인 변신까지 시도했다.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 유세윤의 건방진 캐릭터
한편 ‘무릎팍 도사’의 옆자리에 앉아 사정없이 건방을 떠는 캐릭터로 자리잡은 유세윤은 올해가 주목한 또 한 명의 개그맨이다. 건방진 도사는 건방진 프로필을 통해 시대의 지성이건 예술가이건 할 것 없이 거침없는 입담을 보여주었다. 특유의 깐죽대는 개그는 올 한해 개그의 트렌드이기도 했고, 그것을 완벽하게 캐릭터화한 유세윤은 서태지 앞에서도, 황석영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각종 토크쇼에서 그 캐릭터를 강화하고 확장해나갔고, 고향이랄 수 있는 ‘개콘’에서는 ‘할매가 뿔났다’ 같은 코너를 통해 재수 없는 캐릭터를 통한 웃음을 새로운 상황 속으로 확장시켜 나갔다. 이 ‘미워할 수 없는 재수 없음’이라는 캐릭터는 자칫 억지춘향이 되기 쉬운 프로그램 속의 감동 모드를 삭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릎팍 도사’가 어떤 진지함 속에서 감동의 순간을 포착할 때, 본연의 모습인 가벼운 토크쇼로 다시 돌려주는 것은 유세윤의 이 건방진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이 두 개그맨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강호동의 남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콘’이 배출한 스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우연처럼 보이는 것이 과연 우연일까. 이들은 그만큼 ‘개콘’이라는 공간에서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몸에 체득해왔고, 그것이 어떤 어려움이나 어떤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또 물론 강호동이 올 한 해 두 마리 토끼, 즉 리얼 버라이어티로서의 ‘1박2일’과 새로운 토크쇼로서의 ‘무릎팍 도사’를 잡았지만 그 뒤에는 바로 이 그림자 같은 두 개그맨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다. 이수근과 유세윤은 올 한해 어려웠던 개그맨들에게 어떤 희망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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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성 + 아이템 + 시스템

본래의 시간대였던 9시로 돌아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올해 초 한 시간 뒤로 밀리면서 10% 초반대의 시청률에 만족하던 것이 이제 20%대를 넘어서고 있다. 불황에 개그 프로그램은 호황이라는 말이 있지만 경쟁 프로그램들인 ‘웃찾사’나 ‘개그야’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 ‘개콘’의 약진은 어딘지 특별해 보인다. 도대체 무엇이 ‘개콘’을 이렇게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9시 대로 돌아온 편성, 넓어진 시청층
‘개콘’이 주말 9시로 복귀되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 성격상 너무 늦은 시간대는 젊은 시청층들의 호응을 끌어내기가 어렵기 때문. 타방송사와의 뉴스와 겹치는 이 9시라는 시간대는 과거에도 ‘개콘’만이 가진 성공적인 편성 전략이었다. 주말의 뉴스라는 것이 주중의 그것과는 달라서 주목도가 그만큼 떨어지는 상황에, 요즘처럼 하수상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는 차라리 ‘개콘’처럼 잠시 현실을 잊고 한바탕 웃기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 ‘개콘’의 9시 복귀는 사회적 상황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SBS의 ‘웃찾사’는 시간대가 1시간 늦춰진 금요일 10시로 편성되었다. 사실상 금요일이라는 특수성, 즉 ‘주5일 근무제’시대를 맞아 대부분이 TV앞에 자리를 하지 않는 이 상황은 그 시간대에 편성된 프로그램들의 어려움을 예고한 바 있다. 경쟁작이 없는 금요일의 그것도 두 시간 연속 편성되는 금요드라마가 결국에는 폐지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에둘러 말해준다. 한편 MBC의 ‘개그야’는 토요일 12시까지 시간대가 밀려났다. 사실상 ‘개그야’의 전성기는 ‘주몽’이 시청률 패권을 쥐고 있을 때, 이어서 월요일 11시에 방영되던 때였다. 하지만 ‘주몽’이 끝나고 점점 시들해진 ‘개그야’는 편성에서 이리 저리 방황하는 유목민 신세가 되었다.

공감 아이템, 깊어진 공감대
‘개콘’만이 가진 강점은 실험적이면서도 동시에 공감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난... 했을 뿐이고!’라는 유행어로 주목받고 있는 안상태는 그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그는 답답하고 억울한 현 시대의 절박한 상황을 기자라는 입을 빌려 콕 집어냄으로써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밖에도 ‘황현희 PD의 소비자고발’은 과대포장되기 일쑤인 믿기 어려운 세상을 막무가내로 고발하는 그 까칠함을 통해 대중들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앙금을 속시원히 털어낸다.

‘도움상회’ 역시 사회적인 사건들에 대한 불만사항을 상조전문CF를 패러디해 비판하고 있으며, ‘로열패밀리’는 상류층인 척 행동하는 거지가족을 통해 한편으로는 현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거꾸로 상류층의 특권의식을 꼬집는다. ‘할매가 뿔났다’, 혹은 ‘박대박’같은 코너는 소통되지 않는 상황을 통해 웃음을 전달한다. 이처럼 ‘개콘’의 강점은 시대의 트렌드를 재빠르게 개그 코너로 끌어들이는 순발력에 있다.

보다 안정적인 시스템
‘개콘’이 이처럼 순발력 있는 대응을 할 수 있는 힘은 그 안정적인 시스템에서 나온다. 무대개그의 경쟁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개콘’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 단 몇 분 몇 초라도 자신을 내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 시스템은 어찌 보면 개그맨들에게는 가혹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개콘’은 이미 이 시스템을 통해 많은 스타들을 발굴한 전적이 있다. 박준형, 정종철, 정형돈, 유세윤 같은 무대 밖에서도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스타들의 면면은 그대로 후배 개그맨들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강력한 자극이 된다.

게다가 경쟁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스템에도 선후배 개념의 끌어주고 밀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스템 자체를 좀더 공고하게 만들어주는 ‘개콘’만이 가진 힘이 아닐 수 없다.

‘개콘’의 승승장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진 편성시간대의 변경은 시청층이 세대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개콘’에 힘을 실어주었다. 시청층은 그만큼 넓어졌다. 게다가 어려운 사회환경은 ‘개콘’만이 가진 순발력 있는 개그의 즉각적인 소재가 되어 주었다. 그만큼 공감의 폭은 더 깊어졌다. 그리고 오래 지속되면서 공고해진 시스템은 넓어진 시청층과 깊어진 공감대를 생산해내는 원천적인 힘이 되어 주었다. 이것이 웃음이 사라진 세상 속에서 더욱 웃겨진 ‘개콘’만의 인기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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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되고’와 ‘했을 뿐이고’사이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 두면 되고, 견디다보면 또 월급날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한 때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모 통신사의 ‘되고송’. 특유의 긍정어법으로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화제를 일으켰었다.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 생각으로 뛰어넘겠다는 이 단순한 가사의 구조는 결국 마지막 후렴구, ‘생각대로 하면 되고’로 결론지어진다. 모든 건 생각하기에 달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론은 현실이 그나마 버틸 만 할 때나 통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더 어려운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올 때, 긍정론은 자칫 부정적 현실을 가리는 자그마한 천 쪼가리에 불과했다는 것이 탄로 나기도 한다. 여기에 그 천 쪼가리를 씌운 어떤 의도 같은 것까지 읽게 되면 긍정론은 거꾸로 더 잔인하고 무서운 현실을 우리 앞에 보여준다. ‘생각대로 하면 되고’가 ‘세상을 바꾸려하지 말고 네 생각을 바꿔라’라는 말로 들리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긍정론이 먹히던 시절의 아이콘이 ‘되고송’이었다면, 지금은 ‘난... 했을 뿐이고’의 시대다. 개그콘서트에 복귀한 개그맨 안상태가 들고 나온 이 유행어에는 현실에 대한 부정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물론 ‘...뿐이고’는 적극적인 부정이 아니다. 소극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뿐이다.

안상태의 이 개그코너가 가진 구조를 보면 어째서 이 유행어가 지금 시대의 대중들의 마음을 콕 집어냈는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이 코너에서 안상태는 기자로 등장한다. 기자란 자신이 본 현실과 그 현실을 보여줄 대상 즉 대중들 사이에 선 매개자다. 따라서 이 매체적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금기시 되어 있는 것. 대중들에게 리포터는 따라서 감정 있는 존재라기보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매체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렇다면 그 매체가 전해주는 세상의 소식은 어떤가. 매일 같이 급락하는 경제소식과 하수상한 사회의 각종 사건사고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세상은 사실 아무리 리포터라고 해도 감정 없는 뉴스를 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저 편의 일이라 여겨지던 그 세상의 사건사고들이 이제는 나의 일이 되어 가는 이 체감상황 속에서 안상태 기자의 토로가 보여주는 것은 그 현실 속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저 TV 속의 뉴스가, 그것도 점점 험악해져 가는 소식들이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 되어 가는 세상에 대한 억울함. 잘못은 엄한데서 했는데 자신에게 떨어지는 불똥에 대한 서민들의 억울함. 안상태 기자가 ‘난... 했을 뿐이고!’를 외치며 하는 말에는 서민들과의 이런 공감의식이 깔려있다.

부정의 세상에 긍정론은 허위다. 안상태 기자의 짧고 소심한 부정에 대한 열광은 바로 그 허위의 세상을 순간 발견하는데서 나오는 것이다. 급전직하의 주식경기 속에서도 자꾸만 사라고만 외쳤던 사람들 속에서 “사지 말라”고 부정했던 미네르바처럼, 누군가는 “생각대로 하면 된다”고 자꾸만 말하지만 그래도 “했을 뿐이고!”를 외치며 그 허위를 꼬집어주는 듯한 안상태 기자의 말에 자꾸 끌리는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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