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국수의 신'은 '태양의 후예' 부담을 이길 수 있을까 본문

옛글들/드라마 곱씹기

'국수의 신'은 '태양의 후예' 부담을 이길 수 있을까

D.H.Jung 2016. 4. 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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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떠오르는 <국수의 신> 성공할 수 있을까

 

KBS <태양의 후예>가 만들어낸 후폭풍은 어마어마하다. 본방이 나갈 때도 30% 시청률을 훌쩍 넘기는 기적 같은 일을 만들었고, 심지어 후속으로 나간 스페셜 방송이 타 방송사의 드라마들을 시청률에서 압도해버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KBS 드라마국은 이런 <태양의 후예>가 거둔 결과에 마냥 좋아하기만 했을까.

 


'마스터-국수의 신(사진출처:KBS)'

물론 기뻐할 일이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후속 드라마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 부담감을 고스란히 떠안고 이제 방영될 드라마는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이다. 그러니 이 첫 방에 시선에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과연 <국수의 신><태양의 후예>의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KBS 드라마가 오랜만에 잡은 승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예고편과 기획의도 그리고 이야기소재와 인물 설정 등만으로 모든 걸 예단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국수의 신><태양의 후예>와는 사뭇 다른 드라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태양의 후예>가 훨씬 세련된 느낌의 트렌디한 드라마였다면, <국수의 신>의 설정들은 사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것들이다.

 

<국수의 신>을 짧게 설명한 소개란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복수를 위해 국수의 신이 되려는 주인공 무명이의 가슴 뛰는 성장기이자 국수로 이어진 사람들과의 슬픈 연대기로 밑바닥에서부터 면의 장인이 되기까지 흥미진진한 성공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어디서 많이 봤던 구도가 아닌가. 그것은 다름 아닌 2010년에 방영되어 무려 49.3%(닐슨 코리아)라는 최고시청률을 냈던 <제빵왕 김탁구>.

 

물론 <국수의 신> 제작진측은 <제빵왕 김탁구>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복수극과 성장드라마가 공존하고 음식 장인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만일 경연이라는 소재까지 들어가게 된다면 그건 사실상 빵이라는 소재를 국수로 바꾼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국수의 신>은 동명의 박인권 만화가 그 원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장르적 특징과 설정들이 유사하다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이 높았던 건 이 드라마의 이야기 패턴들이 중장년들에게 익숙했고 동시에 젊은 세대들에게는 경연이라는 오디션 틀이 흥미롭게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출생의 비밀복수극같은 코드들이 들어가 있었고, 권선징악의 단순해 보여도 강력한 극적 장치도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 전광렬, 전인화 같은 중견 배우들과 윤시윤, 주원 같은 젊은 배우들의 조화로운 열연도 한 몫을 차지했다.

 

<국수의 신> 역시 조재현 같은 믿고 보는 중견과 천정명 같은 젊은 배우의 조합이 기대되는 대목이고, 무엇보다 <야왕>, <대물>, <쩐의 전쟁> 등을 히트시킨 박인권 화백의 원작이라는 점이 신뢰가 가는 지점이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와 너무나 다른 작품이 후속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은 <국수의 신>의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태양의 후예> 열광했던 세련되고 트렌디한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전혀 색깔이 다른 <국수의 신>을 이어서 볼 것인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첫 방이 모든 걸 드러내줄 것으로 보인다. <태양의 후예>가 만들어놓은 부담감을 과연 <국수의 신>은 넘어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