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누구의 편인가, ‘리턴’ 박진희 복수가 던지는 질문

“내가 왜 19년 동안 그 네 명을 직접 죽이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냐?”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서 최자혜(박진희)가 변호인 금나라(정은채)에게 던지는 이 질문은 그의 복수가 단지 가해자에 대한 단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그는 19년 간을 말 그대로 와신상담해왔다. 딸이 처참하게 죽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보호대상’이 되어 풀려난 가해자들이 버젓이 살아가는 세상의 부조리를 드러내기 위해.

당시 ‘촉법소년’이라는 명분을 법적으로 이용해 이른바 ‘악벤져스’들이 빠져나간 건 그들이 가진 재력과 권력 때문이었다. 그들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갔고 대신 죄 없는 태민영(조달환)이 가난하고 힘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결국 법은 피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고 가진 자들을 위한 것이 되었던 것.

그러니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 ‘악벤져스’들의 범죄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자혜의 어린 딸을 죽게 만든 후에도 김정수(오대환)의 여동생을 성폭행했고 그럼에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빠져나갔다. 오태석(신성록)이 말하듯 그들은 법이 처벌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법을 주무를 수 있는 힘이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최자혜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만을 단죄한다는 것은 진정한 복수가 될 수 없었다. 그가 왜 직접 그들을 죽이지 않고 이렇게 복잡하게 사건을 이끌어왔는가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는 염미정(한은정)의 사체를 그들의 차에 넣어 과거의 사건을 다시금 현재로 가져오게 했다. 당시에는 촉법소년으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존재로서 그런 끔찍한 선택을 했다고 법이 판단했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어 이제 더 이상 소년이 아닌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과거에 했던 그대로 똑같이 염미정의 사체를 유기하려 한다. 게다가 그 사실을 알고 협박을 해온 자동차 딜러 김병기(김형묵)를 총으로 쏴 잔인하게 살해한다. 죄를 지어도 벌 받지 않았던 그들은 자신들이 죄를 짓고 있다는 사실마저 둔감해져 버렸다. 물론 이들 악벤져스에 의해 죽을 위기에까지 몰렸던 서준희(윤종훈)는 어디서부터 그들이 엇나가기 시작했는가를 깨닫고 그 잘못을 뉘우치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그 노력은 실패로 돌아간다.

번듯한 가정을 꾸려 과거의 삶으로부터 벗어나려 한 강인호(박기웅)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죄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걸 묻어두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강인호는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그 사건을 덮으려는 유혹에 흔들린다. 

법은 도대체 누구의 편인가. <리턴>이 최자혜의 남다른 복수를 통해 던지고 있는 질문은 이것이다. 그는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그 법의 부당함을 만방에 드러내려 한다. 과연 그건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그것 또한 범죄라고 볼 수 있지만, 시청자들은 적어도 그가 하려는 그 일들 속에 담겨진 피해자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가해자는 버젓이 잘 살아가고 피해자는 그 상처 속에서 평생을 죽음처럼 버텨내고 있는 현실을.(사진:SBS)

'리턴' 박진희와 악벤져스를 망가뜨린 촉법소년의 아이러니

법이란 왜 공평하고 공정해야 할까. SBS 수목드라마 <리턴>이 하려던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다. 1999년 11월 4일 한 아이가 소년들이 모는 차에 치었다. 그들은 그 아이를 구할 수도 있었지만 바닷물에 던져 넣는 범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법은 공정하지 않았다. 부유한 집안의 소년들 넷은 이른바 ‘촉법소년’이라는 ‘보호대상’으로 치부되어 풀려났고, 가난한 집안의 한 소년이 그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가해자들은 보호대상이 됐고, 아이의 엄마는 애타게 호소했지만 돌아온 건 누군가에 의해 저질러진 방화였다. 

그 아이를 잃은 엄마로 돌아온 복수의 화신이 바로 최자혜(박진희)였다. 촉법소년으로 풀려난 네 명의 소년들은 이른바 ‘악벤져스’가 되어 여전히 갖가지 폭력과 범죄 속에서 살아가지만, 지금도 법은 가진 자들의 편이었다. 돈과 권력의 힘으로 그들은 갑질이 자신들의 당연한 삶이고, 그것이 못 가진 자들에게 떡고물이라도 주는 일이라 여기기까지 했다. 그 때 악벤져스에게 모든 사건을 한 소년에게 뒤집어씌우자 제안했던 인물이 바로 염미정(한은정)이었고, 혼자 죄를 뒤집어쓴 소년의 동생이 독고영(이진욱)이 챙겨주던 후배형사 동배(김동영)였다. 동배의 어머니는 죄인의 심정으로 실의에 빠진 최자혜를 챙기려 했고 결국 동배는 최자혜가 하려는 복수를 돕게 됐다. 

최자혜의 복수는 이 드라마의 제목처럼 시간을 1999년 11월 4일 그 때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이미 법의 판결은 나왔고 시간은 흘러 사건에 대한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고 있는 현재지만, 피해자의 엄마였던 최자혜는 그 때의 시간으로부터 단 하루도 벗어나지 못했다. 가해자들은 죄를 잊고 제 멋대로 살아가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그 때의 상처를 지금껏 안고 살아가는 현실. 최자혜가 꿈꾼 건 가해자들 역시 그 시간으로 되돌려놓는 것이었다. 

그래서 또 다른 악벤져스의 피해자인 김정수(오대환)가 염미정를 살해해 그 시체를 악벤져스의 차량 트렁크에 넣어 둠으로서 과거 그들의 최자혜의 딸을 차로 치었을 때의 상황을 다시 재연시켰다. 최자혜는 아마도 예상했을 테지만 악벤져스는 이번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고 사체를 유기하려 했다. 그 때부터 악벤져스에게는 계속 사건들이 터졌다. 최자혜의 계획대로 그들은 자신들 앞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점점 과거 1999년의 사건을 떠올리게 됐다. 

흥미로운 건 이렇게 덮어졌다 여겼던 과거의 죄가 들춰지자 그로 인해 갈등하는 가해자도 생겨났다는 점이다. 악벤져스의 한 명이었던 서준희(윤종훈)는 사건을 덮기 위해 자신마저 친구들이 죽이려 하고 가까스로 살아남게 되면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이 모든 사건이 과거의 죄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결국 자수하기로 마음먹는다. 강인호(박기웅) 역시 가정을 꾸린 한 아이의 아빠로서 갈등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죄를 다시 끄집어낼 수는 없다. 

독고영은 최자혜에게 자신의 과거사를 고백한다. 자신 역시 친구를 죽게 했지만 촉법소년이라는 법 때문에 풀려났다는 것. 그는 죄를 저질렀지만 벌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실 때문에 지금도 또 앞으로도 평생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도 지금 시간을 되돌려 그 때로 되돌아가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최자혜에게 과거로의 ‘리턴’을 멈추라는 것. 

<리턴>은 ‘촉법소년’이라는 법의 아이러니를 통해서 법집행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뤄지지 않을 때 피해자는 물론이고 가해자들까지 어떻게 삶이 파괴되는가를 보여준다. 피해자는 그 아픈 상처의 시간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가해자는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 때 그대로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간다. 그리고 또 어떤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은 사실을 오히려 더 괴로워하며 살아간다. 법이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매듭 때문에 그들은 모두 과거에 머물러 있을 뿐, 현재를 살아가지 못한다.(사진:SBS)

‘리턴’, 엽기적인 범죄? 이면에 담긴 피해자들의 억울함

사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드라마지만 이제야 그 본래 하려던 이야기를 알겠다. SBS 수목드라마 <리턴>의 제목이 왜 그렇게 정해진 것인지도. 

이 드라마는 이른바 악벤져스라 불리는 권력층 자제 4인방의 갖가지 폭력과 범법 행위들을 전면에 드러내며 시작했다. 그래서 시청률은 치솟았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급기야 이 4인방에 과하게 집중된 스토리는 이야기를 너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했다. 

하지만 주연배우가 바뀌는 파행을 겪으며 새롭게 최자혜 역할에 박진희가 투입되면서 이야기는 전반부와는 다른 양상을 띠었다. 가장 큰 변화는 최자혜라는 인물의 미스터리한 과거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악벤져스를 둘러싼 갖가지 사건들, 이를테면 그들과 늘 함께 해왔던 염미정(한은정)의 죽음과 그 사체가 그들의 차 트렁크에서 발견되어 이를 유기하게 된 일이나, 염미정의 살인용의자로 강인호(박기웅)가 지목되고 그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경찰서로 가던 서준희(윤종훈)를 오태석(신성록)과 김학범(봉태규)이 붙잡아 죽이려고까지 했던 일, 그들이 염미정의 사체를 유기하는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영상으로 돈을 요구하다 오태석에 의해 자동차 딜러 김병기(김형묵)가 살해된 일 같은 것들이 모두 최자혜가 그린 복수의 큰 그림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악벤져스 4인방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한 후 바다에 던져진 소녀가 최자혜의 딸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런 모든 사건들을 의도적으로 벌어지게 만든 이가 바로 최자혜였다는 게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 그 소녀의 죽음과 부검결과를 속인 담당형사와 부검의까지 모두 살해당한 사실이 이 모든 사건의 출발점이 그 소녀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는 걸 말해준다. 

여기에 역시 악벤져스에 의해 여동생이 끔찍한 성폭력을 당하고도 그들이 무죄로 풀려나는 현실에 억울함을 토로하던 김정수(오대환)가 최자혜와 공모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판결에 동석했던 최자혜 판사는 그렇게 판사 법복을 벗고 변호사가 된다. 이미 그 때부터 이 모든 복수의 설계를 두 사람이 해왔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결국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법이 있어도 재력과 권력에 의해 덮어지고 피해자는 그 상처를 평생 가진 채 살아가야 하지만, 가해자들은 버젓이 갖가지 범죄적 행태를 하면서도 잘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항변이다. 최자혜 변호사는 법조계에 있었지만 그 법의 무력함을 알고는 이제 법 바깥에서 정의를 구현하려 한다.

그런데 그 방식이 독특하다. 그저 악벤져스들을 직접 살해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에게 다 잊혀졌던 과거의 그 사건들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끄집어내는 방식이다. 다 옛날 일이라며 그저 현재를 잘 살아가려던 악벤져스들은 그 과거와 마주하면서 다시 고통에 빠져버린다. 과거로부터 벗어나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건실하게 살아가려던 강인호나 그 과거의 잘못을 마음 한 구석에 죄의식으로 갖고 있던 서준희가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되는 건 그래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과거의 그 추악한 사건의 전말로 기억을 되돌리는(리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엽기적인 범죄의 연속으로만 여겨졌던 사건들이 알고 보면 묻혔던 과거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방식으로 최자혜가 꾸민 큰 그림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 어쩌다 많은 파행과 난항을 겪으며 그 완성도에 균열들이 생겨나게 된 걸까. 본래 하려던 이야기가 갖고 있는 메시지가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런 파행들을 더더욱 안타깝게 만든다.(사진:SBS)


‘리턴’ 연기자 교체, 그 녹록치 않은 후유증에 대하여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 고현정 대신 박진희가 본격 출연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방영 도중 주연배우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후 과연 박진희로의 교체가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그 효과는 있었을까. 결과적으로 말하면 분량은 대폭 늘었지만, 어쩐지 다른 캐릭터가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고현정이 초반에 연기했던 최자혜 변호사는 좀 더 복합적인 캐릭터였다. 겉보기에는 털털한 성격에 농담도 곧잘 던지며 사건의 가해자들이 듣기에 섬뜩할 수 있는 팩트를 슬쩍 슬쩍 던져 놀라움을 주기도 하는 그런 캐릭터였던 것. 무엇보다 그 때의 최자혜 변호사는 분명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도 동시에 밝은 이미지 또한 가진 인물로 그려진 바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박진희로 교체된 후 등장한 최자혜 변호사는 이름만 같을 뿐, 고현정이 했던 캐릭터와는 너무 달라진 느낌이다. 우선 캐릭터가 너무 어둡다. 그건 연기자 교체라는 큰 변화를 무마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에 박진희를 조금씩 노출시켜 기존 고현정이 입었던 최자혜 변호사의 바통을 이어받으려는 연출적 의도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스토리의 변화와 인물에 대한 해석의 변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리턴>은 초반부터 이른바 ‘악벤져스’라고 불리는 악당들이 마치 장난처럼 저지르는 범죄행각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자극적인 전개에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상대적으로 최자혜 변호사의 비중이 줄어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래서 새롭게 박진희가 투입되면서 의도적으로 최자혜 변호사 캐릭터의 비중을 높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방향성이 시청자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다. 즉 악벤져스의 범죄행각을 파헤쳐가며 그 진실에 접근하는 변호사의 캐릭터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숨겨진 최자혜 변호사의 ‘실체’를 보이는 쪽으로 그 분량이 늘었던 것. 최자혜 변호사는 악벤져스와 대립하는 인물이 분명하지만, 그것이 변호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법으로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범죄자들이 하는 것 같은 ‘사건 설계’를 통해 행해지는 것이었다. 

당연히 캐릭터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어둠에 빛을 던져 진실을 추구하는 인물이 아니라, 과거에 겪은 어떤 사건에 의해 은밀히 복수를 계획하고 하나하나 실천해가는 인물로 새롭게 그려지고 있어서다. 물론 이건 애초부터 계획된 대본대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급변화하는 캐릭터는 그래서 그 과정을 설득시켜주는 ‘연기의 일관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만일 고현정이 계속 이 배역을 연기하며 이런 변화된 캐릭터의 면면을 드러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이만큼의 이질감을 주지는 않았을 게다. 하지만 캐릭터도 급변하고 동시에 연기자까지 교체되어 버리자 심지어 이들이 동일인물이 맞는가 싶은 이질감이 생겨났다. 몰입이 되지 않는 건 시청자들로서는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분량은 늘었지만 고현정이 연기하던 최자혜 변호사가 어째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바로 그 깨진 몰입감 때문이 아닐까.(사진:SBS)

‘리턴’, 스릴러의 쫄깃함에 담아낸 사회적 메시지

도대체 이 드라마의 무엇이 이토록 시선을 잡아끄는 걸까. SBS 수목드라마 <리턴>은 스릴러 장르가 가진 고유한 특징인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와인바를 운영하던 염미정(한은정)이 살해됐고, 그로 인해 그와 내연관계를 가져온 강인호(박기웅)가 구속되었다. 하지만 강인호는 무고함을 주장하고 대신 그의 악당 친구들, 오태석(신성록), 김학범(봉태규) 그리고 서준희(윤종훈)가 의심을 받는다. 

그런데 드라마는 돌연 이 악당들의 시선으로 그들 역시 이 살인사건에 갑자기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이 살인범이 아니었다는 것. 김학범이 오태석에게 보낸 차 트렁크에서 염미정의 사체가 발견되었고, 그들은 그 사체를 오태석의 사유지인 강원도 채석장에 묻어버리지만, 사체는 엉뚱하게도 어느 도로 위에 놓여진 트렁크 속에서 발견된다. 이 악당들 이외에 또 다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걸 드라마는 은연 중에 보여준다.

한편 절친인 강인호가 살인누명을 쓰고 검거된 상황을 자백하기 위해 나섰던 서준희가 오태석과 김학범에 의해 붙잡혀 싸움을 벌이고, 김학범이 돌로 내리쳐 쓰러진 서준희를 아직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태석은 일부러 사망한 걸로 속여 차에 태워 벼랑으로 밀어버린다. 사체 유기 사건을 덮으려 오태석이 서준희를 제거하려 한 것. 하지만 드라마는 또 서준희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스토리 진행 방식은 <리턴>이 가진 특징이다. 악당들에 의해 사건이 벌어지지만 그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 악당들이 진범일 거라 추적하는 최자혜(고현정) 변호사와 강인호의 아내이자 변호사인 금나라(정은채) 그리고 형사 독고영(이진욱)은 그래서 그 엉뚱하게 흘러가는 사건에서 새롭게 연루된 인물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그 첫 번째는 독고영의 파트너 형사인 김동배(김동영)이고, 두 번째는 악당들의 펜트하우스 아래층에 살고 있는 김정수(오대환)다. 

진실에 다가갈 때 엉뚱한 진실이 다시 등장하고, 진범인 줄 알았던 악당들이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된 사건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걸 발견하게 만들며, 전혀 무관해 보였던 김동배 같은 인물이 사건에 연루된다. 이렇게 사건은 점점 갈수록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가지만 드라마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의문의 인물을 투입함으로써 상황을 더욱 더 점입가경으로 만든다. 스릴러 장르가 가진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끝없이 뒤집는 것으로 <리턴>은 고유의 동력을 만들어간다. 

흥미로운 건 <리턴>이 가진 여러 관점들의 교차다. 이 드라마는 복잡해 보여도 어느 정도는 사건의 윤곽을 예측할 수 있다. 즉 가진 재력을 바탕으로 갖가지 갑질과 악행을 저질러온 악당들, 즉 강인호를 포함해 오태석, 김학범, 서준희를 누군가 살인사건의 곤경 속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이 사건의 ‘설계자’는 그들이 스스로 파국에 이르게 만든다. 그 설계자는 분명 과거 이들에 의해 끔찍한 사건을 겪은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리턴>에는 악당들의 시선과 이 사건을 쫓는 변호사와 형사의 시선 그리고 이 전체를 관망하는 ‘설계자’의 시선이 교차된다. 변호사와 형사는 그래서 악당들을 추적하고 그 와중에 드러나는 설계자를 통해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을 만나게 된다. 즉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악당들이 가진 권력과 금력으로 저질러온 갑질과 사건은폐 같은 사회적 사안들이 드러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면 <리턴>은 스릴러로서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전개가 주는 재미는 물론이고 그 궁금증으로 파고들어가는 사안들이 진실을 드러낼 때 보여주는 사회적 의미까지 담아내는 작품이다. 우리가 이 드라마에 이토록 집중하게 되는 건 그래서 스릴러 장르의 반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밑바닥에 깔려 있는 사회적 사안들(권력과 재력으로 자행되는 사회의 시스템)의 진실이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사진:SBS)

‘리턴’의 숨 막히는 몰입감,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다소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일단 한 번 보면 눈을 뗄 수가 없다. SBS수목드라마 <리턴>에 쏟아지는 관심은 호불호로 극명하게 나뉘지만 적어도 이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몰입감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범죄를 다루는 장르물이 새롭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거기에 변호사와 열혈형사가 공조하는 내용 역시 특별하다 얘기하긴 어렵다. 하지만 <리턴>에는 이 익숙한 소재들에도 시선을 잡아끌게 하는 힘이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연기자들에게서 나온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주인공인 최자혜(고현정)가 드라마에 중요한 동력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건 오태석(신성록), 김학범(봉태규)가 주축인 악역들이다. 드라마는 바로 이 오태석과 김학범 그리고 서준희(윤종훈)와 강인호(박기웅) 4인방의 갖가지 문란한 행위와 폭력 그리고 결국 이어지는 살인사건과의 연루로 인해 힘을 얻고 있다. 

그 촉발점은 이들과 아주 오래 전부터 인연을 이어왔고 강인호와 내연관계까지 가졌던 염미정(한은정)의 죽음이다. 아직까지 누가 그를 살해했는가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어느 날 김학범이 오태석에게 보낸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그의 사체는 이들을 모두 곤경에 빠뜨린다.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염미정과 연관되어 끄집어져 나올 수도 있는 악행들 때문에 그들은 신고를 하지 못한다. 대신 염미정의 사체를 묻어버리고, 그의 살해용의자로 지목되어 검거된 강인호를 희생시키려 하는데, 거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평소 자신을 챙겨줬던 강인호를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한 서준희가 자수를 결심하게 되고 그걸 막기 위해 오태석과 김학범이 나서는 과정에서 오태석은 서준희를 차에 태워 벼랑 끝에서 밀어 버린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그렇게 불타버린 차 속에서 나온 사체가 서준희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서준희가 살아있으며 그를 돌보고 있는 인물이 의외로 이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독고영(이진욱)의 파트너인 김동배(김동영)라는 걸 보여준다. 

<리턴>은 그래서 아직까지 이 사건이 어떻게 해서 벌어지게 되었고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을 보여준다. 아직도 누가 염미정을 살해했는지 알 수 없다. 또 동배가 어떤 일로 오태석 일당과 연루되어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궁금증들이 하나씩 밝혀져 나가는 과정이 <리턴>이 주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들이 지루하게 흩어지지 않으려면 전체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다. 그 힘을 발휘하는 건 다름 아닌 오태석 일당들이다. 특히 오태석과 김학범은 이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을 만들어내는 악역임에 틀림없다. 오태석은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섬뜩한 느낌을 주고, 김학범은 언제 어떤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는 폭력성으로 보는 이들의 불안감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렇게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공분으로 인해 동력을 얻기 시작한 드라마는, 그 대척점으로서 이들과 대적해 가는 독고영의 존재감을 조금씩 키워내고 있다. 오태석 일당은 그들의 실체에 조금씩 접근해오는 독고영을 일단의 무리를 시켜 그 차량마저 전복시키는 위협을 가하지만 독고영은 결코 물러나지 않는다. 서준희의 사체를 검증하지 않고 장례를 치르려 해온 오태석 일당에 맞서 결국 검시를 통해 그 사체가 서준희가 아니라는 걸 밝혀낸 독고영은 향후 이 드라마가 가질 팽팽한 대결구도를 예감케 만든다. 

무엇보다 <리턴>을 기대하게 하는 건 이들 연기자들의 연기력이다. 신성록이야 본래 젠틀맨과 범죄자의 양면을 오가는 연기를 자신만의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 바 있지만, 코미디 연기로 더 각인되어 있던 봉태규의 살벌한 존재감은 확연히 눈에 띈다. 또한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한 이진욱이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근성의 형사로 열연하는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리턴>은 확실한 몰입감을 주지만 그 자극적인 전개가 불편함을 남기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건 다분히 범죄자의 시선으로 진행된 전반부의 이야기 전개 때문이라고 보인다. 그런 점에서 보면 향후 독고영과 최자혜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이들이 전면에 나서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이런 불편함을 다소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사진:SBS)

범죄자의 시선 따라가는 ‘리턴’, 못내 불편한 까닭

점입가경이다. SBS 수목드라마 <리턴>은 상류층 인물 4명과 연루된 범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겉보기엔 멀쩡하고 화려하게 보이는 상류층 4인. 강인호(박기웅)는 재벌가 상속자이고, 오태석(신성록)은 IT회사 대표이며, 김학범(봉태규)은 사학재벌가의 자재이며, 서준희(윤종훈)는 국내 최고의 종합병원장 아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이면을 파고 들어가면 추악한 그 민낯이 드러난다. 강인호는 금나라(정은채)와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사실 염미정(한은정)과 오랜 내연관계를 이어오고 있었고, 오태석과 김학범, 서준희는 문란하고 잔인한 파티를 하며 살아간다. 김학범은 돈이면 뭐든 다 되는 줄 아는 인물로 돈을 주고 사람을 패는 일을 다반사로 저지르고, 서준희는 의사이지만 마약중독자다. 오태석은 짐짓 신사인 척 하지만 가장 잔인한 인물. 자신에게 불리하게 될 상황에 처하자 오랜 친구였던 서준희마저 죽음으로 몰아넣는 인물이다. 

드라마는 충격적인 범죄 상황들이 연달아 벌어진다. 강인호의 집에 모인 친구들은 일부러 염미정을 그 저녁 자리에 초대해 강인호를 당황하게 만들고는 낄낄 대고, 김학범은 오태석의 아내를 화장실에서 범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오태석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문란함이 극에 달해 있고, 필요하면 사람 하나 죽여 묻는 일은 손쉽게 해치운다.

사건은 김학범이 내기에서 져 오태석에게 보낸 차 트렁크에서 염미정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누가 죽였는지 알 수 없는 그 상황 속에서 그들은 시체를 들어 펜트하우스까지 옮기고, 그 시체를 묻어버릴 걸 공모한다. 거대한 트렁크에 염미정의 시체를 넣어 오태석의 사유지에 묻어버리는 그 과정들이 상세하게 공개된다. 

하지만 강인호가 염미정의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되어 위기에 처하게 되자 죄책감을 느낀 서준희는 경찰에 자수를 결심하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오태석과 김학범이 그를 붙잡아 산으로 끌고 간다. 그 곳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김학범이 돌로 서준희의 머리를 내리쳐 쓰러뜨리는데, 그가 죽은 걸로 오인한 두 사람은 친구마저 버리자고 결심한다. 하지만 서준희를 버리러 가는 도중 그가 깨어난 걸 알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태석은 아예 불씨를 제거하려 그를 차에 태워 산 밑으로 굴려버린다. 

사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하는 이야기들은 이미 장르물들에 꽤 많이 등장한 바 있다. 그러니 <리턴>의 소재 자체가 남다르다고 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리턴>이 훨씬 더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건, 범죄자들의 시선들을 더 많이 따라가고 그 행각 또한 잔인하기 때문이다. 

물론 <리턴>이 그리려는 건 이들의 범죄를 들여다보는 일만이 아니라, 최자혜(고현정)와 독고영(이진욱)이 그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은 사건 해결의 과정이 아니라 범죄가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들이다. 

당연히 몰입감은 높을 수밖에 없고, 시청률도 나올 수밖에 없다.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꽤 수위가 높은 자극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보기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라리 등급 수위를 좀 높여서 19금으로 했다면 납득이 될 만하지만, 마약, 살인, 폭력, 자해, 불륜 같은 소재들을 그것도 범죄자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자세히 보여주는 드라마는 불편함을 남길 수밖에 없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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