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참시’, 세상 사회관계가 박성광·임송 매니저 같기만 하다면

보면 볼수록 가슴이 따뜻해진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다.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의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유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 수줍은 듯 임송 매니저가 ‘정사원’이 된 사실을 말한다. 그러자 마치 자기 일처럼 즐거워하는 박성광은 그걸 축하해주고 싶어 밥이라도 사주려 하지만, 그 제안을 하는 목소리는 조심스럽기 이를 데 없다. 말을 더듬어가며 오늘 저녁에 다른 일 없냐고 조심스레 묻고, 특별한 일이 없다는 임송 매니저에게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말한다.

그 조심스러움에서 박성광이 얼마나 타인의 입장을 들여다보는 인물인가가 드러난다. 사실 자신의 어떤 말이든 이제 새내기 매니저에게는 ‘반드시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의향을 묻는 일도 어떨 때는 그대로 ‘명령’처럼 다가가기도 하는 게 사회생활이 아닌가. 박성광의 극도로 조심스러운 질문에는 그 입장을 한껏 들여다보려는 배려가 담겨져 있다. 

한껏 기뻐하며 그러자는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그에게 특별한 날이니 메뉴는 그가 정하라고 한다. 그런데 송이 매니저는 “오빠 드시고 싶은 거”라고 말을 흐린다. 자기보다는 박성광을 더 챙기려는 매니저로서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러자 박성광은 이전에 그가 삼겹살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걸 상기하며 역시 조심스럽게 삼겹살 어떠냐고 묻는다. 

삼겹살이라는 말만 들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송이 매니저. 그런데 박성광이 말하는 그 삼겹살집이 왠지 비쌀 것 같은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송이 매니저는 박성광이 그렇게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마음이 편치 않단다. 자신이 뭘 대단히 잘한 게 없어서 그렇단다. 나중에 자신이 진짜 잘 하게 되면 그 때 더 좋은 걸 먹겠단다. 결국 송이 매니저가 제안한 곳은 1인당 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의 무한리필 삼겹살집이다.

조금은 값싼 무한리필 삼겹살집이지만, 폭풍 먹방을 선보이는 송이 매니저의 행복한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다. 하지만 더 인상적인 건 그런 행복한 웃음을 본 박성광이 그걸 기억해둬야겠다고 말하는 대목이다. 매니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늘 웃어야 할 수도 있는 직업이다. 그러니 진짜 행복한 그 얼굴을 기억해두고 되도록 그런 웃음이 나올 수 있게 해주려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방송이 나간 후 박성광은 유명해진 임송 매니저에게 자칫 방송 출연이 가져올 상처받을 일들을 걱정한다. 자신이야 연예인이니 그런 일들조차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지만, 매니저는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이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그는 “네가 불행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말해라. 안 해도 된다.”고 말해 임송 매니저는 물론이고 이 방송 분량을 보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을 모두 감동하게 만들었다. 

아직 미숙한 새내기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박성광을 챙기는 임송 매니저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인터뷰를 하는 박성광을 위해, 폭염을 뚫고 편의점에서 자양강장제를 사가지고 와 “마시면서 하세요”라고 수줍게 말하는 모습이나, 인터뷰 장소로 가는 길과 주차까지 미리 사전답사를 하는 세심함에서 부족해도 그 부족함을 채우기에 충분한 성실함과 배려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임송 매니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말 한 마디에도 조심하는 박성광의 모습은 더더욱 인상적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타와 매니저 사이의 자칫 ‘권력구도’처럼 생겨날 수 있는 위계는커녕, 사회 선배가 후배를 진심으로 챙기는 마음이 거기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쩌면 <전지적 참견시점>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숨겨진 비결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 우리가 느끼는 사회관계란 그 직급이나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 수직적 위계가 대부분이 아닌가. 물론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암묵적인 상명하복의 권력적 체계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이야기는 심지어 마치 한 편의 동화나 우화 같은 판타지처럼 다가온다. 보기만 해도 절로 훈훈한 미소가 피어나오는.(사진:MBC)

‘전참시’ 신현준의 박장대소, 그 기분 좋은 중독

도대체 왜 웃는 거지?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신현준이 처음 그 특유의 호쾌한 웃음을 터트렸을 때 스튜디오에 앉은 출연자들은 모두 의아한 얼굴이었다. 심지어 전현무는 “같이 좀 웃읍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자꾸만 그 박장대소에 빠져든다. 누군가의 행동이나 말 한 마디에도 터져 나오는 신현준의 ‘숨 막히는’ 웃음소리에 왠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도대체 신현준의 박장대소는 어떤 효과를 만들어낸 것일까.

신현준이 매니저 이관용을 삼겹살로 유혹해 양평의 주말농장에 함께 가는 길은 사실 그다지 큰 사건(?)이랄 게 없었다. 차 안에서 늘 하듯 영양제를 매니저와 함께 챙겨먹고 최근 신현준이 빠져들었다는 ‘불쾌지수송’을 반복해서 듣는다. 그러다 잠깐 차를 세워두고 마스크팩을 매니저와 함께 하며 특유의 ‘큰 코’ 때문에 팩의 코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출발해 양평에 도착, 시장을 둘러본다. 

여기서 웃음 포인트는 역시 이관용 매니저의 ‘남다른 고기 욕심’이다. 다른 먹거리들을 얘기해도 오로지 매니저의 머릿속은 고기로 가득 차 있다. 마침 지나치다 보게 된 옛날 통닭집 앞에서 신현준이 말만 꺼내놓고 군침을 삼키는 매니저를 데리고 그냥 지나치려 하자, “먹고 싶다”고 말하는 매니저를 보며 신현준은 웃음이 피어나온다. 결국 통닭을 하나 사서 점심을 먹으러 간 냉면집. 신현준과 매니저 사이에 삼겹살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진다.

사실 애초부터 약속대로 삼겹살을 살 생각이었을 테지만, 은근히 통닭을 샀으니 삼겹살을 뭘 또 사냐는 식으로 말을 건네고, ‘밑장 빼기’보다 더 지독한 ‘고기 빼기’를 한 신현준에게 살짝 빈정이 상한 매니저의 모습이 각을 세우며 웃음이 만들어진다. 냉면을 먹으면서도 계속 통닭을 담은 비닐봉지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매니저에게 “조성모냐?”고 묻는 신현준은 특유의 춤 동작처럼 보이는 그 동작을 연상케 하며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매니저에게 15일 동안 3킬로를 빼는 다이어트를 시켜주겠다며 그걸 성공시키면 5킬로 찌울 수 있는 고기를 사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러자 매니저가 굳이 다시 찌울 걸 왜 빼냐고 되묻고 두 사람은 뭐가 좋은 지 함께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너무 큰 소리로 웃어 가게를 찾은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조심하며.

사실 신현준은 특정한 한 마디를 툭툭 던져서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그런 인물은 아니다. <전지적 참견시점>에는 사실 그런 인물들이 많다. 음식이야기만 나오면 특유의 표현력을 동원해 맛깔나게 웃음을 만들어내는 이영자가 그렇고, 가만히 있다가도 한두 마디 툭 던지거나 삼행시 하나를 하는 것으로도 웃음을 터트리는 유병재가 그렇다. 또 새로 합류한 박성광은 그 좋은 심성을 짓궂게 설정 아니냐며 놀려대는 다른 출연자 앞에서 역시 개그맨답게 그걸 받아주며 당황해하는 모습만으로도 웃음을 준다. 

하지만 신현준은 그런 단발성 웃음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그가 하는 행동들을 일관되게 계속 들여다보고 살짝 생각을 하다 보면 그게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라. 음악 하나에 빠지면 한 달 내내 그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영양제가 좋아 엄청나게 큰 짐 가방에 영양제를 가득 담아 다니는 모습이라니. 매니저가 사는 곳 가까이 이사를 갈 정도로 거의 형제처럼 보이는 그 신뢰관계가 주는 흐뭇한 미소도 있다. 또 하다못해 텀블러와 에코백을 챙겨 다니는 그 개념이 주는 흐뭇함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작은 일에도 큰 웃음으로 화답해주어 분위기를 즐겁고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그만의 박장대소가 있다.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즐거워진다는 게 무엇인지 그는 제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만일 <전지적 참견 시점>에 신현준의 그 웃음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조금은 밍밍해지지 않을까. 어쩌다 보니 우리는 그의 박장대소에 빠져들게 되었다. 기분 좋은 중독이랄까.(사진:MBC)

박성광 매니저가 떠올리게 하는 사회초년생 시절

참 이상한 일이다. 뭐 특별한 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박성광과 매니저 임송의 이야기는 집중하게 된다. 첫 번째 등장했을 때부터 입에 “죄송합니다”를 달고 사는 사회 초년생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몫에 받았던 송이 매니저. 23살의 나이에 고향인 창원을 떠나 낯선 서울 살이에 서툰 매니저라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느낀 건 ‘예쁜 마음’이다. 보고만 있어도 어딘가 짠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느낌.

두 번째 방송분에서도 특별한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박성광을 픽업해 가는 와중에 시작된 점심 메뉴 고민만으로도 시선이 집중됐다. 서로 “뭐 먹고 싶니?”하고 묻는 그 마음들이 훈훈한 ‘결정 장애’를 만들어내고 있어서다. 박성광이 “뭐 좋아하니?”하고 물으면 “오빠가 좋아하는 거요”라고 답하고, 자신이 냉면을 좋아하는 걸 알고 “냉면 어떠니”라고 물으면 혹시 자신을 배려해 선택한 음식은 아닌가 하고 고민하는 송이 매니저. 

결국 전 매니저에게 물어봐 박성광이 수제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그 말에 따라, 그들은 수제 햄버거집에 간다. 거기서도 뭐 대단한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처음 마주 앉아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며 흐르는 어색한 침묵 속에서 “혈액형이 뭐냐”, “어디 강씨냐” 같은 최악의 질문을 던지는 박성광의 모습이 보여 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어딘가 그 어색함과 거리감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그 어색함과 거리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호감을 가진 이들이 처음 만나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고민하는 것처럼.

머슈룸 버거를 시킨 송이에게 왜 그걸 시켰냐고 묻자 “버섯을 좋아해서”라는 간단명료한 답변이 나온다. 이름이 송이라 별명이 ‘송이버섯’이었다고 하자, 박성광은 자신은 ‘생강’이었다고 엉뚱한 농담을 던진다. 자기 것도 나눠드시겠냐고 묻다가 박성광이 실수로 콜라잔을 엎자 그걸 다 치우고 나서 송이 매니저는 “자기 때문에 죄송하다”고 말한다. 자기가 그런 질문을 던지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란다. 그러자 박성광은 그게 왜 너의 잘못이냐는 듯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촬영장에 도착한 박성광은 1박2일 간 있는 촬영 때문에 먼저 돌아가는 송이 매니저에게 그 곳에서 키운 고추며 가지 같은 걸 챙겨준다. 서로 먼저 들어가라며 헤어지는 그 모습이 마치 동생을 바라보는 오빠 같다. 하지만 그렇게 일찍 퇴근한 매니저는 집으로 가지 않고 갑자기 일산 호수공원으로 향한다. 매니저로서 기본적으로 잘 해야할 운전과 주차 연습을 하기 위함이란다. 

하루를 망친 듯한 기분에 송이 매니저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다가 눈물을 터트린다. 힘든 서울 살이에 매니저 초년병 생활에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는 송이 매니저에게 엄마는 유일하게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다. 늘 실수를 하고 “죄송합니다”를 연발하지만, 그래도 그걸 극복하기 위해 남몰래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은 모두 저마다의 회한에 빠져들었다. 

사실 송이 매니저가 대단한 걸 보여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를 보며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미숙했던 과거의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이영자의 말대로 뭘 먹어도 소화조차 하기 힘들었던 시절이고, 열심히 노력해도 나아지는 것 같지 않은 그런 시절, 우리는 막막하고 답답하지 않았던가. 그 공감대 속에서 우리는 송이 매니저가 겪는 아주 작은 일에도 몰입하게 된다. 

박성광은 자신이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건 송이 매니저처럼 좋은 사람이 옆에 있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뒤집어서 보면 실수는 좀 해도 그 좋은 진심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가장 서툰 시기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잘 하고 싶고 열심히 하던 그 예쁜 초심을 가졌던 시기. 어쩌면 우리는 송이 매니저를 통해 우리가 한참 지나왔던 그 때의 초심을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사진:MBC)

‘전참시’ 박성광과 23살 매니저, 너무나 보기 좋았던 건

이제 첫발을 내딛은 사회는 얼마나 어려울까.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새로이 등장한 박성광의 매니저는 일한 지 이제 겨우 ‘24일째’라고 했다. 마치 연애라도 시작한 듯, 그 며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데서부터 벌써 그의 설렘과 두려움, 어려움 같은 다양한 마음들이 읽혀졌다. 

이제 나이 23살. 여자 매니저인데다 창원이 고향이란다. 그러니 본인도 서울 살이에 연예인 매니저라는 직업이 쉽지 않을 터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박성광에게도 마찬가지의 어색함을 갖게 만들었다. 차로 이동하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침묵이 흐르는 그 상황 속에서 박성광은 전날부터 미리 얘기하려 준비했다는 ‘축구 얘기’를 꺼내놓는다. 축구를 잘 모른다는 매니저는 그래도 열심히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늘 입에 “죄송합니다”를 달고 다니는 매니저는 “여자 매니저가 처음이라 저를 너무 어색해 한다”며 “경력이 없어 잘 챙겨드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전지적 참견시점>이 보여준 그의 모습은 그가 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가가 느껴졌다. 집에서 나오는 박성광을 위해 미리 차 문을 열어주고 해맑은 미소로 맞아주며 혹여나 덥지나 않을까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 

하지만 매니저만큼 그를 무뚝뚝하게 툭툭 말을 던지면서도 챙겨주려는 이가 박성광이었다. 주차가 미숙한 매니저를 위해 먼저 내려 주차를 도와주고 잘 할 때는 칭찬을 해주기도 한다. 그런 박성광이 매니저에게는 “감사”하고 “죄송”하다. 아직 일이 익숙하지 않을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해보면 는다”며 마음을 다독여준다.

방송에 들어가 있는 사이 매니저는 작은 노트를 꺼내 메모를 한다. 일일이 기억해야 할 것들을 적는 것. 큰 노트에 적으면 혹여나 들킬까 몰래 몰래 적고 있다는 매니저에게서 그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진다. 방송이 끝나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점심으로 뭘 먹고 싶냐고 묻는 박성광에게 그는 “오빠 좋아하는 걸 먹겠다”고 말한다. 박성광은 매니저를 배려하려 하고 매니저는 박성광을 우선 챙기려 한다. 

점심 메뉴를 놓고 이야기를 하다 길을 잘못 들어 한 바퀴를 돌게 되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내가 너무 말을 많이 시켰지?”하고 말해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한다. 결국 점심을 미루게 된 상황이 되자 매니저는 “제가 길만 안 잃었으면...”하며 자책하고, 박성광은 “김밥 먹으면 돼”라며 무뚝뚝한 배려를 보여준다. 

좁은 주차 공간에 어렵게 주차를 하고 김밥을 사오겠다고 뛰고 또 뛰는 매니저에게서 느껴지는 건 청춘 사회초년병의 ‘잘 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결국 늦어 김밥을 먹지 못하게 되고 “늦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또 쿨하게 “끝나고 먹으면 돼”라고 말해준다. 사회 초년병들에게 배려보다는 질책을 하기 마련인 사회 현실 속에서 이런 배려하는 관계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마치 ‘순수한 동화’를 보는 것 같다고 이영자가 말한 이유다.

방송이 끝나고 엘리베이터에서 김밥 한 개로 공복을 달래는 순간에도 매니저에게 주려다 어색한 듯 “너도 먹으라”고 말하고, 차를 빼오는 데 너무 시간이 걸리자 화를 내기보다는 사고라도 난 건 아닌가 걱정하는 박성광에게서 사회 선배의 따뜻한 마음이 묻어난다. 미안해 하는 매니저에게 “차 빼기 힘들지”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툭 건네는 그 말 속에서도.

<히든싱어> 녹화장에서 만난 전현무는 문득 박성광이 마시는 생수병에 적혀 있는 ‘업소용’이라는 문구를 이상하게 여기며 물어본다. 알고 보니 매니저의 어머니가 식당을 하는데 가끔 싸주시는 반찬과 함께 오는 생수란다. “남의 돈은 쉽게 쓰는 게 아니라”는 어머니의 말에 생수 한 병도 집에서 챙겨온다는 것. 

<전지적 참견 시점>이 처음으로 보여준 박성광과 매니저의 모습은 여자 매니저인데다 사회 초년병 그리고 지방 출신이라는 쉽지 않은 적응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아직 서툴고 어색하며 실수투성이지만 이 두 사람에게서 보이는 건 일의 세계가 가진 차가움이 아니라 오히려 따뜻함이다. 바르고 열심히 살려 노력하는 청춘도 또 그 청춘의 실수들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받아주며 걱정해주는 사회 선배도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유다.(사진:MBC)

'전참시', 냄새를 보는 소녀 이영자의 군침 가득 도는 먹방

실제로 먹은 건 두부와 고구마 한 개뿐이다. 그런데 이영자가 나오는 그 방송 분량을 보는 내내 입에 침이 고인다. 도대체 이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우리가 늘 봐왔던 먹방은 도무지 입에 넣지 못할 만큼 음식을 담아 입안 가득 밀어 넣고 맛있게 먹는 장면이다. 물론 이영자도 그런 먹방을 보여주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영자의 먹방은 확실히 무언가가 특별했다. 그 특별한 점은 실제 먹는 장면을 쏙 빼놓자 드디어 확연히 드러난다. 그건 이영자만이 가진 상상력과 표현력이었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이영자와 매니저의 광고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다이어트가 주요 소재가 되었다. 붓기를 뺀다며 한강둔치에서 운동까지 한 이영자는 그 곳을 찾은 연인들이 먹는 라면 한 그릇에도 참을 수 없는 유혹을 느꼈다. 하지만 꾹꾹 유혹을 눌러가던 이영자는 이러다간 밤늦게 뭔가를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살짝 공복만 달래기로(?) 했다. 

그런데 소고기를 먹자고 했던 이영자가 찾아간 곳은 두부집. 두부 한 모를 그냥 잘라서 양념을 찍어 먹는 곳이었다. 하루 종일 공복 상태였던지라 두부 한 모의 맛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또 순두부는 종이컵에 세 숟가락을 담고 양념을 살짝 얹어 마치 커피를 마시듯 먹었다. 지나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 해요”라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며.

그렇게 하루 다이어트가 성공한 줄 알았지만 진짜 복병은 맛집들이 늘어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이었다.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이영자의 발목을 잡아끌었던 것. 이영자는 이미 먹어봤던 그 맛집들의 음식들을 상상하며 그 맛이 어땠는가를 매니저에게 설명했다. 또 그 맛집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들과 눈이 마주치자 먹어보라며 그 맛을 그렇게 대신 느껴보려 했다. 

먹방을 흔히 ‘푸드 포르노’라고 말하게 되는 건 그 자극성 때문이다. 그 먹방이 자극하는 건 주로 시각이다. 눈앞 가득히 음식과 그 음식을 먹는 입을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하지만 이영자의 먹방이 자극하는 건 시각보다는 후각과 청각이다. ‘냄새를 보는 이영자’라는 자막 표현이 그저 하는 이야기가 아닌 건, 이영자가 음식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언어들을 곱씹어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는 냄새에 유독 민감해 스스로도 말했듯, 음식점의 냄새 안에서 얼마나 청결한가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란다. 

또 맛 표현에서 “지글지글”, “호로록” 같은 청각적인 단어들이 자주 쓰이는 것도 특이점이다. 음식 그 자체를 이야기하기보다는 식재료가 어떻게 자라나고 그것을 어떻게 가져와 조리하느냐까지의 그 과정들을 설명하며 그는 청각을 자극하는 단어들로 표현을 한다. 후각과 청각을 동원한 표현들은 시각보다 훨씬 더 상상력을 자극한다. 즉물적인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치가 더해진 맛 상상이기 때문에 이영자의 먹방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런데 이영자의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양재웅 원장의 질문에 들려주는 답변이 소름 돋게 만든다.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 어쩌면 이영자는 그래서 그 때의 그 행복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공감하기를 바라는 지도 모르겠다. 탁월한 감수성에 개그우먼으로 잔뼈가 굵은 이만이 가질 수 있는 남다른 표현력이 더해지고 거기에 진심까지 얹어져 있으니 이영자의 먹방이 특별하게 느껴질 밖에.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사진:MBC)

‘전참사’ 역시 이영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 먹방

이영자가 하니 설렘 가득한 ‘썸’도 음식을 타고 온다. 방송이 재개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먹방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걸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마음의 헛헛함까지 채워주는 이영자의 썸 먹방”이라고나 할까.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이영자만의 특별한 설렘으로 <전지적 참견 시점>의 스튜디오는 후끈 달아올랐다.

‘사랑의 오작교’가 되어달라는 이영자의 말에 한 달음에 달려간 매니저는 추천음식이었던 ‘토마토 치즈 제육 덮밥’을 먹으며 그 음식이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말을 공감했다. 매콤한 제육덮밥에 토마토 치즈의 만남이라니. 그런데 이 음식의 만남은 마치 이영자와 그 음식점 셰프의 만남을 예고하는 전조처럼 느껴졌다. 가게를 나서며 매니저가 은근히 물어본 “혹시 결혼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아니오”라는 답변이 나오는 순간, 그 장면을 관찰하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은 저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골키퍼 없이 빈 골문에 골을 넣는 손흥민을 본 것처럼 환호했다.

바자회장에서 행사를 끝내고 나온 이영자가 자신도 “힐링해야겠다”며 셰프의 식당을 찾아가는 길, 매니저는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이영자는 내색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갑자기 하지 않던 화장을 하기 시작해 매니저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늘 허기를 느껴 음식을 찾던 이영자였지만 그 날은 진짜 마음의 허기를 느끼는 듯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셰프의 식당을 찾은 이영자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셰프가 앉으라는 자리에 앉으며 “배가 고프진 않는데 마음이 헛헛하다”며 슬쩍 속내를 드러낸 이영자는, “뭘 먹으면 좋겠냐”고 셰프에게 물어봤다. 지금껏 메뉴 선택에 있어서 자신이 정해놓은 메뉴추천을 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또 잘 마시지 않는다는 맥주를 주문하고는 자신에게 너무 많다며 셰프에게 나눠 마시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건배를 하는 그들에게서는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음식 앞에서는 체면, 미모 포기하던 이영자였지만, 그 자리에서만큼은 달랐다. 조신하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목격한 전현무는 “나한테는 목젖까지 보이며 먹는다”며 적응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시선을 집중시킨 순간은 이영자가 은근슬쩍 “매날 이렇게 일해서 여자친구가 싫어하겠다”고 물으며 여자친구가 있는가를 물어볼 때였다. 셰프가 “그래서 없어요”라고 말하자 좋아하면서도 수줍어하는 이영자는 먹방 요정이 아니라 여전히 썸에 설레는 ‘소녀 영자’였다.

이영자의 먹방이 도대체 무엇이 달라 이토록 시청자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는가 하는 의구심은 이번 이른바 ‘썸 먹방’이 한방에 날려버린 느낌이다. 썸을 타도 음식을 통해 가능하다는 걸 이영자는 보여줬다. 그리고 그것은 이영자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이라는 걸 확인시켜줬다. 허기만이 아닌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먹방이라니. ‘사랑은 비를 타고’가 아닌 ‘썸은 음식을 타고’를 보는 듯한 이영자의 먹방이라니.(사진:MBC)

드디어 물 만난 이영자, 그 근간은 진정성이다

이른바 ‘영자의 전성시대’다. 물론 이영자의 전성시대는 이미 오래 전 1990년대 “안 계시면 오라이-”를 외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여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여러 유행어를 남겼다. 하지만 다이어트 파문으로 한 순간에 그 전성시대의 종언을 선언했고, 한동안 이영자는 방송에는 나왔지만 그다지 두드러진 역할을 보이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이영자가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다시 맞는 ‘전성시대’라 할만하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은 이영자가 가진 매력들을 다양하게 뽑아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됐다. 물론 먹방이야 이미 방송가에 파다하게 쏟아져 나왔던 바지만, 이영자가 하는 먹방은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만들었다. 남다른 먹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전국의 맛 집 지도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다니는 것 같은 이영자가 매니저와 함께 휴게소 음식 투어(?)를 하는 모습들은 큰 화제가 되었다. 그가 소개하는 휴게소 음식들은 순식간에 소문을 타고 퍼져나갔고, 실제 매출이 급증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그의 먹방이 특별하게 된 건 남다른 먹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음식을 먹을 때 그 맛을 표현하는 이영자 특유의 토크 능력이 더해지면서 그 특별함도 커졌다. “소중한 땀을 한 땀 한 땀 모아서 상에 올린 느낌. 내가 양반이 된 것만 같은 맛.”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 삼킨 느낌과 함께 내가 부자가 된 듯한 성취감까지 주는 맛.” 이런 표현들은 보는 이들마저 야식욕구를 일으킨다는 반응을 만들었다. 실제로 백종원은 이영자의 맛 표현이 “맛깔나다”며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먹방과 함께 덧붙여진 그의 토크 능력이 이영자가 보여주는 먹방의 새로운 면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지적 참견시점>이 가진 관찰카메라 형식과 스튜디오 토크쇼 형식의 결합 역시 이영자에게는 최적화된 포맷이라고 볼 수 있다.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찍혀진 영상 속에서 이영자는 매니저와 마치 한 편의 콩트를 찍는 듯한 케미를 보여준다. 어딘지 약간 소심해 보이는 매니저와 먹는 문제에 있어서 실수가 있어서는 안될 것 같은 위압감마저 주는 이영자는 그 캐릭터 관계 자체가 웃음을 유발한다. 

목동에서 매니저에게 핫도그를 시키면서 벌어진 해프닝은 이런 코미디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오리지널, 모차렐라, 가래떡 3종류의 핫도그에 각각 설탕, 머스터드, 케첩을 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수로 가래떡에 머스터드를 뿌리게 된 매니저는 그 일 때문에 이영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실 핫도그의 소스를 잘못 뿌린 게 무슨 큰일일까 싶지만, 그게 이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적 코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이영자는 자신이 찍힌 관찰카메라 영상들을 스튜디오에서 보며 멘트를 넣는데 있어서도 발군의 재능을 발휘한다. 그가 스튜디오에 있으면 어딘지 주눅 들어 하는 유병재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살고, 전현무와 양세형의 깐족대는 멘트도 힘을 발휘한다. 송은이의 센스 넘치는 멘트들도 이영자와 합이 잘 맞는다. 그러니 관찰카메라 형식 속에서의 코미디와 먹방이 주는 재미에 스튜디오 멘트까지 더해져 이영자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영자의 이러한 새로운 전성시대가 그냥 갑자기 이뤄진 건 아니다. 아주 긴 시간을 이영자는 조용히 ‘진심을 다지며’ 노력해왔다. KBS <안녕하세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온 건 그래서 지금의 이영자에게는 큰 자양분이 되었다. 그 시간들과 그 시간에 성실하게 일해 온 노력들이 더해져 이제 대중들은 이영자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웃음을 위해 설정된 부분이겠지만 <전지적 참견시점>은 때론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권력구조’가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 균형을 맞춰나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좀 더 사랑받을 수 있는 관건이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영자가 자신의 이름을 도용하는 영세업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그 영세업자분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인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건 어쩌면 꽤 오래 걸려 돌아온 이영자의 전성시대가 앞으로도 더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웃음과 재미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일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영자가 지금 맞은 전성시대는 단지 재미 때문에 생겨난 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해온 노력의 진정성이 대중들에게 닿았기 때문이라는 걸 늘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영자의 전성시대가 계속 이어지기를.(사진:MBC)

<나를 돌아봐>, 논란의 힘으로 굴러가는 이상한 예능

 

<나를 돌아봐>는 설마 막장 예능을 지향하고 있는 걸까. 막장은 드라마에만 있다는 편견을 깨고 싶은 건가. 이번에는 최민수 폭행 논란이 불거졌다. <나를 돌아봐>를 촬영하는 도중, 최민수가 의견충돌을 빚은 외주제작사 PD의 턱을 주먹으로 가격했다는 것.

 


'나를 돌아봐(사진출처:KBS)'

일단 무슨 이유에서든 폭력을 썼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 한 번도 아니고 시작부터 반복적으로 계속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은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도 그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작발표회에서 벌어졌던 논란부터 이번 최민수 폭행 논란까지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기 출연하는 인물들의 평소 이미지와 캐릭터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증폭되어 있다는 걸 볼 수 있다. 즉 평소 욕쟁이에 독설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수미가 제작발표회에서 조영남을 도발했던 건 시청률을 빌미로 하차 운운했던 돌직구였고, 평소 기행을 일삼는 조영남이 거기에 대응했던 것 역시 하차 선언 후 발표회장을 떠나는 것이었다.

 

이번 최민수 폭행 논란 역시 그에게 늘 따라다니던 거친 남자의 이미지가 프로그램을 통해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문제적 출연자들의 어둡고 불편한 부분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하나같이 밖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건 마치 이것이 의도된 것 같은 생각마저 갖게 만든다.

 

물론 제 아무리 시청률이 갈급하다고 해도 논란을 의도했을 리는 없다(실제로 논란에도 이 프로그램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프로그램의 정체성 자체가 이런 논란의 소지를 어느 정도 품고 있었다고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나를 돌아봐>는 결국 관계의 불편함을 예능의 기폭제로 끌어오는 콘셉트일 수밖에 없다. 김수미와 장동민 그리고 박명수가 그렇고, 조영남과 이경규가 그러하다. 이홍기와 최민수는 말할 것도 없다.

 

매니저라면 연예인을 편안하게 해줘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홍기는 매니저로 온 최민수 앞에서 늘 긴장하고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그 역전된 상황이 웃음의 포인트가 되는 것. 이것은 평소 버럭 하던 박명수가 욕쟁이 김수미 밑에서 얌전해지는 모습이나, 늘 주도권을 쥐고 방송을 하던 이경규가 조영남에게 휘둘리는 모습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불편한 관계는 어쨌든 그 불편한 인물이 하는 행동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조영남은 기행을 하고 김수미는 욕과 독설을 던질 때 그 불편함이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그러니 최민수는 어딘지 거칠고 센 이미지를 계속 바깥으로 드러내는 것이 이 프로그램에서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물론 폭행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지만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촬영 분위기가 그런 센 이미지를 어느 정도는 부추겼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관찰카메라 형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설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감나는 진짜모습을 꺼내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 사람이 만드는 불편함이란 밖으로 나오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인물들의 불편함을 마치 과시하듯 적극적으로 밖으로 꺼내놓는 이 프로그램이 논란의 많은 빌미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건 그래서다.

 

김수미도 조영남도 최민수도 잘못했다. 하지만 그들만을 욕하는 것으로 이런 논란의 바탕을 제공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들이 비껴가는 건 더 잘못된 일이다



스타만으론 힘겨워진 환경, PD 찾는 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연일 화제다. 유재석이라는 대어를 낚으면서다. 여기에 노홍철과 김용만과의 계약 사실까지 이어지면서 항간에는 MBC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이 FNC로 헤쳐모이는 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무한도전> 출연자들은 지금껏 특정 기획사에 소속되어 활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표격인 유재석이 먼저 움직였다는 건 다른 출연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만일 FNC<무한도전>의 나머지 출연자들, 정준하, 하하, 박명수가 합류하게 된다면 그 힘은 실로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은 지금껏 이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함께 모여 다른 프로그램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한 기획사 소속인 아이돌 그룹 같은 시너지를 만들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레발(?)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김태호 PD 같은 훌륭한 제작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건 콘텐츠 위에서다. <무한도전>10년 째 승승장구하면서도 여전히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었던 데는 김태호 PD의 지분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김태호 PD는 출연자들의 일상까지도 관리해나가는 일종의 매니저 역할까지가 자신이 하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훌륭한 제작자가 전제되지 않는 스타 MC들이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걸 잘 보여준 사례는 SM C&C. SM C&C는 강호동이라는 대어를 잡아 놓고도 그 효과를 거의 만들지 못했다. <12>에서 같이 활약했던 이수근이 합류했지만 그 역시 불법 도박 혐의로 고개를 숙였다. 그나마 SM C&C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예능인은 신동엽과 전현무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활약하는 건 그들의 주 종목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자체보다는 개인 기량이 중요한 분야이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결국 강호동과 이수근이 어떤 숨통으로서 찾은 것도 나영석 PD. 나영석 PD가 준비하고 있는 <신서유기>는 과거 <12>의 멤버들이 예전 같지 못한 상황을 전제로 깔고 있다. <서유기>의 내러티브를 차용해 바닥에서부터 인간이 되어가는모습을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지상파나 케이블 같은 플랫폼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FNC가 유재석과 <무한도전> 멤버들을 품는 것이나, SM C&C가 일찌감치 강호동 같은 스타 MC를 끌어들인 것은 지금의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을 두고 볼 때 당연하고 현명한 선택이다. 이제 기획사들은 스타들만 갖고는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들을 다양한 형태로 얹을 수 있는 콘텐츠를 이들 기획사들이 직접 제작하고 나선 건 그래서다.

 

최근 이 흐름은 지상파의 PD들까지 기획사들이 스카우트하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예체능>, <두근두근 인도>를 연출했던 이예지 PDSM C&C로 이적한 건 단적인 사례다. 이제 스타만이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PD들이 기획사에서는 그만큼 절실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콘텐츠는 이제 지상파나 케이블 같은 기성 플랫폼에 맞출 필요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나영석 PD<신서유기>를 인터넷 방송으로 송출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것이 그간 물의를 빚은 이수근 같은 출연자에게 그나마 편한 무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플랫폼과 상관없이 콘텐츠만 좋다면 어디든 세워질 수 있고 또 상품으로 가공될 수 있는 현 콘텐츠 시장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플랫폼 시대는 저물고 콘텐츠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간 홀로 지내던 유재석이나 <무한도전> 멤버들이 FNC에 합류하는 건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는 홀로 서서 방송사에 목매는 존재들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그것을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종편이든 혹은 인터넷이든 상관없이 송출해낼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역시 필요한 건 훌륭한 PD. 아무리 유재석이라도 김태호 PD 없는 그를 상상하기 힘든 것처럼.



인턴 보좌관이 매니저로 활동하는 게 과연 상식적인가

 

정말 이따위로 자기들 좋을 대로만 편집해서 비난하는 것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송일국의 부인 정승연 판사는 남편의 어머니인 김을동 의원의 보좌관이 남편의 매니저 활동을 병행했다는 논란에 다소 강한 표현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사진출처:KBS)'

논란이 나온 것은 이 과정에서 국민의 세금이 마치 이 매니저 활동을 하는 비용으로 쓰인 것처럼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정승연 판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본래 이 보좌관은 김을동 의원의 인턴으로 한류 관련 조사를 해왔다는 것. 그런데 송일국이 드라마 촬영을 하던 중 매니저가 그만 두게 돼서 잠시 알바를 시키게 됐고 물론 그 알바비는 송일국의 사비로 충당했다는 것.

 

정승연 판사는 이 해명의 글에서 판사답게 법적인 부분들을 세세하게 다루었다. “공무원이면 겸직금지가 문제가 돼 국회에 문의를 해보니 이 친구는 정식 보좌관이 아니라 인턴에 불과해 공무원이 아니고 겸직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식의 해명이 그렇다. 결국 이 인턴 보좌관은 국회에서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송일국의 매니저 알바를 해오다 정식 매니저로 채용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명에도 남는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고, 송일국의 매니저에게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것도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의원 보좌관(인턴이라도 보좌 역할을 한 건 사실이다)이 매니저 일을 겸한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의원 보좌관의 업무와 매니저의 업무는 다를 수밖에 없다. 김을동 의원의 인턴이기 때문에 매니저 업무를 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권력의 사유화가 논란의 쟁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해명의 글은 아마도 좀 더 순화되었거나 아니면 서민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첫 문장에 들어간 이따위라는 표현은 도발처럼 여겨지고, “인턴에 불과해라는 표현이나 중간에 알바비는 당연히 우리 남편이 전부 지급했다라는 말에 가로가 쳐져 부연 설명된 알바생에 불과했으니 4대보험따위 물론 내주지 않았다라는 표현은 위화감마저 느껴진다.

 

이 해명 글 속에 들어있는 두 개의 따위라는 표현이 몹시도 거슬리게 다가오는 건 그것이 마치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알바생에 불과했다는 표현이 그렇고 “4대보험따위라는 표현도 그렇다. 거기에는 알바생을 보는 낮은 시선이 담겨있다. 게다가 법적으로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해도 한 달에 60시간 이상 근로를 제공하면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 의무가 아닌가. 서민들 입장에서는 아르바이트라고 4대 보험 따위 적용받지 못하는 현실에 분통을 터트리는 입장이다.

 

즉 이 해명의 글은 법적인 해명은 되었을지 몰라도 그 안에 담겨진 서민들에 대한 태도가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재점화시켰다. 물론 이 글은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된 글이 아니라 그녀의 지인들에게만 공개된 글이다. 이 글이 이렇게 공개된 건 임윤선 변호사가 믿고픈 것과 사실은 다르다. 까고 파도 사실만 까길이라는 글과 함께 정씨의 페이스북 글을 캡쳐해 올리면서 알려진 것이다.

 

즉 어찌 보면 지인들 사이에만 토로된 글일 뿐 애초부터 대중들에게 공개적인 해명을 하기 위한 글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자칫 감정적으로만 읽힐 수 있는 내용을 공개해버린 임윤선 변호사의 행동이 적절했다 여겨지지 않는 면이 있다. 그렇지만 바로 이렇게 지인들 사이에서 나오는 감정적인 이야기들이 어쩌면 더 진실에 가까울 거라는 점이 더 논란을 키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소박하고 털털한 이미지의 가족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내용은 자칫 그것이 보여지는 이미지에 불과하고 서민들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의 진면목을 살짝 드러내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따위라는 말은 마치 가족드라마에서 신분을 운운하며 결혼을 반대하는 너 따위가 감히라는 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 때 느껴지는 도발과 불편함. 이것이 정씨가 이따위로 재점화 시킨 논란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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