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이런 직원들이라면 안 될 턱이 있나

짜장면에 이어 탕수육도 대박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가 대학가에 연 ‘현지반점’ 푸드트럭에서 탕수육은 현지 대학생들에게 ‘찍먹’이나 ‘부먹’이냐를 고민하게 만들만큼 화제가 되었다. 그 남다른 바삭함을 맛보려면 찍먹이 제격이지만, 손님에 따라서는 소스의 맛을 더 느끼고 싶어 부먹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찍먹이든 부먹이든 한결같은 이야기는 “맛있다”는 것. 

물론 요리의 맛이야 이미 검증된 이연복 셰프가 손수 현지에서 그 때 그 때 신선한 재료를 사서 바로바로 요리를 해 내놓는 것이니 정답이 아닐 수 없다. 이틀째에 나간 짬뽕이 너무 매워 중국인들에게 큰 호응은 없었지만, 그 순간에도 짬뽕에 들어갈 해물로 즉석에서 메뉴를 바꿔 백짬뽕을 내놓는 이연복 셰프의 ‘순발력’과 ‘손님 중심’의 마인드가 빛을 발했다. 

그런데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했던가. 함께 이연복 셰프를 도와 ‘현지반점’의 손발 역할을 하는 김강우, 서은수, 허경환 등도 점점 이연복 셰프를 닮아간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탱탱한 면발을 빼놓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국수 앞에서 끊임없어 면을 뽑아내는 김강우는 잘 생긴 외모 탓에 배우를 의심(?)받지만, 너무 열심히 일하고 있어 이연복을 가장 가까이서 돕는 수석 셰프로 현지인들에게 각인된다. 그에게 붙는 ‘면부석’, ‘국수주의자’란 자막이 우스우면서도 수긍이 가는 이유다. 

김강우야 영화 <식객>을 통해 일찍이 요리를 접한 경험이 있어 이연복 셰프가 “칼질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할 만큼 요리에 뛰어들었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서은수는 ‘성실함’과 ‘센스’로 현지반점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주문이 오면 들어갈 재료들을 미리 잡아주었다가 이연복 셰프의 요리 도중 정확한 시점에 넣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중국어를 못하지만 잔돈이 부족하자 현지 음식점을 찾아가 돈을 바꿔오고, 탕수육을 할 때는 이연복 셰프에게 배워 고기를 바삭하게 튀기는 중대임무(?)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김강우나 서은수보다 더 어려운 역할을 하는 이는 바로 허경환이다. 김강우, 서은수는 요리를 하니 몸을 놀리면 되는 일이지만, 허경환은 홀 서빙을 맡아 현지인들과 소통을 해내야 한다. 중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필요한 말들을 외워 활용하는 허경환은 능숙하지 않아도 현지의 손님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통해 음식점에 좋은 인상을 만들어준다. 아이들과 장난을 치기도 하고, 손님들과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섞어서라도 소통하려는 모습은 그 노력만으로도 좋은 서비스의 느낌을 준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은 중국에서 짜장면, 짬뽕, 탕수육 같은 우리 식의 중화요리가 먹힐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그것보다 더 주목되는 건 이연복 셰프가 어떻게 해서 성공했을까 하는 점이다. 그건 그가 말했듯, “기본에 충실”한 것이고, 손님에게 맞추려는 노력 덕분이다. 그런데 그 성공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함께 따르는 이들의 도움이라는 걸 김강우나 서은수 그리고 허경환이 보여준다. 

여느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려 애쓰는 모습이 나왔을지 모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이들은 출연자라기보다는 현지반점의 직원처럼 일하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김강우나 서은수는 배우라는 직업을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그 일에 몰입해 있고, 허경환 역시 마찬가지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이연복 셰프도 그렇지만 김강우, 서은수, 허경환 역시 돋보이는 이유다. 역시 잘 되는 음식집에는 남다른 셰프와 그를 닮아가는 성실한 직원들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사진:tvN)

‘윤식당2’, 역대 최고 매출보다 외국인들에게 배우는 매너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2>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무려 15.9%(닐슨 코리아)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나오지 않는 시청률을 달성했다. 이 날 스페인 가라치코에서 연 ‘윤식당’ 또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200유로를 훌쩍 넘긴 ‘윤식당’은 그래서 그날 밤 자축의 의미로 박서준이 윤여정을 위해 가져온 귀한 와인을 오픈했다. 

'윤식당2'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사진=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2' 방송 화면 캡처하지만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그 날 ‘윤식당’은 한 마디로 멘붕이었다. 손님이 오지 않아 발을 종종 대던 이전과는 정반대로 오픈 하자마자 들이닥친 손님들로 끊임없이 주문이 이어졌고 심지어 추가 주문까지 겹쳐지면서 홀과 주방은 모두 혼이 빠져나간 모습이었다. 갑작스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조차 힘겨워하는 주방과, 주문이 밀려 음식을 받지 못한 손님에게 재차 사과를 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문제는 소통부재에서 발생했다. 홀에서 주문과 서빙을 하는 이서진과 박서준은 주문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고 각각 주방에 받은 주문을 알리고 있었고, 테이블에도 번호 같은 것이 없어 음식을 만들어 놓고도 몇 번 테이블로 나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독일 부부 손님은 그래서 음식이 이미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테이블로 계속 나가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또 홀로 식사를 하러 온 어르신은 다른 테이블 음식들이 다 나온 후에야 겨우 음식을 받는 기다림이 이어졌다. 먼저 온 테이블을 우선순위로 해서 음식을 내놓다보니 간단한 주문이라도 후에 온 테이블은 한참을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 결국 다음 날 박서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이블 주문표 이외에 음식 내놓는 순서표를 따로 준비했다. 그래야 덜 기다리며 홀에 손님들이 음식을 두루 맛볼 수 있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렇게 손님들이 몰려들 줄 몰랐다고 해도 테이블에 번호를 매기고 또 주문한 음식을 어떤 순서로 마련해 내놓는가 하는 점은 음식점을 개업할 때 미리 생각했어야 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 정신없는 멘붕 상황을 통해 음식 만드는 일만큼 서빙이 중요하다는 걸 몸소 깨달은 하루였지만 사전 준비가 없어 외국인 손님들이 불편을 겪게 된 사실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어쨌든 우리 음식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가. <윤식당2>의 시청자들이 외국인 손님들의 불편을 보며 똑같은 불편함을 느낀 건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어서다.

하지만 더더욱 흥미로운 건 외국인들의 반응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면서도 뭐라 불평하기보다는 그냥 묵묵히 기다리고, 직원을 불러 어떻게 된 거냐고 따지기보다는 그저 어깻짓으로 살짝 어필하는 정도의 매너를 보였다는 점이다. 또 홀로 오신 어르신은 늦게 나와 죄송하다는 직원의 말에도 괜찮다고 선선히 얘기해주었다.

그러고 보면 낮선 타국의 음식을 맛보는 외국인들의 반응 또한 상당히 타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깔려 있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된다. “너무 맛있다”는 표현 속에는 타문화에 대한 오픈된 마인드가 전제로 깔려 있을 수밖에 없다.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상찬을 해주고, 또 수고에 대해 팁을 아끼지 않는 그들 중 이른바 ‘진상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연 우리라면 어땠을까. 다른 테이블에 음식들이 나오는 와중에 그렇게 오래도록 기다리는 걸 선선히 용인하고 매너 있게 대처했을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윤식당2>이고, 그 날 최고 매출을 기록한 ‘윤식당’이지만 이번 회차는 그래서 외국인들의 매너를 더 보게 됐다. 실수도 어느 정도 용인해주는 배려 깊은 손님들의 매너를. 잠깐 잊고 있었지만 <윤식당2>의 진짜 주인공들은 그래서 음식점을 찾아온 외국인 손님들이 아닐까 싶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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