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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아름다움이 산업이 된 시대의 사랑이란 KBS 에서 남자 주인공 영호(소지섭>은 세계적인 헬스 트레이너이자 가홍 의료 재단의 후계자 물망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어찌 보면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업과 재벌가 후계자라는 위치는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조합이 굳이 만들어진 건 이 직업과 조합이 우리 시대에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구석이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부(富)’와 ‘미(美)’다. 부유함이야 이미 멜로드라마의 고정적인 남성 주인공 레퍼토리였으니 굳이 부연설명할 필요가 없을 게다. 즉 부라는 요소는 가 새로운 로망으로 자리하고 있는 미를 어떤 면에서는 보완해주는 로망 정도일 것이다. 사실상 가 다루려고 하는 건 그 제목에도 이미 들어가 있듯이 미, 즉 아름다움에 대한 ..
(이 글에는 영화의 내용들이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데 그다지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는 정말 어려워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주인공 미자(윤정희)는 시쓰기 강좌의 선생님 김용택 시인에게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의 진심이 담긴 말처럼 '시'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것이 본질을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무심하게 흐르기만 하는 강물에서 시작해 바로 그 강물에서 끝납니다. 저 멀리서 강물 위로 무언가 떠내려오는 그 무엇은 차츰 화면 가까이 다가오면서 실체를 드러냅니다. 한 여중생의 시신입니다. 그 시신 옆으로 이창동 감독이 직접 육필로 썼다는 제목, '시'가 나란히 보여집니다. 이 첫 장면은 이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을 담아냅니다. 우리는 저 멀리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