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달달 오가는 '여우각시별' 이제훈의 놀라운 연기 폭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은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닮았다. 비행기가 붕붕 떠오르는 그 곳은 상상력도 한없이 커지는 설렘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작은 것 하나에도 엄청난 사고가 벌어지기도 하는 두려운 현실 공간이기도 하다.

이수연(이제훈)이 사고를 당해 몸의 반쪽이 로봇 보조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정은 공항이 갖는 설렘과 두려움, 상상력과 현실을 캐릭터화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캐릭터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럴 듯한 과학적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는 SF 장르가 아니라 현실을 동화처럼 담아내는 판타지 장르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이수연이라는 캐릭터가 그럴 듯하게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성이 조금 떨어져도 시청자들을 몰입시켜야 한다는 것. 이 캐릭터의 연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다시 보인다.

괴력을 드러내며 생명을 구해내는 슈퍼히어로이면서, 남과는 다른 몸을 갖고 있어 그 특별함을 오히려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인물. 하지만 한여름(채수빈)을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 숨겼던 자신의 특별함을 그 앞에서 드러내며 “이런 나라도 괜찮겠냐”고 묻는 인물이 바로 이수연이다.

이제훈의 연기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드디어 한여름에게 자신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 보조기를 떼고 휠체어를 타고 그를 만나러 갔다가 사고를 겪는 장면이다. 한여름이 공항에서 난동객에게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듣던 중 지나치는 행인에 부딪쳐 전화기가 계단 밑으로 떨어지자 그걸 주우려다 굴러 떨어지는 장면에서 이수연의 적나라한 실체가 드러난다.

보조기를 찼을 때는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는 몸이지만, 그걸 떼고 나면 장애를 가진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이수연은 사랑하는 사람이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도 단박에 뛰어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실감한다. 그러면서 그와의 사랑을 꿈꿨던 것이 너무 섣불렀다는 알게 된다.

장애를 가진 존재로서의 절망감과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한 난동객에 대한 분노가 더해지며 이수연은 보조기를 한 후 그 난동객을 찾아가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 섬뜩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분풀이가 끝난 후 제 주먹에 남은 폭력의 흔적들을 보며 그는 더 큰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통제 가능하지 않은 특별한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가 하는 걸 스스로 자인한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토록 섬뜩했던 얼굴이 한여름 앞에 서면 한없이 녹아내리는 달달함으로 바뀐다. 그러고 보면 이수연이라는 이 인물은 너무나 많은 감정들을 동시에 껴안고 있다. 분노, 절망감, 기쁨, 슬픔, 사랑, 증오 같은 감정들이 매일 같이 반복되고 변화한다.

실로 이런 현실적이지 않은 캐릭터와 그래서 갖게 되는 복잡한 심경을 연기를 통해 설득시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게다. 하지만 이제훈은 이 인물에 제대로 무게감을 실어줌으로써 다소 과장된 설정과 과잉된 이야기들로 인해 허공으로 붕붕 떠오를 수 있는 이야기를 눌러주는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눈빛 하나 표정 하나로도 순간 변화하는 감정들을 표현해내는 이제훈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 드라마의 몰입이 가능했을까 싶다. 다시 보는 이제훈이다.(사진:SBS)

‘여우각시별’ 이제훈의 장애, 그 특별함과 차별 사이

사고가 난 차량이 마치 요동치듯 날아오는 걸 맨 손으로 막아내면서 한여름(채수빈)을 구해낸 이수연(이제훈). 공항에서 난동을 부리는 여객을 한 손으로 제압하고, 화물을 실은 카트가 아이를 덮치려 할 때 맨손으로 그걸 막아내며 쇠막대를 팔로 막아 구부리는 괴력의 소유자.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의 이수연은 남다른 능력을 갖춘 슈퍼히어로처럼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달려가는 이 드라마 속에서 이수연은 더 이상 슈퍼히어로가 아니다. 대신 사고로 한쪽 팔과 다리에 1급 장애를 가진 존재이고, 그래서 웨어러블 보조기를 함으로써 괴력을 갖게 됐지만 언제 어떻게 오작동이 일어날지 몰라 마치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 같은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아마도 감정에 따른 체온의 변화 같은 것 때문에 생겨난 오작동일 가능성은 이수연이 한여름을 사랑하지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로 만든다. 갑자기 생겨난 자력은 모든 쇠붙이를 끌어당길 정도로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하게 만든다. 그러니 한여름을 사랑하고 가까이하는 일을 그에게 위험을 감수하게 만드는 일이 된다. 

게다가 한 때는 이복형이었던 서인우(이동건)는 이수연의 이런 ‘특별함’을 문제 삼아 공항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만들려 한다. 과거 자신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지금 현재도 누군가에 의해 위협을 당하고 있어 또 다시 이수연이 사고를 겪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어쨌든 이수연의 ‘특별함’을 위험요소로 보고 ‘차별’하는 인물이다. 

보통 이런 과정을 거쳐 괴력을 갖게 된 인물이라면 슈퍼히어로물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을 숨긴 채 누군가를 돕는 이야기로 그려지기도 하겠지만, <여우각시별>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 드라마는 이수연을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그 특별함을 갖게 되어 차별받는 존재로 그린다. 우리네 사회가 그러하듯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종종 차별의 이유가 된다. 남다른 능력으로도 볼 수 있는 그 힘을 다르다는 이유로 ‘괴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기서 생긴다. 

공항이라는 공간은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곳이란 점에서 이수연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을 담아내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비행기가 날아오를 때는 그 거대한 힘에 마치 슈퍼히어로의 그것처럼 설렘을 갖지만, 동시에 그 비행기가 착륙할 때마다 우리는 그 거대함이 안전하게 현실에 안착할 수 있을까를 두려워한다. 그것은 괴력의 이수연을 특별하게 바라보거나 아니면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닮았다. 

웨어러블을 벗은 이수연은 이제 정반대로 장애인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그를 사람들은 차별적인 시선으로 흘끗흘끗 훔쳐본다. 자신이 태어난 게 여름이라 ‘한여름’이라 이름 붙여졌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계절은 부모를 만난 가을이라는 이야기로 자신의 비밀스런 가족사를 털어놓은 한여름에게 이수연은 휠체어를 탄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공항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나는 행인과 부딪쳐 떨어뜨린 휴대폰 하나를 줍지 못해 휠체어에서 떨어져 쓰러져버린 이수연은 자신의 본 모습으로는 무기력한 자신을 알게 될 것이다. 

웨어러블 보조기를 했다고 그가 전혀 다른 이수연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존재는 한여름이다. 이수연이 자신이 달라서 두렵지 않냐고 물었을 때 한여름은 우린 어차피 모두 다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여우각시별>가 그리려는 건 그래서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바로 이 다름의 문제다. 그 특별함이 어째서 차별이 되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는가를 공항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두 사람의 특별한 사랑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사진:SBS)

‘여우각시별’, 공항은 어째서 드라마의 공간이 되었나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고 만나는 곳. 또 날고픈 비행의 설렘과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하는 운명을 가진 우리네 현실이 교차하는 곳. 공항은 어쩌면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이 담으려 하는 ‘평범’과 ‘비범’이 교차하는 지점으로는 최적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만 사고로 인해 비범한 몸을 갖게 된 이수연(이제훈)과, 누구보다 비범하게 인정받고 싶지만 실상은 지극히 평범해 오히려 사고만 치고 다니는 한여름(채수빈)이 만나는 공간.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그 길 위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설렘을 공항이라는 공간을 통해 풀어냈던 것처럼, <여우각시별>은 가까이서 보면 별의 별 인간 군상들이 모여 복작대는 그 공간이지만 밤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여우각시별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공항처럼 그 부대낌 속에서 만들어지는 사랑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비행기들이 오르내리는 그 여우각시별에는 그래서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일상이지만 그 곳을 지나쳤던 우리들에게는 특별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최근 들어 공항이라는 공간이 자주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여우각시별>은 아예 공항을 소재로 삼았고, JTBC <뷰티 인사이드>에서도 남자주인공 서도재(이민기)는 티로드항공 본부장으로 공항에서 그 첫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2007년에 방영된 <에어시티>가 그저 공간으로서의 공항만을 차용한 느낌에 머물렀다면, 2016년 방영됐던 <공항 가는 길>같은 작품은 공항에서 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공항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정서를 통해 풀어낸 바 있다. 이처럼 이제 공간은 그저 배경이 아니라 드라마가 담아내는 정조를 표징하는 곳으로까지 그려지고 있다.

드라마가 다루는 공간은 당대의 대중들이 갖는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이를테면 의학드라마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 꽤 오래도록 드라마의 공간이 되고 있는 병원은 ‘생명’과 ‘자본’이 뒤얽혀 있어 극적인 사건들이(심지어 사람들이 살고 죽는) 벌어지는 곳으로서, 대중들이 갖고 있는 자본주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축소해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또 법정드라마의 법정은 대중들이 갖는 ‘법 정의’에 대한 갈증이 투영되는 공간이고.

<여우각시별>의 공항은 갖가지 사건들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때로는 날아든 새 때문에 프로펠러에 불이 붙어 비행기가 불시착하기도 하는 그런 큰 사건들이 벌어진다. 또 난동을 부리는 진상 여객들 때문에 기물이 파손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사고들이 벌어진다. 물론 국가와 국가가 나뉘어지는 일종의 접경지대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경계를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특별하고 비범해 보이는 많은 사건들 속에서 <여우각시별>이 집중하고 있는 건 어쩌면 평범할 수 있는 이수연과 한여름 사이에 벌어지는 관계의 진전과 저마다의 성장담이다. 좌충우돌의 사고뭉치로 보이는 한여름을 마치 젊은 날의 자신처럼 바라봐주고, 또 남다른 몸을 갖게 된 이수연을 지극히 평범한 직원처럼 보듬어주는 양서군(김지수)이라는 인물은 이들의 나날이 벌어지는 사건들의 지향점이 어느 방향으로 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은 평범과 비범 사이에서 저마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들을 채우거나 넘치는 걸 덜어내 가면서 삶의 균형을 찾아간다. 냉철하고 이성적이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감성을 가진 양서군의 모습 같은.

설렘이 익숙함으로 바뀌고, 익숙해도 여전히 설레는 감정. 아마도 우리가 공항을 떠올리면 항상 반복해서 느끼는 그 감정의 교차는, <여우각시별>이 공항이라는 공간을 통해 궁극적으로 담아내려는 그 특별함과 일상의 균형과 닮았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사는 삶의 진면목이라는 걸 이 드라마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담아내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복작대는 일상적인 삶의 공간이지만 부감으로 내려다보면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다운 특별한 여우각시의 형상을 닮은 우리네 삶이라는.(사진:SBS)

뭘 봐야할지 모르겠다면.. 쏟아진 신작들 매력 포인트 총정리

한꺼번에 드라마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월화에 JTBC <뷰티 인사이드>, SBS <여우각시별>, MBC <배드파파>가 수목에 SBS <흉부외과>,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 이어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 경쟁에 합류했다. 너무 많아 어떤 걸 봐야할지 고민스러운 분들을 위해 각 드라마들의 중요 캐릭터와 그 장단점들을 정리했다.

◆ 이제훈의 <여우각시별>, 그 평범과 비범 사이

월화극의 최강자가 된 건 놀랍게도 tvN <백일의 낭군님>이다. 무려 9.2%(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지상파의 이런 선전에 그간 주춤했던 지상파들도 일제히 전열을 가다듬고 이 전장에 뛰어들었다. SBS <여우각시별>은 첫 회 5.9%로 시작해 4회 만에 8.6%를 찍을 만큼 그 관심의 상승곡선이 가파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이수연(이제훈)이라는 미스터리한 ‘무쇠팔’의 소유자다. 팔 하나로 사고로 날아든 자동차를 막아설 수 있을 만큼의 괴력을 보이는 이 인물은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보인다. 그 비범함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숨어 평범하게 자신을 숨기고 싶어 공항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그 곳 역시 매일같이 사건이 벌어지고 그래서 그 비범함을 숨길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특히 너무 평범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한여름(채수빈)이 같은 부서로 오면서 그의 사수가 된 이수연은 어쩔 수 없이 사건에 휘말려 그 비범함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수연의 정체가 실로 궁금한 가운데, 비범과 평범을 대변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차츰 멜로 관계로 바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이 드라마의 중요한 특장점이고, 무엇보다 공항이라는 공간이 주는 막연한 판타지와 그 현실 사이의 경계가 슬쩍 슬쩍 드러나는 묘미 또한 쏠쏠하다. 우리에게 <낭만닥터 김사부>로 확실한 믿음을 준 강은경 작가와 과거 <연인> 시리즈부터 김은숙 작가와의 작품들을 통해 알려진 신우철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다만 초반부터 너무 오지랖을 보이며 민폐캐릭터 역할을 하게 된 한여름이 불안요소일 뿐.

◆ 장혁의 남자 냄새 물씬 나는 <배드파파>, 중년 가장이라면

MBC <배드파파>는 한 때는 유명한 복서였지만 승부조작으로 은퇴하고 형사 생활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한 가장 유지철(장혁)의 이야기. ‘Badman or Hero’라는 부제를 단 첫 회 첫 장면은 사고 난 버스에서 아이와 엄마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돈을 챙겨 도망칠 것인가 고민하는 유지철로 시작한다. 그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영웅 따위는 포기하고 나쁜 놈이 되어야 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돈을 구하기 위해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그 파란 약을 먹고 순간적으로 엄청난 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유지철은 격투기 도박장에 올라 거구의 상대를 무너뜨리고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어쩐지 이 신약은 부작용이 만만찮을 듯싶다. 그저 자신은 평범하고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얻기 힘들어 집에서는 나쁜 아빠이자 가장이자 남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유지철은 가족을 위해 뭔가 찜찜한 이 신약을 먹고 ‘Family man’이 되려 한다.

이 드라마는 오랜만에 보는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액션을 선보이고 있다. 유지철 역할의 장혁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절권도 실력으로 슈퍼히어로 액션을 보여준다. 또 남자들에게는 오래된 이야기 소재였으나 지금은 많이 사라져버린 ‘사각의 링’의 이야기가 아드레날린을 자극할만한 드라마다. 물론 가족을 위해 뛰고 또 뛰는 가장의 피곤함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네 샐러리맨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아쉽게도 여성 시청자들을 동시에 잡아끄는 고리들은 약한 편이다. 시청률이 4% 정도에 머물러 있는 건 아마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 서현진의 <뷰티 인사이드>, 변신하는 그녀와의 로맨스

이미 원작 영화로도 그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JTBC <뷰티 인사이드>는 서현진의 매력으로부터 시작한다. 스포트라이트가 터지며 눌러대는 셔터 소리 속에서 보여지는 한세계라는 인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서현진의 매력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그 공유점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 한세계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변신을 하는 마법에 걸리는데, 때론 할머니가 되었다가 때론 중년 미시가 되기도 하고 때론 아이가 되기도 한다. 사랑을 다루는 멜로드라마에서 한 사람의 존재 근거가 되는 외모가 바뀐다는 건 쉽지 않은 장애물이 놓여있다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이 한세계의 ‘변신’만이 아니다. 그와 사랑에 빠질 서도재(이민기)라는 인물은 젊은 나이에 가질 것 다 가진 재벌3세지만 사고로 인해 타인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를 갖게 되었다. 얼굴이 계속 바뀌는 인물과 누군가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인물 간의 로맨스가 <뷰티 인사이드>다.

<뷰티 인사이드>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멜로드라마는 어떤 인물의 외형(외모를 포함한 현실적 조건들)을 뛰어넘는 내면의 아름다움과 그로 인해 피어나는 사랑의 이야기를 담으려 하고 있다. 톱 연예인과 재벌3세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그 흔한 멜로드라마에서 늘상 주인공으로 자리해온 이들이다. 하지만 그 외형적인 조건들과 상관없이 저마다의 공평한(?) 장애를 갖게 된 이들은 과연 무엇으로 서로에게 끌리게 될 것인가. 외모지상주의에 스펙사회를 슬쩍 뒤틀어놓은 판타지 코미디가 달달하고 유쾌한 멜로와 엮어지게 된 이유다. JTBC가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9시30분으로 바꿔 공격적으로 편성된 드라마지만, 경쟁작인 tvN <백일의 낭군님>에 밀려 다소 낮은 2.8%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도재 역할을 연기하는 이민기의 연기는 다소 호불호가 나뉠 법하다. 코믹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다소 과장된 면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 소지섭의 <내 뒤에 테리우스>, 첩보·멜로·육아까지 다 잡았다

수목드라마에서 MBC <내 뒤에 테리우스>가 9% 시청률로 초반 시청률 1위에 오른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소지섭이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이다. 그 이름 석 자만으로도 어딘지 강렬한 액션과 절절한 멜로가 가능할 것 같은 배우.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살짝 망가뜨려 코믹한 웃음까지도 줄 수 있는 배우. 그게 바로 소지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초반 시청률 1위에 오른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여타의 수목극들과 달리 경쾌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게 가능해진 건 전직 정보원이었으나 지금은 쫓기는 신세가 된 김본(소지섭)이라는 캐릭터가 킹캐슬 단지에서 숨어 지내다 우연히 고애린(정인선)의 아이들을 챙겨주는 시터가 된다는 설정 때문이다. 살해된 전 국가안보실장 사건을 목격한 이유로 고애린의 남편 차정일(양동근)이 역시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본은 시터로 일하면서 동시에 자신과도 얽혀있는 사건들을 파헤쳐나간다.

정보원이 시터가 됐다는 설정은 이 드라마가 가진 색깔이 온전히 코믹과 멜로라는 걸 잘 드러내준다. 그래서 실제로 이 킹캐슬 단지의 아줌마 모임인 KIS(Kingcastle Information System)같은 조직(?)은 우스꽝스러운 패러디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패러디 뒤에는 국가 안보를 위해 하는 일만큼 어렵고 중차대한 것이 ‘육아’라는 공감대가 깔려있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코믹과 멜로에서 때때로 진짜 ‘본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은 첩보물과 액션 장르로의 변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소지섭이라는 배우의 다채로운 매력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빛날 수 있게 되었다. 가벼움과 무거움, 진지함과 코믹함, 남성성과 여성성이 모두 결합된 흥미로운 드라마. 다만 옥에 티라면 너무 흔한 첩보물의 뻔한 설정들이 주는 클리셰의 반복이 많다는 정도.

◆ 고수의 <흉부외과>, 심장이라도 훔치고픈 절절함

수목에 동시에 만나 <내 뒤에 테리우스>와 1,2위 각축을 벌이고 있는 SBS <흉부외과>는 의학드라마의 디테일이 빛나는 작품이다. 과거 <종합병원>에서부터 차츰차츰 특정 과로 축소되고 디테일이 더해져왔던 우리네 의학드라마의 흐름은 <흉부외과>에서는 실제 의사들의 제대로 된 감수와 취재들을 통해 더더욱 생생해졌다. 좋은 스펙을 갖지 못해 늘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심장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엄마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며 살아가는 박태수(고수)와, 조작된 진단서로 당장 조치를 취해야 했던 아픈 딸 대신 이사장의 딸 윤수연(서지혜)을 수술함으로써 딸의 죽음을 바라봐야 했던 최석한(엄기준)의 얽히고설킨 절절한 관계들이 흉부외과라는 특정과의 특성과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박태수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그 먼 길을 달려 최석한에게 왔을 때 갑자기 병원장으로부터 내려진 오더로 어느 쪽을 수술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상황이나, 공항에서부터 쓰러진 환자를 긴급 처치해 수술을 하는 도중에 어머니가 쓰러져 수술을 그만둘 수도 그렇다고 어머니를 방치할 수도 없는 박태수의 상황처럼 이 드라마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있어도 위험한 수술에는 나서지 않으려는 흉부외과의 특성을 담아낸다. 하지만 거기에 얽혀 있는 스펙사회와 조직의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이전투구 속에서 환자의 생명만을 보는 의사들이 소외되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서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라는 부제처럼 이 드라마는 심장이라도 훔치고픈 절절함을 담아낸다. 워낙 긴박한 상황들의 연속이라 한번 보면 한 시간이 순삭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드라마지만, 그 팽팽함과 절절함은 다소 시청자들이 바라보기가 힘들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 드라마.

◆ 서인국의 눈빛이 다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일본 원작 드라마가 바로 tvN 수목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다. 2002년 방영되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기무라 타쿠야 출연작. 우리식 리메이크에는 그 기무라 타쿠야가 한 역할을 서인국이 연기하게 됐다. 드라마 외적인 이야기지만 군 면제 사실 때문에 논란을 겪고 있는 서인국에게는 이 작품이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이 드라마는 수제맥주 회사에서 일하는 김무영(서인국)이라는 인물이 가진 미스터리하고 때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어딘가 위험해 보이는 그 캐릭터에게 집중되어 있다.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그는 HJ그룹 계열사 부사장의 딸 백승아(서은수)와 만나 순식간에 그를 빠져들게 만들었고, 그의 친구인 유진강(정소민)과도 점점 알아가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유진강의 오빠인 형사 유진국(박성웅)에게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섬뜩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존재인 김무영의 미스터리함은 이 드라마가 후반부까지 흘러가며 그려낼 이야기 속에 꽤 많은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감지하게 한다. 그것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게 만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툭 다가와 친절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고는 또 그렇게 훅 지나가버리는 김무영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시쳇말로 ‘츤데레’ 그대로다.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그 캐릭터가 빛나 보이는 건 서인국이 보이는 그 미소와 눈빛 속에 그 두 가지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어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 성패만큼이나 궁금해지는 것이 서인국이 과연 많은 논란들을 이 드라마가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여성 시청자들이라면 빠져들 수 있는 매력. 물론 이 작품이 가진 리스크 역시 그 논란에 있지만.(사진 : MBC, SBS, JTBC, tvN)

웃음과 눈물과 감동의 ‘아이 캔 스피크’

그는 도대체 왜 20여 년간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었을까. 도깨비 할매로 불리는 옥분(나문희)은 시장통에서 수선집을 하며 시장 곳곳에 문제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하나하나 구청에 민원으로 제기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 속 깊숙이 담겨져 있는 그 말은 꺼내지 못하며 살아간다.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까지 상처를 입게 했던 그 말. 그래서 그가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었을 때 그 마음이 느껴진다. 얼마나 그는 말하고 싶었을까.

사진출처:영화<아이 캔 스피크>

그는 시장통에서 사사건건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하다못해 민재(이제훈)의 동생이 생라면을 먹고 있는 것조차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는 그 나이에 이제 그다지 필요 없을 것 같은 영어를 그토록 열심히 배우려 한다. 그래서 집안 벽 곳곳에는 영어 문장들이 적혀진 종이들이 붙어 있다. 학원도 다니며 젊은 친구들 사이에 앉아 조금 천천히 해달라고 선생님께 조른다. 결국 학원도 받아주지 않자 그는 구청에 새로 온 9급공무원 민재(이제훈)에게 영어 개인교습을 청한다. 동생이 인연이 되어 옥분을 가르치게 된 민재는 궁금하다. 왜 그가 이렇게 영어를 배우려 하는지.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옥분이라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하지 못하고 있는 할매를 등장시킨다. 사람들은 그가 하고 있는 많은 말들이 진짜 하고픈 말을 못해서라는 걸 잘 모른다. 그가 영어를 배우려 하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오해한다. 하지만 그 오해가 우리가 가진 많은 편견들에게 비롯됐다는 걸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옥분은 일제강점기에 깊은 상처를 가진 위안부 할머니다. 그 모진 고통을 겪고 돌아왔을 때 그러나 부모조차 그를 반겨주지 않았다. 그가 평생을 입을 다물고 살았던 이유다.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시작하지는 않는다. 가벼운 코미디처럼 접근한다. 그래서 영화의 전반부를 보면 이 영화의 제목처럼 할머니가 영어를 배운다는 그 설정이 가진 휴먼 코미디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그 할머니가 하려는 이야기가 점점 진중해지고 무게가 얹어지는 후반부로 가면 관객들로서는 그 둔중하게 다가오는 메시지에 코끝이 시큰해진다. 지금껏 많은 영화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이 영화만큼 균형 있으면서도 따뜻하게 담은 영화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아이 캔 스피크>라는 제목은 뒤로 갈수록 그 의미가 확장된다. 처음에는 옥분의 끝없는 민원과 영어가 그 목적어처럼 여겨지다가 그가 평생을 숨기고 있던 그 역사의 한 대목이 될 수밖에 없는 상처가 목적어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더 나아가 그것은 그의 삶만이 아니라 꽤 많은 세상의 할 말은 있지만 말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아픈 서민들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누구나 하고픈 말을 ‘말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

웃다가 뭉클해져 눈물을 흘리다가 깊은 감동을 느끼게 되는 이 감정의 파고는 <아이 캔 스피크>가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하면서도 그 이야기를 그 소재에만 매몰시키지 않고 보다 확장시킨 데서 나오게 되었다. 역사적 실제 사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면서도 그 이야기가 그분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결국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걸 영화는 그래서 훌륭하게 설득시킨다. 이만큼 감정을 추스르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이토록 균형 잡히게 말해주다니. 그러고 보면 이 영화의 제목은 이 영화가 이런 무거운 소재들도 충분히 따뜻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것 또한 담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삼시세끼’의 풍경들

정오에 먹는 아침 식사. 제빵왕 이서진이 만든 단팥빵에 얼려둔 커피에 산양유를 곁들여 마시는 라떼 한 잔. 그런데 옆집 할머니가 갑자기 무언가를 건네주신다. 갓 찐 옥수수다. 주시면서도 어딘가 계면쩍으셨는지 먹어보고 맛이 덜 들었으면 버리라고 하신다. 하지만 맛보다 그렇게 무언가를 챙겨주신 할머니의 마음이 먼저 마음의 입맛을 돋운다. 만들어놓은 단팥빵을 가져다드리자 뭘 이런 걸 가져오냐며 즐거워하시는 할머니의 표정에 마음의 포만감이 커진다. 

'삼시세끼(사진출처:tvN)'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바다목장편은 득량도라는 섬에서 세끼 챙겨먹는 삼형제 이서진, 에릭, 윤균상의 일상을 담는다. 한지민과 이제훈 그리고 곧 등장할 설현까지, 게스트들이 주는 색다른 이야기가 더해지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일상이 크게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매 끼니마다 새로워지는 밥처럼 이 일상들을 계속 바라봐도 물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득량도라는 섬과, 그 섬의 제공하는 풍성한 먹거리들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새 이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섬의 어르신들이 주는 따뜻한 정이 묻어난다.

바다목장편에 핫 플레이스로 등장한 정자의 잭슨살롱은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넉넉한 그늘을 제공해 주는 나무 아래, 어르신들이 모여 수다도 떨고 화투패도 맞춰보는 곳. 그런데 그 곳에 출연진들이 산양유를 채워 넣어주기 위해 가거나 섬을 떠날 때나 혹은 다시 섬에 들어올 때 슬쩍 비춰지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그토록 훈훈할 수가 없다. 

이제훈이 돌아가는 날 다 함께 섬을 빠져나오는 걸 본 어르신들 중 한 분이, 다시 안 오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서진이 다음에 또 들어온다고 말하는 짧은 장면 속에 이분들이 이제 이 <삼시세끼> 출연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다. 그리고 다시 섬에 들어온 날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어주는 어르신과 마을 분들에게서는 반가움이 묻어난다. 

어르신들이 주는 그 푸근함은 마치 이 득량도라는 섬을 그대로 닮았다. 뭐 대단히 노력한 것도 아니고 그저 슬쩍 던져놓은 투망에 고맙게도 게를 쫓아 들어온 문어가 자리하는 그런 풍경 속에는 섬이 주는 풍요로움이 새삼 느껴진다. 그렇게 잡은 문어를 보며 에릭과 윤균상이 한껏 기뻐하고, 잭슨살롱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마을 분들이 또한 문어 잡은 걸 같이 기뻐해주신다. 그러고 보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 마련된 목장에서 풀 먹여주고 물 갈아주고 청소해주는 대가로 꼬박꼬박 젖을 내주는 산양들이 마치 자연을 그대로 닮은 어머니의 모습 같다.

그렇게 산양들이 제공한 산양유를 어르신들이 나눠가며 맛을 보고, 냉장고에 넣어주신 소박하지만 그 정이 느껴지는 가지며 호박 같은 야채들이나 신선한 계란. 그 식재료들이 에릭의 손을 거쳐 가지 튀김이 되기도 하고 제빵왕 이서진이 만든 빵에 계란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매일 밥상에서 마주하는 음식들이 다 그런 누군가의 손길을 거친 것들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럽다.

<삼시세끼>를 보다보면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삶은 너무 타산적이고 기계적이란 생각이 든다. 저렇게 조금만 움직이면 뭐든 내주는 자연과, 그 자연을 그대로 닮아있는 득량도의 어르신들. 그 풍경들이 그저 매번 섬을 찾아 삼시 세끼를 챙기는 것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이 물리지 않고 매번 푸근한 포만감을 주는 이유가 아닐까. 우리도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이제훈, 못해도 괜찮아 그게 ‘삼시세끼’니까

“요리 좀 할 줄 아는 거 있니?” “전혀요.”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바다목장편에서 이서진의 질문에 이제훈은 1도 망설임 없이 그렇게 말했다. 이어 쏟아진 질문세례. 낚시, 수영, 피아노는 잘 하냐는 질문에 그는 “못한다”며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너무 자신감 넘치게(?) 못한다고 해서 그랬을까. 이상하게도 이제훈의 그 단호함에 세끼 집 삼형제는 모두 깔깔 웃었다.

'삼시세끼(사진출처:tvN)'

어딘지 소년처럼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세끼 집이 낯선 이제훈. 그는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이서진의 구박(?)을 받았다. 나름 챙긴다고 땅콩을 사왔지만 이서진은 우리가 원하는 건 이런 땅콩이 아니라 껍질을 벗긴 땅콩이라고 했던 것. 물론 그건 이서진식의 환영인사나 다름없었다. 처음 <삼시세끼>의 세계에 들어오면 뭘 해야 되는지 또 이렇게 아무 것도 안하고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 게 과연 괜찮은 것인지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이서진은 그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그에게 손을 놀릴 일을 준 것이다. 

땅콩을 까고 그것을 갈아서 쌈장을 만들어 청국장을 곁들인 맛있는 보리밥을 뚝딱 해치운 그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바다로 물놀이를 간다. 수영도 못한다고 했지만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든 이제훈은 신나는 한 때를 보냈다. 새로 가져간 유니콘 튜브에 올라타는 게 잘 되지 않았지만, 그건 오히려 재밌는 놀이가 되었으니. 결국 네 남자가 모두 그 튜브 위에 올라타는 것이 마치 대단한 일이라도 해낸 것처럼 큰 즐거움으로 돌아왔다. 

이미 해가 져 어두컴컴해진 밤, 아직 시작도 안한 저녁 준비를 하며 갑자기 이제훈에게 부여된 임무는 고기 굽기. 사실 그게 뭐 그리 힘든 일일까 싶지만 장작으로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길 위에서 호들갑을 떨어가며 고기를 굽는 이제훈의 모습은 허당기가 줄줄 흘러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리고 의외로 잘 구워진 고기를 맛보며 이서진은 “네가 드디어 재능을 찾았다”고 칭찬해줬다. 

낯선 곳에서 새로 만난 이들과 낯선 하루를 보내게 되었으니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게다. 그래서 모든 게 어설프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삼시세끼>는 일상적인 풍경들로 보여준다. 이를테면 누구나 언젠가 집에서 한 번쯤은 해봤을 콩나물 다듬기 같은 일은 그 한가로움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게 해준다. 콩나물 다듬으며 나누는 수다는 그래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우리들에게는 그 자체로 어떤 편안한 위로가 되어준다.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하루를 너무나 재밌게 놀고 또 맛있는 걸 같이 해먹었다는 사실은 <삼시세끼>가 주는 일상의 위로가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잘 보여준다. 치열하게 살아야 생존할 수 있는 도시의 정글에서는 도무지 얻을 수 없는 그 여유와 편안함 같은 것들이 그 공기에서부터 뚝뚝 묻어나기 때문이다. 

잘 해서 좋은 게 아니라 못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삼시세끼>. 아니 나아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더 즐거울 수 있다고 얘기해주는 <삼시세끼>는 그래서 콩나물 다듬기 하나나 땅콩 껍질 까기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제훈의 하루가 누구나 빠져 들고픈 로망이 될 정도로.



박열’, 우리에게도 이런 통쾌한 역사가 있었다니

최근 “이거 실화냐?”라는 표현이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사실인데도 믿기지 않는 상황을 일컬을 때 하는 말. 영화 <박열>은 아마도 이 표현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관객들이 그런 반응을 보일 거라는 걸 감독 또한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 영화는 “모든 게 실화”라는 자막 고지와 함께 시작한다. 

사진출처:영화<박열>

‘나는 개새끼로소이다.’로 시작하는 ‘개새끼’라는 박열의 시에 단박에 반해버린 가네코 후미코는 그에게 동거를 제안하고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드라마틱한 사랑과 삶은 도무지 실화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면이 있다. 그는 시에서 드러내듯 스스로를 ‘개새끼’라고 치부하지만,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시대의 반항아. 

간토대지진이 민중들의 소요사태를 일으킬 것을 걱정한 일본 수뇌들은 조선인들을 희생양으로 내세워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른바 자경단이라는 이름으로 조직된 일본인들이 죽창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조선인들을 살해하고, 그 와중에 박열(이제훈)은 대역죄라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인물은 자신을 사형시킬 수도 있는 일본의 재판부 앞에서 오히려 그들을 조롱하고 해야 할 말들을 연설처럼 쏟아내는 역전된 상황을 만들어낸다. 

“어차피 사형당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그가 일본의 재판부를 쥐락펴락하는 상황들은 저런 일이 실제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통렬하다. 그리고 평생의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와 옥중에서 또 재판정에서 보이는 애정행각들은 애틋하고 뭉클하면서도 저들을 욕보이는 것 같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할 이야기를 하고 또 서로의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있다는 느낌이 주는 통쾌함. 

<박열>은 우리가 막연히 일제강점기라고 생각하면 핍박받고 당하는 우리의 모습들만을 떠올려왔던 것이 하나의 선입견이라는 걸 말해주는 영화다. 우리에게도 박열 같은 청년이 있었다. 총칼이 위협을 해도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게 할 말을 했던 청년. 비열한 일본 제국주의 앞에 수천 명의 조선인들이 죽어나갔다는 걸 재판정에서 오히려 성토했던 청년. 

그리고 그와 함께 했던 가네코 후미코 같은 일본 청년도 있었다. 그녀는 일본인이었지만 잘못된 일제에 항거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진정한 사랑과 소신을 위해 자신을 굽히지 않았다. 재판정에서 최종 사형 판결이 내려지기 전 그녀는 마지막 진술에 그 마음을 담았다. “나는 박열을 알고 있다. 박열을 사랑하고 있다. 그가 갖고 있는 모든 과실과 모든 결점을 넘어 나는 그를 사랑한다.... 재판관에게도 말한다. 부디 우리를 함께 단두대에 세워 달라. 박열과 함께 죽는다면 나는 만족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박열에게 말한다. 설령 재판관들이 우리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해도 나는 당신을 결코 혼자 죽게 하지는 않겠다.”

<박열>은 일제강점기의 스무 살이 갓 넘은 한 청년의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가 지금에도 전해주는 의미는 실로 크다고 여겨진다. 잘못된 세상에 대해 당당히 맞서고 그렇게 세상을 바꾸려 했던 이 실존인물의 삶은 팍팍한 현실이 힘겨운 지금의 청춘들에게도 충분한 위로와 격려가 되지 않을까. 적어도 우리에게도 이런 통쾌한 역사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건 실제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 100% 실화다.

내일 그대와’, 또 타임리프? 보편적인 공감에 주력해야

지하철을 타고 미래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여행자의 이야기.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는 전형적인 타임리프 장르 드라마다. 과거의 지하철 사고를 겪은 후 시간여행을 하게 된 소준(이제훈)은 미래에 사고로 자신이 죽게 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그 때 같이 죽음을 맞게 될 마린(신민아)이 알고 보니 과거 지하철 사고 때 우연히 얽히게 되어 함께 살아남은 생존자라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의 미래가 그녀와도 연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소준은 그녀를 살리려 하고 그 과정에서 그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겨난다. 

'내일 그대와(사진출처:tvN)'

그러니 설정은 타임리프지만 그 이야기의 또 다른 힘은 소준과 마린 사이에 벌어지는 멜로 감정에 있다. 과거 어린 시절 엄마의 강권에 어쩔 수 없이 출연했던 작품에서 ‘밥순이’라는 별명을 마치 주홍글씨처럼 갖게 된 마린은 잊혀질 만하면 나오는 ‘밥순이’ 기사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녀는 연예인이 아니라 사진가로서의 길을 새롭게 가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여행자로서 막대한 부를 가진 소준은 그녀와 인연이 얽히게 되고 그녀의 처지를 공감하게 되고 그래서 그녀를 도와주려 한다. 

즉 <내일 그대와>에는 마린이라는 여성이 타인들에 의해 규정되고 그것으로 고통받아온 삶을 벗어나 오롯이 자기 이름으로 서는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녀의 일종의 성장담이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이야기 축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그것도 시간여행자인 소준이라는 판타지적 남성과 엮어지며 로맨틱 코미디 멜로의 색깔을 갖게 된다. 결국 여기서도 주목되는 건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멜로 감정이고 그 화학작용이다. 그런데 <내일 그대와>가 가진 타임리프라는 장르적 장치는 자꾸만 그 장치가 가진 게임적인 재미로 드라마를 끌고 들어간다. 생각만큼 반응이 뜨겁지 않은 건 바로 이 지점에서 생긴다. 

타임리프 장치가 가진 재미란 논리 게임에 가깝다. 미래와 현재를 오가는 데는 그 장치만의 룰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미래의 죽음을 목도한 주인공이 그걸 막기 위해 뛰어드는 건 이 논리 게임에서의 승리를 통해 그 미래를 바꾸기 위함이다. 소준에게 또 다른 시간여행자인 두식(조한철)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알려준다. 그건 조금 황당해 보이지만 마린과 결혼해 아이를 갖는 것이다. 타임리프라는 게임적 장치 역시 그 귀결에 마린과 소준의 멜로를 두고 있다는 것. 

이 정도면 <내일 그대와>의 구성은 꽤 정교하다고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타임리프의 신기함에 눈이 끌리지만 그 복잡한 논리게임 속으로 깊게 들어가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대신 타임리프의 신기함 속에서 남녀 주인공이 어떻게 엮어져 가고 그것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가에 주목할 뿐이다. 즉 거꾸로 말해 이야기가 지나치게 타임리프 설정의 논리게임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긴박감은 생길지 몰라도 애초 기대했던 멜로가 아닌 마치 SF물을 보는 듯한 느낌에 난감해질 수 있다. 

3회에서 소준은 미래의 사고 당일 그 장소로 가지만 사고를 막지 못한다. 그래서 미래의 마린은 물론이고 소준도 죽을 위기에 몰리게 되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미래로 간 현재의 소준 또한 소멸시킬 위기를 만든다. 소준의 간절함은 느낄 수 있지만 이런 식의 타임리프 장르 본연의 논리게임 속으로 빠져 들어 가면 갈수록 시청자들은 그 낯선 이야기 전개에 복잡함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타임리프 장르가 흥미롭고, 그래서 최근 들어 시간을 뛰어넘는 이야기(모두 엄밀한 의미로 타임리프라 말하긴 어렵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이런 걸들이 모두 타임리프로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가 많아지며 또 성공한 드라마도 있지만 그것이 온전히 이 장르의 묘미가 가진 힘 때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가 성공한 건 그 전생과 이생의 이야기를 왔다 갔다 하며 만들어내는 논리게임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 깔린 운명적이고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심지어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안겨줬기 때문이다. 

<내일 그대와>는 그래서 지나치게 타임리프 속으로 들어가면 어딘지 낯설어진다. 그 재미 속으로 빠지면 타임리프 장르가 주는 마니아적 열광은 얻을 수 있어도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진다. 물론 그렇다고 그저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 멜로를 하는 것도 밋밋하고 식상해질 것이다. 그러니 중요해지는 건 타임리프라는 신선한 설정을 통해 보편적인 멜로의 장르를 유지하는 균형이다. 거기에 <내일 그대와>의 성패가 달려 있다.

‘내일 그대와’, 결국 신민아·이제훈 멜로에서 승부 봐야

만일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의 후속작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새로 시작한 <내일 그대와>는 여러모로 부담감을 갖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장르적 특징은 다르지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 판타지 역시 유사한 지점을 갖고 있고 또 그 시간을 뛰어넘는 멜로라는 소재의 유사점은 <내일 그대와>가 <도깨비>의 그늘을 쉽게 벗어날 수 없게 된 이유들이다. 

'내일 그대와(사진출처:tvN)'

하지만 첫 회만 두고 보면 <내일 그대와>는 확실히 <도깨비>와는 다른 드라마다. 시작부터 유소준(이제훈)은 스스로 ‘시간여행자’임을 밝힌다. 그게 어째서 그렇게 됐는지 이유는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미래의 어떤 시간을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는 그래서 자연스럽게 송마린(신민아)과 관계를 맺는다. 멀지 않은 미래, 그는 자신과 그녀가 함께 사고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내일 그대와>의 이야기는 그래서 그걸 막으려는 유소준의 시도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로맨틱한 멜로가 된다. 

이렇게 보면 <내일 그대와>는 <도깨비> 같은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운명적인 사랑의 서사라기보다는 차라리 <또 오해영> 같은 살짝 판타지가 곁들여진 멜로 쪽에 가깝다. <또 오해영>은 여자 친구의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진 남자가 그 미래를 바꾸려 애쓰는 모습이 담겼다. 마찬가지로 <내일 그대와>는 아예 미래와 현재를 오가는 주인공이 판타지로 들어가 있다. 이야기의 방점은 타임슬립 같은 판타지가 아니라 두 사람의 멜로에 찍혀 있다. 

확실히 이제 멜로라는 장르는 그 자체만으로는 식상한 이야기가 된 듯싶다. 수백 년을 뛰어넘고 심지어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라는 특별한 존재들의 멜로이거나, 타임슬립처럼 과거에는 SF 장르물에서나 나올 법한 설정들이 들어가는 멜로 정도는 되어야 식상함을 지울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내일 그대와>의 타임슬립은 이제 특별한 설정이라기보다는 멜로라면 하나 정도 있어야 될 필수적 판타지 요소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내일 그대와>에서 오히려 더 주목되는 건 이제훈과 신민아가 이어가는 멜로 부분이다. 첫 회부터 확실히 자신을 내려놓은 듯한 신민아의 술 취한 연기는 향후 이어질 멜로 연기의 달달함을 기대하게 하고, 많은 장르물들을 소화해 이런 타임슬립 또한 잘 어울리지만 그가 처음으로 존재감을 보였던 <건축학개론>의 그 풋풋한 멜로의 느낌으로 돌아온 이제훈의 연기 또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여기에 미래의 사건을 향해 도저하게 움직이는 시간의 흐름은 유소준과 송마린의 달달해질 멜로에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일 그대와>에 대한 반응이 기대감과 실망감으로 나뉘는 까닭은 역시 <도깨비>의 잔상이 여전히 만들어내는 그 후유증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금요일이면 여전히 다시 돌아올 것만 같은 그 긴 여운. <내일 그대와>의 본격적으로 시작될 신민아와 이제훈의 멜로와 장르의 긴박감이 그 후유증을 말끔히 지워낼 수 있을지 주목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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