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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의 영역을 넘어선 섭외, 토크쇼의 새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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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는 연예인이 나와야 재미있다? 연예인이 나와야 재미있지만 그들의 홍보를 들어줘야 한다? 따라서 홍보를 하되 그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숨겨야 한다? 적어도 ‘무릎팍 도사’가 깨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 토크쇼의 불문율처럼 자리잡고 있던 공식들이었다. 초창기 ‘무릎팍 도사’는 이 공식들을 보기 좋게 깨면서 주목받는 토크쇼로 자리하게 되었다. 논란연예인들을 앉혀놓고 대충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그 논란을 끄집어내 조목조목 짚어내는 형식은 연예인 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당대 토크쇼에 식상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 잡았다.

하지만 어디 논란 연예인들이 그렇게 많은가. 섭외에서 한계를 느낀 제작진들은 차츰 그저 신비주의 전략을 수정하려는 연예인들을 출연시키면서 이 프로그램의 초심을 흐렸다. 그런데 바로 이 탈신비주의 전략이 드러나는 순간, 이전 논란 연예인들의 출연 역시 같은 맥락으로 그 실체가 파악되었다. 사실상 논란 연예인들의 출연 또한 그들에게 면죄부를 쥐여주는 고도의 홍보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옳은 비판이었다. ‘무릎팍 도사’는 이 한 판의 토크 굿을 통해 논란 연예인들이 숨기면 숨길수록 커져 가는 논란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끄집어내 보이고는 오히려 그 연예인들에게 해명의 기회를 제공했다. 마지막에는 여지없이 도사의 덕담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면죄부를 받았다.

토크쇼라는 형식이 기본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게스트의 홍보욕구와 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라는 벽을 만난 ‘무릎팍 도사’의 선택은 연예계 바깥에서 게스트를 찾는 것이었다. 연예인들의 토크쇼라는 틀을 벗어나자 토크쇼의 가능성은 넓어졌고 호응도는 높아졌다. 비연예인들은 일단 시청자들에게 참신했다. 도대체 황석영씨나 강수진씨를 ‘무릎팍 도사’에서 만나게 될지, 또 그들이 그렇게 큰 웃음을 줄지 누가 알았을까. 한 때 주춤하던 ‘무릎팍 도사’가 영역을 파괴한 섭외를 통해 토크쇼의 새 길을 연 이 경우는 지금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고민 끝에 발견한 해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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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기서 말하는 섭외의 법칙이 단지 연예인 대 비연예인을 나누어 연예인은 식상하고 비연예인은 참신하다는 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영역을 넘나드는 섭외라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웃음을 주기 위해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장악한 인물들이 개그맨들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1박2일’의 김C, 이승기, MC몽, 은지원이 참신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의 직업이 전문적으로 웃음을 목적으로 하는 인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패밀리가 떴다’의 박예진, 김수로, 이천희 같은 배우들과 ‘우리 결혼했어요’를 가득 메운 가수들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개그맨이 오락프로그램에 나와 웃음을 주고, 가수가 음악프로그램에 나와 노래를 하고, 배우가 드라마나 영화로 연기를 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개그맨이 연기를 하고 가수와 배우가 오락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는 것은 참신한 일이다. 게다가 그들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일반인들이 아니다. 이미 유명한 스타들이지만 영역 바꾸기의 포맷 속으로 포진되면 이야기는 참신해진다. ‘무릎팍 도사’는 그 영역을 연예계를 넘어 좀더 적극적으로 넓혀나갔을 뿐이다.

지금 토크쇼들은 이제 ‘섭외가 만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야심만만-예능선수촌’이나 ‘놀러와’, ‘해피투게더’, 그리고 ‘상상플러스’ 같은 토크쇼들이 시즌2,3를 만들어서 저마다 새로운 포맷을 고민하고 제시하고 있지만 그 약발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저 ‘무릎팍 도사’가 일찍이 고민했던 홍보로 전락한 토크쇼에 대한 식상함을 넘을 수 있는 것은 포맷이 아니고 누구를 출연시키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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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와 ‘라디오스타’의 생존법

대화를 통해 재미를 이끌어내는 토크쇼는 시대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해왔다. 그것은 시대마다 토크의 방식 또한 변화했기 때문이다. 일방향적 미디어 시대에 주조를 이룬 것은 ‘주병진쇼’, ‘자니윤쇼’같은 1인 토크쇼였다. 하지만 쌍방향 미디어 시대에 1인 토크쇼는 시대착오가 되었다. 일방적인 토크가 갖는 홍보성향이 문제가 되었다. 어디서나 토론이 일어나고 중심 없는 지방방송(?)이 대화의 주류가 된 지금 시대에 홍보성향을 버리고 진정성을 담기 위해 토크쇼는 진화해왔다. ‘무릎팍 도사’와 ‘라디오 스타’는 이러한 대화방식의 변화 속에서 지금의 토크쇼가 어떻게 생존하는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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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 대결 토크로 살아남기
대세로 자리한 집단 MC 체제의 토크쇼 속에서도 ‘무릎팍 도사’는 여전히 1인 체제(물론 유세윤과 올밴이 있지만 이들은 분명 보조자일 뿐이다)로 굳건히 버티고 있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가 버틸 수 있는 건 과거의 1인 토크쇼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릎팍 도사’는 다른 토크쇼와는 차별된 구도를 갖추고 있다. 그것은 출연진들이 카메라를 향해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옆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MC 강호동은 게스트와 마주보고 있으며 그것을 옆에서 찍는 카메라는 그 장면 자체를 자연스럽게 대결구도로 포착해낼 수 있다.

이것은 물론 과거 1인 토크쇼 중에서도 보이던 장면이다. 하지만 그 과거의 구도에서 MC와 게스트는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정면으로 향해 보고 말한다. 즉 시청자에게 직접 토로하는 이 방식 속에서 MC는 게스트가 하고 싶은 얘기를 끄집어내게 하는 보조자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는 시청자에게 직접 토로하려는 게스트의 시선을 MC 강호동이 붙잡아두고는 그가 원하는 방식의 대화로 이끌어간다.

무언가 숨겨져 있던 비화를 끄집어내거나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진솔한 모습을 끄집어내는 방식으로서 이 대결구도의 토크는 과거의 그것과 비교해 신선하다. 대화방식도 공격적이어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경우 바로 그 아픈 이야기가 거침없이 끄집어내진다. 홍보의 느낌이 상쇄되고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물론 이것은 또한 고도로 우회된 홍보의 방식이기도 하다. 물의 연예인은 이 적나라한 이야기 끝에 가서 결국 면죄부를 받게 된다. ‘무릎팍 도사’가 무당 같은 도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건 이 한바탕 토크의 굿판을 통해 그 연예인의 이미지가 새롭게 태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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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중심 없는 대화로 살아남기
‘무릎팍 도사’가 1인 토크쇼가 가진 홍보성향을 대결 구도의 토크로 넘어섰다면, ‘라디오스타’는 중심이 없는 토크로 그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라디오 스타’는 모두 카메라 정면을 보고 빙 둘러앉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메인 MC가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토크가 어떤 중심을 갖고 흘러가기보다는 산발적으로 쏟아대는 말들의 상찬을 그대로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고정 MC는 물론이고 게스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고정 MC들은 게스트를 초대해놓고도 저들끼리 서로 자신이 메인 MC라고 다투면서 게스트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게스트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하면 가차없이 잘라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라디오스타’만의 독특한 대화방식이다.

혹자는 이런 방식이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는다 하여 비판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화방식은 이제 디지털 세대들에게 일상적인 것이 되고 있다. 대화방에 들어가 손가락에 불이 나게 타자를 쳐본 적이 있거나,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는 메신저 대화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 대화방식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 알 것이다.

1인 토크쇼가 대세였던 시대를 ‘집중’의 시대였다면, 집단 토크쇼가 대세를 이루는 지금 시대는 ‘정신분산’의 시대다.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이것은 마치 모니터에 수없이 많은 창들을 띄워놓고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는 않지만 모든 창을 통제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상한다. 토크쇼는 그 달라지는 담화방식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프로그램 형식이며 ‘황금어장’은 바로 그 변화양상을 가장 잘 보이고 있는 토크쇼다.
(본 원고는 청강문화산업대학 사보 100도씨(100C)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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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대화의 시대, 토크쇼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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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나잇쇼’로 잘 알려진 자니 카슨이나, 그 계보를 이어받은 제이 레노, 그리고 역시 토크쇼의 귀재로 동명의 쇼를 진행하는 데이비드 레터맨 같은 이들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1인 MC 체제를 꽤 오랜 세월 동안(‘투나잇쇼’는 거의 50년 가까운 전통이 있다) 유지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1인 MC체제의 쇼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자니윤쇼’, ‘주병진쇼’, ‘이홍렬쇼’, ‘이주일쇼’, ‘서세원쇼’, ‘김형곤쇼’ 등등이 그것이다. 그 이름만 봐도 한 시대를 풍미한 개그맨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토크쇼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대세는 집단 토크쇼다. 한 명의 MC가 아닌 여러 MC들이 나와 말들을 쏟아낸다.

인터넷 환경을 닮은 집단 토크쇼
이것은 정확히 쏟아낸다는 표현이 맞다. 과거의 1인 MC 체제의 토크쇼에는 기본적으로 질문-답변이라는 순서가 있었다. 하지만 집단 MC 체제에는 이러한 순서는 거의 무시된다. ‘명랑히어로’에서 김성주가 좀 진지하게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 김구라는 아예 그 이야기 자체를 끊어버리고 자신의 이야기로 방향을 돌린다. 그리고 김구라의 이야기 도중에도 신정환은 계속 엉뚱한 이야기로 맥을 끊으려 노력한다. 심지어 카메라가 신정환을 잡고 있는 와중에도 말들을 계속 튀어나온다. 그것은 자막의 형태로 마치 만화를 보는 것처럼 화면 속에 들어온다.

집단 토크쇼의 묘미는 비록 글자로서라도 화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고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말의 상찬에 있다. 아마도 과거의 토크쇼에 더 익숙한 분들이라면 이 정신산란한 말과 글자가 범람하는 화면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의 홍수와 그 홍수 속에서의 순간적인 집중에 대한 훈련을 늘 디지털 사회 속에서 해오고 있는 요즘의 시청자들이라면 말이 다르다. 그것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일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정보가 너무나 일목요연한 1인 체제의 토크쇼를 보며 그 단순함에 하품을 할 지도 모른다.

과거의 중앙 집중식 토크쇼 형식이 점점 사라지고, 중앙이 없이 서로 주장들이 난무하는 집단 토크쇼로의 변화는 작금의 인터넷 환경을 닮아있다. ‘라디오스타’에서 서로 자신이 메인 MC라고 주장하는 것은 고스란히 인터넷에서의 대화방식을 닮았다. 인터넷에서의 대화 방식이란 중앙이 없고 대신 무수한 중앙들이 서로의 주장을 하며 부딪치는 형태다. 이처럼 수직적인 대화구조가 수평적인 형태로 변모하면서, 어느 한 사람의 주도 하에 끌려가는 1인 MC체제의 토크쇼는 점점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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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토크쇼, 달라지는 MC들
이렇게 대화방식이 달라지고 그 방식을 수용한 집단 토크쇼들이 등장하자 MC들도 달라졌다. 물론 집단 토크쇼에서도 메인 MC는 존재하지만 그 힘은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해피투게더’의 유재석은 메인 MC임이 분명하지만, 프로그램에서 너무 전면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적당한 선에서 그 날 출연한 게스트들의 웃음 포인트를 콕콕 집어내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것은 유재석이 이 시대에 어떻게 예능 프로그램 MC 0순위의 자리에 올랐는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것은 최근 주목받는 MC로서 강호동도 마찬가지다. 강호동의 스타일이 좀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유재석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그 역할은 그렇지 않다. 강호동은 좀 공격적인 방법으로 게스트들의 웃음 포인트를 끄집어 내주고 있을 뿐이다. 공격적인 질문만큼 답변에 대한 과장된 리액션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은, 씨름을 했던 선수라면 당연할 ‘천부적인 균형감각’을 토크쇼에 있어서도 강호동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호동의 장점은 좀더 강한 토크의 세계 속에서도 유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초창기 ‘무릎팍 도사’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원인이다.

집단 MC 체제는 그 형태가 기본적으로 이야기 배틀의 구조를 가져가기 때문에 그 상황 속에서 특유의 재능을 가진 MC들을 주목시킨다. 그 대표적인 MC가 신정환이다. 신정환은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로 TV에 등장하자마자 토크쇼의 강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물론 탁재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탁재훈은 메인 MC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생기면서 오히려 초창기의 이미지를 아쉽게 만들고 있다. 지금은 옆자리에 앉아서 툭툭 던지는 촌철살인의 말들이 가장 중심에 서서 하는 말보다 더 주목받게 되는 시대다.

옆자리 토크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바로 이 ‘옆자리 토크’가 우세한 시대가 낳은 스타가 김구라다. 그는 누군가 하는 말을 받아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세울 수 있었다. 받아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강렬한 인상을 줘 독한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지만 김구라는 그 부분을 솔직함과 공감으로 넘어선다. 실제로 가끔씩 던지는 사회에 대한 쓴 소리는 그것이 의미가 있든 없든 간에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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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메인 MC로서의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해온 이경규는 이렇게 달라진 환경 속에 스스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랑히어로’에 나온 이경규가 박미선에게 “너랑 같이 했어야 했다”고 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미선은 메인의 입장에서 한참 동안의 공백을 통해 변방으로 내려와 집단 토크쇼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해피투게더’에서 후배 박명수를 웃기기 위해 굴욕을 거듭하며 한없이 낮아지는 것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박미선은 편안한 아줌마의 이미지로 집단 토크쇼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 돌아온 김국진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시대의 대화방식을 차용한 집단 토크쇼는 거기에 걸맞은 MC들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 변화는 바로 수직적 체계에서 수평적 체계로의 이행이다. 라인 문화가 공공연히 프로그램 속에서 회자되던 적이 있었다. 그것이 실제로 수직적인 체계인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지금은 라인 문화(일단 이 용어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보다는 팀 문화가 더 어울리는 시대다. 옆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이 변화된 토크쇼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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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만만’은 가고, ‘무릎팍도사’는 사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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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연예 토크쇼 ‘야심만만’이 5년여의 긴 여정을 끝냈다. 한 때 20%에 육박하던 고공 시청률에 비해서는 쓸쓸한 퇴진이다. 시청률이 어느새 10%대 미만까지 추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야심만만’의 추락을 불러왔을까.

재미와 정보의 균형이 깨지다
많은 이들은 프로그램 내적인 문제를 거론한다. ‘야심만만’은 설문 조사 결과 내용을 연예인들이 출연해 맞추는 형식의 토크쇼로 가장 특징적인 점은 그 맞추는 과정에서 연예인들의 사담이 자연스럽게 섞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첫 키스하기 좋은 장소는?’이란 질문이 나오면 MC는 연예인에게 ‘언제 첫 키스를 했습니까?’하고 묻는 식이다. 이런 진솔한 연예인들의 이야기는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미디어를 통해 회자되었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알아본다는 두 가지 기능이 만나면서 ‘야심만만’은 재미와 정보를 모두 껴안을 수 있는 획기적인 토크쇼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그 균형이 깨지는 지점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홍보성 질문들이 설문으로 등장하고, 출연진 역시 홍보를 위한 인물로 맞춰지면서 심리에 대한 정보는 온데간데없고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로 흐르게 되었다.

이것은 분명 ‘야심만만’이 추락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초창기 ‘야심만만’은 연예인들의 진솔한 이야기(사실은 사생활에 가까운)를 끄집어내면서 인기를 끌었으나, 지나친 홍보성 포맷으로 인해 그 신뢰성을 잃게 된 것이다. 2007년 들어 급부상한 리얼리티쇼들은 한편으로 ‘야심만만’의 진솔한 이야기마저 홍보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몸 개그가 자리한 세상, 말은 독해진다
한편으로 몸 개그가 자리를 잡으면서 말은 점점 자리를 잡기가 어려워졌다. 리얼리티쇼가 주창하는 리얼리티는 말보다는 몸에 손을 들어주었다. 몸은 가식 없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점점 편집의 공포에서 짧아져만 가는 개그의 시간 속에서 순간적으로 웃음을 주기에 적합했다. 반면 말로만 진행되는 토크쇼는 점점 ‘연예인들이 출연해 저들끼리 노는 말장난’ 정도로 인식되어갔다.

물길이 막히면 물은 돌아가기 마련. 몸 개그가 자리한 세상에서 말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은 더 커지고 독해지는 것이었다. 막말과 호통이 2007년도 예능의 키워드가 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말이 독해졌다는 것은 단지 막말개그와 호통개그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말이 담고 있는 내용 또한 그렇다는 것이다.

‘야심만만’의 밤이었던 월요일밤을 처음 잠식하기 시작한 것은 편성이 바뀌기 전 죄민수의 몸 개그가 작렬하던 ‘개그야’였다. 그러나 ‘개그야’의 편성이 바뀌면서 월요일 밤 토크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야심만만’은 물론이고 ‘지피지기’가 아나운서들을 내세워 토크를 시작했고 ‘미녀들의 수다’는 그 속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다.

‘야심만만’과 ‘지피지기’가 고만고만한 10% 미만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반면 ‘미녀들의 수다’는 15%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유는 논란을 몰고 다니는 몸과 말의 자극적인 배합 때문이다. 프로그램 명에서부터 익히 짐작할 수 있듯이 이 프로그램은 굳이 미녀들을 모아놓고 서로 다른 다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성희롱에 가까운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끄집어낸다는 데 있다. ‘지피지기’는 아나운서라는 베일에 싸인 직업의 속살을 끄집어내면서까지 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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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부상하고 말이 가라앉은 세상, 자막이 뜨다
왜 하는 지 의미를 알 수 없는 도전에 기꺼이 몸 하나를 던져 웃음만을 끄집어내는 몸 개그가 급부상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말이 독해지고 거칠어지고 커지면서 토크쇼가 하던 말의 본래기능은 자막으로 흡수됐다. 오로지 웃음을 만들기 위해 몸을 괴롭히는 행위에 대해 자막은 스스로 비하하거나 꼬집으면서, 오히려 그 몸 개그가 웃음만을 위한 것이란 점을 시청자에게 전달한다.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같은 자막들이 몸 개그와 함께 등장하는 식이다.

시선을 확 잡아끄는 몸 개그의 힘 앞에서 거칠어진 말은 과거처럼 편집되지 않는다. 이유는 이 프로그램들이 리얼리티쇼를 주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본에 의한 대사가 아닌, 즉흥적인 애드립에 의존하는 말을 수위가 높다해서 편집을 해버리면 결과적으로 그것은 리얼리티의 손실로서 드러난다. 따라서 말 수위는 높게 하면서 그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은 자막이 맡았다. 출연진이 우연히 만난 청소부에게 실수로 비하에 가까운 말을 한다 해도, 자막은 이런 식으로 붙는다. ‘그래도 당신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이런 자막이 붙는 순간 그 출연진의 막말은 프로그램 자체가 매도시키는 셈이 된다.

알 수 없는 행동들과 순서가 없어 서로 뒤엉키는 거친 말들이 오고갈 때, 촌철살인의 자막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러니 몸 개그의 시대에 말이 선 자리는 두 지점이 된다. 하나는 독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막으로 남는 것이다. ‘야심만만’의 종방이 말해주는 것은 어느 정도 진정성을 갖추면 성공하던 토크쇼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점이다. 이 리얼리티 시대에 강호동이 처한 입장은 토크쇼의 변화를 또한 말해준다. ‘야심만만’의 강호동은 가고, ‘무릎팍도사’의 강호동은 살아남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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