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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감동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MBC 스페셜’의 다큐멘터리 ‘MBC 스페셜’의 ‘목숨 걸고 편식하다' 편은 꽤 도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습관적으로 말하는 “건강을 위해 골고루 먹으라”는 그 상식을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약을 끊게 하는 대신 식이요법을 시키고, 대장암으로 시한부인생 판정을 받았지만 식습관을 고쳐 삶을 되찾고,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서 반드시 먹어줘야 하는 면역억제제를 끊고 대신 금욕적인 삶과 먹거리로 살아가는 이야기는 그 강도로만 보면 어느 르뽀보다도 고발 프로그램보다도 강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과영양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편식하라’는 말은 과영양 시대의 역설을 담고 있다. 하지만 ‘MBC 스페셜’은 이 소재를 르뽀나 고발 프로그..
영상시대의 다큐는 아무리 사소해도 역사가 된다 우리네 TV에는 현재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도가 너무 높다. 반면 다큐멘터리는 그 영상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뒤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TV의 비중으로 보자면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TV의 어쩌면 가장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드라마와 예능이 대중들을 끌어들이는 재미와 오락을 선사한다면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은 매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껏 다큐멘터리가 주목되지 못했던 건, TV의 오락적 기능에 우리가 편향되어 있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큐멘터리도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고 그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다..
'다큐 3일', 'MBC스페셜'이 담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아주 행복합니다." 그 3일이 어쩌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행복하시냐고 묻는 PD의 질문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주저 없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5월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 - 대통령의 귀향 봉하마을 3일간의 기록'에서 그는 여전히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그 행복한 웃음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영상물이 역사가 되는 시대, 기록으로서의 다큐멘터리는 그 자체로 역사가 된다.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가 평소 꿈꾸었던 평범한 촌부가 되어 살겠다던 한 대통령의 3일을 기록한 ‘다큐 3일’. 이 평범한 일상이 청와대에서 집무를 보던 시절보다 더 진짜 역사처럼..
주말 밤의 풍경을 바꾸는 명품 다큐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히딩크의 사나이, 그리고 맨유의 심장이자 현 국가대표 주장.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성실함으로 늘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뛰는 선수. 하지만 이런 화려한 영광 속에 서 있는 박지성은 스포츠 경기 중계나 뉴스를 통해서 보여진 모습일 뿐이었다. ‘MBC 스페셜-당신은 박지성을 아는가’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사실은 진면목을 잘 모르고 있는 박지성을 다큐멘터리 특유의 진정성으로 포착해 큰 호응을 얻었다. ‘MBC 스페셜’이 보여준 박지성은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지만 보통사람이고 싶은” 한 세계적인 축구스타의 진심을 보여주었다. ‘MBC 스페셜’은 작년 말부터 주목받는 다큐멘터리로 호평을 받아왔다. 창..
‘MBC스페셜’ 곰배령 사람들 편에서는 강원도 오지 중의 오지인 곰배령으로 들어가는 취재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눈길에 바퀴가 빠져버리자 취재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나와 뒤에서 차를 민다. 그것은 만일 현지에 살아가는 생활인들이라면 몹시 곤란하고 귀찮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취재를 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그들에게는 그 사건(?)조차 일상의 파격이 주는 어떤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그들은 결국 차가 오를 수 없는 길에서부터 카메라와 장비를 메고 한 시간이 넘게 산을 올라가야 했다. 현장에서조차 현지인들과 방문인들의 느낌이 이다지도 다른데, 오지에서의 삶에 대한 현지인들의 느낌과 그걸 편안하게 집안에서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며 보는 우리의 느낌은 얼마나 먼 거리에 있을까. 아름다운 곰배령의 눈과 자연..
최민수 사건, 소문의 시대가 보여준 불길한 징후 “노인을 넘어뜨리고 발로 밟았다.” “노인을 차 앞에 매달고 5백 미터를 질주했다.” “노인을 보조석에 태운 채 칼로 위협했다” 최민수 사건의 당시 소문은 흉흉하기만 했다. 언론은 소문의 진상을 알아보기는커녕, 자극적인 내용들로 소문을 확대했다. 피해 당사자인 최민수는 그 과정에서 사건의 진실과는 상관없이 죄민수가 되었다. 그는 이 일파만파의 소문 앞에 무릎을 꿇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현실 ‘MBC 스페셜’에서 보여진 대로, 최민수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 “잘잘못을 떠나 어쨌든 노인과 관련된 일”이라고 한 최민수의 말은 그가 왜 무릎까지 꿇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결국 무혐의로 판결나면서 모든 것들이 그저..
MBC 스페셜, ‘순천만 도둑게’ 어쩌면 자연이 이다지도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HD 방송을 HDTV로 보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색의 감동이다. 그 선명한 색들 속에서 자연의 생명들은 진짜 살아서 꿈틀꿈틀 화면 밖으로 기어 나올 것만 같다. 국제 환경회의인 람사르 총회를 맞아 특집으로 방송된 MBC 스페셜, ‘순천만 도둑게’에서는 순천만 갯벌에 사는 도둑게를 비롯해, 짱뚱어, 망둥어, 낙지 같은 갯벌생명들을 멀리 떨어진 이 TV 앞까지 생생히 전해주었다. 도둑게는 갯벌에서 뚝방을 넘어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들어와 음식을 훔쳐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HD 영상은 도둑게가 거의 직각에 가까운 뚝방을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기어오르는 장면과, 닫혀진 부엌문을 넘지 못해 닭똥, 심지어 개 사료까지 훔쳐먹는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