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PD가 생방송을 고집하는 이유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새로 돌아온다. 김영희 PD는 굳이 '나가수' 시즌2가 아니라 '나가수2'라고 지칭했다. 그만큼 기존 '나가수'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매 달 두 명(이 달의 가수와 가장 아쉬운 무대를 보인 가수)씩 하차하고 연말에 '이 달의 가수'들이 모여 '올해의 가수'를 뽑는 식으로 경연방식이 달라졌고, 중간점검 방영분이 사라지고 대신 경연 가수들을 늘림으로써 계속해서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게 했으며, 매니저도 개그맨이 아닌 실제 매니저가 투입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생방송'으로 진행된다는 점일 것이다. 과연 생방송은 '나가수2'의 묘수가 될까.

 

 

김영희 PD(사진출처:MBC)

생방송은 여러 모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것은 크게 두 가지 점 때문에 그렇다. 하나는 음향이고 다른 하나는 스토리다. '나가수2'를 '신들의 제전'이 아니라 '신들의 축제'로 김영희 PD가 부른 이유는 '경연 보다는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이다. 무대의 감동이 고스란히 TV로도 전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실제 무대와 TV는 그 자체로 편차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보정 '작업'이 있어야 오히려 더 생생한 감동을 전할 수 있다. 생방송은 무대에서 직접 보는 것이라면 그 이상 좋을 게 없겠지만, TV로 본다면 자칫 감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스토리다. '나가수'는 무대 자체의 힘도 중요하지만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스토리도 그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녹화 방송을 통해 무대 아래의 이야기들을 구성하는 것은 어쩌면 무대 위의 감동을 더 강렬하게 만들 수 있는 진짜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하게 되면 이런 스토리텔링을 구사하기가 곤란해진다. 물론 그만큼 기민하게 움직이고 포착함으로써 순발력을 매번 발휘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생방송은 어설프게 했다가는 '나가수'의 무대가 가진 흡인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

 

아마도 이런 문제는 다시 연출을 맡은 김영희 PD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영희 PD는 이런 난점들을 알면서도 왜 굳이 생방송을 하려 하는 것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그런 생방송의 난점들을 뛰어넘는 것이 '나가수2'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가수'는 그간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패턴이 정형화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것을 뛰어넘으려면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생방송은 그런 점에서 '나가수2'가 하나의 도전 목표로 세워둔 신의 한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방송을 하게 되면 일단 '나가수1'이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그 하나는 스포일러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청중평가단의 평가에 대한 이른바 '막귀 논란'이다. 실시간에 이뤄지는 방송은 그 자체가 스포츠 중계처럼 생생하게 전해짐으로써 보다 더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고, 또 재택평가단이 실시간으로 평가에 참여하기 때문에 실제 무대와 방송 사이에 놓여진 평가의 간극도 상당부분 메워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생방송의 음향과 스토리의 난제를 뛰어넘었을 때,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즉 생방송인데도 더 생생한 무대를 제공한다면 "역시 나가수2"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생방송의 리얼 스토리를 제대로 운용한다면 오히려 녹화방송의 패턴화된 틀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거라는 얘기다. 결국 생방송이라는 난제는 김영희 PD가 던지는 도전이자 묘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가수2'에 대한 기대감은 어쩌면 김영희 PD가 스스로 설정한 이 도전에서 비롯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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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스'는 과연 공익이 될 것인가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민들을 위해 멧돼지 포획은 허가되어야 하는 것일까. 뉴스를 통해 도심에 출현한 멧돼지 소식을 종종 접하다 보면, 멧돼지의 '유해조수 지정'과 포획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농민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도심으로 뛰어든 멧돼지가 자칫 인명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 코너 '헌터스'의 기획 의도는 바로 이 멧돼지 문제를 공론화해보겠다는 김영희 PD의 의욕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 멧돼지 문제는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환경부에서 이른바 '도심 출현 야생 멧돼지 관리대책'을 발표했고, 이로써 전국 19개 시·군의 수렵장에서 총기 등을 활용해 멧돼지를 포획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러한 대책이 전체적인 생태를 고려하지 않은 미완의 대책이라는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해조수' 지정은 전체 생태계를 위해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말한다.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 동물들(늑대가 대표적)은 다양한 종의 보존을 어렵게 하고 결국 부메랑처럼 전체 생태계에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밤의 새 코너 '헌터스'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은 자칫 이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멧돼지가 만들어내는 피해상황과 거기에 대응하는 포획의 정당성만을 부각시키지 않을까 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렇게 멧돼지 대 인간의 대결구도로 프로그램이 짜여지게 되면 그 다음에는 '멧돼지 사냥'이라는 자극적인 오락거리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김영희 PD는 이것이 이 프로그램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헌터스'는 멧돼지를 잡는 프로그램이 아니며, 멧돼지 학살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아직 방영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단체나 환경보호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이 이른 감이 있다. 결국 프로그램은 그 제작을 맡고 있는 김영희 PD가 만드는 것이고, 그러기 때문에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금껏 일련의 공익을 내세우는 프로그램을 보여주었던 김영희 PD라면, 이 민감한 소재 역시 잘 풀어낼 거라는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어쩌면 이 프로그램은 김영희 PD의 말대로, 오히려 멧돼지의 생태와 공존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환경단체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거꾸로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갖는 접근방식(이 방식은 토론이 아니라 공감의 방식을 취한다)이 이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프로그램이 김영희 PD가 이 공익과 볼거리 사이에 제대로 균형을 맞춰줬을 때의 일이다. 결국 이 어느 것이 공익이고 어느 것이 아니냐는 문제는 전적으로 6일 방송되는 첫 회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김영희 PD 특유의 공익 버라이어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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