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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놀면 뭐하니?’ 유플래쉬 유재석, 어쩌다 끼친 가요계 선한 영향력 드럼은 항상 밴드의 뒤편에 자리하는 악기였다. 하지만 MBC 예능 ‘유플래쉬’를 보다 보니 드럼은 뒤편에 있는 게 아니라 중심에 있는 악기였다. 다른 악기들과 노래를 모두 아우르고 끌어안는 악기. 유재석은 농담으로 “이젠 드럼이 맨 앞으로 올 때가 됐다”고 말했지만 그게 그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게 된 건 때문이었다. 유재석의 작은 드럼 비트 하나로 이토록 다양한 음악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니. 그 작은 비트는 힙합이 되기도 하고 달달한 발라드 듀엣곡이 되었고 또 재즈가 되기도 했다. 유희열이 “역대급 콜라보”라고 했듯이 이 릴레이 프로젝트에는 어마어마한 천재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만일 비즈니스로서 접근해 이런 콜라보를 하려 했다면 불가능..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가 보여주는 성장하는 강력한 리더십 어설픈 이상이 아니다. 뼈 때리는 현실감이다. 최근 정치를 다루는 드라마가 내세우는 리더십의 조건은 이렇게 바뀌었다. tvN 월화드라마 에서 얼떨결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박무진(지진희)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이 그렇다. 그는 환경부장관으로 있을 때도 자신을 ‘과학자’라고 불렀다.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고 계산을 하는 인물이다. 물론 그러한 팩트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치는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고, 그런 권력을 기반으로 해야 비로소 이상도 추구될 수 있는 것이다. 야당 대표 윤찬경(배종옥)이 박무진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사망하기 전 해임됐었다는 사실을 약점으로 잡아 언론 인터뷰에서..
‘녹두꽃’, 조정석과 윤시윤이 그리는 동학혁명의 진면목 “니 안의 도채비 내가 죽여줄텐게, 니 안의 백이현으로 다시 살더라고.” SBS 금토드라마 에서 백이강(조정석)은 백이현을 때려눕히고 그가 총을 쏘던 오른손을 돌로 내려치려 하며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는 망설인다. 그 돌을 들고 있는 자신의 오른손이 전봉준(최무성)의 칼에 찍혀 못쓰게 된 그 상황을 마음속으로는 사랑하는 동생이 겪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백이현은 마치 도와달라는 것처럼 “그냥 망설이지 말고 그냥 찍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연모하고 혼인을 약속했던 황명심(박규영)의 오라비 황석주(최원영)가 신분이 낮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전장으로 내보냈다는 사실을 알고는 통제할 수 없는 분노와 욕망에 휘둘린다. 그는 ..
‘죽어도 좋아’, 발칙한 상상력으로 전하는 을들을 위한 위로“약 바르고 치료하고 뭐든 하면 몸에 난 상처는 나을 수 있겠죠. 하지만 사람 가슴을 후벼 판 상처는요 영원히 남아요 돌이킬 수 없어요.” KBS 수목드라마 에서 이윤미(예원)는 내부고발자라는 누명을 쓰고 직원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는다. 계약직이라는 이유까지 들먹이며 쏟아내는 팀장의 모욕에 이윤미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이루다(백진희)는 백진상(강지환)을 찾아가 어떻게 회사가 이럴 수가 있냐고 토로한다. 그러자 백진상은 회사는 그럴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회사에 인격이 있겠나. 회사의 목표는 성장뿐이야.” 사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하나의 대사지만, 백진..
‘미스터 션샤인’이 다루는 개화기, 그 독립의 의미“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tvN 주말드라마 의 첫 회에 들어간 이 내레이션은 개화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저마다 투쟁하는 삶을 살아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이 드라마가 할 거라는 걸 예고한다.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선의 빗장을 열고 침탈해 들어오는 그 시기와, 그래서 의병의 길을 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들이 원하는 그 길이 ‘조선의 독립’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하지만 그것 만이었을까. 그들이 원한 독립은 진정 조선만이었을까.이 부분은 우리네 개화기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항일 투쟁의 역사에 집중하다보니 종종 놓치고 있는 지점이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 콘텐츠들은 마치 그것만이 정답..
‘꽃할배’와 함께 성장한 이서진, 흐뭇함이 느껴지는 건산악열차로 한참을 올라가서도 또 꼭대기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tvN 가 찾은 오스트리아의 샤프베르크산. 다른 할배들이 전망대에 일찌감치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이서진은 몸이 불편한 백일섭과 함께 걷는다. 조금 걷다가 숨이 차오르면 앉아 쉬다가 다시 걷는 그 느릿느릿한 걸음은 마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떠올리게 한다. 이미 다른 할배들이 지나간 그 자리를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오른다. 이서진은 그 곳의 걸어야할 오르막길을 알고는 “이거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몸이 불편한 백일섭 때문이었다. 그는 백일섭이 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인터뷰에서 백일섭은 “왜 안 올라가나, 올라가야지. 속도는 안..
‘친애하는’ 윤시윤, 오버 연기 아닌가 싶더니 차츰 정이 간다처음에는 너무 오버하는 연기가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 오버하는 모습이 차츰 마음을 잡아끌더니 이제는 정이 간다. SBS 수목드라마 의 한강호와 한수호, 1인2역을 연기하는 윤시윤 이야기다. 그가 껄렁껄렁하고 불량기 있어 보이는 한강호의 모습을 조금은 오버하는 방식으로 보여준 건 그래서 윤시윤의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는 매력으로 보여지고 있고, 또한 한수호라는 얼굴은 같아도 성격은 상반된 캐릭터와의 차별점도 만들어주고 있어서다. 라는 드라마의 전제는 법이 서민들과는 너무나 멀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억울하게 당해도 법정 안에서 오히려 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가해자들을 보며 피해자들은 더 아픈 눈물을 흘려야만 한..
‘골목식당’, 백종원이 보여주는 식당의 탄생부터 성장까지애초 SBS 예능 이 시작된 건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래서 실제로 이대, 필동 등 그의 솔루션으로 환골탈태한 골목식당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마치 요식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처럼 경험에서 우러나는 멘토링은 잘 하는 집은 더 성장하게 해줬고, 잘 안 되는 집은 문제의 근원을 찾아 해결함으로써 재기할 수 있게 해줬다.그런데 뚝섬편으로 오면서 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와 방향성을 보여줬다. 상권이 문제가 아니라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가게들이 더 문제였기 때문이다. 김성주가 농담 반 “오디션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프로그램은 백종원의 솔루션을 얻기 위한 가게들의 노력과 경합으로 채워졌다. 처음 가게들을 찾았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