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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것이 실재하기나 한 것인지 의심이 가는 저로서는 '해운대'에 대한 기대감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운대'는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맞습니다. 블록버스터라 하면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해운대'는 바로 그 실재하는 해운대라는 해수욕장을 집어삼키는 쓰나미(거대한 해일의 일본식 표현이라고 합니다만 이 용어가 가장 느낌을 잘 전달해주는 건 사실이네요)라는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해운대' 같은 점차 다가오는 재난을 다루는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의 볼거리는 따라서 맨 마지막에 자리합니다. 그것도 한 10분 정도로 짧고 굵게. 그러니 120분짜리 이 영화에서 110분은 그냥 뚝 떼어놓고 보면 인물들 간의 드라마가 차지하게 됩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에서 '블록버스터'가 이 후반부 10분 동안의 숨가쁜 볼거리라면, '한국형'이라는 표현은 110분간 벌어지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됩니다.
'해운대'는 바로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할 110분간의 드라마를 꽤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영화입니다. 거의 각 계층을 망라하는 인물들의 좌충우돌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왠만한 코미디영화보다도 더 관객들을 웃음의 바다에 빠뜨립니다. 만식(설경구)은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늘 술에 절어 살지만 그 헤롱헤롱하는 모습 자체가 관객들을 웃게 하고 오동춘 역의 김인권은 영화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관객들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립니다. 119 구조대원인 형식(이민기)과 철없는 삼수생 희미(강예원)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왠만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케 합니다.
여기에 부산 특유의 정서는 구성진 사투리와 어울리면서 독특한 웃음의 지대를 보여줍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부진한 이대호 선수에게 술취한 만식이 "야 이 돼지야"라고 약을 올리는 장면은 부산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죠. 바닷물에 빠진 희미를 형식이 구조하면서 벌어지는 몸개그에 가까운 일련의 행동들 역시 부산, 그리고 해운대라는 어쩌면 한 걸음 정도 허공 위로 들려올려진 분위기의 공간이기에 용납되는 것일 겁니다.
할머니에서부터 꼬마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강한 경상도식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110분간 웃음의 쓰나미를 연출하던 영화는 마지막 10분에 가서 그 웃음을 눈물바다로 바꾸어버립니다. 10분 동안 벌어지는 인물들의 사투와 희생, 죽음은 웃음 속의 주인공들이었던 110분간의 그 시간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주죠. 이 웃음과 감동의 기막힌 병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쓰나미가 덮치는 장면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그저 지나가는 행인이 아니라 우리가 110분 동안 보아왔던 삶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기에 그 감동은 더 커질 수밖에 없죠.
'해운대'는 이로써 여러 결의 쓰나미를 보여준 셈이 됩니다. 먼저 해수욕장을 덮치는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 바로 그 쓰나미가 하나이고, 그 마지막 10분에 도달하기까지 쉴 새없이 관객을 배꼽잡게 만드는 웃음의 쓰나미가 두번째이며, 마지막으로 이 둘이 만나 10분을 울게 만드는 감동의 쓰나미가 세번째입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쉴 새없이 볼거리를 던지며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해운대'라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볼거리만이 아닌 그 안의 이야기들을 통해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운대' 같은 점차 다가오는 재난을 다루는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의 볼거리는 따라서 맨 마지막에 자리합니다. 그것도 한 10분 정도로 짧고 굵게. 그러니 120분짜리 이 영화에서 110분은 그냥 뚝 떼어놓고 보면 인물들 간의 드라마가 차지하게 됩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에서 '블록버스터'가 이 후반부 10분 동안의 숨가쁜 볼거리라면, '한국형'이라는 표현은 110분간 벌어지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됩니다.
'해운대'는 바로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할 110분간의 드라마를 꽤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영화입니다. 거의 각 계층을 망라하는 인물들의 좌충우돌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왠만한 코미디영화보다도 더 관객들을 웃음의 바다에 빠뜨립니다. 만식(설경구)은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늘 술에 절어 살지만 그 헤롱헤롱하는 모습 자체가 관객들을 웃게 하고 오동춘 역의 김인권은 영화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관객들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립니다. 119 구조대원인 형식(이민기)과 철없는 삼수생 희미(강예원)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왠만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케 합니다.
여기에 부산 특유의 정서는 구성진 사투리와 어울리면서 독특한 웃음의 지대를 보여줍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부진한 이대호 선수에게 술취한 만식이 "야 이 돼지야"라고 약을 올리는 장면은 부산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죠. 바닷물에 빠진 희미를 형식이 구조하면서 벌어지는 몸개그에 가까운 일련의 행동들 역시 부산, 그리고 해운대라는 어쩌면 한 걸음 정도 허공 위로 들려올려진 분위기의 공간이기에 용납되는 것일 겁니다.
할머니에서부터 꼬마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강한 경상도식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110분간 웃음의 쓰나미를 연출하던 영화는 마지막 10분에 가서 그 웃음을 눈물바다로 바꾸어버립니다. 10분 동안 벌어지는 인물들의 사투와 희생, 죽음은 웃음 속의 주인공들이었던 110분간의 그 시간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주죠. 이 웃음과 감동의 기막힌 병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쓰나미가 덮치는 장면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그저 지나가는 행인이 아니라 우리가 110분 동안 보아왔던 삶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기에 그 감동은 더 커질 수밖에 없죠.
'해운대'는 이로써 여러 결의 쓰나미를 보여준 셈이 됩니다. 먼저 해수욕장을 덮치는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 바로 그 쓰나미가 하나이고, 그 마지막 10분에 도달하기까지 쉴 새없이 관객을 배꼽잡게 만드는 웃음의 쓰나미가 두번째이며, 마지막으로 이 둘이 만나 10분을 울게 만드는 감동의 쓰나미가 세번째입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쉴 새없이 볼거리를 던지며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해운대'라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볼거리만이 아닌 그 안의 이야기들을 통해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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