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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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들의 쌀로 밥짓는 이야기는 이토록 재밌었을까(‘콩콩팥팥’)이주의 방송 2023. 12. 11. 17:45
‘콩콩팥팥’, 나영석 사단의 저력이 느껴지는 힘 뺀 예능의 맛 tvN 에서 4개월간 농사를 지으며 보냈던 인제에서의 마지막 밤. 그들은 불멍을 하기로 한다. 장작에 불피우는 것조차 초보인 이들은 불이 잘 붙지 않아 계속 토치로 다시 불을 붙이는 걸 반복한다. 어디서 들었던 ‘불멍’의 감성이 생각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면서 이광수의 여지없는 투덜댐이 시작된다. “이게 만약 불멍이라면 다신 안 하고 싶어.” 불은 잘 안 붙고 연기에 눈은 맵고 넣어 놓은 고구마는 아직 익지 않았다. 30분만에 깨진 캠프파이어의 환상. 하지만 그렇게 조금 지나고 나니 제법 불이 붙고 불멍의 분위기가 피어난다. 출연자들이 반색하며 이 프로그램에서 아마도 김우빈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일 듯한 “좋다”란 말이 튀어나온다. 익은 고구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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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 연예대상 쐐기 박을 기안84표 생리얼 여행기이주의 방송 2023. 12. 11. 17:41
같은 것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재미를 주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먹방과 쿡방이 이미 대세일 때 불현듯 나타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버린 백종원이 대표적이다. 음식에 진심인 데다, 요리실력은 기본이고, 프랜차이즈를 해오며 몸에 밴 사업가 기질과 무엇보다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방송능력까지 더해져 그는 ‘요식업계의 사부님’으로 급부상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정반대의 기획들이 나오게 된다. 백종원을 세워 할 수 있는 방송을 기획하는 식이다. 최근 여행예능에는 기안84가 바로 ‘백종원’ 같은 존재다. MBC 에서 간간히 기행에 가까운 여행을 선보이며 웃음을 줬던 기안84는 를 통해 제 물을 만났다. 마치 옆집 놀러가듯 대충 가방에 옷가지 몇 개 넣고 여행을 떠나는 기안84는 아마존강이나 갠지즈강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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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과 신현빈의 교감, 왜 더 뭉클하고 설렐까(‘사랑한다고 말해줘’)이주의 드라마 2023. 12. 11. 17:36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질문, 우린 과연 진짜 말하고 듣고 있는 걸까 “제 얘기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에서 정모은(신현빈)은 차진우(정우성)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고 한다. 그저 평범하게 누구나 할 법한 그 말이 새삼스럽게 들린다. 차진우는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농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듣는다’는 건 그래서 다른 의미로 들린다. 그저 소리로 나오는 말이 아니라 ‘마음’일 수 있다는. 그 날은 정모은에게는 너무나 힘들 날이었다. 배역 캐스팅이 되어 기뻐하며 촬영장에 갔지만 알고 보니 뺨 맞고 물세례를 받는 역할이라 빠른 촬영을 위한 더블 캐스팅이었다. 그래서 수없이 번갈아가며 뺨을 맞고 물세례를 받으며 촬영을 끝냈지만 자신이 나올지 더블 캐스팅된 다른 엑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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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견뎌냄과 버텨냄의 노래가 주는 위로리슨 어게인 2023. 12. 11. 17:33
로이킴 콘서트 ‘로이 노트 Roy Note’에서 발견한 로이킴의 진심 “화려한 불빛들 그리고 바쁜 일상들 뒤에 숨겨진 초라한 너의 뒷모습과/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너의 무거운 어깨를 위해/ 너의 발걸음이 들릴 때 웃으며 마중을 나가는 게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선물이었지-” 로이킴이 ‘Home’을 부를 때 그 가사 한 줄 한 줄이 스크린에 판서처럼 써진다. 부드러운 음색이 귓가에서 가슴까지 소리의 통로를 내며 들려오고, 가사가 머릿 속에 그림 같은 풍경들을 끄집어내자 그 공명에 관객들은 어쩔 수 없이 먹먹해진다. 음률도 음률이지만, 스토리가 그려지는 가사와 어우러지는 무대가 주는 애틋함이라니. 2023 로이킴 콘서트 ‘로이 노트 Roy Note’의 한 풍경이다.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