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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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남장여자를 활용하는 법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7. 8. 07:26
'선덕여왕'의 남장여자 설정, 실보다 득이 많다 '선덕여왕'의 덕만(이요원)은 남장여자다. 시청자들은 덕만을 연기하는 이요원이 여자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드라마 속 인물들은 아직까지 그녀가 여자임을 모른다. 이것은 하나의 약속이다. 하지만 약속이라고 하더라도 그 드라마 속 리얼리티는 충분히 있어야 수긍이 갈 것이다. 낭도로서 동료들과 오래도록 함께 지내면서 훈련을 하고 전쟁까지 수행하면서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이 조금도 드러나지 않는 것은 이 사극의 리얼리티에 꽤 큰 빈틈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약점이 예기되는 상황 속에서 굳이 덕만을 남장여자로 설정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유는? 실보다 득이 많으니까. 먼저 덕만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극적으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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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못남', 트렌디 멜로 그 이상인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7. 6. 09:08
결혼,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 사이에서 나이 마흔에 접어든 독신남녀. 의사와 건축가라는 전문직의 그들.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며 툭탁거리면서 정이 들어가는 두 사람. 무엇보다 시종일관 배꼽 빠지게 웃게 만드는 엉뚱한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그리고 이들 앞에 놓여진 지상과제 결혼. '결혼 못하는 남자(이하 결못남'가 갖고 있는 이러한 구도와 소재와 설정은 우리로 하여금 한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바로 '트렌디 멜로드라마'다. 실제로 이 드라마의 연출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따르고 있고, 구도 또한 현재 트렌드라 할 수 있는 40대의 화려한 독신을 다루고 있으니 이러한 호칭이 그다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결못남'을 그저 트렌디 멜로드라마라고 지칭했을 때, 그 호칭의 부정적인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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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홀', 차승원의 재발견, 김선아의 건재함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7. 3. 00:34
'시티홀', 연기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끌어내다 준비된 연기자가 좋은 캐릭터를 만난다는 것은 '시티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티홀'은 정치 풍자가 담겨진 코미디에 멜로가 섞여 있는 드라마다. 따라서 정치적인 면을 보일 때는 가벼운 듯 하면서도 진지함을 유지해야 하고, 본격적인 멜로에 들어가면 행복감과 절망감을 오가는 웃음과 눈물 연기를 해내야 한다. 연기자로서 '시티홀'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차승원이나 김선아처럼 준비된 연기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히려 밋밋한 캐릭터보다는 이처럼 복합적인 면을 소화해내야 하는 연기가 그들에게는 도전이면서도 또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시티홀'은 그들에게 바로 그 무대를 마련해주었고,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캐릭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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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여성적 카리스마, 미실 vs 덕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7. 1. 07:35
미실과 덕만, 그녀들이 사람을 얻는 법 "사람을 얻는 자가 세상을 얻는다고 하셨습니까? 보십시오. 전부 제 사람들입니다." 진흥왕(이순재)이 죽자 미실(고현정)은 이렇게 선언한다. 이것은 '선덕여왕'이 말하는 정치의 세계다. 따라서 이 사극의 궁극적인 미션은 정치적인 색채를 띄게 된다. 주어진 미션의 해결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승리, 즉 세상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을 얻어야 한다. 양극점에 서있는 미실과 덕만(이요원)은 자신들만의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 '선덕여왕'의 두 인물이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주목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덕만이 백제와의 전쟁에서 보여준 카리스마는 모성에 가깝다. 그녀는 자신 역시 두려움에 떨면서도 공포에 질려 있는 동료를 포기하지 않는다. 두려움 때문에 적에게 자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