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글들/명랑TV

버라이어티여! 리얼을 넘어 어디로 가는가 이제 리얼은 기본, 그 이상이 요구되는 버라이어티의 세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한도전’의 정형돈과 하하가 어색한 관계를 일상적으로 보여주거나, 유재석이 실제 결혼할 상대를 프로그램에서 얘기하는 것만 해도 쇼킹한 일이었다. ‘1박2일’이 우연히 들른 학교에서 하게된 게릴라 콘서트는 실로 “일이 커졌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이천희가 천데렐라로 구박을 받고 박예진이 닭을 잡는 모습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부부가 된 알렉스가 신애와 헤어지게 되자 스튜디오에 초청해 ‘화분’을 불러주는 장면은 그 자체로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것과 똑같은 장면이 TV로 송출된다면 어떨까. 아마도 시청자들은 심드렁한 얼굴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 .. 더보기
‘상상플러스’의 추락과 방송언어의 추락 독설의 홍수, 내우외환 겪고 있는 ‘상상플러스’ 처음 ‘상상플러스’가 시작되었을 때 그 제목에는 당대 인터넷의 언어문화를 TV 프로그램으로 껴안겠다는 기획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즉 상상을 덧붙인다는 그 의미 속에는 이른바 댓글 문화에 대한 이 프로그램의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하나의 코너로 만든 것이 댓글방의 활용이었다. 스타들에 대한 재치 넘치는 댓글들을 포스트잇으로 방 한 가득 붙여놓고 거기서 몇 개를 골라 그걸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은, 자연스레 네티즌들의 참여를 이끌었고, 이로써 ‘저들끼리의 이야기’로만 치닫던 당대의 토크쇼에 참신한 변화를 제공했다. 뉴미디어의 등장과 그로 인해 변해 가는 언어에 대한 ‘상상플러스’의 관심은 곧바로 ‘세대공감 올드 앤 뉴’로 이어졌다. .. 더보기
불황, 대중들은 웃음과 감동에 목마르다 ‘무도-봅슬레이 도전기’, ‘워낭소리’와 닮은 눈물의 이유 점점 각박해져만 가는 불황의 상황. 그 독해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더 독한 것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작금의 드라마에 드리워진 ‘막장’과, 예능 프로그램에 드리워진 ‘막말’의 그림자는 그 불황의 여파를 보여주는 징후들이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이 독해지면 독해질수록 그 반대급부로서 대중들은 더더욱 웃음과 감동에 갈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소외된 스포츠를 조명하기 위해 겁 없이 뛰어든 ‘무한도전’의 봅슬레이 도전기가 선사한 웃음과 감동은 독해진 세상 속에서 그것이 오히려 더 빛을 발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또한 불황에 허덕이는 우리 영화계에 작은 영화로 다가와 관객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어버린 독립다큐 ‘워낭소리’가 전한 그 감동과 일맥상통하.. 더보기
독설과 절친, 김구라가 보여주는 쇼의 두 얼굴 ‘절친노트’의 김구라 vs 토크쇼의 김구라 ‘절친노트’에 출연하는 김구라는 한 때 자신의 독설로 소원해졌던 문희준과 함께 화해의 모습을 넘어 절친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구라는 작년부터 자신의 독설로 피해를 보았던 연예인들에게 잇따라 사과를 해왔고, 그것은 ‘절친노트’의 기획의도 자체가 되었다. 독설과 화해의 당사자들인 김구라와 문희준은 함께 MC로 자리했고, 그들이 했던 절친을 위한 사과와 화해는 프로그램의 형식이 되었다. 절친과 독설의 김구라 김구라는 작금의 쇼들이 가진 직설어법의 살아있는 캐릭터다. 작년 한 해 김구라가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김구라 자신이 말했듯이 지금 예능이 자신 같은 캐릭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직설어법을 김구라와 예능 프로그램 사이에 두고 우리는.. 더보기
88만원 세대와 신인 개그맨들 개그맨 신인발굴시스템, 문제는 없나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있다. 동명의 책을 통해 경제학자 우석훈이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88만원에서 119만원 사이의 임금을 받는 20대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데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화려하게만 보이는 대중문화 속이라고 해서 이 ‘88만원 세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그맨 지망생들, 또 개그맨이 되어서도 끝없이 경쟁적인 시스템 속에 노출되어야 하는 공채 개그맨들이 그들이다. 개그 지망생들은 도대체 얼마를 벌까 개그맨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겪어야 할까. 다른 방법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통해 경력을 쌓으면서, 공채 개그맨 시험에 도전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면 대학로 소극장에서 일하는 개그 지망생들은 얼마를 받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