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백종원도 언급한 무의지 사장님 떠먹여주기의 불편함

 

"알면서 안했으면 화를 내거나 하겠는데 전혀 모르는 거예요. 전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난감해했다. 백지상태의 연어새우덮밥집 사장님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가게의 위생상태가 최악이었다.

 

의자, 심지어 메뉴판조차 찌든 때로 끈적끈적한 상황. 게다가 가게 내부에서는 오래도록 묵은 냄새들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장님의 의지가 의심되는 부분이었다. 아침에도 닦았다면서 그런데 "닦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닦아도 닦이지 않는다. 그 말에 백종원은 황당해 했다. 그건 거꾸로 말하면 닦이지 않는 걸 놔뒀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안 닦이니 놔뒀다는 건 장사를 할 의지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나.

 

그래서 답답해하던 백종원은 사장님에게 "음식 좋아해요?"하고 물었다. 그 질문에 사장님은 망설임 없이 바로 "좋아해요"라고 답했지만, 백종원이 느끼기에 그 가게의 상태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의 그것이 아니었다. 위생상태도 문제지만, 온수도 나오지 않고 배수관도 대충 만들어져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백종원의 말대로 이런 집에서 생물을 다루는 연어새우덮밥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메뉴나 음식은 차치하고 먼저 가게부터 가게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백종원의 조언이었다.

 

그 후 일주일의 시간 동안 가게에 설치된 카메라에 비춰진 사장님의 모습은 모든 기기들을 끄집어내놓고 청소를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찌든 때가 가득한 바닥을 4일 째 닦아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그러니 온수 문제나 배수관 문제 같은 건 아직 손도 못 대고 있었다. 결국 소식을 들은 백종원이 다시 나섰다. 백종원은 바닥청소보다 싱크대 배수관 문제나 자칫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전기배선들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바닥은 그렇게 닦는다고 해서 사라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국 전문업체를 불러 바닥을 갈아냈고, 온수 문제와 배수관, 전기배선 등을 모두 수리를 받았다. 그렇게 해준 것에 대해 백종원은 젊은 창업자들이 이번 기회에 이 집을 통해 기본을 배울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렇게 도움을 주고 다시 찾은 가게에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는 거미줄을 본 백종원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새로 설치한 수전에 호스가 연결되지 않아 물을 대야에 담아 뿌렸다는 이야기에 백종원은 또 다시 허탈해졌다. 수도꼭지를 떼서 호스를 연결하면 되는 걸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종원이 또 다시 사장님의 의지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건 가게에 대한 애정과 관심 부족을 드러내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백종원의 사장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지만 사장님에게는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종종 드러내는 가게 선정 문제를 언급했다. 전혀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왜 굳이 "멱살 잡고 끌고 가냐"는 시청자들의 이야기가 당연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런 얘기와 함께 백종원은 직접 사장님의 멱살을 잡아끄는 시늉까지 해보였다.

 

그건 다분히 여러 가지 의중이 담긴 말과 행동이었다. 먼저 시청자들의 불만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고 또 공감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었고, 무엇보다 그렇게까지 함으로써 사장님이 잘 보이지 않는 의지를 이끌어내기 위함이었다. 모르는 건 가르쳐 줄 수 있지만, 의지가 없는 사장님을 도와주는 건 본인도 힘들고, 시청자들 또한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강서구 등촌동 골목의 다른 두 집, 추어탕집과 베트남 쌀국숫집과 이 가게가 극명하게 다른 지점이 무엇인가가 드러난다. 그 집들도 음식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별로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 집 사장님들은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어쩌다 시어머니의 추어탕집을 떠맡게 되었지만, 그 맛을 찾기 위해 각고의 고생을 한 추어탕집 사장님과,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창업했지만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가게에서 거의 생활하다시피 하면서도 새벽부터 밤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는 베트남 쌀국숫집 사장님. 부족하지만 그 의지만큼은 백종원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조차 도움을 주고픈 마음이 생기게 하지 않았던가. 백종원이 멱살까지 잡는 시늉을 해가며 의지를 끄집어내려 한 부분이 공감이 간 이유였다.(사진:SBS)

'우이혼', 결혼도 이혼도 결국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다

 

"너무 쉽게 얘기하는 거야." 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에서 이하늘은 이 방송에서 나온 '재결합'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방송에서 좋은 모습을 본 이들이 "재결합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들이 그들에게는 부담과 불편함으로 다가왔다는 걸 그는 솔직히 말했다. 아마도 이건 이 방송이 보여줬던 한계를 잘 짚어낸 부분이었을 게다. 이하늘은 사람들이 관계를 너무 '이분법'적으로 본다며, 0과 1만 있는 게 아니라 '0.5'도 있다는 말로 그들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하늘과 박유선의 이 대화를 보던 스튜디오의 신동엽, 김원희 그리고 김새롬도 새삼 자신들의 '재결합' 발언이 그 장면을 보는 애틋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긴 했지만 섣부른 것이었다는 걸 인정하며 사과했다. 이제 <우리 이혼했어요>가 시즌1을 마무리 하는 시간, 이 부분은 그간 이 낯선 시도를 한 프로그램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혼 역시 행복을 위한 또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취지로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시선이 '결혼'에 맞춰져 있고 그래서 자꾸만 '재결합'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걸 드러낸 면이 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이혼했어요>는 애초 첫 만남에서 '다시 함께 살아본다'는 그 설정을 통해 이혼한 부부의 더 나은 관계를 지향한 점이 있었다. 물론 첫 만남에 다소 냉랭했던 이영하, 선우은숙 같은 이혼 부부가 있었지만, 최고기, 유깻잎 같은 여전히 달달한 느낌을 주는 이혼 부부도 있었다. 물론 이하늘, 박유선처럼 세상 쿨한 이혼 부부도 있었고.

 

이 관찰카메라가 완전한 리얼일 수 없는 건 바로 이 첫 설정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다. 어떤 이혼한 부부가 '다시 함께 살아보는' 일을 시도할까. 그건 방송이 인위적으로 마련한 것이고, 그 설정은 어떤 방향성 또한 그 자체로 갖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방송을 탄다는 사실은 다시 만난 이혼부부들의 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최고기와 유깻잎은 '재결합' 이야기가 나옴으로 해서 두 사람과 주변 가족까지도 영향을 받기도 했다. 어떤 압력 같은 게 느껴질 수 있게 됐고, 그 흐름을 따르지 않으면 악플이 달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이건 <우리 이혼했어요>의 제작진, MC들도 또 이 방송을 보는 일부 시청자들도 여전히 관계를 결혼(재결합) 아니면 이혼의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시즌1의 마무리에 이르러 이런 시각이 당사자들에게 어떤 심적 부담을 주는 지를 이제 인지하게 됐고, 이혼과 결혼이라는 양극단 이외에도 관계에는 다른 선택들도 가능하다는 걸 이 방송이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조심스럽게 '재혼' 이야기를 꺼내는 이영하 앞에서 "심도 있게 고민해 보겠다"고 말하는 선우은숙도 있지만, 재결합은 아니어도 딸 솔잎이를 위해 '또 다른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는 최고기와 유깻잎도 있었다. 방송이 어쩌다 자꾸 등 떠밀게 된 '재결합'의 분위기지만, 당사자들은 오히려 담대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 이혼했어요>라는 방송이 출연자들에게 미친 좋은 영향은 뭐가 있었을까. 그건 만일 방송이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진지한 이야기들을 이 프로그램 때문에 하게 됐다는 이하늘의 말 속에 담겨 있다. 이혼하면 끝이 아니라 그 후에도 이어지는 새로운 관계 속에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줬다는 것. 실제로 출연자들은 방송이 아니었다면 속에 꾹꾹 눌러두고 꺼내지 않았을 이야기들을 털어 놓음으로써 오해를 풀었다.

 

이 지점은 이 프로그램이 시즌2로 돌아오게 될 때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재결합'을 운운하는 건 당장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 수는 있지만, 그것이 출연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따라서 '재결합'이 아니어도 제3의 관계가 가능하다는 걸 전제하며, 그런 의미에서의 이혼 후 '좋은 관계'를 모색하는 게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결혼도 이혼도 결국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다.(사진:TV조선)

'쓰리박', 코로나 시국에 이 국민영웅들은 또다른 위로 줄까

 

코리안 특급 박찬호, 상록수 박세리, 두 개의 심장 박지성. MBC 예능 <쓰리박 : 두 번째 심장(이하 쓰리박)>은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그 기획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들 중 박찬호와 박세리는 최근 들어 방송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어 이들이 또 다른 방송에 나온다는 게 그다지 화제가 될 건 없다. 하지만 이들과 더불어 박지성까지 참여하고, 이들이 과거 스포츠로 국민들에게 줬던 희망과 위로의 순간들을 상기시키면서 <쓰리박>의 세 국민영웅들을 모아 놓은 기획은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과연 이들은 코로나 시국의 이 어려움 속에 대중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까.

 

물론 이제 선수로서는 은퇴한 그들이다. 그러니 이들의 무엇이 대중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을까. <쓰리박>이 가져온 건 '두 번째 심장', 즉 '인생2막'의 도전기다. 박찬호는 코리안 특급으로 불리며 최고의 화려한 시절을 지낸 후 은퇴하고 나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우울증을 이겨내게 해줄 수 있었던 건 바로 '골프'였다며, 골프 프로테스트에 도전하겠다고 가족들 앞에 선언했다.

 

박세리는 최근 여러 방송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먹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고, 그래서 '세리스 키친'을 만들어 손님들을 위한 요리에 도전했다. 특히 돼지고기를 좋아한다는 박세리는 좋은 음식은 좋은 식재료에서부터 시작한다며 두메산골에 있는 돼지농장을 직접 방문하는 발품을 아끼지 않았다.

 

사이클에 도전하겠다며 나선 박지성은 이렇게 일상이 공개되는 방송에 나선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축구가 자신에게 "숨 쉬는 이유"라고 했던 그는 이제 은퇴 후에도 여전히 숨 쉬고 있는 건 '가족 덕분'이라며 가족을 위한 아낌없는 노력을 방송을 통해 보여줬다. 축구보다 더 힘들다는 '육아'는 물론이고 가사까지 아내와 마치 '팀플레이' 하듯이 하는 그의 일상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마치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듯 이젠 일상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쓰리박>은 이처럼 세 국민 영웅의 '인생2막' 도전기를 따라가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일단 어떻게 이 새로운 도전 분야에서 이들이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가에 대한 과정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지만, 거기에는 결과가 아닌 그런 도전 자체가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인생이모작을 꿈꾸는 중장년층에게는 새롭게 꿈꿀 수 있고 그걸 향해 나갈 수 있다는 걸 이들의 도전이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같은 코로나 시국의 장기화로 인해 힘겨운 대중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중요한 건 이들의 이런 도전이 그저 사적인 차원에 머무는 게 아니라, 좀 더 공적인 의미나 가치로까지 확장되어야 그 공감의 폭이 클 것이라는 사실이다. 박찬호의 골프 프로테스트 도전이나 박세리의 요리 도전 그리고 박지성의 사이클 도전은 모두 그들에게는 큰 의미일 수 있지만 그것이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과정에서 어떤 공적인 의미와 가치를 갖는가 하는 점은 아직까지 분명히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쓰리박>은 이 세 국민영웅을 한 자리에 모은 것과, 그들이 과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그 순간들을 끌어오면서 이미 이 프로젝트의 지향을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건 코로나 시국에 다시 한 번 대중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어떤 순간에 대한 기대가 그것이다. 이미 은퇴한 이들의 '인생2막' 도전 자체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 시대에 대중들이 원하고 이를 통해 희망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지점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것이 더 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길일 테니.(사진:MBC)

'놀면', 유재석이 연 '2021 동거동락', 홍현희가 돋보인 까닭

 

카놀라 유(유재석)가 그간 '예능 유망주'들을 인터뷰하고 섭외해가며 준비해온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2021 동거동락'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설 특집으로 시작한 '2021 동거동락'은 그 복고적인 색채가 명절 분위기와 기묘하게 잘 어울렸다.

 

2000년에 시작해 2002년까지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목표달성! 토요일-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그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걸 보지 못했던 젊은 세대들에게는 '동거동락' 특유의 게임쇼가 갖는 '웃음'이 재미를 줬을 테니 말이다. 특히 잠시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놓고 단순하지만 확실한 웃음을 갖고 싶은 설 명절과 이 기획은 잘 맞았다.

 

카놀라 유가 '2021 동거동락'을 하게 된 이유로 밝힌 것처럼, <동거동락>은 유재석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당시 데뷔 10년차 개그맨이었지만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유재석이 처음으로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이었고, 이를 계기로 그의 성장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21 동거동락'을 통해서도 확인된 것처럼, 이렇게 여러 출연자들이 나와 각자 소개를 하고 게임을 하며 뒤엉키는 그 과정 속에서 유재석만큼 그들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끄집어내고, 또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이 없이 쇼에 참여하게 해주는 진행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를 유느님이라 부르는 건 뭐든 잘 해서지만, 특히 MC로서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토크를 배분하는 그의 능력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유재석은 왜 굳이 '2021 동거동락'을 재개하게 된 걸까. 그는 애초에 김태호 PD와 올해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구 예능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에 대한 희망을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는 탁재훈, 조세호, 나대자(홍현희) 같은 예능 베테랑은 물론이고 래퍼 이영지나 조병규, 김혜윤 같은 예능 유망주가 한 자리에 모였다. 과거의 <동거동락>도 그랬지만 이번 '2021 동거동락' 역시 출연자들의 캐릭터와 매력이 다소 복고적인 게임 속에서 빵빵 터져 나왔다.

 

역시 카놀라 유의 진행 능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출연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를 놓치지 않고 짚어줌으로서 그 캐릭터가 드러나게 해준 것. 그런데 카놀라 유만큼 이번 '2021 동거동락'에서 주목된 인물은 나대자가 아닐 수 없었다. 처음 만나거나 처음 이런 자리에 나와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이들을 위해 나대자는 몸풀기 코너인 댄스 신고식에서부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망가짐'을 불사했다.

 

꼬리잡기 게임에서도 사자머리 나대자의 맹활약은 돋보였다. 맨 앞에 서서 상대팀의 기를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아낌없이 망가지면서도 다른 출연자들의 매력을 은근히 드러나게 해주려는 배려도 엿보였다. 무엇보다 홍현희가 나대자라는 부캐를 제대로 입고 그 캐릭터에 몰입해서 보여주는 말과 행동들은 그 자체로 이번 프로젝트의 묘미들을 살려내기에 충분했다.

 

지난 번 '2021 동거동락' 섭외 과정에서 개그맨들의 대모로 출연했을 때도 그들을 위해 아낌없이 발판이 되어주던 나대자였다. 결국 개그맨들이 아니라 자신이 이 프로젝트에 초대되게 되었지만, 그건 어쩌면 그의 이런 남다른 가능성들이 그 과정에서도 엿보였기 때문이었을 게다. '동거동락'. 말 그대로 함께 모여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 과정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발굴하는 일. 카놀라 유가 연 이 무대에서 나대자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었으니 말이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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