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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국적 없는 영화, 성공 어렵다 원작을 부숴야 리메이크가 산다 최근 들어 대중문화에 국적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영화계에서 제작되고 있는 컨텐츠들은 국경을 넘어서는 원작들로 가득하다. 먼저 ‘올드 보이’는 일본만화가 원작이지만 칸느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심사위원 대상을 안겨주었고 이 영화는 지금 헐리우드 메이저 제작사인 유니버설 픽쳐스가 리메이크 중이다. 우리네 ‘시월애’는 ‘레이크 하우스’란 이름으로 리메이크 되어 역수입되었고, 일본 Y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은 우리나라에서 ‘내 머릿속의 지우개’로 리메이크 되어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되었다. 또한 같은 원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나란히 영화화된 ‘플라이 대디’를 기점으로 일본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 국내에서 영화화됐고, 앞으로도 일본의 드라마들.. 더보기
‘우행시’에 이은 ‘가을로’, 멜로는 진화 중 ‘가을로’는 사회적인 멜로 멜로 영화가 달라졌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에서 시작된 멜로의 변신은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로 이어지면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멜로 드라마’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와 자살시도를 해온 여교수의 사랑을 그린 ‘우행시’. 이 멜로드라마는 그 기저에 ‘사형제도’폐지 논란의 불씨를 심어두었다. ‘가을로’ 역시 마찬가지. 이 영화는 잃어버린 사랑과 상처, 그 치유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끌어안았다. 이 사회극과 멜로의 중간쯤에 위치한 영화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멜로 드라마라는 전통적인 장치에다 사회적 공감까지 얻어내려는 시도일까. 혹은 사회극의 무거움을 멜로 드라마의 .. 더보기
유지태가 맞선 아파트라는 괴물 영화를 통해 보는 우리시대 아파트의 실체 최근 삼풍백화점 붕괴를 소재로 한 영화 ‘가을로’의 주연을 맡은 유지태씨의 ‘삼풍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그가 한 말의 골자는 “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고가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며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아픔이었을 텐데 어떻게 그 자리에 위령탑 하나 없을 수 있나”, 그것이 “한탄스럽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 같은 소재의 영화 주연을 맡은 연기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는 이야기. 하지만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게 꼭 자신들을 비난하는 이야기로 들렸던 모양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같은 유지태씨의 발언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보인 반응이다. 그 중 “그 비싼 땅을 왜 놀리냐”는 .. 더보기
별은 혼자 빛나지 않는다 ‘라디오 스타’ 변방에서 중심을 치다 ‘왕의 남자’에서 광대들이 시대를 갖고 걸판지게 한 마당을 놀았다면, ‘라디오 스타’에서 이준익 감독은 이제 한물 간 스타를 매개로 이 시대의 주변인들을 끌어 모아 라디오라는 마당 위에 펼쳐놓는다. ‘왕의 남자’에서 장생과 공길이 저 왕궁이라는 본진으로 들어가 스스로 민중의 입이 되어주었다면, ‘라디오 스타’의 최곤(박중훈 분)은 영월이라는 변방으로 날아가 DJ의 마이크를 고단한 민중들에게 넘긴다. 한 예술인의 삶으로서 장생과 공길이 왕 앞에서도 거침없이 사설을 늘어놓았다면, ‘라디오 스타’에서 최곤은 라디오 방송이라는 규범적 공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엮어낸다. 그리고 ‘왕의 남자’가 그러했던 것처럼 ‘라디오 스타’ 역시 변방의 민중들을 끌어안는다... 더보기
우행시에 나타난 세 종류의 눈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슬픈 이유‘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은 세 번 자살을 시도한 대학교수 유정과 살인죄를 저지른 사형수 윤수의 만남을 다룬다. 학생시절 용서할 수 없는 일을 당한 유정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안고 살아간다. 그녀는 분노를 밖이 아닌 안으로 터뜨리는 중이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이다. 한편 용서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윤수 또한 빨리 사형이 집행되기만을 기다린다. 한쪽은 피해자고 다른 한쪽은 가해자다. 그런데 그 둘은 모두 소통의 창을 닫고 죽기만을 바라고 있다. 우행시는 그런 둘이 만나 닫았던 창을 열고 소통하면서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이야기다. 스타일은 휴먼드라마이고 진행은 전형적인 멜로 신파를 따라간다. 관습적인 장면들과 상투적인 사건전개가 대부분이지만 ‘울고 싶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