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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

‘히트’, 시즌2를 기대하는 이유 한국형 본격 수사물을 표방했던 MBC 드라마 ‘히트’는 ‘수사반장’이후 보기 힘들었던 형사를 안방극장으로 다시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게다가 여성 강력반 반장이라는 설정, 유사가족 형태로 묶여진 팀이 엮어 가는 수사물이란 점, 게다가 우리 식의 수사물(주로 영화 속에서)의 맨발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일상화된 형사의 캐릭터에 동시에 과학수사의 이미지를 덧붙인 점 등등 새로운 시도가 많았던 드라마다. 하지만 종영에 즈음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이제 이야기를 좀 해볼만한 상황에 끝나버린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히트’는 초ㆍ중반부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 사실이다. 미드(미국드라마) 식의 전문성을 가진 드라마가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인데다, 그것이 우리 식으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니, ‘히트’는 그 첫 .. 더보기
‘휴먼다큐 사랑’ 시청자는 감동에 목마르다 누가 알기나 했을까. 감동이 자극보다 더 강하다는 걸. 그 반가운 사실을 알려준 첫 번째 주인공은 이미 종영한 ‘고맙습니다’란 드라마다. 에이즈에 감염된 딸과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미혼모가 세상의 편견을 진심으로서 넘어서고, 그 진심이 에이즈보다 더 강력하게 주변으로 전염된다는 훈훈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어서 감동을 전해준 두 번째 주인공, 바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5회에 걸쳐 연속으로 꾸며진 ‘휴먼다큐 사랑’이다. 그 중에서도 2회로 방영된 ‘안녕 아빠’편은 전 국민을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그것은 값싼 눈물이 아닌, 값진 감동이었다. 가족과 사별하는 이야기 앞에 어찌 눈물이 없겠냐마는 이준호씨의 이야기를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 데는 무언가 다른 이유도 있을 법하다. ‘고맙습.. 더보기
‘밀양’, 상처를 바라보는 햇볕같은 시선 어린 시절, 누군가 던진 돌팔매질에 상처 난 이마는 누가 고쳐주었나. 정성스레 솜에 과산화수소를 발라 상처를 소독한 후, 빨간 약을 발라주신 어머님인가. 아니면 과산화수소와 빨간 약인가. 이창동 감독이 들고 온 ‘밀양’이란 영화를 보면 ‘재수 없음’으로 치부되는 운명의 돌팔매질에 입은 상처가 과연 인간의 힘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영화는 죽은 남편의 고향, 밀양을 아들 준과 함께 찾아가는 신애(전도연)의 자동차에서부터 시작된다. 햇살이 저 멀리서부터 떨어져 내리고 있는데 그것은 차창에 가려져 굴절된다. 신애가 밀양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녀는 하늘의 태양이 그저 거기 떠 있는 존재로만 알았다. 그러나 밀양에서 겪게되는 참기 힘든 시련(아들이 유괴되고 살해되는) 속에서 하늘을 쳐.. 더보기
쩐에 관한 짠한 이야기, ‘쩐의 전쟁’ ‘쩐의 전쟁’의 풍자가 말해주는 것 장태유 PD는 왜 ‘돈의 전쟁’이 아니고 ‘쩐의 전쟁’이냐는 질문에 “쩐이 더 끈끈한 맛이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렇다. 지금은 돈을 돈이라 표현해서는 어딘지 밋밋할 정도로 돈에 대한 욕망과 박탈감이 많은 시대다. 그래서일까. ‘쩐의 전쟁’이란 드라마가 만화적인 연출로 인해 무겁게 가라앉을 수 있는 심각한 이야기를 최대한 부담을 줄여 가볍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짠한 느낌이 남는 것은. 웃으면서도 짠한 것, 풍자의 힘 박인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쩐의 전쟁’은 만화 원작을 갖고 있는 작품들이 가질 수 있는 ‘과장의 약점’을 오히려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박인권 화백의 만화는 리얼리티를 다루면서도 만화만이 갖는 과장을 또한 극적 장치.. 더보기
지수와 화영, 당신은 어느 편인가 ‘내 남자의 여자’의 여자들 김수현의 여자들, 지수(배종옥)와 화영(김희애) 중 당신은 어느 편인가. 이것은 이 시대 남성들에게 그네들의 여성 취향을 묻는 질문이 아니다. 이 시대의 여성들은 지수와 화영 중 어느 쪽에 더 빠져드느냐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내 남자의 여자’라는 드라마가 또한 가정을 지키려는 지수라는 여성상과, 금기된 욕망의 질주를 하면서 가정을 깨려는 화영이란 여성상이 서로 부딪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중요한 질문이다. 아무리 얘기해도 불륜드라마라는 딱지를 떼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시청률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드라마의 속내를 한번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 거기에는 그 드라마를 보는 대다수 현대 여성들의 욕망이 또한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지수와 화영이란 여자들이 그려내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