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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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 예능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나옛글들/명랑TV 2011. 7. 24. 09:23
만들 필요 없다, 그저 한 부분을 떼어내 보여줘라 김태호 PD는 ‘만들어진 것’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 ‘만들어진 것’은 기성관념일 수도 있고, 일상적인 관계일 수도 있으며, 사회적인 통념일 수도 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으로 돌아오면 그것은 기성형식이나 상투적인 주제의식 같은 것이 된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통해 매번 만들어내는 웃음의 소재들과 형식들이 다른 것은 다분히 이런 성향 덕분이다. 물론 그 역시 어쩔 수 없이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방송 PD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중성을 확보하는 방식은 여타의 예능 PD와는 방향성이 다르다. 보편성의 웃음을 추구함으로써 대중성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시청률로 대변되는 대중들의 반응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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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플리'의 반전은 시청자 기만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7. 20. 08:56
'미스 리플리', 드라마가 거짓이 될 때 드라마는 현실일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거짓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허구의 장치를 가져오더라도 그것이 진실을 전할 때 드라마는 진정성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미스 리플리'의 진정성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 불우한 삶을 살았다면 거짓말로 살아도 된다는 것? 제 아무리 거짓말을 했어도 사랑한다면 눈 감아 줄 수 있다는 것? 거짓말한 당사자보다 거짓말 하게 만든 부모의 잘못이 더 크다는 것? 그게 아닐 것이다. '미스 리플리'의 기획의도 속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그녀에게 사회는 여전히, 거짓말을 권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세상의 정의를 과연 흔들림 없이 믿고 사는 걸까? 정직과 성실만이 세상의 성공과 출세를 보장한다고 의심 없이 외출 수 있는가? 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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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젠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옛글들/명랑TV 2011. 7. 19. 08:23
TV로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 음악은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 '무한도전-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는 음악이 전하는 교감의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어색함이 매력으로 발산된 정형돈과 정재형의 언발란스하면서도 진지한 탱고의 선율과, 음악을 통해 신구세대의 교집합을 만들어낸 박명수와 지드래곤의 디스코풍 리듬, 에너지의 끝을 보여준 노홍철과 싸이, 서로의 아픔까지 공감하며 음악으로 승화시킨 길과 바다, 강렬한 중독성의 음악을 선보인 정준하와 스윗소로우, 자유로움을 음악으로 탄생시킨 하하와 10cm, 그리고 흥겨운 한바탕 무대 뒤에 깊은 감동을 전해주었던 유재석과 이적. '무한도전'이 보여준 음악은 결과로서 보여지는 무대 위의 전율이 아니라 과정 자체가 주는 감동이었다. '무한도전'이 무대 바깥의 감동이라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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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밴드’의 코치선정, 감동이었던 이유옛글들/명랑TV 2011. 7. 18. 08:42
'톱밴드' 24, 이미 전설의 일부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가슴 설렘인가. 고교밴드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엑시즈의 신나는 속주와 보컬의 목소리만으로도 듣는 이를 매료시키는 리카밴드, 꽃미남 2인조지만 개성적이면서도 파워있는 음악을 들려주는 톡식, 마치 야수가 울부짖는 듯한 보컬과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어떤 소울이 전해지는 기타 연주가 압권인 게이트 플라워즈, 몽환적인 분위기의 POE, 파워가 느껴지는 브로큰 발렌타인, 록이 얼마나 유쾌한 것인가를 독특한 무대매너로 보여주는 아이씨 사이다... 예선 경쟁을 통해 최종 압축된 ‘톱밴드’의 24팀은 모두 저마다의 색깔이 확실한 밴드들이다. 신대철이 게이트 플라워즈를 “겉으로만 록커가 아니라 뼛속까지 록커”라고 표현한 것처럼, 이들의 음악에는 어떤 정신이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