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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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저울’과 ‘프리즌 브레이크’, 그 유사점과 차이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5. 12:21
법 속의 이야기 vs 법 바깥의 이야기 금요일 밤의 SBS 프리미엄 드라마 ‘신의 저울’은 여러모로 ‘프리즌 브레이크’를 닮았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 스코필드(앤트워스 밀러)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이제 사형을 앞두고 있는 형을 구해내기 위해 저 스스로 법을 어기고 감옥으로 들어간다. 한편 ‘신의 저울’에서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형, 장준하(송창의)를 위해 동생 장용하(오태경)가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수감되며, 형은 누명을 벗고 동생을 구해내기 위해 검사가 된다. 이 두 드라마는 모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자가 있고 그래서 교도소에 들어간 자가 있으며 바깥에 남은 이는 그를 구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점에 있어서 유사하다. 또한 이 두 드라마는 똑같이 어떤 식으로든 법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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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에는 두 명의 봉태규가 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5. 09:16
봉태규 그리고 여자 봉태규, 차예련 악역이 이토록 귀여울 수가 있을까. SBS 수목 드라마 ‘워킹맘’에서 워킹맘 최가영을 힘겹게 하는 주요인물은 박재성(봉태규)과 고은지(차예련)다. 그런데 코믹극으로 그려지기 때문일까. 이 사회성 짙은 소재의 워킹맘을 다룬 드라마 속에서 진지하게 다뤘다면 천하의 악당이 될 이들이 오히려 귀엽게까지 느껴지는 것은. 악당은 악당인데 좀 어수룩해 보이고, 결국에는 늘 당하기만 하는 이들을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조금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평면적인 워킹맘 최가영보다 더 주목하게 되는 이들 캐릭터는 지금 ‘워킹맘’을 보게 만드는 진짜 힘이 분명하다. 울고 있어도 웃음이 터지게 하는 남자, 봉태규 이 잘생긴 것과는 거리가 먼 남자의 매력은 도대체 뭘까. 필요하다면 눈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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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 귀신이야기보다 옛이야기로 남은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4. 09:10
귀신보다 무서운 건 시대의 억압이다 돌아온 ‘전설의 고향’의 귀신들은 과거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없다. 그럼에도 그토록 무서웠던 귀신들이 무섭지 않고, 오히려 예쁘고 심지어는 슬프게 보여진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귀신이 태어났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설의 고향’의 귀신들의 면면을 보면 저마다 탄생의 이유를 갖고 있다. ‘구미호’는 당대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도발로써 탄생한 것이며, ‘아가야 청산가자’의 아기를 억울하게 읽게된 어미 귀신은 가진 자에 의해 아기마저 빼앗기는 못 가진 자의 처지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어미의 모성애와 연결시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진검의 저주’는 왕권을 지탱하기 위해 핍박받은(인신공양의 제물이 된) 자가 귀신으로 탄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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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를 보면 ‘1박2일’과 ‘패떴’이 보인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3. 08:55
‘1박2일’, 굶기의 해학 vs ‘패떴’, 요리의 해학 ‘1박2일’이 1주년을 맞아 초심을 되찾기 위해 떠난 충북 영동. 차를 타고 떠나는 출연진들은 시작부터 투덜대기 시작한다. 늘 먹을 것을 안주는 것에 대한 불만토로. 작년에 노홍철이 팬 사인회를 열어 먹을 것을 구걸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이승기가 그 미션에 나섰다. 산더미처럼 쌓이는 음식을 차안에 가만히 앉아 갈취(?)하는 다른 팀원들의 모습은 특유의 구질구질한 모습을 연출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늘 부족한 ‘1박2일’의 밥상, 그 굶기의 해학 충북 영동에 도착한 후, 저녁거리를 찾아 빈 통을 들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장면도 작년과 똑같이 연출되었다. 작년 기꺼이 밥통을 열어 밥을 내주고, 냉장고를 열어 김치를 내주시던 그 집들을 방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