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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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시청자들도 미로 속에 빠뜨린 한석규의 진실 추적기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11. 3. 13:58
“팀장님은 피곤하시겠어요. 남들보다 많은 게 보이는 사람은 모른 척 할 게 그만큼 많아지는 거잖아요.” 신입 프로파일러 이어진(한예리)의 이 말은 장태수(한석규) 팀장이 처한 난감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설명해준다. 늘 사건을 대하며 범죄행동을 분석하는 게 일인 그는 딸 장하빈(채원빈)이 하는 말이나 어떤 행동 하다못해 그녀가 가방에 매달고 다니는 팬던트 하나도 그냥 지나쳐 지지가 않는다. 그것들이 말해주는 의미들이 프로파일러인 그에게는 남다르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서 자꾸만 범죄의 냄새가 난다. 그것도 자신이 지금 수사하고 있는 살인사건과 연루된 냄새가.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프로파일러 장태수가 사건을 추적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를 그려낸다. 그의 이런 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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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리에게’, 꽁냥꽁냥 멜로와는 차원이 다른 멜로의 탄생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10. 27. 19:22
“누구라도 상관없어...” 신혜선의 상처를 치유시킨 강훈의 고백(나의 해리에게)“전 상관없어요. 혜리씨. 왜냐하면 난 그냥 혜리씨가 있어주기만 하면 되거든. 내 옆이 아니어도 살아서 건강하기만 하면 난 그걸로 충분해요. 날 사랑하지 않아도 되고 다시 숲으로 들어간대도 난 괜찮아. 원하면 내가 거기 같이 가줄 수도 있어요. 나 진짜 다 버리고 같이 가줄 수 있어요. 그딴 건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혜리씨. 왜냐하면 전요 혜리씨. 처음부터 혜리씨가 그 누구라서 좋아했던 게 아니거든. 그저 이런 내게 와준 사람이라… 내가 혜리씨를 그래서 좋아했던 거고 그래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에서 강주연(강훈)은 갑자기 사라져 너무나 보고 싶었던 주은호(신혜선)를 보고는 그렇게 외친다. 물론 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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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고통스러워도 진실을 향해 나가는 자의 숭고함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10. 21. 11:21
한석규의 고통 가득 인간적인 얼굴에 대책없이 빠져든다어두운 밤 구불구불한 도로 위를 차 한 대가 달려나간다. 부감으로 비춰지는 그 광경 속에서 이 차는 어떤 방향으로 갈 지를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헤드라이트의 불빛만이 거기 차가 있고 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 차가 한 참을 지났을 때 저 편에 온통 불빛들이 모여 있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건 딱 봐도 사건 현장이다. 어둠 속을 뚫고 그 차들이 모여 빛이 겹쳐져 있는 사건 현장을 향해 달려가는 차의 모습은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진실을 향해 어둡지만 계속 나아가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첫 회의 오프닝 시퀀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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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인생캐 경신하나... ‘정년이’ 반응 심상찮다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10. 21. 11:18
‘정년이’, 완벽 빙의된 김태리, 그 성장서사에 시청자도 빠져든다우리 소리가 이토록 힙했던가.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먼저 채공선이 부르는 ‘남원산성’으로 눈과 귀를 매료시킨다. 눈 내리는 어둑한 밤, 유려한 한옥집의 풍광 위로 낭낭하게 울려 퍼지는 ‘남원산성’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이상하게 애절하게 만든다. “소리를 하면은 속이 뻥 뚫리는 거 같아 갖고 좋던디요.” 소리꾼이 되고 싶다는 공선에게 명창 임진(강지은)이 화려함 때문이냐고 묻자 공선이 하는 그 말은 소리가 가진 진짜 힘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한 마디로 꺼내놓는다. “이 가슴에 뭐가 탁 맥힌 것맨치 답답하고 외롭고 할 때마다 소리를 하다 봉께는 그리 되었구만이라.” 때는 1931년 일제강점기다. 춥디 추운 겨울 눈 내리는 한데서 달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