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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

'미스터 션샤인', 이들이 원한 독립은 조선만이 아니었다 ‘미스터 션샤인’이 다루는 개화기, 그 독립의 의미“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tvN 주말드라마 의 첫 회에 들어간 이 내레이션은 개화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저마다 투쟁하는 삶을 살아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이 드라마가 할 거라는 걸 예고한다.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선의 빗장을 열고 침탈해 들어오는 그 시기와, 그래서 의병의 길을 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들이 원하는 그 길이 ‘조선의 독립’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하지만 그것 만이었을까. 그들이 원한 독립은 진정 조선만이었을까.이 부분은 우리네 개화기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항일 투쟁의 역사에 집중하다보니 종종 놓치고 있는 지점이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 콘텐츠들은 마치 그것만이 정답.. 더보기
'미션' 칼 든 김민정, 때론 총 잡은 김태리보다 돋보인다는 건 ‘미스터 션샤인’으로 만난 김민정의 인생 캐릭터이 정도면 김민정의 인생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tvN 주말드라마 의 글로리 호텔 주인 쿠도 히나는 실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기모노를 입고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조선에 들어와 사업을 하는 일본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본래 이름이 이양화라는 조선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자신이 그런 일본 이름을 갖게 된 것이 뼛속까지 친일파인 아버지 이완익(김의성) 때문이었다는 게 드러나면서 이 캐릭터의 만만찮은 복합적인 심리가 그려진다. 그는 늘 웃으며 손님들을 응대하고 때론 여유가 느껴질 만큼의 카리스마를 가진 사업체의 경영자 면모를 드러내지만, 그 속에는 많은 걸 잃어버린 상처 입은 자의 날선 독기가 느껴진다. 남성들과의 대화 속에서 오히려 주도.. 더보기
'전참시' 당신에게도 박성광·임송 같은 직장 선후배 있습니까? ‘전참시’, 세상 사회관계가 박성광·임송 매니저 같기만 하다면보면 볼수록 가슴이 따뜻해진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다. MBC 예능 프로그램 의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유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 수줍은 듯 임송 매니저가 ‘정사원’이 된 사실을 말한다. 그러자 마치 자기 일처럼 즐거워하는 박성광은 그걸 축하해주고 싶어 밥이라도 사주려 하지만, 그 제안을 하는 목소리는 조심스럽기 이를 데 없다. 말을 더듬어가며 오늘 저녁에 다른 일 없냐고 조심스레 묻고, 특별한 일이 없다는 임송 매니저에게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말한다.그 조심스러움에서 박성광이 얼마나 타인의 입장을 들여다보는 인물인가가 드러난다. 사실 자신.. 더보기
얼쑤! 이 흥겨움 뭐지? 방탄소년단이 'IDOL'에 담은 정체성 방탄소년단이 2년 반 동안 찾은 자신, BTS 그 자체마치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처음 접했을 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다. 방탄소년단의 리패키지 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의 타이틀곡 ‘IDOL’에는 이례적으로 국악 장단과 ‘얼쑤’, ‘지화자’ 같은 추임새가 들어갔다. 그래서 처음 들으면 신나는 EDM과 ‘사우스 아프리칸 댄스 스타일의 곡’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이상하게도 어깨가 들썩이는 흥겨움이 묻어난다. 그건 국악 장단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어 몸이 먼저 반응하는 그런 느낌이다.이제 최단기간 뮤비 몇 천만 뷰 돌파나 전 음원 차트 점령 같은 기록들은 그리 놀랍지도 않은 결과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이번에는 어떤 새로움을 갖고 왔는가에 대한 궁금증과 놀라움이 더 크.. 더보기
"여기 누구 집인데?" '며느리' 시즈카의 너무 중요한 한 마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문제 지적만큼 중요한 솔루션 제시밤 7시 딸의 취침준비시간. 남편 고창환은 딸 고하나의 방학생활 숙제를 도와준다. 그런데 갑자기 걸려온 시누이로부터의 전화. 고창환은 활짝 웃으며 통화하다 딸 고하나를 바꿔준다. 반갑게 고모를 부르는 하나의 목소리. “집에 오면 저랑 같이 자요.”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시누이가 집에 온다는 그 말에 아내 시즈카는 화들짝 놀란다. 시즈카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자 남편이 일종의 해명을 한다. “친구 만나러 왔다가 늦을 거 같아서, 운전하기 좀 위험해서, 자고 가도 되냐고 해서. 상관없지 않나?” 딸 하나에게 동의를 구하는 척 넘어가려는 그 말에 하나가 “괜찮아. 그래서 내가 괜찮다고 말했어”라고 답을 해준다. 하지만 시즈카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