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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오늘은 수제비? 돌아온 '삼시세끼'가 끄집어낸 집콕 일상의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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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이 시국에 우리가 더욱 간절했던 바로 이 예능

 

언제 돌아오나 오매불망 기다렸던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을 게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지내는 일상이 길어지면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차에 돌아온 tvN <삼시세끼> 어촌편5는 이 시국에 딱 어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에는 만재도가 아닌 무인도 죽굴도까지 들어가게 된 건, 역시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주민분들이 사시는 만재도에 촬영팀이 들어가는 건 민폐가 될 수도 있어서다. 그런데 이 무인도인 죽굴도 선택은 어쩌면 이번 시즌의 신의 한 수가 됐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오롯이 유해진과 차승원 그리고 손호준이 보내는 섬에서의 일상은 고립을 힐링으로 바꿔 놓는 기막힌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무인도에 고립된 상황이지만, 아침에 눈만 뜨면 저 멀리 쪽빛 바다가 보이고, 작은 섬인지라 유해진이 한 바퀴 도는 데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죽굴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멋진 대나무숲길을 따라 걷는 시간의 즐거움. 또 물이 빠지면 해변에 나가 바위를 들추는 것으로 재수 좋으면 큼지막한 전복을 따서 먹을 수 있는 그런 곳.

 

무엇보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대단할 것 없지만 삼시 세 끼 밥 해먹는 걸로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그 모습은 시청자들이 이 답답한 시국에 딱 보고 싶어질 그런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웃으셨으면 좋겠다”, “조금이도 시름을 덜어내셨으면 좋겠다” 같은 출연자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진심으로 느껴졌다.

 

물론 이런 무인도에 들어가 보내는 시간은 자칫 잘못하면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도 있었다. 코로나 19 사태에서도 부유층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섬으로 들어가 호화로운 일상을 보낸다지 않던가. 하지만 <삼시세끼>가 그려내는 일상은 그런 호화로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갑자기 내리는 빗속에서 직접 장작으로 불을 피우고 겉절이를 담그고 수제비를 띄워 먹는 소소한 일상.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를 이들은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이런 소소한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끄집어내는 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섬에서의 시간들을 채워나가는 출연자들 덕분이었다. 차승원은 능숙하게 김치를 먼저 담그고 손호준은 그의 손발이 되어 묻지 않아도 척척 요리를 보조해준다. 유해진은 불을 피우고 젖은 장작을 아궁이 주변 위에 얹어 놓아 말리는 능숙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들이 한 건 겨우 수제비를 점심으로 먹고 해변에서 따온 전복으로 회와 된장국을 끓이고 콩나물밥으로 저녁을 해먹은 것이다. 그리고 불 피워놓은 아궁이로 따뜻해진 방에 앉아 맥주 한 잔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것. 이 대단할 것 없는 일상이 이토록 소중한 것이었던가.

 

<삼시세끼> 어촌편5는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집에 고립된 일상을 보내야 하는 우리들에게 그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감을 되새겨준 면이 있다. 집에 함께 하는 가족이 있고, 그들과 한 끼 한 끼를 같이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충분한 행복인가. 점심에 수제비를 해먹고 싶게 만드는 <삼시세끼>. 우리가 이 시국에 더 간절히 원했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