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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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2'가 본 서울, 어째서 안타까움이 더 많을까옛글들/명랑TV 2017. 12. 17. 11:01
종묘보다 넘치는 사직, '알쓸신잡2' 서울에 채워야할 것들 tvN 가 본 서울의 모습은 어땠을까. 이야기는 조선에 한양을 수도로 세운 정도전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갔다. 북방 외세의 침략을 대비하기 위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천혜의 요새(?) 같은 한양에 수도를 세운 정도전. 당시만 해도 텅 비어있던 한양은 이제 몇 백년 만에 인구 천 만이 모여 사는 곳이 되었다. 유시민 작가는 숙정문과 남산에 올라 아마도 당시 정도전이 내려 봤을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며 만일 이 달라진 모습을 정도전이 봤다면 “인생 최대의 희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구 천 만이 모여 살게 된 그 변화된 서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건 뿌듯함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컸다. 황교익이 지적한 대로 서울은 과거 정도전이 꿈꿨던 모습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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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희·서지혜 아니면 '흑기사' 판타지 캐릭터 납득됐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2. 16. 10:51
‘흑기사’, 장미희와 서지혜가 바로 숨은 흑기사사실 판타지 장르에서 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의 ‘도깨비’나 ‘저승사자’ 캐릭터는 실제적이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다. 결국 두 역할을 소화해낸 공유와 이동욱이 그 캐릭터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면 그 작품은 애초 성립 자체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것. 그런 점에서 보면 KBS 수목드라마 라는 판타지 드라마를 성립시키는 건, 다름 아닌 샤론과 백희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서지혜와 장미희가 아닐 수 없다. 이 드라마가 가진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 200년 넘게 불멸하는 존재가 갖는 남다른 시간관념, 그래서 전생과 후생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관점 등이 모두 가능해진 건 다름 아닌 샤론과 백희라는 두 신비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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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 정우성 남다른 연기의 깊이, '뉴스룸' 보니 알겠네옛글들/네모난 세상 2017. 12. 16. 10:48
‘뉴스룸’, 정우성의 진심 느껴진 영화보다 난민촌 참상보통 JTBC ‘문화초대석’에서 게스트와의 이야기를 주도하던 손석희 앵커의 모습이 사뭇 달라보였다. 그것은 그 자리에 나온 정우성이 거의 모든 걸 다 설명할 정도로 깊이 있게 로힝야 난민들의 이야기를 전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날 ‘배우’를 앞세우기보다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라는 자신의 또 다른 위치를 앞세웠다. 그래서 그를 소개하는 자막에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가 먼저 써져 있었고 그 옆에 가로치고 ‘배우’라 적혀 있었다. 손석희 앵커는 ‘문화초대석’ 시작부터 “영화배우라기보다는 어찌 보면 리포터 역할”을 하셔야 될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고, 정우성은 그 말이 당연하다는 듯 “친선대사가 하는 역할이 결국 그런 역할”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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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판타지 로맨스가 젠트리피케이션을 얘기하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2. 15. 10:24
‘흑기사’가 말하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KBS 수목드라마 , 이 드라마 수상하다. 판타지 로맨스인데 난데없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자본화 현상이 거론된다.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등장하는 이 용어는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고 결국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뜻한다.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문수호(김래원)가 한국에 들어와 벌이고 있는 사업이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이 벌어지는 공간에서 원주민들을 지켜내는 사회사업이다. 그는 특색 있는 전통을 유지한 동네에 건물과 집들을 사들여 예술가들에게 장기 임대를 해주고 이를 여행 상품으로도 만들겠다고 했다. 조금은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드라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게 그렇게 맥락 없는 설정은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