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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과 탈역사월드컵의 집중포화 속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주몽’이다. 월드컵으로 인해 결방되는 ‘주몽’을 틀어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은 그 인기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월드컵이 끝난 현재, 주몽의 시청률은 마의 고지, 40%를 넘는다.‘주몽’과 함께 뜬 단어는 바로 ‘퓨전 사극’이다. 역사적인 사실에 바탕을 두지만 극중의 대부분 인물과 설정은 작가의 상상에 의거한다는 점에서 ‘주몽’은 시작과 함께 역사왜곡의 논란에 휘말려야 했다. ‘주몽’의 인기와 더불어 불거져 나온 역사왜곡이라는 논란은 마치 드라마 ‘주몽’이 민족주의를 표방한 작품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런데 드라마 초반부에 ‘주몽’에 댔던 역사적인 잣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드라마가 시작되기 이전, 홍보 마케팅의 일환..
월드컵이 우리에게 남긴 것월드컵이 끝났다.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어웨이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둔 토고전과 프랑스와 무승부는 명승부 중의 명승부였다. 그 주역은 두말 할 것 없이 아드보카트 감독을 위시한 태극전사들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 명승부에는 또 하나의 주역을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바로 월드컵 관련 방송들이다. 애매한 판정까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방송기술, 방송사마다 다른 해설의 묘미, 뉴스가 밀려날 정도로 구성된 월드컵 뉴스, 다채로운 경기분석과 예상을 해준 월드컵 리뷰 방송, 심지어 월드컵과 함께 한 오락 프로그램까지 월드컵을 풍성하게 만든 주역들이었다. 그리고 그 월드컵 관련 방송들의 치열한 경합 속에 방송사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 두 마리 토끼의 이름은 ..
리메이크 블록버스터들미국엔 디즈니랜드가 있고 우리나라엔 에버랜드가 있으며 우리 동네엔 H랜드가 있다. 디즈니랜드는 못 가봐서 모르겠지만 롤러코스터의 천국이라고 한다. 찾는 이들도 전 세계적이다. 가끔 가보는 에버랜드는 그럭저럭 롤러코스터들이 구비되어 있지만 한국식으로 즐겨야 한다. 1시간 기다려서 5분 타는 재미.하지만 우리 동네 하니랜드는 다르다. 놀이기구라고 있는 것이 고작 오래된 회전목마, 시속 5킬로 이하인 궤도열차, 지상 2미터 높이로 뛰면 손이 닿을 정도로 낮은 모노레일, 소박한(?) 바이킹, 범퍼카 등이 전부다.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기다릴 필요 없고 아저씨한테 잘만 얘기하면 한 번 더 태워주기도 한다. 재미는 없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공원으로는 참으로 원칙적인 느낌이다. 이런 상태로 운영..
가 보여준 현실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SBS 주말 드라마 ‘하늘이시여’가 끝났다. 끊임없는 연장방송, 억지스럽기까지 한 설정, 연속되는 자극적인 장면들, 특정 직업인들에 대한 비하발언 논란, 심지어는 국정홍보 논란까지 드라마가 할 수 있는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하늘이시여’. 하지만 논란과 함께 이 드라마는 30%∼40%를 오가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욕하면서도 이 드라마 채널을 돌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무엇이 시청자들을 그렇게 TV 앞에 모이게 만들었을까. 드라마의 완성도나 각종 논란과 욕에 가까운 비판들은 일단 접어두고 ‘하늘이시여’가 우리 사회를 움직였던 그 파괴력의 원천은 도대체 뭐였을까. 그것들은 우리네 현실 속에서 가족 간에 존재하는 병적인 관계에서 비롯된다.피끓는 고부간의..
이 아우르는 다양한 세대들세대간의 격차는 드라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드라마는 특정 세대를 주 시청자로 겨냥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금요드라마가 중년층을 위한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고, 일일드라마(8시30분대)와 주말드라마가 중장년층에 주 타킷을 설정하고 있다면, 주중드라마(월화수목 10시대)는 그보다는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건 온 가족이 모여 드라마 한 편을 함께 보는 일이 점점 없어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MBC 드라마 ‘주몽’은 예외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극이라는 장르는 현대극보다는 시청자의 폭이 넓은 게 사실이지만 이 드라마는 보다 적극적으로 모든 세대의 감성을 끌어안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중ㆍ장년층 남성 - 금와의 카리스마! 난..
에 드러난 시스템의 문제조폭이라는 코드가 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 속에는 강한 사회성이 들어있다. 장현수 감독의 ‘게임의 법칙’,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송능한 감독의 ‘넘버3’ 모두 조폭을 다루고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사회의 구조를 발견한다. 그것은 권력의 문제이고 경제의 법칙이면서 결국 사회라는 시스템이 움직이는 법칙이다. 그러므로 조폭 영화는 사실상 액션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닌 사회극에 가깝다.그렇다면 유하가 건드린 사회의 문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조폭이라는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현실과 바로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의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이다. 그 권력자들은 소위 경제인으로도 불리고, 지식인으로도 불리는 이들이다. 학생신분에서 비열한 거리로 나온 이야기 ‘비열한 거리’를 ‘말죽거리..
드라마와 월드컵요즘 월드컵 특수로 TV는 이른바 월드컵과 드라마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TV들이 온통 월드컵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드라마들은 슬금슬금 옆으로 빠지거나, 빼내진다. 2002년의 월드컵이라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이룩한 성과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4년이란 긴 시간을 거친 지금에까지 그 맹위를 발휘하고 있다. 2002년에 월드컵 4강 신화에 비견되는 문화적 사건이 있었는데 그 주역은 바로 우리네 드라마들이었다. 를 필두로 당시 일본에 수출된 드라마는 1300편이 넘으며 수출액만도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우리네 드라마들은 한류바람을 일으키며 일본으로 중국으로 수출됐다. 그런데 작금의 드라마들을 보면 어떤가. 모든 드라마들을 천편일률적으로 재단할 수는 없겠지만 늘 비슷비슷한 설정과 스..
가 보여주는 이념의 문제최근 KBS 드라마 ‘서울 1945’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재미있는 건 드라마 논쟁이라고 하면 드라마의 내용이나 출연자 등에 대한 것이 대부분인데 반해, 이 논쟁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시각이 부딪치고 있다는 것이다.문제는 유족과 보수단체에서 제기했다. 극중 인물인 박창주의 대사를 통해 여운형 암살사건이 방영되면서 마치 그 배후에 이승만, 장택상이 연루됐을 거라고 암시된 부분, 친일파의 딸인 문석경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거처인 돈암장에 드나들었다는 설정,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군정과 밀착되었다고 묘사된 점, 정판사 위폐 사건 당시, “이승만은 친일파 돈을 맘대로 쓰는데 우리가 위폐 만드는 게 무슨 죄냐”는 대사 등에 대해 유족과 관련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자 보수언..